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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Author: 류한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5-31 17:50:25
이를 들은 이현이 깜짝 놀라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디에요? 지금 거기로 갈게요.”

“대표님, 혹시 무슨 일 있어요?”

승아는 어딘가 많이 다급해보이는 이현에게 물었다.

“지유한테 사고가 났대요.”

이현은 승아를 거들떠볼 새도 없이 바로 뛰어갔다.

승아는 그렇게 허둥지둥 달려가는 이현의 뒷모습을 보며 그가 지유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승아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아까 만났을 땐 멀쩡하던 지유가 마침 사고가 났다고?

선물한 쇼핑백이 그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걸 보고 승아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옆에 선 매니저가 이렇게 말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사고는 무슨? 그냥 대표님이 여기 있는 거 알고 일부러 방해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승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그래도 체면을 지키려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까지야 하겠어? 지유 씨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야. 진짜 무슨 사고가 났을 수도 있어. 내가 가서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언니, 언니는 너무 착해요. 나는 온지유 씨가 만만치 않아 보이던데.”

매니저가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언니도 참고만 있지 마요. 대표님은 옆자리는 원래 언니였어요. 온지유 씨가 그 자리를 빼앗은 거고. 온지유 씨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대표님과 다시 이어졌을 텐데.”

매니저는 지유를 깎아내리며 승아 편을 들고 있었다.

소식을 듣고 온 곳은 한 호텔이었다. 허둥지둥 위로 올라가 스위트룸에 쳐들어간 이현이 큰 소리로 외쳤다.

“온지유!”

들어가 보니 지유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주변을 빙 둘러봐도 위험한 구석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현은 방 구석구석 열심히 검사했다. 그러더니 침대맡으로 걸어가 이렇게 소리쳤다.

“온지유!”

잠에서 깬 지유가 이현을 보고는 일어나 앉았다.

“이현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아까 여희영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여희영이 갑자기 앉아 있는 게 힘들다며 근처에 있는 호텔로 가자고 했다.

지유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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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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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용
계속 읽고싶은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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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와 권다솔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바쳤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호구 짓’ 같은 말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다솔 씨는 한 번도 나를 배신하거나 잘못한 적 없어. 오히려 내가 잘못했지. 그리고 어머니, 친아들한테 약을 먹이는 짓은 어머니밖에 못 할 겁니다.”배진호는 병상에 누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깊은 슬픔과 무력감이 그를 짓눌렀다.그는 지금도 어머니가 자기에게 약을 먹였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픈 상황에서 아들로서 그 과거를 들추거나 모른 척할 수도 없었다.결국 모든 감정을 억누르며 버틸 수밖에 없었고 그 기분은 정말 참기 어려웠다.배성연은 약을 먹인 일에 대해선 몰랐다. 그녀는 정미진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처음 자신을 불렀을 때 이런 일까지 있었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이때 정미진은 갑자기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고 석규리는 급히 다가가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아주머니,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지금 몸 상태로는 절대 화내면 안 된다고요. 일단 진정하시고 쉬셔야죠.”“규리야, 봤지? 내가 이렇게 병상에 누워 아무것도 못 하는데도 일부러 나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정미진은 특정 인물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시선은 아들을 향하고 있었다.배진호는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아들이 병실에 있는 게 기분만 나빠진다면 차라리 나가는 게 낫겠어요. 그래야 어머니도 마음 편히 요양할 수 있겠죠.”그는 더 이상 이곳에서 억눌린 채로 있고 싶지 않았다.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말로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았다.왜 자신은 이런 부모를 만나서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가, 가려거든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마. 네가 어릴 때 온갖 고생 다 하며 널 키웠는데 이젠 내가 늙고 병드니까 짐짝 취급을 받는구나. 됐다, 너희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아도 좋아. 내가 죽더라도 너는 부르지 않을 거야. 밖에서 네 맘대로 살고,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14화

