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구만복과 오빠들은 해외에 사업을 하러 가서 대부분 여성이었다.윤유성은 명목상 낯선 손님은 아니다. 늦은 밤, 모두 초연서를 지키고 있어 가족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 윤유성을 다방에 데려갔다. 하지만 구지아가 다방에서 혼자 차를 마시고 있었다.“언니, 아직도 안 잤어?”아람은 당황하더니 바로 소개해 주었다.“아, 이 분은 내 친구야, 윤...”“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 윤유성 씨. 지난번 연서 이모의 생일 연회에서 봤었어. 기억나.”구지아는 우아하게 차를 내려놓고 윤유성을 향해 웃었다.“우리 아람은 오빠들 외에 남사친을 둔 적이 없어요. 윤 도련님이 처음이에요.”“아람 씨가 저를 친구로 선택해 줘서 영광이에요.”윤유성이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정성이 있어 보였다.“미래 S 국의 대통령 부인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더 영광이에요.”아람은 놀랐다. 윤유성이 말을 잘 할 줄 몰랐다. 구지아는 담담했다.“저는 아람의 언니일 뿐이에요. 남편은 S 국의 평범한 의원이고요. 그 말을 감당할 수 없어요.”윤유성은 입술을 꾹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아람아, 손님을 대접해, 방해하지 않을게.”구지아는 천천히 일어섰다.아람은 비록 웃고 있었지만 구지아와 윤유성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구지아는 다방에서 나왔다. 문을 닫자마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재킷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조사하란 건, 어떻게 됐어?”“사모님, 조사했습니다. 윤유성에 관한 자료는 개인 이메일로 전송되었습니다.”“알았어.”...시간이 늦어 윤유성도 더 이상 방해하지 않고 잠시 앉아 있다가 돌아갔다. 차에 돌아가자 우 비서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사장님, 구아람 씨가 사장님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선물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집에 초대했네요.”윤유성은 안경을 밀며 표정이 밝지 않았다.“운전해.”아람은 윤유성의 선물을 받지도 않았고 주동적으로 초대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은 여전히 예전과 같았다. 윤유성이
우 비서가 핸드백에서 주사기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꺼냈다.“CCTV를 확인한 결과, 확실히 둘째 도련님의 사람입니다.”윤유성은 눈을 반쯤 감고 눈빛으로 비아냥거렸다.“윤진수는 윤성우와 같아, 태어날 때부터 나쁜 자식들이 거든. 윤진수는 형을 조금도 따라갈 수 없어. 일을 깨끗하게 처리하지 못해. 이런 멍청한 놈은 상대할 가치도 없어.”“그래도 그냥 놔둘 수 없어요. 너무 초라하잖아요!”우 비서는 이를 악물었다.“당연하지.”윤유성은 우아하게 몸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감으며 휴식을 취했다.“내 갈비뼈 하나를 부러뜨렸으니 난 세 개를 부러뜨릴 거야. 내 팔 하나를 부러뜨렸으니 다리 하나를 부러뜨려도 과하지 않지?”“그럼요, 절대 과하지 않아요!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형제애를 생각해서 봐주는 거예요!”‘형제? 무슨 자격으로?’윤유성은 가볍게 웃더니 손가락을 흔들었다.“그때 다친 사람이 아람이었으면, 윤진수가 아직까지 살아있겠어?”...아람은 샤워를 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성스럽게 스킨케어를 한 후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아람아, 자?”문밖에서 구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 들어와!”구지아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람은 뺨을 토닥이며 돌아섰다. 하늘색 비단 잠옷을 입고 맑은 눈망울로 웃고 있고 피부가 촉촉한 구지아는 투명한 아쿠아마린 같았다.“어머, 가장 아름다운 퍼스트레이디가 왔어!”“아람아, 어디서 가져온 말이야? 마당의 불빛보다 더 밝은 황금빛이네. 눈이 너무 부셔.”구지아는 궁금했다.“아, 윤유성의 말이야.”아람은 절세미인답게 얼굴 마사지를 계속했다.“윤유성의 말? 아니면 너한테 선물한 말이야?”“윤유성의 것이야. 나한테 주고 싶었지만 내가 거절했어.”“네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 말이잖아. 한혈마를 선물했는데 유혹을 견뎠네. 네가 정말 윤유성과 선 긋고 싶었구나.”구지아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그럼 안심할 수 있겠네.”뜻밖에도 아람의 귀가 밝아서 들었다.“언니, 뭐라고
