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혁이 생각에 잠기자 그의 검은 눈동자는 초점이 흐려졌고 언뜻 눈물 한 방울이 비쳤다.그는 자신이 지금 후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언제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지만 다만 남은 생에 박연희가 없다면 그의 인생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복수의 쾌감이 컸던만큼 남은 인생도 고통스러울 것이다.한 시간 후, 그는 병원으로 돌아갔다.하얀 거즈에는 피가 많이 배어 있다.의사가 그에게 다시 붕대를 감아줄 때, 김비서가 하민희를 안고 들어왔다.아기는 낯선 환경에서 계속 울었다.김 비서는 아이를 가볍게 껴안고 말했다."환경이 바뀌니까 적응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님, 다시 국내로 돌려보내는 게 어떨가요? 전에 장씨 아주머니가 잘 보살펴서 통통했었는데, 독일에 온 지 며칠 만에 살이 많이 빠졌어요.”하민희의 울음소리가 병실에 울렸다.조은혁이 김비서를 흘겨보더니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김 비서는 머뭇거리다가 하민희를 그의 품에 안겼다.그러자 이상하게도 아이는 울음을 뚝 그쳤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눈을 크게 뜨고 호기심 어린 얼굴로 조은혁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작은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으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마지막으로, 그녀는 작은 입을 벙긋벙긋했다.아이는 배고픈 게 분명했다.조은혁은 아이가 그의 몸에서 박연희의 냄새를 맡고 이러는 것을 알아챘다.그의 마음은 매우 복잡하다.그는 아이의 예쁜 얼굴을 내려다보며 김 비서에게 지시했다."분유 좀 타줘, 배고프겠다.”김 비서가 급히 가서 지시를 따랐다.잠시 후, 조은혁은 우유병을 들고 하민희에게 먹여 주었다.아이는 젖병을 힘껏 빨았는데 작은 볼은 힘에 겨워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 작은 얼굴을 오랫동안 보니 약간 박연희와 닮은 것도 같았다.조은혁은 순간 넋을 잃었다.그는 뜻밖에도 하인우의 딸을 조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착각이겠지, 어떻게 그가 하인우의 딸을 좋아할 수 있을까.그는 냉담함을 되찾고 아이를 돌려주며 말했다."데려가. 그리고
"조은혁 씨, 저도 한때는 당신에 대한 믿음이 가득했고, 평생을 함께 하기로 몰래 다짐했어요. 저도 한때는 당신과 백년해로하는 환상을 가졌었지만... 그 꿈들은 현실 앞에서 그렇게 우습게 느껴졌어요. 우스웠지만 내게는 벗어날 방법도 없어요.”"당신은 권력과 세력이 있고, 남녀의 힘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죠.”"전 당신 앞에서 그렇게 보잘것없는 존재예요.”"결국엔 제 몸을 무기로 쓸 수밖에 없었죠... 운이 좋으면 고통의 대가로 당신이 앞으로는 이런 짓을 자제할 것이고, 운이 나쁘면 그저 헛되이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저는 다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제가? 제가 살든 죽든, 제 존엄이 있든 없든, 그건 다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사실 전 당신을 만난 그날부터... 이미 자유를 잃었고, 영원히 도망갈 수 없어요.”...그녀는 잠시 괴로워하며 중얼거렸다."조은혁 씨, 우리 거래를 해요. 하민희를 내게 줘요, 그럼 제가 진술을 번복하고 계속 당신 아내가 될게요. 전 그 애를 데리고 귀국할 거고, 여기서 당신이 진시아와 사랑에 빠지든 말든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그녀를 위해 명성을 되찾아 줄 수도 있어요...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혼서에 서명할 수 있어요.”"하지만 수술은 안돼요!”"조은혁 씨, 각막 이식, 그렇게 쉽게 밥 먹듯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미안하지만 죽을 때까지... 하인우의 각막은 계속 제 몸에 남아 제 몸의 일부가 될 거예요.”...박연희가 조용히 말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병실 바닥 창문이 반쯤 열려 있고 늦여름 밤바람이 불어와 조은혁의 검은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그의 마음을 헝클어뜨렸다.방금 그녀가 했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식어버린 마음을 알려주고 있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조은혁은 가볍게 웃었다.그는 천천히 그녀의 병상 가장자리로 걸어가서는 침대 옆에 서서 그녀의
