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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화

구 이사와 도 회장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방금 한창 최하준을 닦아 세운 것을 생각하니 후회막심이었다.

“최, 최 회장. 미안하네. 내가 눈이 멀었지. 날 한 대 쳐.”

구 이사는 거의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최하준은 그 기름진 얼굴에 손도 대기 싫었다.

“아니, 그렇게 기세등등하시더니, 내 와이프가 손댔다고 큰소리 치지 않았습니까??”

“아, 아니야. 내가 잘못했네.”

구 이사가 손을 모았다.

“빌려면 최양하에게 비시죠. 누가 압니까? 일주일 안에 칩을 개발해 낼 수 있을지?”

하준은 한껏 입꼬리를 올리더니 여름을 데리고 나가버렸다.

이제 아무도 둘을 막지 않았다. 심지어 추성호와 서유인도 불안한 눈으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입구에 도착하자 하준이 갑자기 돌아서더니 모두에게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 시선은 마지막에 추성호에게로 향했다.

“추 회장, 오늘 이 파티는 내가 꼭 기억해 두겠습니다.”

추성호의 얇은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애초에 추성호가 상상했던 것과 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아 참, 내 와이프 강여름 씨는 누구도 모욕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특히 내 와이프의 외모를 비하하는 사람은 나와 직접 싸울 생각을 하셔야 할 겁니다.”

말을 마치더니 하준은 여름을 데리고 성큼성큼 나가버렸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서유인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다시는 최하준이 일어서지 못할 줄 알고 추성호를 택했는데 최하준이 다시 살아난 데다, FTT라는 배경이 없이도 최하준의 앞날은 밝았다.

“할아버지, 왜 그러세요!”

이때 뒤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약혼식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최대범은 충격으로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와 버렸다.

식구들이 최대범을 휴게실로 옮겼다.

“양하야, 이리 와 보거라.”

최대범이 최양하에게 손짓했다.

“할아버지….”

불안해하며 최양하가 다가갔다.

최대범이 지팡이를 들더니 내리쳤다.

“심희철 팀이 회사를 나가는 일이 벌어졌는데 나한테는 말도 안 했어?”

“아버지, 진정하세요. 하준이가 너무 비열했어요.”

최란이 얼른 아들을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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