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구와 진주가 집에 있었다. 신광구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며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신경주와 이소희의 스캔들은 국내 최고 홍보팀을 찾아 대응했지만, 지금까지도 소문은 멈추지 않고 있다.경주는 신씨 그룹 사장으로서 나타나지도 않고, 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해명도 하지 않아 외부의 추측만 더 부추기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반면 진주는 매년 2억 이상 투자해 정성껏 관리한 긴 머리를 화장대 앞에 앉아서 손질했다. 당시 신광구를 꼬시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했다. 침대에서 욕망이 가득 찰때 신광구가 계속 쓰다듬고 좋아했던 것이 바로 진주의 머리카락이었다.“오빠, 이리 와.”진주는 몸을 비틀어 신광구에게 손가락을 들이댔다.“무슨 일이야?”신광구의 눈은 핸드폰에서 떠나지 않았다.“오빠, 이리 와서 내 머리를 만져봐. 오빠를 위해 매일 잘 보살펴 왔어.”진주의 목소리는 끈적거렸고 눈빛으로 매력을 발산했다.“만져봐, 아직도 전과 똑같아?”“진주야.”신광구는 잠시 멈칫하며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초연서의 일과 관련 있냐는 질문을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러자 화제를 돌렸다.“지난번 나와 아버지의 앞서서 유희가 효정에게 고백했어.”“뭐? 언제?”진주는 벌떡 일어나며 깜짝 놀라 표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얼마 전 경주가 입원했을 때, 효정과 함께 경주를 보러 왔었어.”“좋은 일이네!”진주는 너무 기뻐서 손뼉을 쳤다.“아버지는 무슨 태도야? 이 도련님을 어렸을 때부터 봐왔잖아. 두 가문은 서로 잘 알고 있고 사이도 좋아. 집안 형편도 비슷하니 어르신께서 동의하시겠지?”“전에 효린과 이 도련님을 엮으며 효정의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잖아. 지금은 왜 지지하는 거야?”신광구는 담담하게 물었다.진주는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효정을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있잖아. 효정도 내 핏줄이야, 어떻게 안 아프겠어. 그냥 효린의 성격은 이 도련님과 맞지 않고 인연도 없어. 이 도련님이 효정을 좋
진주는 차갑게 웃었다.“그 당시 구아람과 이혼할 때 이미 큰 상처를 주었어. 이번에 이소희와 이런 일이 생겼는데, 구아람의 경직된 성격을 받아 줄 것 같아? 죽어도 안 돼.”‘죽어도 안 돼.’신광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입을 열기도 전에 노크 소리와 함께 집사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신 회장님, 사모님. 이씨 가문의 사람이 오셨습니다.“없다고 해.”신광구는 눈썹을 꼬집으며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신 회장님, 이씨 그룹 회장님도 오셨습니다. 정말 나가서 보시지 않겠습니까?”신광구는 가슴이 내려앉았다.“오빠, 봐봐.”진주는 팔짱을 끼며 입꼬리를 올렸다.“경주와 이소희의 결혼이 결정되지 않으면, 우리 가족은 평화롭게 살 수 없어. 이씨 어르신까지 경동했어. 계속되면 수습하기 어려워.”...이상철은 지팡이 꼭대기에 있는 독수리 머리에 손을 얹고 소파에 위엄 있게 앉아 있었다. 그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감히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어르신, 오실 때 미리 말씀해 주시면 제가 맞이할 수 있잖아요.”신광구는 미소를 지으며 부인 진주와 함께 걸어갔다. 거실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이씨 그룹 사람들이 서 있었다. 분위기는 위압적이었으며 방문객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신광구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웃었다.“어르신, 제가 맞이하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으신 건가요?”“기분이 안 좋은 건 사실이야. 그 이유는 신 회장님도 잘 알 거야.”이상철은 눈썹을 찌푸리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신씨 가문 사람이 참 대범하네. 우리 며느리가 직접 왔는데 얼굴도 안 내밀었어. 내가 직접 와야 네 아들이 나타날 거야?”이소희는 고상아의 품에 안겨 가볍게 흐느끼더니 손수건을 들고 눈물을 닦았다. 동글하고 억울한 얼굴은 불쌍해 보였다. 신광구가 입을 열려고 하자 진주가 먼저 나섰다.“어르신,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경주는 예의를 모르는 아이가 아니에요. 그날 마침 집에 없었어요. 있었으면 왜 보러 오지 않겠어요?”“당