박연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이렇게까지 미쳤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조은혁이 손가락을 길게 빼서 박연희의 장미처럼 붉은 입술을 만지고는 그녀의 몸을천천히 가지고 놀았다. 그녀가 더 이상 냉정하지 못 할 때까지, 그녀의 몸이 그로 인해 불타오를 때까지.그는 그녀의 깨끗한 몸을 주시했다.분명히 그의 몸은 이미 흥분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담했다."연희야, 우리 아이 가지자. 아이를 임신하면 감옥에 있을 필요 없어. 너 하민희 좋아하지? 그럼 우리 딸 낳자, 그래야 네가 그 애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니까... 그 애는 이제 좋은 집에 입양시킬거야, 대신 돈은 많이 줄 거고.”박연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마침내 울부짖기 시작했다."조은혁 너 미쳤어!”그는 미치지 않았다.그는 그저 아주 악독할 뿐이다.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는 그녀의 손을 풀지 않았고 곧 그녀의 모든 옷을 벗겨버리고 좁고 작은 방에서 그녀의 몸을 마음대로 점유했다. 처음에는 그녀가 느끼지 못하자 윤활유를 사용했다.그는 그녀의 목을 쥐고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침범하고 있었다.그의 검은 눈은 줄곧 그녀의 눈을 주시하고 있다.박연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관계를 맺기 싫어하며 그를 배척했다.조은혁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려 차가운 창문 유리에 기대게 했다.그는 그녀의 몸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온갖 상스러운 방법으로 그녀를 대했는데, 박연희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리가 없었다. 곧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며 끊임없이 싫다고 말했지만 남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그는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그러다가 그녀의 검은 머리를 살짝 잡아당겨 그녀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는 연인처럼 중얼거렸다."네 모습을 봐, 과거와 뭐가 다른지 봐봐. 내 품에서 넌 여전히 황홀한 표정이야, 매번 싫다고 말하지만 막상 내가 떠날 때마다 내 몸을 놓아주지 않잖아.”박연희는 유리
임신 테스트기가 짙은 색 침대 시트 위에 떨어졌다.박연희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조은혁은 옷차림이 단정한 채로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담배를 계속 피웠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내가 직접 해줘? 난 개의치 않는데.”박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그의 악랄함은 그녀가 더없이 잘 알고 있다.그녀는 저항하지 않고 그 작은 물건을 가지고 방에 딸려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아이를 낳고 키운 적이 있었기에 임신의 모든 과정을 숙지하고 있었다.약 2분 후, 대리석 탁자 위에 있는 임신 테스트기에 천천히 옅은 붉은색 선 두 개가 나타났다.그녀는 임신했다.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황망했다.그녀가 그토록 그를 미워했건만 뱃속에서는 또 그의 아이가 생겼다. 이제 그녀가 어찌할 수 있을가.그때, 조은혁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는 키가 커서 들어오자마자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하여 박연희는 몸을 옮기기도 어려워졌다.박연희는 그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가 비켜주지 않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껴안고 한 손으로 그 임신 테스트기를 집어들었다.그가 약 10초 동안 보고 있다가 그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박연희는 그에게 안겨 작은 독방으로 돌아갔다.한때 그는 이 허름한 방에서 호르몬을 마구 날리며 그녀의 감정을 무시했다.하지만 지금, 그는 언제보다도 부드러웠다.박연희를 좁은 침대에 앉힌 그는 그 앞에 반쯤 무릎을 꿇고 얼굴을 그녀의 부드러운 아랫배에 살짝 밀착시키며 속삭였다."네가 진범이를 임신했을 때, 나는 네가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어. 그래서 우리는 함께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아니었어. 하지만 연희야, 이번에는 우리 같이 작은 생명을 열심히 키우자.”"요즘 많이 했으니까.”"내 생각엔, 아마 여자아이일 거야. 크면 너처럼 착하고 귀여울 거야!”...박연희는 무감각하게 들었다.