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은은 눈살을 찌푸렸다. “은지 씨, 이 일은……”이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는 필시 그녀를 도와 급한 불을 끈 것이 틀림없다!그녀는 두발 물러나 전화를 받았고, 얼마 후, 신은지에게 와서 얘기했다. “은지 씨, 미안해요, 오늘 일은 제 실수입니다. 그림은 제 실수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전화 받은 전예은이 갑자기 말을 돌리자, 신은지는 의아해했고, 전예은이 핸즈프리 하는 것을 보았다. “조금 전 했던 얘기를 다시 한번 해줘요.”전화에서 김청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은 씨 미안해요. 제가 그림이 젖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닦았어요. 예은 씨에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후에 제가 바빠서 그만 얘기를 못 했어요. 그 그림 중요한 그림인가요?”그 얘기를 듣자, 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제가 조금 전 예은 씨와 그림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매니저님께서 전화 주셨네요.”누군가가 시킨 일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은지 님, 이 일은 제 실수입니다. 탓하시려면, 저를 탓하세요. 예은 씨와 관련이 없습니다.”“그래요, 그럼, 이번 일은 넘어가죠.”김청하가 대신 뒤집어썼으니, 그녀도 더 이상 이 일에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전예은은 오늘 충분히 망신당했기에, 그녀가 계속 이 일을 캐면, 모두 전예은을 동정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전예은이 아직 정신이 돌아오기 전에, 신은지는 강혜정의 손을 잡고, 손님 접대하러 갔다.이렇게, 이 연극은 서막을 내렸다.박태준은 고부간에 웃으면서 얘기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옆에 있는 나유성이 계속 신은지를 주시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는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왜, 후회해?”나유성이 물었다. “뭘?”“그때 주도적으로 너를 찾아왔을 때, 결혼 안 한 것 말이야.”남자의 목소리에 질투가 섞인 것을 눈치챈 나유성은 피식 웃었다. 박태준이 이런 태도로 얘기하는 것은 참 드문 일이다.나유성 역시 이 상황을 더 즐기고 싶어서 농담처럼 얘
여인의 숨결이 박태준에게 젖어 들었고, 그는 온몸이 굳은 채,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밀어내면서 얘기했다. “공적인 장소야, 이미지 관리 해.”당신이 먼저 시작한 것 아니었어? 전예은이 아니었으면, 내가 당신한테 키스했을 것 같아?신은지는 째려보면서 얘기했다. “멍청이, 예의 있는 척하긴.”이 욕설을, 전예은은 다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박태준이 화날 것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그녀가 봤을 때, 신은지가 하는 행동은 그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보였으니, 하지만……그러지 않았다. 박태준은 화내지 않았고, 그저 얼굴을 찌푸리고 얘기했다. “그래도 명색이 박씨 가문 작은 사모님 신분이데 그렇게 저속하게 행동하지 마.”이 얘기를, 신은지는 못 들은 척했다.강혜정은 건강상의 문제로, 정력이 부족하여, 손님을 어느 정도 접대한 후, 위층에 올라가서 휴식을 취했다.그녀가 자리에 없지만, 연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오늘 축하하러 온 손님은 전부 박씨 가문, 현재 재경그룹을 맡고 있는 박태준 때문에 온 것이었다.신은지는 그의 팔짱을 끼고 싶지 않았고, 술잔을 들고 소파에 앉아 휴식하려고 했다.소파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고, 그녀를 보자. 와서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모님, 오늘 너무 예쁘세요!”신은지는 눈인사를 건넸다. 이 칭찬은 박씨 집안 작은 사모님에게 하는 것이지, 그녀 신은지에게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작은 사모님, 문화재 복원사입니까? 우리 집에 마침 몇 가지 문화재가 있는데, 시간이 오래되어 훼손되었습니다. 혹시 도움을 요청 드려도 될까요?” 얘기하는 사람은 집에 문화재가 없었다, 그저 이렇게 얘기하면서 신은지와의 관계를 조금 더 가깝게 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박태준과 관계를 엮고 싶었을 뿐이었다.조금 전 박태준과의 친밀한 행동을, 모두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신은지는 거절하지 않았다. 돈 버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전 그저 조금 배웠을 뿐, 제대로 복원한다는 보장은 해드릴 수 없습니다.”