설화 석고로 조각된 회전 계단에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하이패션 회색 정장을 입은 경주가 우아하고 차분하게 내려왔다. 이소희는 경주는 바라보았다. 그 잘생긴 얼굴을 보니 입을 반쯤 벌리며 울음마저 잊었다.‘이 남자는 세상 모든 여자들의 꿈이야. 자존심을 버리고 집착한 건 잘못된 일이 아니야. 신경주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거야!’“둘째 도련님, 무슨 말이야? 네가 우리 손녀를 괴롭혔는데, 우리 손녀의 잘못이야?”이상철의 눈에는 엄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경주는 차갑게 말했다.“알아들으셨잖아요. 왜 다시 반복해서 손녀를 망신 주려고 하십니까?”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무슨 말이야? 설마 그날 밤, 다른 일이 있었어?’이소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상철의 품에 숨고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연세가 있는 이상철이 경주의 말을 듣자 화가 나서 숨을 쉴 수 없었고 얼굴이 빨개졌다.“경주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른 앞에서 건방지게 굴지 마!”신광구는 나지막하게 꾸짖었지만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건방져요?”경주는 또다시 웃었다. 눈동자는 아름답지만 지극히 위협적이었다.“저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입니다. 이소희 씨, 맹세를 할 수 있겠어요?”이소희는 온몸에 공포가 엄습했고,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지난번 호텔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몰랐다고, 완전히 결백하다고 감히 맹세할 수 있습니까?”경주는 깊은 눈으로 차갑게 이소희를 노려보았다. 마치 경찰이 큰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조사하는 것 같았다.“저, 저는.”이소희는 생각을 하더니 순진한 척했다.“둘째 오빠, 왜 그래? 무슨 맹세를 해? 그날 밤, 호텔에서 만나자고 한 건 오빠잖아?”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이소희가 변명할 줄 알았다. 거침없이 말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2051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잖아.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렸는데 오빠가 안 왔어. 그래서 샤워를 하고 천천히 기다리고
순간 경주는 자신이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이소희가 비록 나쁜 버릇을 배웠지만 뼈 속에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소희는 경주 절친의 유일한 동생이다. 하지만 이소희의 인품을 과대평가한 것 같았다. 이소희와 이유희는 그저 혈연관계일 뿐, 그 외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소희는 이미 타락했다. 아니면 본성이 드러났을 수도 있다. 이유희의 동생이라서 경주는 자연스럽게 좋은 마음으로 봤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절친을 생각하며 자비를 베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아가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교통사고라니, 네가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는 어떻게 살 수 있겠어?”하진영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우리 소희는 나 이상철의 유일한 손녀야, 제일 소중한 손녀라고!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라서 고생을 해본 적도 없어. 자신을 저주하며 결백을 증명하는데, 소희의 말이 모두 사실일 거야!”이상철은 이소희의 머릴를 쓰다듬으며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우리 소희의 성품이 여린 편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신남준의 손자가 이런 겁쟁이었어? 자기가 한 행동도 인정하지 못해?”신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주먹을 꽉 쥐며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이 회장님, 그 말은 듣기 불편하네요!”사람들을 앞에서 경주를 무시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감히 우리 아버지까지 모욕해? 참을 수 없어!’“그냥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요, 무슨 요구가 있으면 말하세요! 두 가문은 성주에서 유명한 가문인데, 찾아오신 것만으로도 추한 일이에요. 정말 우리 신씨 가문과 관계를 끊고 싶은 거예요?”이소희의 눈에는 우울한 빛이 번쩍였다. 이상철의 힘을 이용하여 경주와 강제로 결혼하기 위해 이상철을 데려온 것이다. ‘신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지면, 큰 손해를 보잖아?’“신 화장님, 두 가지 요구가 있어. 아주 합리적인 요구야!”이상철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첫째, 당신 아들이 지금 당장 소희에게 사과해