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그녀는 조은혁과 맞서 싸우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한참 후, 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아파트 하나 샀어. 그동안 우리는 거기서 살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귀국할 거야. 혹시 별장에 살고 싶으면 김 비서를 시켜 집을 알아보라고 할 수 있어. 대신 시간이 좀 걸릴 거야.”박연희는 알고 있었다. 그가 독일에 남아 있는 것은 진시아를 위해서다. 그녀는 그가 진시아에게 어떤 빚을 졌길래 그의 아들을 죽이려 한 여자를 용인하게 되었는지 매우 궁금했다.박연희는 손가락을 살짝 움츠렸다.한 시간 뒤, 검은색 캠핑카가 아파트 앞에 천천히 섰다.조은혁이 먼저 차에서 내려서 자상하게 박연희를 부축하려했다. 그러나 박연희는 그의 매너를 받아들이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괜찮아요.”여자의 거절은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하지만 조은혁은 요즘 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도착했다.조은혁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는 박연희를 돌아보며 물었다."어때?”박연희가 아파트 내부를 훑어보았다.대략 300평이 넘는 아파트는 장식이 매우 사치스럽고 화려했고, 눈에 보이는 모든 장식품의 가치가 낮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뜻을 짐작하고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 여자가 있는 곳과 이곳을 비교할 필요 없어요. 집은 원래 그저 생활하는 곳이라 그렇게 많은 사치품이 필요 없어요. 게다가 집에 어린아이가 있으면 부딪치기 쉽기도 하고요.”조은혁이 박연희를 빤히 바라보다가 그녀를 안아 들고 곧장 안방 쪽으로 걸어갔다.문이 닫히고, 몸이 흔들렸다.조은혁은 기분이 좋아지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지는 듯 했다. 그게 여자의 몸을 귀히 다루는 것이라 해도.지난 며칠 동안 그들의 정사는 줄곧 그의 감정을 위주로 했다. 쉽게 말하면 조은혁만 좋았고 박연희는 매번 아팠다.하지만 지금 조은혁은 더할나위 없이 부드러웠다.그녀가 임신하여 관계를 할 수 없게 되자, 조은혁은 몸을 구부려 그녀를 애무하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박연희는 그의 검은 머리를 살짝 쥐며 거절하였다
조은혁은 받지 않았다.그는 거절 버튼을 누르고 옆으로 돌아서며 말했다.“김 비서 전화야. 요즘 점점 눈치가 없어지고 있어, 네가 방금 돌아온 걸 뻔히 알면서.”박연희는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고, 그 아내는 탐정이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박연희는 그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고 다만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일이 중요하죠, 가서 일 봐요.”그녀의 말은 면죄부가 되었다.조은혁은 아까 전화가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방금까지 있던 열기가 갑자기 사라졌다.그는 조금 찔린 듯 가볍게 기침을 했다."서재에 가서 전화 좀 할께.”박연희는 엷게 웃었다.그가 떠나자 그녀는 일어나서 정리를 하고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갔다.도우미가 하민희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다.그제서야 박연희는 도우미들이 샹겐에서 진범이를 보살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박연희를 보자 도우미는 공손히 인사했다."사모님!”도우미는 줄곧 샹겐에 있었기에 그녀들은 하민희의 일을 알지 못했다. 단지 대표님과 사모님의 아이라고 여겼었는데, 얼마 전 사모님이 또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조은혁을 참 대단하다고 비꼬지 않을 수 없었다.3년 안에 애 셋을 가질 기세였다.박연희는 나지막이 말했다."제가 안을게요.”도우미는 황급히 하민희를 넘겨주었다. "작은 아가씨께서 사모님을 오랫동안 못 봐서, 방금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했어요.”박연희는 그녀들의 오해를 알아챘다.하지만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면서 하민희를 살폈다. 아이가 먹고 입는 데에서 조은혁은 돈을 아끼지 않았고 모든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썼다. 덕분에 하민희는 희고 통통하게 잘 자랐다.하민희는 우유를 먹으면서 박연희를 보며 깜박거린다.박연희는 착잡한 마음에 얼굴을 작은 뺨을 붙였고, 동시에 여전히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여기에 이미 조은혁의 혈육이 있었다.그녀는 앞으로 어디로 향해 가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아직 25살밖에 안 됐는데...서재 쪽에서 문 여는