    권다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사실 그녀도 아이를 정말 좋아했다. 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나도 기뻤다.그런데 결과는?아이를 잃었고 깊이 사랑했던 남편도 잃었다. 한때 행복했던 순간들은 마치 환상처럼 손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깨져버렸고 남은 것은 산산조각 난 유리 조각들뿐이었다.“미안해. 내가 괜히 네 아픈 기억을 건드렸어. 다 내 잘못이야.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바보 같이...”남태건은 점점 초조해지며 자신의 뺨을 때렸다.두 번째로 자신을 때리려 했지만 권다솔은 그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러지 마세요. 태건 씨를 탓하려는 게 아니에요. 이건 태건 씨 잘못이 아니잖아요.”그녀가 아이를 잃은 건 남태건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게다가 방금 했던 말도 그녀에게 크게 상처가 되지 않았다. 아이를 잃었다고 해서 주변 모든 사람이 그녀 앞에서 아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건 현실적이지 않았다.“그래도 네가 힘들어할까 봐 걱정돼. 다솔아, 기분이 안 좋으면 마음껏 화를 내. 나를 화풀이 대상으로 써도 괜찮아. 난 널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어.”남태건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권다솔은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며 시간을 확인하려 했지만 화면에는 끝없이 많은 메시지로 가득 차 있었다.모두 배진호가 보낸 메시지였다.그렇게 많은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녀는 단 하나도 읽고 싶지 않았다.권다솔은 모든 메시지를 선택하고 삭제 버튼을 눌렀다.남태건은 계속해서 그녀의 휴대폰을 흘끗거렸다.각도상 화면의 글씨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 권다솔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낼 사람은 한 사람뿐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배진호다!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꼈다. 권다솔이 유산한 이후로 배진호는 남태건과 비교할 자격조차 없게 되었다.방금 일부러 떠본 결과 권다솔은 아직도 그 아이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생명의 무게가 가로막혀 있고 정미진이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둘이 다시 함께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13화

    아래층으로 내려간 두 사람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김영은과 마주쳤다.“어머님.”남태건은 정중하게 인사했다.김영은은 고개를 들어 남태건을 바라보며 점점 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권다솔에게로 향하자 눈에는 걱정이 어렸다.“다솔아,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다크서클이 심하니? 설마 어젯밤 한숨도 못 잔 거야?”생각해 보면 권다솔과 배진호는 서로 깊이 사랑했던 사이였다.지금 이혼을 결정한 것이 그녀에게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김영은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오래 끌며 고통받느니 짧게 끝내는 것이 낫다고 김영은은 생각했다.가슴 아프지만 딸을 위해 다시 그런 잘못된 관계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아니에요 엄마. 어젯밤에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 추워서 깼어요. 그래서 잠을 설친 거예요.”권다솔은 어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대충 변명을 했다.하지만 엄마인 김영은이 딸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딸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지만 굳이 지적하지 않고 말했다.“오늘 주말이니까 둘이 밖에 나가서 좀 돌아다니렴. 가면서 내 스킨케어 제품 하나 사다 줄래? 마침 다 썼거든.”“네, 알겠습니다.”남태건이 웃으며 바로 대답했다.그는 김영은을 기쁘게 만드는 데 능숙했다. 몇 마디 말로도 그녀를 웃게 만들었다.김영은은 시계를 한번 올려다보며 말했다.“그래, 이제 너희 둘도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나가 놀아. 젊은 사람끼리 얘기 나눌 거리가 있잖아?”권다솔은 어머니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집으로 돌아온 후 어머니의 눈의 지울 수 없는 근심을 보며 그녀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자신이 잘못한 탓에 어머니까지 걱정하게 만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지금 남태건이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고 또 그녀와 함께 연기를 해 준다니 권다솔은 굳이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그럼 엄마, 저희 먼저 다녀올게요. 저녁에는 일찍 들어와서 같이 먹을게요.”“너희가 저녁을 안 먹고 들어와도 상관없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12화