“사모님, 우리 가족의 상황을 몰라서 그래요. 우리 집 오 씨 아줌마는 가정부지만 우리 가족에서의 지위가 매우 높아요.”진주는 일부러 오 씨 아줌마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손님은커녕, 주인인 우리조차도 안중에 없어요.”“아줌마의 지위가 왜 높은지, 진주 이모가 잘 알 거예요.”경주는 오 씨 아줌마 곁에 다가가 보호해 주었다. 차갑게 번쩍이는 칼날이 진주를 향해 곧장 날아오는 것처럼 진주를 바라보자 깜짝 놀랐다.“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줌마가 계속 제 곁에서 저를 돌보았어요. 친아들처럼 곁에서 지켜줬어요. 제 마음속에서 아줌마의 위치는 어머니만큼 중요해요.”“도련님.”오 씨 아줌마는 감동해서 눈가에 눈물을 고였다.“그리고 이미 말씀드렸지만, 신씨 가문에서 아줌마는 제 의식주만 책임진다고 했잖아요. 당신들의 가정부가 아니에요. 안중에 두지 않는 것도 정상 아닌가요, 진주 이모?”사람들은 웃었다. 결국 신씨 가문에서 오 씨 아줌마의 인기는 진주 모녀보다 훨씬 더 강했다.“너.”진주는 원망에 이를 악물었지만, 계속 따지면 너무 추해질 것 같았다.“사과 외에 두 번째 요구도 있어.”이상철은 여자들의 다툼을 신경 쓰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신 회장님,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해결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야. 우리 두 가문이 혼인을 하는 거야. 둘째 도련님이 우리 소희와 결혼을 시키는 거야!”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이소희와 결혼해라고요?”경주는 실소를 하며 안색이 싸늘해졌다.“이 선생, 저 신경주를 무엇으로 생각해요? 아무 여자나 가지고, 아무 여자나 저 신경주의 아내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여색을 가까이 두지 않지만 여자를 고르지 않는 건 아니에요.”사람들은 이 말에 충격을 받았다. 경주는 이소희를 대놓고 욕하지 않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소희의 가슴을 찔렀다. 이소희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화가 나서 얼굴 전체가 하얘졌다.“경주야, 말 조심해!”신광구는 이씨 가문의 강압에 불만이 있었지만, 두 집안의 사이가 틀어지는
지금 상황에서 경주가 아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사모님이 갑자기 왜 여기 온 거지? 이씨 가문이 결혼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도련님을 구하러 온 건가?’아람은 검은 벨벳으로 디자인된 검은 정장을 입고 해초 같은 흑발을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붉은 입술은 저속하지 않고 아름답지만 카리스마도 보였다. 모순되는 두 기질은 항상 아람에게 어울렸고, 심지어 감탄을 일으켰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만으로도 이유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완전히 무너졌다.고상아는 갑자기 나타난 아람을 보자 위축된 가슴을 가리기 바빴다. 심장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아람의 영광스러운 업적을 떠올렸다. 온 가족이 연합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할, 할아버지. 제가 말씀드리던 그 사람이에요. 구아람!”이소희는 이상철의 귀에 대고 불안하게 중얼거렸다.“에전에 저를 많이 괴롭혔어요. 할아버지, 꼭 화풀이해주세요.”이상철은 어두운 눈빛으로 아람의 아름답고 고귀한 얼굴을 쳐다보며 기분이 복잡해졌다. 아람은 처음 만나지만, 아버지인 구만복과는 오랜 지인이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는 아니다. 하지만 구만복은 인품이 최고로 꼽히는 정의로운 거물이다. 신광구와의 사이는 틀어질 수 있어도 구만복의 딸을 마주했을 때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었다.“신 회장님,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실례합니다. 아, 어르신도 계셨네요.”아람은 웃으며 비굴하지도 않고 거만하지도 않게 이상철을 향해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이씨 어르신.”‘도량이 넓고 대범하며 교양이 있네, 역시 구만복의 딸이야!’이소희는 불안한 마음에 낮은 목소리로 재촉했다.“할아버지, 할아버지 왜 아무 말씀 안 하세요! 저를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저의 연적이에요. 저와 둘재 오빠를 빼앗아요!”이상철은 입을 꾹 다물었다. 손녀를 대신 화풀이를 할 수 없었다. 이런 대단한 큰 인물이 계집애와 따지는 건 도량이 좁아 보인다.경주는 불처럼 타오르는 시선으로 아람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홀은 고요했다. 