박연희가 이를 막았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젖병을 살살 흔들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조은혁에게 말했다."고양이도 강아지도 아니고,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잡을 수 있어요!”하지만 조은혁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할 때, 박연희가 눈을 들어 흘겨보았다.등불 아래, 실크 잠옷만 입은 여자는 매우 유혹적이었다. 게다가 임신까지 했으니 더욱 풍만한 느낌이 있었다.조은혁은 말을 삼켰다.그는 하민희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그냥 울면 짜증나.”박연희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조은혁도 그쯤 포기했을 테지만, 하필이면 그 사람이 박연희였기에 더욱 그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그는 좋은 것들을 모두 그녀에게 주고 싶었고, 그저 그녀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애썼다.아이가 있으니 만지기도 불편했다.그런데 조은혁은 또 성욕이 남들보다 왕성했으니 그는 반듯이 누워있다가 나중에는 정말 견디지 못하고 찬물로 샤워를 하러 갔다. 그가 나왔을 때 박연희는 이미 아이와 함께 잠을 잤다.그의 바지 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또 울렸고 조은혁이 화면을 한 번 보았다.진시아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끊으면 또 계속 전화를 걸었다. 결국, 조은혁은 그녀를 한 번 만나 그녀에게 확실히 말하기로 결정했다.그는 옷을 갈아입고는 떠나기 전에 박연희의 입가에 부드럽게 키스했다.침실 문이 닫히자 박연희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30분 후, 검은 벤틀리 한 대가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조은혁은 차에 앉아 있었다.그는 곧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 앉아 느릿느릿 담배 두 개비를 피웠다. 사물함에서 휴대전화가 계속 울려도 무시했다.푸른 연기가 차 안에 가득 찼을 때, 그는 담배를 끄고 문을 열었다.별장 안의 액자들은 한 번 깨졌다가 다시 붙여져서 걸어놨는데, 금이 간 흔적은 숨길 수 없었다.진시아가 붉은 드레스를 한 벌 입은 채 소파에 가로로 늘어져 있다. 비록 몸은 말랐지만, 정교한 화장을 한 얼굴은 여전히 사람을 유혹했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그녀가 미친 듯이 웃더니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조은혁 씨, 당신 미쳤어요? 그 여자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당신들은 이미 정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그 여자와 아이를 낳으려고 하다니.... 그럼 나는요? 난 이제 곧 죽는 데, 나한테는 뭐 줄 거예요? 내가 가지고 갈 수도 없는 이 호화로운 별장? 아니면 끝이 없는 약과 수술?”그녀는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껴안았다.그녀는 그의 품에 올라 앉아 몸으로 그를 유혹하며 남자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려 했다.진시아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그녀는 끊임없이 그에게 키스하고 만졌고, 그의 얇은 입술을 머금고 자기도 아이를 갖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잡고 가볍게 떨며 말했다. "그녀는 당신을 만족시킬 수 없죠? 지금 당장 하고 싶죠!"조은혁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잡아 그녀의 머리를 젖혔다.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 미쳤어? 네가 어떻게 아이를 낳아.”진시아는 히스테리를 부리며 말했다."나는 온전한 여자가 아니라는 거지? 너 내가 온전한 여자가 아니라고 싫어하는 거야! 그래, 난 아이를 낳을 수 없지만 당신을 만족시킬 순 있어...”그녀는 게걸스럽게 그에게 키스했다.그녀는 그의 손바닥을 잡고 그녀의 몸을 만지게 했다. “나는 당신을 원해요. 마치 과거의 수없이 많은 밤처럼. 우리의 처음을 기억해요? 업무 때문에 우리 다 만취하고 다음날 새벽에 같이 일어났잖아요.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었는데...”조은혁이 굳었다.그 말들은 그에게 양심의 가책을 다소 불러일으켰다.그가 그녀의 얼굴을 만지다가 입을 맞춘 뒤 이마를 맞대고 속삭였다.“그건 다 지나간 일이잖아. 난 지금 박연희의 남편이고, 더 이상 미안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켜 떠났다.그의 뒤에는 진시아가 히스테리를 부리며 외쳤다."조은혁 이 나쁜 놈아! 박연희가 너를 받아들이고 다시 사랑할 거라고 생각해? 꿈도 꾸지 마!"조은혁은
