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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조은혁이 막, 말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독일 의사가 와서 그의 손에 두툼한 엑스레이 사진 한 뭉치를 들려주었다.

“대표님, 지금 진시아 씨의 병세에 대해 대표님과 다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조은혁은 김 비서에게 대충 둘러대고 전화를 끊었다.

“이따가 내가 직접 연희에게 전화할게.”

김 비서는 전화기 너머로 참다못해 욕설을 퍼부었다.

...

진시아의 상태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의사는 자궁 적출에 적합하지 않다며 그녀에게는 살 가망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진시아 씨에게는 기껏해야 3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대표님, 진시아 씨의 곁을 잘 지켜주세요.”

의사가 떠난 후.

조은혁은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다른 손에는 시가를 낀 채 창가에 서 있었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는 않았다.

같은 시각, 진시아는 그를 뒤에서 껴안고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에 연연했다. 비록 조은혁이 그녀를 만지려 하지 않더라도... 진시아는 조은혁이 줄곧 그녀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들은 정상적인 부부와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그녀는 곧 죽을 것이다.

하지만 진시아는 죽기 전에 조은혁의 모든 사랑을 받고 죽기 때문에 무엇이든 두렵지 않았다.

이윽고 진시아는 그에게 기대어 다정하게 속삭였다.

“은혁 씨, 전 당신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남기고 싶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소원은 당신과 결혼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당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고 당신도 마음속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단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저와 웨딩 사진을 한 세트 찍어주세요. 우리 딱 한 번만 결혼한 척, 부부였던 척 해봐요... 전 정말 은혁 씨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당신에게 매달리지도 않을게요. 당신은 결국 그녀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건 저도 아니까요.”

진시아의 말에 조은혁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그의 눈빛은 하염없이 깊고 진중했다.

진시아는 고개를 쳐들고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는 정말 잘생겼다.

그의 이목구비는 마치 하느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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