아람의 기운은 위압적이어서 모두가 얼음 창고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위협적인 모습은 이상철보다 못지않았다.진주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아람은 이씨 가문이 결혼을 강요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남자를 뺏으러 온 줄 알았다. 원래 흥비진진한 싸움을 보려고 했는데, 자기를 찾으러 온 아람을 보자 어안이 벙벙했다.“구아람 씨, 저요? 저와 무슨 갈등이 없잖아요. 왜 저를 찾아요?”진주는 당황하며 헛웃음을 지었다.“사모님과 저의 갈등은, 제가 신 사장님과 이혼할 날 끝났어요.”아람이 말투는 가벼웠고 감정이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지인 한 분과의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그러나 가벼운 한마디는 마치 수류탄처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소희야, 구아람 씨가 뭐라고 하셨어? 전 부인? 무슨 일이야?”이상철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이소희를 쳐다보았다.“할아버지, 제가 얘기했었는데, 잊어버렸어요?”이소희는 다소 소심하게 말했다.“네가 언제 얘기했었어? 할아버지는 늙었지만 노망난 건 아니야! 신경주가 이혼했었다고 언제 말했어?”올해 이상철은 회복을 위해 쭉 해외에 있었다. 국내 사업은 기본적으로 손자 이유희와 둘째 아들 이준상에게 맡겼다. 경주가 결혼했지만 이혼했고, 심지어 전처가 구만복의 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속임을 당한 기분이 들었다.“이 선생, 도련님께서 이혼을 하셨는데 그게 뭐 어때서요?”오 씨 아줌마는 이상철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우리 도련님은 신 같은 사람이에요. 여덟 번 이혼하더라도 우리 도련님과 결혼하기 위해 줄을 서는 여성이 이씨 가문 문 앞까지 도달해요. 게다가 손녀도 우리 도련님에게 시집을 오고 싶어 하잖아요. 손녀도 신경 쓰지 않는데, 왜 싫어하는 거예요?”“이 아줌마가 말할 자격이 있어?”이상철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여긴 신씨 가문이에요. 이씨 가문이 아니라. 제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오 씨 아줌마는 차갑게 콧
‘구아람이 왜 이런 얘기를 해? 설마, 뭔가를 알아낸 건가? 그 남자가 날 배신했어? 아니야, 그럴 일 없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구아람 씨, 할 말이 있으시며 다른 날에 이야기해요. 아니면 내일 시간을 잡으세요.”신광구는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아람을 보내고 싶어서 일어났다.“보시다시피 우리 집에 손님이 계셔서 정말 불편해요.”원래 미소 짓고 있던 아람의 눈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입을 열려고 하자 경주가 아람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당겼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위층으로 끌어갔다.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인했다.“뭐, 뭐 하는 거야, 신경주. 놔!”아람의 얼굴은 빨개졌다. 벗어나고 싶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주는 한번 결심하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다.“오!”오 씨 아줌마는 입을 막으며 흥분했다.‘도련님이 카리스마 넘치네, 사모님이 너무 수줍어하네!’“경주야, 신경주. 어디 가? 이리 와!”신광구가 아무리 소리쳐도 경주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아람을 이끌고 홀 밖으로 사라졌다.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 남겨졌다. 남자 주인공이 사라져 설치되어 있던 극장 무대가 더 이어가지 못했고, 현장은 너무나도 어색했다.특히 이소희는 원망스러운 마음에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람이 나타나면 어디에 있든, 누가 있든, 즉시 그곳의 유일한 여자 주인공이자 관심의 중심이 된다.이소희는 이 순간 문득 깨달았다. 아람을 미워하는 건 경주가 사랑하는 여자이고, 연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소희는 여전히 깊이 미워하고 질투하는 것은 아람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빛과 누구도 경쟁할 수 없는 자부심이다.이소희의 세계에서 태양은 오직 하나뿐이며 그것은 바로 자신이다. 자기보다 더 대단하고 멋진 사람을 용납할 수 없었다.“아빠, 엄마. 나왔어!”신효린은 헐떡이며 달려왔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새 옷도 갈아입었다. 하지만 여전히 막 깨어난 표정이었고 다크서클이 심하며 술 냄새를 풍겼다. 새하얗던 입술을 빨갛게 칠해져 죽은 아이를 잡아먹은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