신혼부부의 열정이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을 빨갛게 태웠다.피로연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한 특별한 손님이 조용히 다녀갔는데 다름이 아니라 그 여자가 자기를 보고 슬퍼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그러나 원수는 항상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그들은 생각지도 못하게 복도에서 마주쳤다.성현준은 유이안을 조용히 지켜봤다. 유이안은 강윤을 데리고 화장실에 왔지만 어린아이를 혼자 두지 못해서 작은딸도 데려왔다. 아마 강원영을 위해 낳은 딸인데 오누이 쌍둥이다. 쌍둥이 이름은 강온과 강민이다.강윤은 동생들을 아주 좋아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먼저 동생들과 한참을 놀았고 저녁에도 여동생을 방으로 ‘훔쳐 와’ 인형처럼 꼭 끌어안고 잤다.처음에 유이안은 많이 걱정했지만 동생이 생긴 후 강윤이 더 밝아지자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평소에 강윤과 여동생을 데리고 나올 때가 많았고 아들은 강원영이 데리고 다녔다.이때 그들 부부가 막 돌아가려던 참에 지인을 만났다.성현준이 출국한 후 그들은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녀가 출산할 때 그가 돌아왔지만 병원에는 가지 않고 그저 값비싼 선물을 보냈다.유이안의 마음이 자기한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강원영은 이 부분에 있어 아량이 넓었다.갑자기 만났으나 서로 말이 없었다. 결국 성현준이 몸을 쪼그리고 앉아 강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저씨 기억나?”기억이 좋은 강윤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쏜살같이 유이안한테 다가가 그녀의 다리를 꽉 껴안았다.성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유이안은 강윤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저도 모르게 슬퍼졌다.성현준은 명의상 강윤의 아버지고 또 별장도 선물했었다.어린 강윤은 마음을 진정시켰는지 유이안을 놓고 천천히 성현준에게 다가가 살며시 안아줬다.성현준은 잠긴 목소리로 유이안에게 물었다.“잘 지냈어? 아이들은 어때? 그 사람과 사이는 좋아?”“다 좋아요.”유이안도 목소리가 잠기는 것 같다. 이 나이가 되어서 사실 따질것도 없고 과거는 과거일 뿐 연연하지 않았다.유이안도 성현준에게 물었다.“당신
아침의 첫 햇살이 대지를 비추고 있다.오늘은 조씨 가문이 잔치를 치르는 날이다.조은혁 부부의 제일 어린 딸이 마침내 시집갔고 그것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남자에게 시집갔다. 전통 혼례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진석이 보았던 그 여느 여자보다도 예뻤다.진석의 부모님도 쉴 틈이 없이 바빴다. 그들은 비록 큰 부자가 아니지만 진석의 아버지인 진대용은 한 가문을 이끄는 어르신으로서 능력이 대단했다. 팔방미인처럼 하객을 잘 접대했을 뿐만 아니라 뜻밖에도 유선우와도 잘 어울렸다.조은혁은 의견이 많았다. 유선우는 사돈도 없는가?유선우는 그와 따지지 않고 아내 조은서와 함께 결혼식 진행을 도왔다. 전통 결혼은 현대식보다 훨씬 번거로웠지만 다행히 양측에 일손이 충분해서 허둥거리지 않아도 된다. 낮에는 떠들썩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B시의 제일 럭시리한 호텔의 가장 큰 홀에 200상을 넘게 안배했다. 조씨와 유씨의 양가 친척과 진석의 협력 파트너를 포함해 모두 축하해주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 이 결혼식은 올해 제일 거대한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규모가 컸고 앞으로 3년 동안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이 없을 수 있다.B시의 명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진석은 조은희와 손잡고 곁에 술을 먹어줄 수 있는 사람을 8명이나 데리고 하객에게 술을 권했다. 200상에 달하는 손님을 한 분이라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진석은 필사적으로 마셨고 8명의 술막이 친구들도 충분히 역할을 발휘했다. 그러나 진석은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술을 권할 때 술에 취해 쓰러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평소에는 학생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므로 자제하고 있던 이 선생님들은 진석이 결혼하고 조은희도 같은 학교의 선생님이다 보니 10억을 위해서라도 신랑, 신부를 열정적으로 대했다. 그 결과 진석은 거의 취했고 조진범과 조우현이 대신 막아줘서야 겨우 룸으로 끌려갔다.조은혁은 잠자코 진석을 지켜보다가 놀려줬다.“괜찮겠어? 혹시 밀랍으로 만든 총대여서 쓸모없는 거 아니지?”이때 진대용이 감쪽같이 나타났다.
