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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1화

작가: 류한나
나도현은 눈앞에 있는 양시은을 보았다.

“그리고 줄 게 하나 더 있어.”

“뭔데?”

나도현이 내민 상자를 열자 안에는 반지가 있었고 그녀는 조금 당황하게 되었다.

“지금 껴야 하는 거야? 하지만 이건 내일에...”

“일단 먼저 껴봐.”

나도현은 오래전부터 그녀를 위해 준비한 반지임을 설명해주었고 다만 그때 그녀가 자신의 곁에 없어서 주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직접 사이즈를 재보고 산 것이 아니었기에 대충 짐작으로 반지를 맞추었고 정말로 그녀의 손가락이 맞는지는 몰랐다.

그런 그의 설명을 들은 양시은은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았고 나도현이 말한 그때는 아마 그녀가 그를 떠난 그때일 것이다... 그때의 그녀는 이미 그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몰래 반지를 준비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더는 나도현을 거절할 수 없었고 눈물을 머금은 두 눈을 하며 손을 내밀었다. 목소리도 어느새 눈물에 젖어 있었다.

“그럼 당신이 끼워줘. 그래 줄 거지?”

“당연하지.”

나도현은 대답한 후 양시은의 손을 잡아 손등에 키스했고 이내 조심스럽게 반지를 끼워주었다.

은빛을 내는 반지는 그녀의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빛을 냈다. 반지를 낀 손을 드니 자신의 인생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같았고 반지에 이니셜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지에는 대문자로 ‘N&Y'라고 적혀 있었다. 글자를 빤히 보는 양시은의 모습에 나도현이 살풋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성에서 하나씩 따온 거야. 마음에 들어?”

양시은은 나직하게 대답했다.

“응, 마음에 들어. 너무 마음에 들어.”

두 사람은 밝은 달빛 아래서 서로 끌어안았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양시은은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시은 씨가 새신부 되는 날이니까 제가 화장해 드릴게요. 오늘 하루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이쁜 신부가 되어드리게 하죠!”

온지유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양시은은 입꼬리를 올렸다.

“저도 지유 씨에게 부탁하려고 했었어요.”

온지유는 그녀의 제일 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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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서의 말에 인명진은 침묵했다. 잊지 못한 사람이 확실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속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한 사람만 존재했다. 온지유, 바로 그의 율이였다.다만 유감스럽게도... 그가 온지유를 찾았을 땐 이미 여이현과 결혼한 상태였고 아이도 있었다. 나중에 여이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도 온지유는 변함없이 여이현을 사랑했다.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온지유의 마음속에 들어 살 수 없었다.온지유만 떠올려도, 그녀가 행복한 모습만 봐도 그는 행복했다. 하지만 그가 느끼는 이 외로움은 너무도 괴로운 것이었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다만 인명진은 빠르게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드는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버렸다.“내가 준 업무는 다 했어요? 아무래도 내가 일을 너무 적게 줬나 봐요. 나한테 이런 관심을 보일 정도면?”비서는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아니요.”인명진은 담담하게 말했다.“가서 할 일이나 하세요. 쓸데없는 것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요.”“네, 알겠습니다.”말을 마친 비서는 바로 자리를 옮겼다.며칠 후.김혜연과 신무열의 태아가 성공적으로 잉태되었다. 그 뒤로 모든 건 절차대로 움직였고 김혜연은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그녀와 신무열에게 드디어 아이가 생겼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온지유는 법로를 부축해주고 있었다.“아버지, 좋은 소식도 들려왔으니까 꼭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저랑 오빠의 아이들을 아버지가 돌봐주셔야죠.”온지유는 말을 하고 나니 또 괜스레 눈물을 나올 것 같았다. 법로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곁에 있어 주면서 아이들을 돌봐줄 생각이었다. 그녀와 여이현이 편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쉴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돈도 아끼지 않고 썼다.법로는 심지어 집안의 작은 가구도 고민하지 않고 사주었다. 특히 아이들이 원하는 장난감이 있으면 바로 사주었다. 온지유는 자신과 법로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은 하늘이 조금 원망스러웠다.사실 법로도 하루라도 더 오래 살고 싶었다. 다만 그의 생명은 다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70화

