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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박연희는 그동안 건강을 많이 되찾은 것인지 얼굴이 매우 윤택해졌다.

여전히 말랐지만 몸 전체에 골고루 살이 붙어 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고 피부도 예전의 곱고 하얀 피부로 돌아왔다.

그녀는 영국식 치마 한 벌을 입었는데 몸매가 적당하여 옷 태가 살았다.

조은혁은 오랫동안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마치 같은 차원이 아닌 것만 같았다.

한편, 웨딩숍의 인부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하여 그에게 물었다.

“대표님, 사모님과의 웨딩 사진은 여기에 두면 될까요?”

이윽고 다시 정신을 차린 조은혁은 본능적으로 박연희를 향해 몇 걸음 다가갔다.

그는 박연희의 가는 손목을 잡고는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서 다시 얘기하자.”

“왜 나가요?”

박연희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사치스러운 인테리어로 뒤덮인 집안을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가 당신이 여자를 숨겨둔 곳이라 그래요? 그래서 못 보여주는 거예요?”

조은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조은혁 씨, 돈 많은 남자들이 밖에서 여자를 찾는다는 걸 알지만 사실 저도 신경 안 써요... 하지만 진시아는 하마터면 진범이를 죽일 뻔했잖아요. 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진시아를 살려둔 것도 모자라 이곳에 숨겨두고 스폰해주고 계시네요. 조은혁 씨, 당신이 그녀와 뒹굴 때 진범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요?”

박연희를 바라보고 있는 조은혁의 눈동자는 블랙홀처럼 깊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난 진시아와 뒹굴지 않았어.”

박연희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계단 입구에 나타난 진시아는 마른 얼굴에 세련된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며 연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머 사모님, 전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모님이 뭐 어떻게 하실건데요? 설마 제 마지막 소원조차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사람들은 사랑은 선착순이라고 하잖아요.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제가 사모님보다 먼저잖아요... 게다가 은혁 씨는 당신에게 간도 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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