신은지는 잠깐 머뭇거렸다. 앞에 있는 나유성을 한번 보고, 또 그가 나온 방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나유성은 웃으면서 설명했다. “어제 연우가 많이 마셔서, 여기서 자게 되었어.”“아~” 나유성을 보니, 신은지는 뭐라고 해야 할지 망설였다. 3년이란 시간에, 둘 사이는 많이 서먹서먹해졌다.그녀는 입을 깨물었고, 돌아서서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했다.“은지야……” 나유성이 그녀를 불렀다. 수표를 그녀에게 건넸다. “난 아직 돈 쓸 일이 없어. 먼저 쓰고, 급하게 돈을 갚지 않아도 돼.”신은지는 수표의 금액을 보았다. 그 금액은 마침 그녀가 전에 농담으로 얘기한 금액이었다. 600억 원. 그녀가 수표에 서명하고 받으면, 오늘 은행에 가서 돈을 찾을 수 있고, 그 돈을 바로 박태준에게 이체해 줄 수 있었다.사실, 그녀는 흔들렸다.아마 누구든 큰 금액의 수표를 보면 다 마음이 흔들릴 것이다. 심지어 돈이 급한 상황에서는 더더욱.나유성은 그녀가 수표를 보며 침묵을 지키자. 그녀가 난처해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어서 얘기했다. “지난번에, 당신을 난처하게 한 것은 아니지? 미안해, 난 태준도 차에 있는 것을 몰랐어.”그가 이 얘기를 하는 것은 다른 뜻은 없었다. 그녀가 박태준과 돈을 빌린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은, 아마 무슨 사연이 있을 거라 그는 생각했다.신은지는 한참 뒤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가 얘기하는 것이, 저번에,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것을 알았다.그때의 일을 생각하니, 그녀는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눈앞에 있는 이 수표는 받아서는 안 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박태준이 그때 그녀에게 경고했었다. 만약 나유성이 주는 돈을 받으면, 그녀의 손가락을 부러뜨린다고!손가락을 부러뜨리는 일을, 그녀는 그 사람이 하지 않을 거란 보장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돈을 받으면, 박태준이 나유성의 돈이란 것을 알게 되면, 그녀와 이혼은커녕, 그녀와 더욱 깊이 엮이게 될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신은지는
저녁에, 신은지가 박태준의 전화를 받았을 때, 그녀는 샤워를 끝내고 잘 준비를 하려던 찰나였다.그녀는 며칠 동안 밤을 지새웠기에, 오늘 밤에는 제대로 자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에 전화로 인해 그녀가 휴식을 하지 못하게 되자, 그녀는 자연히 다정하게 전화 받지 않았다. “늦은 밤에 뭐 하는 거야?”“문 열어.”남자는 간단하게 얘기하고 전화 끊었다. 신은지는 ‘돌았어’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하, 네 뜻대로 할 줄 알고?신은지는 전화를 옆에 버리고, 누워서 자려고 했다. 박태준은 이미 그녀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망각한 채,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마자, 문을 부서져라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철컥’ 소리와 함께 옆집 문이 열렸다.옆집에는 연로하신 어르신이 살고 있었고, 신은지는 몇 번 본 적이 있었고, 그 이웃은 좀 까다로운 분이었다.역시, 노인은 문을 열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늦은 밤에 뭐 하는 거야? 그렇게 노크하면 잠을 잘 수가 있겠어? 성인 남자가 그런 것도 몰라?”이런 아파트는 소음방지가 잘 되어 있지 않았고, 노인의 목소리 역시 높았기에, 신은지는 집안에서 그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박태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마, 이런 일을 처음 당했기에, 당황해서 그런 것인가?노인 “더 이상 노크하지 마.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박태준은 태연하게, 하지만 신뢰가 가는 말투로 얘기했다. “제 아내가 여기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심한 우울증에 걸려서, 심지어 정신 분열도 증상도 있어서, 발병하면 자살 시도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죽이는 충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늘 그녀를 화나게 했는데, 그녀는 계속 전화 받지 않아서요……”그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노인은 순간 그 장면을 상상하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무릎을 치면서 얘기했다. “정신질환 환자가 살고 있었군, 그럼 빨리 문을 부숴서라도 데리고 나와. 내가 관리원에게 전화할 터이니. 만약 안에서 안 좋
