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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화

“난….”

“들었습니까? 내 와이프가 가라잖습니까? 뭐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

하준이 여름의 허리를 감아 올리며 다정하게 말했다.

“앉아요, 여보. 잣 까줄 테니 먹어요.”

양유진이 하준의 품에 안긴 여름을 빤히 쳐다봤다. 눈 속에 어두운 기색이 스쳐가더니 보기 싫을 정도로 찡그린 얼굴로 돌아섰다.

여름은 고개 들어 양유진의 뒷모습을 보고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정말이지 양유진이 하루빨리 자신을 놓아줬으면 했다.

하준의 곁에 남기로 결심한 이상 여름은 더 이상 양유진과 함께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이제 여름과 하준은 이혼도 하지 않았으니 더욱 안 될 일이었다.

“다른 남자 생각하지 말고 이거나 좀 먹어봐요.’

하준이 여름의 얼굴을 잡아 돌렸다.

“양유진은 그렇게 간단한 상대가 아닙니다.”

“……”

“오늘 이 약혼식에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은 다들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서울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뒷배경도 없는 사람이 이런 곳에 발을 들일 수 있는 데다, VIP석이라니, 그렇게 간단할 것 같습니까?”

여름은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오늘 본 양유진의 모습은 사뭇 낯설었다.

******

약혼식이 끝난 뒤.

벨레스에서 초대한 하객은 잔디밭으로 이동해 오후에는 댄스파티가 벌어질 예정이었다.

이제 돌아가는 하객들이 이동하던 중 여름은 막 일어나다가 누군가와 세게 부딪혔다.

그리고 뚱뚱한 남자가 갑자기 돌아보더니 여름에게 욕을 퍼부었다.

“이거 왜 남의 엉덩이에 손을 대고 지랄이야?”

지난번에 FTT 자선의 밤에 여름에게 손댔던 구 이사라는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뭐야? 어디서 남의 남편을 건드려? 감히 남의 남편을 꼬시려고 들어? 어디 너 죽고 나 죽자.”

구 이사 곁에 있던 부인이 바로 나서며 여름을 밀쳤다.

“거 손을 못쓰게 되고 싶어서 이러시나?”

하준이 서늘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그 부인의 손목을 확 잡았다.

막 자리를 뜨던 하객들이 고성에 구경을 하려고 고개를 돌렸다.

“아니, 구 이사님, 무슨 일입니까?”

추성호가 중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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