바로 이때, 창밖에서 강소연의 은은한 소리가 들려왔다.“이랴! 하하하하!”아람은 이마를 잡았다.“그래, 어르신이 행복하면 되지.”구지아는 천천히 소파에 앉아 입을 오물거리며 머뭇거렸다.“언니, 늦은 시간에 나를 찾은 건, 할 말이 있는 거지?”아람은 가까이 다가와 다정하게 구지아의 팔짱을 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윤유성과 관련 있어?”“어릴 때 윤 도련님이 우리 집에 손님으로 왔던 게 기억나, 너와 친해 보이네.”구지아는 담담하게 물었다.“응,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어.”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추억에 빠졌다.“그 당시 윤유성은 반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어. 내가 도와줘서 고마운 마음에 나를 껌딱지처럼 따라다녔어. 어렸을 때 가족사 때문에 반 친구들 중 누구도 나와 함께 놀지 않았고 나를 소외시켰어. 그래서 윤유성과 어울리며 친구가 될 수밖에 없었어. 솔직히 말하면, 그 어린 시절은 정말 행복했어. 나중에 윤유성은 사모님과 함께 S 국으로 갔어. 15년 동안 연락이 없었어.”“15년 동안 연락이 끊겼으니, 다시 나타나면 완전히 낯선 사람과 마찬가지야.”구지아는 눈빛이 점점 깊어지며 생각에 잠겼다.“맞아, 첫눈에 만날 때 알아보지도 못했어. 전에는 어린 소녀처럼 하얗고 부드러웠어. 지금은 키도 크고 잘생겨서 여자들의 이상형이 됐네.”“그럼 윤유성이 잘 생겼어, 신 사장님이 잘 생겼어?”구지아는 장난스럽게 윙크를 했다.“언니, 신 사장님한테서 뇌물을 받았어? 왜 계속 그 사람 얘기를 해? 재수 없어!”아람은 가슴이 찔리더니 답답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아람아, 언니는 친구 사귀는 거 반대 안 해. 윤 회장님과 아버지는 친한 친구잖아. 그러니 윤유성은 절대 널 괴롭히지 않을 거야. 그냥...”구지아는 조사하라고 보낸 윤유성의 파일을 떠올리며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이 윤 도련님은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아. 내가 사적으로 배경을 조사해 봤는데, S 국에서 한 사업이 매우 크고 복잡하게 얽혀 있었어. S 국의 사회는 여기
차 세 대의 문이 동시에 열리더니 이소희와 고상아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할아버지!”구레나룻이 하얀 이상철이 우아한 검은색 옷을 걸치고 금빛 독수리 지팡이에 기대어 이소희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아버지, 천천히 내려오세요.”고상아도 맞이하느라 바빴다.이상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신씨 가문의 별장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였다.“지난번 신씨 가문과 혼담을 얘기할 때, 신씨 가문 그 녀석이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고?”고상아는 입술을 꽉 깨물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네.”“왜 그렇게 쓸모없어?”이소희도 고상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듯 입을 삐쭉거렸다.“신씨 그룹 둘째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지 들었을 겁니다. 싫다고 하면 신 회장님이 나서도 소용이 없어요. 진주는 계모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고상아는 부들부들 떨며 나지막하게 해명했다. 남편이 돌아간 후 이 집은 항상 이유희가 지탱하고 있었다. 이유희가 없었다면 고상아는 이상철의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넌 소희의 엄마야, 딸이 괴롭힘을 당했는데 화낼 능력도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이상철은 화가 나서 지팡이로 땅을 쳤다.“우리 이씨 가문도 성주에서 일류 가문이야, 감히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지금 나쁜 자식 하나 때문에 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해? 이게 너희가 내한테 효도하는 거야?”“아버지, 제 잘못이에요. 제가 쓸모없어요.”“할아버지, 엄마도 최선을 다했어요. 엄마를 원망하지 마세요.”이소희는 이상철의 팔짱을 끼며 얌전하게 고상아 대신 말해주었다.“신경주 그 자식, 너무 건방져, 사람을 안중에 두지도 않아!”이상철의 눈에는 불길이 치솟고 핏줄도 불끈했다.“요즘 저놈이 하는 짓은 우리 이씨 가문을 전혀 안중에 놓지 않았다는 거야. 정신차리고 소희랑 결혼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이씨 가문은 신씨 가문의 평생의 적이야!”...클럽의 룸에는 퇴폐적이고 음탕했다. 신효린은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었고, 거의 나체인 두 명의 남자 모델과 춤을 추고 있었다. 사