    하지만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딸이 더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길 바란다.지금 배진호가 약간의 성과가 있는 이유는 여이현의 지원 덕분이다.만약 어느 날 여이현이 돕는 것을 멈춘다면?혹은 배진호가 창업에 성공한 뒤 새로운 여자를 만나 권다솔을 이용만 하고 차버린다면?그렇게 되면 권다솔은 너무나 불행하지 않겠는가?김영은은 이전부터 이런 점이 걱정되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딸의 행복을 막을 수 없었다.이번 다툼을 계기로 그녀는 더 확신하게 되었다.배진호는 절대로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직접 진호 씨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봤거든요. 우리가 다시 화해하면 제가 뭐가 되는데요?”권다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김영은은 처음에는 단순히 다툼 정도로만 알았지만 이 말을 듣자 얼굴이 점점 더 굳어졌다.“참 기가 막히는구나. 지금부터 다른 여자랑 놀아났다면 나중에 창업 성공하면 두세 명씩 끌어안고 다니겠네? 이혼해라! 너희 둘, 내일 당장 가서 이혼하자. 이혼서류부터 받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권다솔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방으로 돌아간 뒤 달력을 보니 내일이 주말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주말에는 법원이 문을 열지 않으니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다.권다솔은 휴대폰을 꺼내 배진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다음 주 월요일 법원 앞에서 만나요.][다솔 씨, 법원에는 왜요?]배진호는 그녀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답장을 보냈다.그는 휴대폰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사실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법원에 가자는 건 이혼증을 받으러 가자는 말이었다.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녀에게 매달려 보았다.[우리 둘이 먼저 한 번 만나요. 우리 사이에는 아직 오해가 많아요. 정말 이혼을 원한다면 오해를 풀고 나서 이야기해요.][둘이서 더 할 얘기는 없어요. 전에도 이혼 신고하러 가자고 했는데 당신은 나오지 않았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11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야. 너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엄마랑 아빠가 처리할 거야.”온지유는 별이를 이 일에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별이는 아직 어리니까 행복하고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어른들의 문제에 휘말릴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별이는 그런 엄마와 아빠의 생각과 달랐다.“엄마, 아빠, 우리는 가족이잖아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고 싶어요.”“네가 네 자기 몸을 잘 돌보는 게 우리에게 가장 큰 도움이고 엄마랑 아빠는 너희를 잘 지킬 거야.”온지유는 손을 뻗어 별이의 작은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그녀는 두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정체는 여이현이 철저히 파헤칠 것이다.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네, 저는 엄마 아빠를 믿어요! 두 분이 분명 잘 해내실 거라고요!”별이는 얼굴 가득 밝은 미소를 지었다.아이가 안전벨트를 바르게 착용한 것을 확인한 후 여이현은 차를 출발시켜 집으로 향했다....권다솔의 집.지난번 김영은과 권용민이 호텔까지 찾아온 뒤 권다솔은 정식으로 집으로 돌아와 살게 되었다.김영은은 집안의 가사 도우미들에게 말했다.“영양 있는 음식을 더 준비해서 다솔이의 건강을 잘 챙겨주세요.”“엄마, 정말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저 정말 괜찮아요.”권다솔은 이 모습을 보며 속이 시큰해지고 쓰라렸다.역시 그녀를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은 친부모라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정말 큰 실수를 했었다.배진호 때문에 부모님과 다투다니, 그때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지금 네 모습을 좀 봐봐. 온몸에 살이 하나도 없잖니. 엄마는 이런 걸 다 겪어봤어. 여자는 아이를 낳든, 몸을 회복하든 반드시 영양을 잘 챙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병을 남기기 쉽단다. 네가 지금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왜 제대로 쉬면서 몸을 돌보지 않겠니?”김영은은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권다솔의 집안은 배진호의 집과는 전혀 달랐다.그들은 경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10화

    소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하지만 그녀는 너무 어렸고 직원의 품에 안긴 상태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땅에 닿을 수 없었다.그저 온지유 가족 세 사람이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소미를 떠나보냈지만 온지유와 가족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이미 다 끝난 일이니까 이제 신경 쓰지 말고 음악이나 들으면서 기분을 풀어볼래?”여이현이 침묵을 깨며 말을 꺼냈다.온지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무 노래나 틀어줘.”여이현이 자동차 키를 꽂자 차량 스크린이 켜졌고 그 화면에 검은 옷을 입고 가면을 쓴 남자가 나타났다.그의 얼굴은 온통 가면에 가려져 있었고 오직 두 눈만 보였다.그는 위협적인 눈빛으로 여이현을 응시했다.“당신 누구야?”여이현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왠지 이 남자가 소미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그의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한참을 비웃더니 되물었다.“여이현, 아이가 둘 있다며? 그런데 왜 차 안에는 한 명만 있지? 다른 아이는 데리고 나오기 싫었던 거야? 아니면 그럴 능력이 없었던 거야?”“네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능력까지는 없겠지.”여이현은 그 말속에 숨겨진 의미를 즉시 알아차렸다.그의 시선은 점점 더 차가워지며 단호히 말했다.“소미는 네놈이 보낸 거였군.”그의 말은 질문이 아니라 확신이었다.예전부터 그는 소미 뒤에 분명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런 독약을 구할 수 있었겠는가.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그 대신 그는 여전히 여이현을 도발하며 말했다.“알고 싶다면 직접 조사해 보라고. 다만 누가 더 빠를지 지켜보자고.”그 말을 마친 뒤 차량 스크린이 갑자기 꺼졌다.몇 초 뒤 화면이 다시 켜졌을 때는 이미 평소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온지유의 표정 역시 어두웠다.“소미를 대사관에 데려다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소식을 알고 우리 차까지 해킹한 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09화