밤이 되었다.유이준과 진은영은 진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돌아가자마자 진별이은 숙제하러 갔고 진은영은 잠든 막내아들을 보러 갔다. 막내아들은 돌보고 있는 가정부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조용히 말했다. “오셨어요? 한 번도 깨지 않고 계속 자고 있었어요. 엄청 착해요.”진은영은 가볍게 웃으며 아줌마에게 내려가 쉬라고 했다.문이 받히고 그녀는 고개를 숙여 막내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꼬마는 이미 8개월이 지났고 용모는 유이준을 완전히 물려받았고 거의 판에 박힌 것 같았다. 심지어 진별이 조차도 때때로 동생의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이건 정말 하느님의 걸작이야!”유이준이 물었다.“하느님의 걸작이 뭔지 알아?”진별이가 답했다.“남편의 용모, 아내의 영광!”진은영은 유이준에게 속삭였다.“모델 렌위이를 보고 저러는 거야.”유이준은 즉시 그에게 예쁘냐고 물었다.진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이준은 침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왔다. 남자는 아내의 뒤로 와서 가는 허리를 가볍게 껴안고 막내아들의 잠든 얼굴을 함께 보았다. 진은영은 고개를 돌려 조용히 물었다. “진별이 과제는 보았어?”유이준은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고 말했다.“봤어, 열 개 중 아홉 개가 틀렸어.”진은영은 참지 못하고 가서 직접 확인하려 하였다. 유이준이 그녀를 가로막으며 웃었다.“진별이가 실수하는 것을 어떨 땐 넘길 줄도 알아야 해! 은영, 우리 아이는 그렇게 빠듯하게 살 필요가 없어. 봐, 조민희와 조은희도 잘 살고 있잖아.”진은영은 망설였다.하지만 진별이는 진은영의 아이였고 그녀는 어려서부터 강했다.유이준은 또 진안영을 두고 말했다.“안영도 잘 살고 있잖아. 그녀는 어렸을 때 분명 문제집을 제일 잘 푸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야.”진은영이 물었다.“왜 또 안영을 끌어들이는 거야?”유이준은 답했다.“내가 주변 사람들을 예로 들어야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어? 안영도 진범을 찾았고 지금 딱 쥐고 있잖아.”진은영이 입을 열었다.“고생은 한
2층.조은희는 내일 입을 드레스를 입어보고 있었다. 진석이 그토록 원하는 드레스였다.하얀 눈꽃을 두른 듯한 드레스는 국내 최고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아주 세심하고도 화려한 기품을 뿜고 있었다. 그녀가 쓰고 있는 보석이 박힌 티아라는 수억 단위의 거액으로 마련한 것이었다.거울 속의 여인은 꽃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고 조은희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혼잣말했다.“자기 애호 때문에 정말 돈을 아끼지 않았네.”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지 이 어린 딸은 정말 말문이 막혔다. 박연희는 어머니로서 머리를 툭툭 쳤다.그녀는 조민희가 시집갈 때처럼 두둑한 혼수를 주었고 조은희도 마찬가지로 조 씨 그룹의 주식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진석이 번 돈은 그녀와 그의 작은 취미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했다.한편, 조민희는 동생을 도와 드레스를 정리해 주고 있었고 그녀도 조금 아쉬워했다. 조은희는 집안의 막냇동생이었고 이제 시집을 가려고 한다.조은희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언니, 언제 귀국해서 정착할 거예요? 평소에 일 년에 한두 번 볼 수밖에 없잖아요.”조민희는 그녀의 얼굴을 비비며 답했다.“몇 년만 더!”조은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강아지처럼 애교를 부리며 조민희의 품에 안겼고 조민희는 항상 인내심을 가지며 그녀를 아끼며 함께 해주었다.박연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와 너의 아버지도 너와 설진이 빨리 귀국해서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어.”조민희는 말했다.“설진의 사업은 대부분 밖에 있고, 돌아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다행히 저와 아이들도 그곳 생활에 익숙합니다.”말이 끝나자, 김설진이 밖에서 걸어들어왔다.그는 박연희를 먼저 불렀고 돈봉투를 조은희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돈봉투를 받으며 달콤한 말투로 형부라고 불렀고 김설진은 그제야 아내에게 말했다.“김욱의 다리가 찰과상을 입어서 아래층에서 울고 있어.”비록 작은 사나이이자 울보이지만, 김설진은 그런 아이를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었다.조민희가 낳은 아이였다!조민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
김설진은 말했다.“너랑 나 다 아프잖아.”조민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욱은 한창 활동적인 나이지만 아버지가 엄격한 교육 아래 매우 예의 바르고 규칙적인 아이로 자라고 있었다. 김욱은 조우현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둘째 외삼촌.”조우현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자신의 아이보다 더 튼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유설이 너무 약한 탓도 있었다. 그는 돌아가 조우찬에게 영양을 공급해야겠다고 생각했다.검은색 롤스로이스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저녁이 되기 전에 사람들을 조 씨 저택으로 데려 보냈다.조씨 집안의 아들들은 모두 이사를 나갔지만, 조은희만이 여전히 집에 남아있었다. 조민희가 모처럼 돌아왔어도 그녀는 집에 머물고 있었으며 거절하지 않았다. 조은희는 며칠 묵은 후에 하와이에 가서 친부모님께 향을 피울 계획이었다.차는 저택으로 들어섰고 집안의 불빛은 휘황찬란했다.