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5화

유선우는 매우 담담한 얼굴로 병실에 들어섰다.

눈부신 조명보다 껴안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그의 눈을 더 자극했다.

어느 한순간은 그 혼자만이 가질 수 있었던 그녀의 따뜻한 품이었는데...

유선우의 평온한 표정에 반해, 임도영은 차분하지 못하였다.

그는 그녀 허리에 휘감은 팔을 천천히 내려뜨려 그녀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 나오지 말라고 했다.

또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 단추를 풀어 소매를 걷어 올렸다.

느릿느릿한 동작이면서도 뭔가 짐승 같은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듯했다.

그건 유선우도 마찬가지였다.

두 남자는 주먹으로 대화하기 시작했고, 상대방의 급소를 향해 펀치를 날렸다.

임도영은 시뻘건 눈으로 치고받다가 짐승같이 부르짖었다.

“은서가 뭘 잘못했길래 네가 이래? 왕년에 쟤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들이 운동장 두 바퀴는 돌고도 남았어. 쟤가 눈이 멀었지, 네 딴 걸 다 남편이라고. 사랑하지도 않는데 왜 붙잡고 안 놔줘! 왜?!”

“너도 좋아했겠네?”

유선우가 차갑게 물었다.

셔츠를 정돈하며 임서영은 통쾌하게 인정했다.

“그래, 맞아! 좋아했다! 내가 고백도 하기 전에 네깟 거한테 시집갔더라. 됐냐, 이 개자식아!”

둘은 또다시 맞붙었다.

30분이 지난 뒤, 임도영은 외과 응급실로 들어갔고, 유선우도 여기저기 피 터진 채 소파에 기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의료진이 그한테 처치를 해주려고 했으나 그의 눈빛에 겁을 먹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VIP 병실에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어두컴컴했다.

소파에 기대 긴 다리를 쭉 뻗은 유선우는 초조한 마음에 담배 한 대 피우고 싶었다.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초조한 마음은 확실했다.

회사에서 아무리 복잡한 사안과 프로젝트에 부딪혀도, 단 한 번도 이런 마음이 든 적이 없었던 그였다. 오직 그녀 때문에, 그녀만이 자신을 이토록 심란하게 만들어 버리곤 했다.

임도영은 자기가 조은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대체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는 그도 잘 모르지만, 요 며칠 전, 그녀와 같이 생활했던 나날들이 그립고, 그녀가 자신을 향해 웃는 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