    법로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몰랐지만 시험관 시술을 받아 성공적으로 임신하게 되면 법로에겐 아주 기쁜 소식이 되어줄 것이다.김혜연과 신무열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병원장 인명진이 직접 데리고 온 환자였던지라 의사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시험관 시술을 받는 과정은 아주 고통스러웠다. 신무열은 그런 김혜연이 너무도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지만 이미 법로의 앞에서 얘기를 꺼낸 이상 법로도 묵인하고 있었다.신무열은 김혜연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혜연아, 미안해. 고생했어. 아버지 상황도 봐서 알잖아. 게다가 이미 시험관 시술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고. 아버지에게도 우리의 아이를...”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신무열은 내뱉었던 말을 취소했을 테지만 법로의 앞에서는 그것이 너무도 어려웠다.“괜찮아요. 사과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저도 얼른 아이를 낳고 싶은걸요.”김혜연은 그런 신무열을 안아주었다. 애초에 그녀는 신무열의 아이를 너무도 원하고 있었기에 신무열이 자신에게 부채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도 알고 있었다. 신무열이 그녀가 고생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법로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안겨주고 싶을 뿐이다.이것은 인지상정이었다. 더구나 그녀에겐 부모님이 없었고 신무열과 결혼한 순간부터 법로가 그녀의 아버지가 되었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 시한부이니 그녀도 당연히 신무열과 똑같이 하려 했을 것이다.신무열은 그녀의 이마에 키스해주었다.“고생했어.”“괜찮아.”곧이어 김혜연과 신무열은 서로 다른 진료실로 들어갔고 법로는 온하윤과 별이, 그리고 온지유와 함께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온지유는 따스한 햇볕이 창문으로 들어와 법로만 비추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인지 지금의 법로 모습은 유난히도 온화해 보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나 김혜연과 신무열의 아이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법로는 자기 자식들이 얼른 가정을 이루어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인명진의 덕분에 그들의 시술을 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9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왜 죽어요?”온지유는 더는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눈물을 터뜨린다면 멈추기 힘들 것 같았다.법로는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세상 만물에서 죽지 않는 것은 없지. 인간은 언젠가 죽게 되어 있단다. 게다가 내가 살아서 너를 찾은 것만으로도, 네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도, 네 용서를 받은 것으로도 이미 충분하단다.”“됐으니까 얼른 식사하세요. 다른 말씀은 하지 마시고요.”법로도 계속 말을 이어가면 눈물이 흘러나올까 봐 두려웠다.“그래.”온지유는 감정을 갈무리하곤 아이들에게 법로의 곁에 더 많이 있어 주라고 말했다.신무열과 김혜연은 다음 날 점심에 도착했다. 법로는 그들을 보자마자 온지유가 부른 것임을 바로 눈치채고는 말했다.“Y 국에 처리할 업무가 얼마나 많은데 왜 온 것이냐. 지금 또 나라가 발전할 좋은 기회이지 않으냐. 내가 누누이 말했지. 중요한 일부터 하라고.”신무열은 앞으로 다가갈수록 법로의 안색이 전보다 나빠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지만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지금은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온 거잖아요. 지유도 볼 겸 말이에요. 혜연이가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경성에 좋은 의사가 있어서 겸사겸사 진찰도 받아보려고 온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도 경성에 계시잖아요. 안 그래요?”신무열은 일부러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법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내 지금 상태로는 메스를 들기도 어려울 것 같구나. 인명진이 잘하니까 아이를 원하면 인명진한테 가서 상태를 봐달라고 해.”“알겠어요.”어쩌면 핑계로 들릴 수도 있다. 법로에게 더는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서로가 어떤 생각 하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법로는 음식도 잘 먹었을 뿐만 아니라 잠도 잘 잤고 아이들도 잘 돌봤다.신무열과 김혜연, 그리고 온지유도 그의 곁에 있어 주었다. 다만 신무열이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말한 이상 법로는 그들을 데리고 직접 인명진에게 찾아왔다.인명진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8화

    “양념 생선구이 드실 수 없어요. 지금 상태론 담백한 걸 드셔야 한다고요.”온지유는 법로가 먹고 싶다는 걸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그의 몸 상태도 고려해야 했다. 그러자 법로는 웃으며 말했다.“요즘에 너무 담백한 것만 먹었더니 양념이 있는 거로 먹고 싶더구나.”온지유는 입술을 틀어 물며 망설이고 있던 때 여이현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법로의 말에 대꾸했다.“이따가 퇴원 수속 끝내면 지유가 집 돌아가서 해드릴 거예요.”“그래.”법로가 먹고 싶다고 하니 온지유는 더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여이현은 운전을 하고 온하윤은 법로의 품에 안겨 잠들어 버렸다. 홍혜주는 병원에서 온지유와 작별 인사를 했다.집에 도착한 온지유는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고 여이현이 그녀를 도와주었다.“아버지 상태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갑자기 집으로 돌아오시겠다는 것도, 양념 생선구이가 드시고 싶다는 것도 말이야. 갑자기 하고 싶은 게 많아지셨잖아. 안 되겠어. 오빠한테 얼른 연락해서 오라고 해야겠어.”법로의 모습은 꼭 죽음을 앞둔 사람 같았다. 게다가 여이현도 법로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법로의 두 눈이 전보다 더 탁했기 때문이다.온지유의 가슴은 무언가에 찔린 것처럼 저릿하고 아팠으며 괴로웠다.“난 아직 그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현 씨, 정말로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항암 치료받고 있는데도 상태가 안 좋잖아. 난...”온지유는 울먹거리며 말했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상태가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나아지지 않았고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니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인간은 죽음을 막을 수 없어. 인간이 죽기 전의 모습을 많이 봐서 네 말이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도 이젠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어. 지유야, 우리 아버님께 잘해드리자.”법로가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법로의 상태가 많이 나빠졌기 때문이다.온지유는 거의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신무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무열은 온지유의 연락을 받았을 때 이미 눈치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7화

