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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밤이 깊어진 시간, 차준호는 병원으로 돌아왔다. 임지혜는 그를 한 번 올려다본 후 무릎 위에 머리를 묻고 계속 그대로 있었다.

임지혜는 여전히 깊은 두려움에 빠져 있었고 그와 다시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차준호는 목이 메어서 병실을 다시 나갔다.

그는 텅 빈 복도를 걷고 있었고 구두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복도 끝의 창문을 밀어 열자 밤바람이 세차게 불어 그의 얼굴을 때렸고 그의 몸에서 나는 화장품 냄새를 날려 보냈다.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차준호는 유선우가 다가왔다는 것을 알았다. 차준호는 손을 떨며 담배에 불을 붙였고, 밤공기 속의 담배 연기는 그와 임지혜가 함께 보냈던 밤의 열정을 연상시켰다... 그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들렸다.

“그 여자를 처음 봤을 때 정말 놀라웠고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 여자와 결혼하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아. 그건 가능성이 없고 현실적이지 않아. 선우야, 내가 그 여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여자를 가만히 내버려 두고 조용히 살게 하는 거야...”

그는 손가락 사이의 담배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은서 씨가 그 여자 곁에 있으니까 나는 안심해.”

유선우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서 진찰하게 했어. 오른쪽 귀가 영구적으로 청력을 잃어서 앞으로 보청기에 의존해야 한다고 해. 준호야, 넌 이 선택을 확신하는 거야?”

차준호는 담배를 끄고 가볍게 대답했다.

“선택권은 상위자만이 가질 수 있어. 선우야, 넌 이걸 제일 잘 알잖아.”

차준호는 임지혜에게 남은 인생을 충분히 보낼 수 있는 100억짜리 수표를 남겼다. 떠날 때, 그는 눈가가 촉촉해져서 고개를 살짝 들었다.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어도, 그날 밤 그녀에게 한 말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이 만약 너라면, 나는 기꺼이 이 결혼을 했을 거야.”

...

유선우는 그 수표를 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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