    여이현이 뒤에서 돕지 않았다면 배진호 혼자 힘으로 무슨 수로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예전에는 권다솔이 그를 너무나도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그 틈을 파고들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배진호의 행동으로 인해 그 사랑에 금이 갔다.지금의 남태건은 자신이 그 금을 점점 더 크게 만들고 결국 완전히 깨트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대사관.소미는 울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온지유와 여이현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차가 멈추자 온지유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뒤 소미를 차에서 데리고 내려오려고 했다.“싫어요! 저 차에서 안 내려요!”소미는 작은 손으로 안전벨트를 꼭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손등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볼을 타고 옷 위로 흘러내렸다.“부탁이에요. 저를 집으로 데려가 주세요. 전에는 저를 가족처럼 대해 주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버리려는 거예요?”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다.지금 이 상황에서 소미는 아직도 도덕적 책임을 들먹이다니.온지유는 더 이상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허리를 숙여 소미의 손을 억지로 떼어냈다.그리고 강제로 그녀를 차에서 끌어내 대사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직원들 앞에서 온지유는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저는 안 가요! 저는 당신들 나라 사람이 아니에요. 이분들이 제 아빠, 엄마예요. 우리는 가족이고 별이는 제 오빠라고요!”소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 쳤다.직원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자신의 운명이 바뀔 거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냉혹했다.사실이 아닌 몇 마디 거짓말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직원은 곧바로 소미의 입국 기록을 확인했다.이 기록은 그녀의 신원을 증명할 수 있었다. 직원은 온지유에게 말했다.“우리는 이 아이를 최대한 빨리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가족에게 연락할 것입니다.”가족이 그녀를 데리러 올지 말지는 그들 문제였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08화

    권다솔은 확실히 이 일을 부모님들이 벌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더 이상 남태건에게 나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이어가지도 않고 이내 창밖의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봤다. 남태건이 뒤에서 무슨 말을 하건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다시 부모님들을 언급하자 그제야 권다솔은 고개를 돌렸다.“다솔아, 네가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넌 여전히 두 분의 딸이야. 설마 정말 두 분이 아무 말 없으실 거라고 생각한거야? 너와 진호 씨 일은 이미 다 알고 계셨어. 네가 묵은 이 호텔도 부모님이 지분을 갖고 계시는걸.”권다솔은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점은 눈치채지 못했다.권다솔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해 봤다.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은 이 호텔 체인의 지분을 1% 갖고 있었다.이 정도 지분으로는 호텔의 경영에는 손을 댈 수 없었지만 투숙인을 찾는것 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정말 남태건을 오해했던 것이었다.권다솔은 남태건에게 사과했다.“미안해요, 조금 전에는 당연히 태건 씨가 부모님을 데려온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희는 정말로 함께 할 수 없어요.”“알아, 우리는 그저 친구일 뿐이라는 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부모님은 받아들이시지 않잖아. 예전부터 우리를 이어주려고 했던 분들이시고 지금 배진호와도 이런 꼴이 돼버렸으니 부모님들도 네가 빨리 다시 서길 바라는 거야.”남태건은 자신에게 아무런 사심도 없는듯한 프레임을 씌웠다.하지만 사실 이 모든 일은 그의 계산 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배진호의 일을 부모님에게 과장해 알린 것도, 권다솔이 묵고 있는 호텔을 알아내 직접 찾아온 것도 남태건이었다.그의 부모 역시 아들이 권다솔과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했으니 더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양쪽 집안의 조건도 비슷했기에 혼사는 완벽한 선택이었다.“그러니까 우리 둘이 잠깐 연기를 하자. 부모님들께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야. 당분간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널 많이 신경 쓰시겠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더는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으실 거야.”남태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07화

    권다솔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머니의 말을 거절했다.“엄마, 나 지금 겨우 진호 씨랑 헤어졌고 잠깐 머리 식히러 나온 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벌써 다른 남자랑 결혼하라고 할 수 있어요? 난 정말 그렇게는 못 해요.”정말로 새로운 인연을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었다.더구나 그녀는 지금 애초에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그녀는 남태건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시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다.“다솔아, 엄마도 네 생각과 같았어. 네가 먼저 이 상황에서 벗어난 뒤에 다시 시작해 보자고. 그런데 지금 네가 혼자 호텔에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걸 보면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마음을 놓겠니?”김영은은 딸을 계속 설득했다. 차라리 남태건이 곁에 있어 준다면 최소한 서로 의지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권용민은 더 진지하게 말했다.“태건이는 너에게 정말 진심으로 잘하려고 노력 중이야. 그런데 네가 그 마음을 계속 거부해서 무슨 좋은 점이 있단 말이냐?”집안에서 딸을 평생 부양할 능력은 있었고 그녀를 책임지는 데 문제도 없었다.그러나 부모라는 존재는 언젠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올 수밖에 없다. 그때가 되면 다솔이는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배진호는 바깥에서 다른 여자들과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 그들의 딸은 그런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평생 고통받아야 한다는 것인가!“아빠, 엄마. 제 감정도 좀 생각해 주세요. 전 방금 아이를 잃었어요. 그런데 바로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라고요? 저도 사람이에요. 애완동물 가게의 고양이도 아니잖아요. 봄이 되었다고 아무렇게나 짝지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권다솔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누구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도 않았다.권용민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권용민은 딸을 억지로 결혼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권다솔이 배진호를 잊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이었다. 만약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지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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