정원의 주차 공간에는 유명한 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었고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조은희의 내일 결혼식을 위해 남자들은 한 곳에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2층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김욱은 마당에 남아 조우진, 조우찬과 함께 놀았다.작은 공 하나가 남자아이의 발밑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녔다.노는 과정에 김욱이 실수로 넘어졌다.사내 녀석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조진범은 마침 복도에 서 있었고 그는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겨울이라 검은 코트를 입은 그의 몸집은 더욱 방대해 보였고 그의 성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작은 아이를 안아 가볍게 품에 안았고 그의 눈매는 매우 부드러웠다.“어디가 아픈지 외삼촌에게 말해?”녀석은 희고 작은 얼굴을 찡그리며 눈물을 글썽였다.“무릎이 아파요.”말을 마치자, 그는 외삼촌의 품에 안겨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조진범은 의자에 가서 앉아 한 손으로 꼬마를 껴안고 있었다. 조우찬과 조우진도 다가왔고 조우진은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빠, 우리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저녁, 조은희는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녀는 주차장에서 진석의 차를 보았지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침, 학교 상사가 지나가며 말을 걸었다.“진석이 학교에 와 강당에서 기증식을 하고 있어. 가서 보고 이따가 같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걸. 이 추운 날 뜨거운 훠궈를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아.”조은희는 장난스레 답했다.“삶을 즐기실 줄 아네요.”상사는 손에 든 요리를 들며 답했다.“이봐, 네 사모님이 아침 일찍 집에 가서 손자를 위해 밥을 해라고 재촉하셨어.”조은희는 가볍게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하늘에는 구름이 주황빛을 띠며 금빛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조은희는 뜨거운 물컵을 들고 강당 쪽으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몇몇 학생들이 그녀를 향해 재잘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장난스럽게 그녀를 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조 선생님이라고 해.”학생들은 답했다.“진 사모님! 진 선생님은 강당에 계십니다.”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그녀에게 진석이 강당에 있다고 말했고 조은희는 속으로 생각했다.[진석의 구십억이 가치가 있긴 하네. 학교 유명인이 다 됐어.]그녀는 자작나무 숲을 가로질러 강당 계단을 올라갔고 멀리서 진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연설하고 있었고 아주 틀에 박힌 듯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좋았다.강당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정면으로 앉아 집중하고 있다.진석은 남자의 꿈이자 여자의 꿈이었고 조은희의 모든 청춘과 미래였다. 그녀는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조용히 그녀의 남편이 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약 5분 후, 진석이 강연을 끝내고 그도 그녀를 보았다.조은희는 흰색 코트를 입고 뜨거운 물컵을 들고 그가 가르치던 곳에 서 있다. 그녀는 현재 이곳의 선생님이었다.진석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사실, 조은희가 그에 대한 사랑은 그에 비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그녀는 젊고 활발했지만, 아주 용감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하늘이 진석에게 맞춤 제작한 인생의 동반자였다. 조은희가 있으니, 그는 이번 생에 여한이 없을 것
조은희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검은색 코트를 입은 진석은 키가 컸고 그런 그가 서재에 서 있자, 그녀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와 고양이처럼 우는 어린 소녀를 품에 안고 한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울지 않는다면서요.”조은희는 그의 어깨 위에 엎드려 말했다.“일부러 그러는 거야?”“좀 감동하지 않았나요?”그녀는 그를 나긋하게 때렸다.진석은 술에 취해 나지막이 웃었고 그녀가 감정을 내뱉도록 내버려두었지만 동시에 그의 마음도 쓰라렸다.지난 5년 동안 그는 사실 방황해야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자신이 출세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은서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까 봐 무서웠다. 만약 그때가 오면 그는 무엇을 가지고 그녀에게 돌아오라고 부탁할까?가난한 집 부잣집 딸의 사랑은 소설 속에만 있고 현실은 참혹했다.조은희는 개의치 않지만, 그는 그녀가 고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지금, 그들은 서재에서 서로를 끌어안았고, 그들은 곧 결혼할 것이었다.창밖으로 가랑눈이 흩날리고, 그는 눈을 밟고 돌아와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진석은 어린 소녀가 그의 목을 껴안고 애교를 부릴 수 있도록 한 손으로 코트를 벗고 소파에 내동댕이쳤다. 그들은 감정에 그치지 않게 서로를 사랑했지만, 한 발짝도 그 선을 넘지 않았다.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아주 따가웠고 힘줄 또한 뜨겁게 뛰고 있었다. 그녀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녀가 준 것을 왜 진작 주지 않았어?”“어제 받았어요.”“편지를 봤는데 잘 쓴 것 같아서 보여드리려고 했어요.”……조은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그를 껴안고 소리 없이 애교를 부렸다. 잠시 후 그의 턱에 뽀뽀를 해주었고 순간 진석의 마음은 말할 수 없는 감정으로 가득 찼다.그는 조은혁 부부에게 감사했다. 그들이 조은희를 낳은 덕분에 그는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 볼 수 있었다.그는 엿처럼 달게 여겼다.문밖에서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렸다.“선생님 아가씨, 식