”좋아, 당신은 아직 내 부인이니, 나중에 정신병원에서 함께 생활해.”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악랄한 놈 같으니!박태준은 태연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그녀의 귀를 스치는 숨결은 거칠고 흐트러져 있었다. 신은지는 여기서 더 이상 거절했다가, 그가 다른 방법으로 화풀이할까 걱정되었다.방은 삽시간에 고요함에 빠졌다……신은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20억 원.”“뭐?”“내가 같이 계약 체결하러 가서, 계약이 성사되면, 그 600억 원은 빚을 갚은 거로 하고, 만약 체결이 안 되더라도, 나한테 수고비 20억 원을 줘.”만약,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그녀는 헛수고한 셈이 아닌가?그녀는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박태준을 믿지 못한다. 이놈이 늘 그녀를 속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이런 비즈니스 자리는, 일반적으로 몇 시간이면 끝난다. 그녀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었다.600억 원의 빚을 탕감하든, 수고비 20억 원을 받든, 그녀에겐 나쁜 일은 아니었다.박태준은 ‘하’하고 웃었다. “20억 원? 당신은 금쪽으로 만들어졌어? 그 정도 몸값이 된다고 생각해?”신은지는 그의 비웃음을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무슨 신분으로 당신과 그 자리에 참석하지?”“상대방은 와이프와 함께 참석하니, 당신도 내 와이프 명의로 참석해야 하겠지.”신은지는 손을 흔들면서 얘기했다. “그럼, 된 것 아니야? 내가 당신과 부부 연기를 해야 하는데, 당신에게 여기저기 끌려다녀야 하고, 또 필요하면 술도 마셔야 하고, 화제를 찾아 상대방과 얘기도 나눠야 하고. 많이 피곤할 것 아니야. 그리고, 재혼은 초혼보다 어려운 법.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나와 재혼 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20억 원, 한 푼도 적어서는 안 돼. 안 된다면, 600억 원은 내가 천천히 벌도록 하지.”박태준은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얘기했다. “재혼 할 생각인가?”“당연하지.” 신은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다. “설
신은지는 미소를 띠고 얘기했다. “못할 것이 뭐가 있어? 합석하는 것뿐인데.”박태준은 그녀에게 외도녀의 타이틀을 붙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 그녀 역시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나유성 등은 그들을 보게 되었고, 다 아는 사이여서, 나유성은 박태준 쪽으로 바라보았다.박태준이 공적인 일로 온 것을 본 나유성은, 와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박태준은 무표정으로 신은지를 보았고, 자세를 취하고 얘기했다. “팔짱 껴.”신은지는 불쾌해하면서 얘기했다. “그저 간단하게 밥을 먹는 것이고, 연회에 참석하는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 있어?”계속 팔짱을 끼고 있으면, 왠지 일부러 애정 표현하는 것 같았고, 너무 가식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박태준은 태연하게 그녀를 보면서 얘기했다. “돈을 받았으면, 할 일은 해야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 고용주인 내가 결정 해. 당신은 발언권이 없어.”좋아, 지금 세상에는 돈이 많으면 어르신이니까. 아르바이트하면서 누구나 갑질은 당하는 법이니.신은지는 그의 팔짱을 꼈고, 웨이터는 그들을 룸으로 안내했다.입석 후, 대주그룹 사모님은 신은지와 친해지려고,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칭찬했다. “사모님, 피부 정말 고우세요. 희고, 부드럽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봐도, 모공도 안 보이고, 잡티도 안 보이세요.”그녀의 얘기는 비록 아부이긴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신은지의 피부는 진짜로 좋았고, 희고, 투명하고, 부드럽고,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런 피부였다.신은지는 그저 꽃병처럼 앉아 있다가 갈 생각이었지만, 그 계획이 실패할 징조를 보이자, 휴대폰을 넣고, 웃으면서 같이 얘기했다. “사모님, 과찬입니다.”대주 그룹 사모님은 그녀가 성격이 유순하고, 조금도 오만하지 않은 것을 보았다. 박씨 가문 작은 사모님이면, 오만할 법도 한데, 그녀는 신은지에 대한 호감이 더욱 깊어졌다.“피부관리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신은지는 평소 아침저녁으로 스킨로션을 바르는