    홍혜주는 온지유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을 알고 있는 온지유도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후 온지유는 아이와 홍혜주와 함께 법로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고 여이현은 운전을 맡았다.법로는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온지유가 거부했다. 병원에 있어야만 언제든 법로의 몸 상태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온지유는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지금의 그녀는 아무런 충격도 받고 싶지 않았다.아이를 본 법로는 너무도 기뻐했다.별이는 얼른 법로에게 다가가 몸을 기댔고 온하윤은 법로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을 들어 아이의 볼을 아프지 않게 살짝 꼬집자 온하윤은 꺄르륵 소리를 내며 웃었다.“법로님, 제 존재감이 이 정도였나요?”법로의 안중에는 온통 아이들이었던지라 주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법로는 홍혜주를 발견했다.“오랜만이구나. 내가 노화가 시작되었는지 널 미처 보지 못했구나. 미안하구나.”“괜찮아요. 제가 법로님 두 손자에 비하면 확실히 아무것도 아니죠. 요즘 몸은 어떠세요?”홍혜주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지만 딱히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법로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괜찮단다. 큰 문제는 없어. 지유야, 네 오빠랑 언니가 Y 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나도 퇴원할까 한다만.”“퇴원이요? 안 돼요. 지금 상태도 안 좋으시잖아요. 인명진 쪽도 새로 개원해서 엄청 바쁘단 말이에요. 집으로 돌아갈 바엔 차라리 지금처럼 입원해 있는 게 더 나아요.”지금 법로는 VIP 병실에 입원해 있었다. 만약 법로가 퇴원하고 집에서 지낸다고 해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만큼 검사를 정확하게 할 수 없을 것이었기에 온지유는 그래도 입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지만 법로는 더는 병원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내가 의사 양반한테 물어봤단다. 지금 내 상태로 퇴원해도 된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나도 이 답답한 병실에서 벗어나면 매일 기분도 좋아질 것 같구나.”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는 별이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6화

    “그건 부대에 있을 때 얘기고요. 지금 우리 집에 왔으니 손님을 홀대할 수는 없죠.”온지유는 홍혜주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고 막상 보니 백지희도 떠올랐다. 하지만 백지희에게 연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많이 바쁠 테니까 말이다.홍혜주는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보았다.“언니가 왜 저를 홀대해요. 법로 님이 아프다면서요. 지금 상태는 어떠세요?”“항암 치료 꾸준히 받고 있어요. 암 말기라 완치된다고 할 수는 없네요.”항암 치료를 받고 몇십 년을 더 산 환자도 있다고 하지만 내일 당장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다고 했기에 미래를 확신할 수 없었다.그러자 홍혜주가 말했다.“한번 만나 뵙고 싶네요.”여하간에 그녀와 인명진은 법로의 손에 키워진 것이었고 나중에 흉터남이 그녀를 통제하긴 했지만 그것은 전부 지나간 일이었다. 이젠 다들 앞만 보며 살고 있었다.“일단 식사부터 해요. 이따가 저랑 같이 가요.”“네, 그럴게요.”온지유는 도우미가 만든 음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직접 주방으로 들어가 음식을 만들었다.아이가 울고 있었던지라 여이현은 아이를 달래주고 있었다. 홍혜주는 온하윤을 보자마자 온지유와 똑같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분홍색의 통통한 볼을 보니 너무도 귀여웠다.여이현은 온하윤을 그녀에게 건네자 바로 품에 안아보았다. 그녀는 이렇듯 작은 아이는 처음 안아보는 것이었기에 순간 당황해 어쩔 줄을 모르는 얼굴로 행여나 떨어뜨리게 될까 봐 긴장하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여이현이 웃음을 터뜨렸다.“뭘 그렇게 긴장하고 있어요. 폭탄도 만져본 사람이 이렇게 작은 아이를 두려워하는 거예요? 그렇게 두려워하면 나중에 어떻게 아이 엄마가 되려고요?”홍혜주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어투로 말했다.“소대장님, 아이는 아이고 폭탄은 폭탄이잖아요.”두 가지는 애초에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여이현은 계속 그녀를 놀려댔다.“그럼 미리 연습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긴장할 것도 없어요. 놀러 왔으니 며칠 동안 여기서 머물면서 지유 곁에 있어 줘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5화