신광구와 진주가 집에 있었다. 신광구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며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신경주와 이소희의 스캔들은 국내 최고 홍보팀을 찾아 대응했지만, 지금까지도 소문은 멈추지 않고 있다.경주는 신씨 그룹 사장으로서 나타나지도 않고, 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해명도 하지 않아 외부의 추측만 더 부추기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반면 진주는 매년 2억 이상 투자해 정성껏 관리한 긴 머리를 화장대 앞에 앉아서 손질했다. 당시 신광구를 꼬시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했다. 침대에서 욕망이 가득 찰때 신광구가 계속 쓰다듬고 좋아했던 것이 바로 진주의 머리카락이었다.“오빠, 이리 와.”진주는 몸을 비틀어 신광구에게 손가락을 들이댔다.“무슨 일이야?”신광구의 눈은 핸드폰에서 떠나지 않았다.“오빠, 이리 와서 내 머리를 만져봐. 오빠를 위해 매일 잘 보살펴 왔어.”진주의 목소리는 끈적거렸고 눈빛으로 매력을 발산했다.“만져봐, 아직도 전과 똑같아?”“진주야.”신광구는 잠시 멈칫하며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초연서의 일과 관련 있냐는 질문을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러자 화제를 돌렸다.“지난번 나와 아버지의 앞서서 유희가 효정에게 고백했어.”“뭐? 언제?”진주는 벌떡 일어나며 깜짝 놀라 표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얼마 전 경주가 입원했을 때, 효정과 함께 경주를 보러 왔었어.”“좋은 일이네!”진주는 너무 기뻐서 손뼉을 쳤다.“아버지는 무슨 태도야? 이 도련님을 어렸을 때부터 봐왔잖아. 두 가문은 서로 잘 알고 있고 사이도 좋아. 집안 형편도 비슷하니 어르신께서 동의하시겠지?”“전에 효린과 이 도련님을 엮으며 효정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잖아. 지금은 왜 지지하는 거야?”신광구는 담담하게 물었다.진주는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효정을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있잖아. 효정도 내 핏줄이야, 어떻게 안 아프겠어. 그냥 효린의 성격은 이 도련님과 맞지 않고 인연도 없어. 이 도련님이 효정을 좋
진주는 차갑게 웃었다.“그 당시 구아람과 이혼할 때 이미 큰 상처를 주었어. 이번에 이소희와 이런 일이 생겼는데, 구아람의 경직된 성격을 받아 줄 것 같아? 죽어도 안 돼.”‘죽어도 안 돼.’신광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입을 열기도 전에 노크 소리와 함께 집사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신 회장님, 사모님. 이씨 가문의 사람이 오셨습니다.“없다고 해.”신광구는 눈썹을 꼬집으며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신 회장님, 이씨 그룹 회장님도 오셨습니다. 정말 나가서 보시지 않겠습니까?”신광구는 가슴이 내려앉았다.“오빠, 봐봐.”진주는 팔짱을 끼며 입꼬리를 올렸다.“경주와 이소희의 결혼이 결정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은 평화롭게 살 수 없어. 이씨 어르신까지 경동했어. 계속되면 수습하기 어려워.”...이상철은 지팡이 꼭대기에 있는 독수리 머리에 손을 얹고 소파에 위엄 있게 앉아 있었다. 그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감히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어르신, 오실 때 미리 말씀해 주시면 제가 맞이할 수 있잖아요.”신광구는 미소를 지으며 부인 진주와 함께 걸어갔다. 거실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이씨 그룹 사람들이 서 있었다. 분위기는 위압적이었으며 방문객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신광구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웃었다.“어르신, 제가 맞이하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으신 건가요?”“기분이 안 좋은 건 사실이야. 그 이유는 신 회장님도 잘 알 거야.”이상철은 눈썹을 찌푸리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신씨 가문 사람이 참 대범하네. 우리 며느리가 직접 왔는데 얼굴도 안 내밀었어. 내가 직접 와야 네 아들이 나타날 거야?”이소희는 고상아의 품에 안겨 가볍게 흐느끼더니 손수건을 들고 눈물을 닦았다. 동글하고 억울한 얼굴은 불쌍해 보였다. 신광구가 입을 열려고 하자 진주가 먼저 나섰다.“어르신,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경주는 예의를 모르는 아이가 아니에요. 그날 마침 집에 없었어요. 있었으면 왜 보러 오지 않겠어요?”“당
