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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조은서는 조약돌이 깔린 좁은 길을 천천히 걸었다.

정원에는 많은 식물이 추가되어 겨울에도 생기가 넘쳤다. 대리석 현관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생전에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고 거실은 완전히 새로 꾸며졌다. 여전히 원래의 스타일이지만 가구들이 모두 교체되었고 심지어 바닥의 카펫도 새것으로 바뀌었다. 소파 뒤에는 거대한 벽화가 걸려 있었는데 별이 빛나는 하늘 아래 어린 시절의 조은서가 작은 텐트 안에서 달콤한 잠을 자는 모습이었다.

조은서는 오랫동안 그 그림을 바라보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혀 조용히 떠났다. 밖으로 나갔을 때는 눈이 더 많이 내리고 있었고 눈송이들이 조은서의 눈썹과 어깨에 내려앉았다. 구석에는 한 그루의 납매나무가 얇게 덮인 눈에 가려져 있었다. 연한 노란색 꽃잎이 흰 눈에 반사되며 더욱 가냘파 보였다.

조은서가 떠난 후, 유선우는 다시 식당의 룸 안으로 돌아왔다. 그는 혼자서 호화로운 조명 아래서 아무 표정 없이 식사했다.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진 비서가 들어와 최신 심리 분석 보고서를 전달했다. 유선우는 조은서에 대한 심리학자의 분석을 훑어보며 분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 심리학자가 조은서를 매우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생각했다.

유선우는 보고서를 덮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수표를 보내서 나머지 돈을 지급해.”

진 비서는 놀라서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

진 비서를 바라보는 유선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는 입술을 닦으며 말했다.

“조은서는 곧 돌아올 거야. 나 박사와의 협력은 잠시 중단될 거야.”

그의 확신에 찬 모습에 진 비서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는 유선우를 따라 나가면서 조은서가 유선우와 결혼하는 것이 과연 행운인지 재앙인지 생각했다.

유선우는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는 고용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무시하고 2층 서재로 향했다. 그는 보고서와 청구서를 책상 위에 던져놓고 소파에 앉아 목을 풀었다.

뒤쪽의 창문으로는 눈이 내리면서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한 풍경이 보였다.

유선우는 조은서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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