    나도현이 그런 양시은에게 물었다.“정말로 혼자 다 할 수 있겠어? 어머니는 지금 거동이 불편하신 상태야. 간병인을 알아봐 주지 않으면 몸 뒤척거리는 것도 힘드시다고.”그러자 양시은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내가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잊었어?”하민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그녀는 어떤 일이든 다 해보았다. 그랬기에 누군가를 간호하는 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었다.양시은의 말에 나도현은 가슴이 아팠다. 혼자의 힘으로 어떻게든 아이의 병을 치료해보려고 했기 때문이다.“고생했어. 예전에는 미안했어...”조금 슬픔에 젖어버린 나도현의 목소리에 양시은은 그저 웃어넘길 뿐이다.“괜찮아. 나한테 사과하자고 모인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미 다 지나간 일이잖아. 그러니까 과거의 일은 더 이상 언급하지 말자.”말을 마치자마자 양시은의 핸드폰이 울렸고 온지유의 연락이었다.“하민이와 함께 우리 집으로 놀러와요. 별이가 며칠 동안 계속 하민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온지유는 정말로 양시은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현도 온지유에게 연락해 양시은을 잘 부탁한다고 말했었기에 그녀는 행사만 있으면 양시은을 불러 적응하게 할 생각이었다.양시은은 침대에 누워있는 박은희를 보며 거절했다.“미안해요. 요즘엔 바빠서 안 될 것 같네요. 바쁜 일 끝내면 찾아갈게요.”“그래요. 그럼 언제 한가해지면 연락해줘요.”“네, 알겠어요.”온지유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책을 읽던 여이현이 고개를 들어 그런 그녀를 보았다.“왜? 안 된대? 다른 사람이라도 알아볼까?”온지유는 고개를 저었다.백지희는 경성에 없었고 지선율과 장다희는 촬영일로 바빴다. 홍혜주와 용경호는 부대에 있었기에 비교적 한가한 그녀와 달리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기에다 나도현이 그녀에게 양시은을 잘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았던지라 양시은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양시은도 바쁘다고 했다.“왜 그렇게 힘이 없어. 아니면 나랑 같이 여행이라도 갈까?”여이현은 온지유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664화

    양채은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난 이미 내려놨어. 언니는 이젠 부잣집 며느리잖아. 설마 기자들에게 과거의 일로 고통받고 싶은 건 아니지?”문해미와 그녀는 분명 양시은에게 도움이 되어주지 못할 것이었다. 양시은은 양채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들과 가족이었던지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한 번도 문해미를 원망한 적도 없었기에 당연히 양채은도 원망하지 않았다.“채은아...”양시은이 여전히 그녀를 잡으려던 때 양채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됐어. 이런 말은 그만하자. 언니, 행복하게 사는 게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거야. 게다가 난 언젠가는 떠나야 할 운명이었다고. 1년이든 2년이든 시간을 미룰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니가 영원히 날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잖아. 난 그냥 자유롭고 싶은 거야. 엄마랑 함께 말이야. 언니, 난 이미 결정했고 바꿀 생각 없으니까 이제 더는 그런 의미 없는 말은 하지 말아줘.”“알았어...”확고한 양채은의 모습에 양시은은 결국 타협하고 말았다. 그녀는 직접 양채은과 문해미를 배웅해 주었다.“그럼 어디로 가는지 꼭 알려줘야 해. 나중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어도 연락해야 해. 알았지?”양채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양채은은 오늘 이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도시에 가서 자리를 잡고 산다고 해도 절대 양시은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고 연락도 하지 않을 것이다.양시은이 고생하면서 산 것에 비해 그녀는 나쁜 짓이 많이 저질렀기에 양시은이 행복하려면 자신이 사라져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양시은은 세 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돌아왔다. 아무리 감정을 갈무리하고 들어갔다고 해도 나도현은 바로 그녀의 기분을 눈치챘고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나직하게 물었다.“양채은이 떠난 거야?”양시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아무리 설득해도 양채은은 확고하게 거절했다. 나도현은 그런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아직 마음을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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