설화 석고로 조각된 회전 계단에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하이패션 회색 정장을 입은 경주가 우아하고 차분하게 내려왔다. 이소희는 경주는 바라보았다. 그 잘생긴 얼굴을 보니 입을 반쯤 벌리며 울음마저 잊었다.‘이 남자는 세상 모든 여자들의 꿈이야. 자존심을 버리고 집착한 건 잘못된 일이 아니야. 신경주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거야!’“둘째 도련님, 무슨 말이야? 네가 우리 손녀를 괴롭혔는데, 우리 손녀의 잘못이야?”이상철의 눈에는 엄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경주는 차갑게 말했다.“알아들으셨잖아요. 왜 다시 반복해서 손녀를 망신 주려고 하십니까?”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무슨 말이야? 설마 그날 밤, 다른 일이 있었어?’이소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상철의 품에 숨고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연세가 있는 이상철이 경주의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숨을 쉴 수 없었고 얼굴이 빨개졌다.“경주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른 앞에서 건방지게 굴지 마!”신광구는 나지막하게 꾸짖었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건방져요?”경주는 또다시 웃었다. 눈동자는 아름답지만 지극히 위협적이었다.“저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 이소희 씨, 맹세를 할 수 있겠어요?”이소희는 온몸에 공포가 엄습했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지난번 호텔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몰랐다고, 완전히 결백하다고 감히 맹세할 수 있습니까?”경주는 깊은 눈으로 차갑게 이소희를 노려보았다. 마치 경찰이 큰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조사하는 것 같았다.“저, 저는.”이소희는 생각을 하더니 순진한 척했다.“둘째 오빠, 왜 그래? 무슨 맹세를 해? 그날 밤, 호텔에서 만나자고 한 건 오빠잖아?”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이소희가 변명할 줄 알았다. 거침없이 말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2051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잖아.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렸는데 오빠가 안 왔어. 그래서 샤워를 하고 천천히 기다리고
순간 경주는 자신이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이소희가 비록 나쁜 버릇을 배웠지만 뼈 속에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소희는 경주 절친의 유일한 동생이다. 하지만 이소희의 인품을 과대평가한 것 같았다. 이소희와 이유희는 그저 혈연관계일 뿐, 그 외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소희는 이미 타락했다. 아니면 본성이 드러났을 수도 있다. 이유희의 동생이라서 경주는 자연스럽게 좋은 마음으로 봤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절친을 생각하며 자비를 베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아가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교통사고라니, 네가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는 어떻게 살 수 있겠어?”하진영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우리 소희는 나 이상철의 유일한 손녀야, 제일 소중한 손녀라고!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라서 고생을 해본 적도 없어. 자신을 저주하며 결백을 증명하는데, 소희의 말이 모두 사실일 거야!”이상철은 이소희의 머릴를 쓰다듬으며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우리 소희의 성품이 여린 편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신남준의 손자가 이런 겁쟁이었어? 자기가 한 행동도 인정하지 못해?”신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주먹을 꽉 쥐며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이 회장님, 그 말은 듣기 불편하네요!”사람들을 앞에서 경주를 무시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감히 우리 아버지까지 모욕해? 참을 수 없어!’“그냥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요, 무슨 요구가 있으면 말하세요! 두 가문은 성주에서 유명한 가문인데, 찾아오신 것만으로도 추한 일이에요. 정말 우리 신씨 가문과 관계를 끊고 싶은 거예요?”이소희의 눈에는 우울한 빛이 번쩍였다. 이상철의 힘을 이용하여 경주와 강제로 결혼하기 위해 이상철을 데려온 것이다. ‘신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지면, 큰 손해를 보잖아?’“신 화장님, 두 가지 요구가 있어. 아주 합리적인 요구야!”이상철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첫째, 당신 아들이 지금 당장 소희에게 사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