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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조은서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캄캄한 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몸을 옆으로 돌려 그를 보면서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우 씨, 당신이 아프다고 해도 난 남아서 당신의 약이 되어 줄 생각은 없어요.”

유선우는 얼굴이 창백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의 상처가 보이지 않았고 그가 아플지 안 아플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과거 유선우의 살뜰한 아내는 이미 유선우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였다!

밤은 깊고 고요했다.

유선우는 소파에 앉아 의사가 약을 발라주는 것을 받고 있고 조은서는 조용히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저녁에 임도영이 가져다준 음악회 티켓이 들려 있었다.

H시, 첫 클래식 음악회.

원래대로라면 조은서가 오프닝을 맡았어야 했다!

그녀는 그 티켓을 계속 바라보며 밤새도록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는가... 이것은 그녀의 꿈뿐만 아니라 조씨 가족에게 거의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그 희망도 유선우가 직접 파괴했다.

유선우는 여전히 그녀가 돌아와서 다시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정말, 얼마나 웃긴 일인가!

깊은 밤, 유선우는 복도 끝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가벼운 담배 연기가 바람에 흩어졌다.

앞에 있는 재떨이에는 일곱, 여덟 개의 담배꽁초가 꽂혀 있지만, 그의 초조한 마음을 조금도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는 조은서의 절망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절망은 그들 사이에 이미 끝이 왔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유선우는 여전히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너무 이기적인 건가?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 목소리는 아주 조심스럽고 겁이 많이 섞여 있었다.

“유선우 씨.”

과거에 유선우는 사실 백아현을 싫어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은혜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탐욕과 집착 때문에 조은서는 꿈을 잃고 그의 결혼도 끝으로 향해 가고 있으므로 그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 증오가 생겨났다.

유선우는 뒤돌아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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