진석 그리고 조은희의 혼사는 순리대로 이루어졌고 아무도 발버둥 치지 않았다.가끔, 조은희는 이런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과정이 너무 순조로운 나머지 몇 년간의 헤어짐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마치 항상 붙어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재회한 후에도 그는 그녀에게 해외 생활에 대해 더 묻지 않고 여전히 예전처럼 그녀를 대했다.그녀는 예전처럼 어리지 않았지만, 진석은 그녀를 20세 소녀로 여겼다. 조은희는 그가 18세 소녀를 더욱 좋아할 거라 마음속으로 생각하곤 했다.세월은 야속하게도 흘러만 갔지, 되돌아오진 않았다.진석은 그냥 미소를 지을 뿐.겨울, 낮이 점점 짧아지기 시작했고 조은희는 퇴근 후 진석의 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진석은 아직 퇴근하지 않았고 도우미 두 아주머니를 집으로 불러 이미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조은희가 차에서 내릴 때 마침 진석의 전화를 받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언제 돌아와?”전화 한편의 진석은 손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일곱 시쯤 집에 도착해요.”조은희는 소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진석은 그녀에게 서재로 가서 서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고 조은희는 일부러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너의 직원도 아니고 월급도 받지 않는데 내가 왜.”진석이 답했다.“가족 수당을 받잖아요.”조은희는 핸드폰을 사이에 두고 그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준 후 차에서 내렸다.집안의 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보고 잇달아 멈추어 인사를 하였다.“아가씨가 돌아왔나요, 진 선생님은 몇 시에 돌아오죠?””일곱 시요, 바쁜 사람이잖아요.”하인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했고 배가 고플가 먼저 과일 한 접시를 씻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조은희는 과일 접시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잠시 후 진석의 노트북에 무슨 영화가 있는지 찾아보려 하였다. 영화 한 편을 보며 진석을 기다리기로 하였다.진석의 서재는 단순하고 섬세하며 고급 원목 가구는 반짝반짝 광을 내고 있었다.조은희는 코트를 벗고 가죽 의자에 놓은 후 서랍을 열어 서류를 찾
조은희는 진석을 빤히 바라보았다.진석은 낮게 웃으며 외투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블랙 카드를 한 장 꺼내 조은희의 손바닥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내 카드야. 한도가 없으니까 마음껏 써.”조은희는 놀란 듯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진석 씨, 정말 통 크시네요!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석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가볍게 툭 치자 조은희는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웃었다.“스폰서 오빠, 감사합니다.”진석은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강렬하게 입을 맞추었다. 예전에는 학문적이고 온화했던 그의 이미지가 지금은 사업가다운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조은희의 장난스러운 태도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입맞춤 후 그녀의 귀에 낮고 거친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다. 조은희는 그 말을 듣고 묘하게 떨리는 감정을 느꼈다...진석은 그녀의 코끝을 장난스럽게 살짝 물었다.“넌 은근히 독특한 취향이네.”조은희는 더 이상 그를 자극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자세를 바로잡으며 운전하라고 했다. 진석은 그녀를 한 번 더 바라보고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차를 출발시켰다...둘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진석의 어머니는 고향 요리로 한 상을 가득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는 진석이 조은희가 좋아한다고 말해준 요리도 포함되어 있었다.진석의 아버지는 붉고 싱싱한 과일을 깨끗이 씻어 가지런히 접시에 놓고 있었다.진석의 차가 멈추자 그는 조은희를 데리고 내렸다. 진석의 부모는 반갑게 나와서 두 사람을 맞았다.아버지는 조은희가 가져온 선물을 받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요.”어머니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감기 조심하라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조은희의 피부는 밝고 투명하게 하얀 편이라 마치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진석의 부모 눈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속으로 진석과 조은희가 아이를 낳는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정말 예쁘고 훌륭한 아이가 태어날 거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