진 대표는 뚱뚱한 사람이라 땀이 많이 났다. 신은지는 순간 손이 축축해진 것을 느꼈고, 그녀는 강하게 손을 뺐다. 그리고 뒤로 물러섰고, 얼음장처럼 차갑게 얘기했다. “진 대표님, 자중하세요.”진 대표는 그녀의 손을 잡는 거로 그녀를 떠보고 싶었다. 그는 신은지에게 마음은 있지만, 개를 때리려고 해도 주인을 먼저 봐야 한다고, 여자 때문에 박태준과 얼굴을 붉힐 수가 없었다.그는 재빨리 손을 빼고, 바로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전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그저 향이 좋아서 무슨 향수를 쓰시는지 궁금해서요. 제 부인에게도 하나 선물하려고.”어차피 여기에 며칠 있을 계획이니, 기회는 많았다.진 대표는 비즈니스 업계의 늙은 여우이다. 속셈은 숨기고, 연기는 그때그때 다르고 너무 진실하게 했다. “제가 술을 많이 마시면 어깨동무를 하기 좋아해서요. 조금 전에는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직접 박 대표님께 사죄 드리죠.”신은지는 이런 응대조차 하기 싫었고, 그녀는 다시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었다. 그것도 여러 번.진 대표는 옆에서 이것을 보고 있었고, 얼굴에는 어두운 빛이 돌았다.진 대표가 그녀를 보는 것을 눈치챈 신은지는 대충 둘러댔다. “미안합니다, 진 대표님. 제가 결벽증이 있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진 대표는 손을 비비면서 얘기했다. “괜찮습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얘기를 마치고, 그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자리를 떴다.신은지는 손이 붉어 질 때까지 손을 씻었고, 그제야 물을 껐다. 그녀는 진 대표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손이 닿은 후 그녀는 심기가 불편했다……비록 그는 성의껏 사과를 했지만, 그의 눈빛은 그녀를 너무 힘들게 했다.박태준에게 그저 20억 원만 요구했던 것이, 그야말로 손해 그 자체였다!그녀는 휴지로 손을 닦고, 진 대표가 갔을 거로 생각하고,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나유성을 만났다……그는 전화하고 있었고, 보아하니 공적
박태준은 신은지의 손을 잡았고, 그녀가 문을 열자, 그녀의 살기를 느끼면서 유유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긴 내 방이야, 당신 왜 이래?”박태준은 입꼬리를 올리고 얘기했다. “씻고, 자고.”그는 태연하게 얘기하고, 웃으면서 그녀의 한계를 도발했다.박태준은 분명히 고의로 그런 것이다. 그의 모습을 보니, 그녀는 진짜로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어 보였다.신은지가 예약한 방에 침대는 하나였다. 창가에 작은 소파 하나 있는 것 외에, 다른 휴식할 곳은 없었다.박태준은 존귀한 존재라, 절대로 소파에서 자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녀는 모욕을 참으면서 그와 같은 침대에서 자야 하거나, 소파에서 자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그가 넓은 침대에서 다리 뻗고 자는 것을 보니, 자기 돈으로 예약한 방인데, 신은지는 입술을 깨물고 짜증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 “당신 방으로 돌아가서 자.”여기 온천 호텔에, 스위트룸은 없지만, VIP 온천실은 있었다.“우린 부부야, 각방을 쓰면, 다른 사람이 우리 사이를 오해할 수 있어.” 박태준은 헛소리하고 있었다. “진 대표님과 그분 부인이 원하는 상대는, 부부 사이가 좋은 사람이야. 잊었어? 당신은 내 돈을 받았어.”신은지 “……”이 남자 얼굴에 ‘돈을 받았으면 일해’ 라는 표정이 가득했다.그리고, 진 대표 부부에게 사이가 좋다는 단어를 쓰다니, 그녀는 역겨웠다. 박태준은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건지, 사이가 좋다는 단어를 그런 사람한테 쓰다니.신은지는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얘기했다. “상대방이 당신과 계약하는 것은, 당신 회사의 능력을 보고, 당신의 능력을 보고 하는 것이지, 우리 사이를 보고 그러는 것이 아니지 않나?”박태준은 헛기침하고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욕실에 갔다.그녀는 욕실 문이 닫힌 것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때 그녀는 옷장 안에 있는 가운을 보게 되었다. 그가……가운을 잊고 챙기지 않은 모양이다.그녀가 가운을 무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