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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02 19:00:00
“당신 같은 사람은 이미 많이 봐왔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아동 모델은 직업 수명이 길지 않으니까요. 지금이 아니면 돈을 뽑아낼 수 없으시겠죠.”

권서정은 경멸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하지만 온지유는 그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강유진과 광고 촬영 후 어디서 식사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모습에 권서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권서정이 폭발하려는 찰나 옆에서 촬영하던 감독이 배우의 컨디션 문제로 큰소리를 쳤다. 권서정은 급히 그쪽으로 뛰어가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강유진은 온지유에게 조용히 말했다.

“앞으로 서정 씨 같은 사람과는 정면으로 맞서지 마세요. 우리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어요. 지유 언니, 서정 씨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행동이 유진 씨를 곤란하게 했나 봐요. 생각이 짧았어요. 다음부터는 더 신경 쓸게요.”

그녀는 권서정이 감독에게 굽신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조금 웃음이 나왔다.

‘이게 현실이지.’

온지유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광고 촬영이 끝난 후 별이는 정식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강유진은 아이가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려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드라마 출연은 상대적으로 조정이 가능해 문제가 없었지만 예능은 지속적인 촬영이 필요해 까다로웠다. 그러나 강유진은 예능 출연을 추천했다. 여러 번 얼굴을 비출수록 관객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온지유는 이미 연예계에 발을 들이기로 결정한 이상 일을 골라 받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소식을 들은 법로 외할아버지가 특별한 선물을 보내왔다.

크기가 큰 박스는 두 사람이 겨우 옮길 정도로 무거웠다. 별이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상자는 별이의 방에 놓였다. 별이는 온지유의 허락을 받고 상자를 열었다. 그는 작은 의자를 가져와 서서 천천히 테이프를 뜯었다.

“안녕! 우리 귀여운 별이!”

상자 안에서 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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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리고 항상 미소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알겠니?”“알겠어요!”별이는 외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달빛이 반짝이는 옥상에서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온지유와 여이현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지난번에 강유진과 같은 회사의 직원이 실랑이가 있었다고 했잖아. 그 때문에 우리 쪽도 곤란한 일을 겪었다며. 내가 나서서 해결할까?”여이현이 노트북을 닫으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내일 예능 프로그램 촬영 시작일이잖아? 별이의 이름으로 전 제작진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대접하자고 해. 시내 중심 호텔로 예약할게.”하지만 온지유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아직 사람들이 별이의 아빠가 당신이라는 걸 아는 건 이르다고 생각해. 게다가 이번 일은 나도 잘 처리할 수 있어. 유진 씨도 있잖아. 매니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 아니겠어? 만약 유진 씨가 이걸 처리 못 한다면 그건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난 다른 사람의 능력은 신경 쓰지 않아. 내가 신경 쓰는 건 여보랑 별이가 불편한 일을 겪지 않게 하는 거야.”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여보, 당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숙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나도 든든한 후원이 돼주고 싶어.”온지유는 살짝 웃으며 장난스레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어머 여 대표님, 설마 자신이 필요 없게 느껴져서 섭섭한 건 아니지?”여이현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사실 최근 온지유는 무슨 일이든 그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했다. 심지어 도움이 필요할 때도 여희영을 찾아갔지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그런 모습이 조금 서운했던 것도 사실이었다.온지유는 살짝 그의 입술에 입 맞추며 웃었다.“걱정 마. 아직은 별이의 아빠가 여이현이라는 걸 밝힐 때가 아니야. 별이 팬이 좀 더 많아지면 그때 아빠의 얼굴도 공개할게.”온지유는 달래는 듯 말했지만 뚜렷한 대답은 아니었다. 그러나 온지유가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여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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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2화

    온지유는 더 이상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이윽고 감독이 모두를 불러 모았다. 온지유는 별이의 손을 잡고 집합 장소로 가려 했으나 권서정이 그녀를 막아섰다.권서정은 온지유를 밀어내고 직접 별이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별이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고 권서정은 다시 그의 손을 세게 붙잡아 놓아주지 않았다.별이의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드러났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를 본 온지유는 곧장 권서정을 밀어내며 단호하게 물었다.“당신 지금 일부러 아이를 아프게 하는 거죠?”권서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별이 어머니, 오해하셨어요. 저는 단지 별이와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랬던 거예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못했네요.”그리고 별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미안해, 별아. 이모가 너를 아프게 했니? 내 잘못이야.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절대 다시 아프게 하지 않을게.”그러나 온지유는 그녀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고 별이를 안고 감독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이번 제작진은 이전과 달리 규모가 크고 체계적이었다.각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권서정은 온지유에게 다가와 자신을 소외시키지 말라고 작게 귀띔을 했다.그녀는 크게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은 듯했다. 온지유는 더 이상 말다툼을 벌이지 않았다.행사 내용은 단순했다. 대부분은 선배들이 진행하며 별이 같은 어린 신인은 한쪽 그늘막 아래에서 지켜보도록 배치되었다. 권서정은 적극적으로 온지유의 역할을 대신했다. 과일을 가져다주고 물을 챙기며 지나치게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강유진의 경고가 없었다면 온지유는 자칫 그녀를 오해했을지도 몰랐다.촬영 시작식이 끝난 후 감독이 온지유에게 자료를 건넸다.“투자자 측에서 별이는 한 명의 동반자만 허용한다고 합니다. 별이 어머니, 어머니가 직접 동행할 건지, 서정 씨가 동행할 건지 정해주시죠.”온지유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당연히 제가 동행해야죠. 별이는 어릴 때부터 저와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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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3화

    그제야 별이는 권서정이 자신의 엄마를 속이고 몰래 이곳에 데려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지금 당장 엄마에게 연락을 해야 했다.주위를 둘러본 별이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권서정은 온지유에게 해명을 하고 있어서 별이가 엘리베이터로 간 데에 눈치채지 못했다.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자리에는 누구도 없었다.별이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아파트 가장 안쪽의 집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후문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별이도 함께 밖으로 따라 나갔다. 하지만 큰길로 나간 별이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바로 그때, 한 여자가 다가와 별이를 끌어안으며 웅얼거렸다.“아들, 우리 아들, 엄마가 드디어 널 찾았네.”“이거 놔요! 난 아줌마 아들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 찾으러 갈 거라고요!”별이는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권서정이 별이를 데려갈 때도 무섭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이 면목 모를 사람에게 완전히 놀라고 말았다.공포에 싸인 별이는 큰 소리를 지르는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아이의 울음소리에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몇몇 어른들이 다가오는 것을 본 별이는 급히 그들을 향해 소리 질렀다.“살려주세요, 전 이 사람 몰라요! 제발 도와주세요.”“제 아들입니다, 제 아들이에요.”여자는 미친 듯이 깔깔 웃으며 누구도 별이를 만지지 못하게 손을 휘적였다.온지유는 별이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 온 참이었다. 이 광경을 본 온지유는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그녀는 바로 회사에 연락해 경고했다.“만약 계속해서 권서정을 별이의 매니저로 쓴다면 법정에서 볼 줄 아세요.”차에서 내린 온지유는 여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별이를 끌어냈다. 아이를 잘 달랜 후 온지유는 여자가 공허한 눈을 한 채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다.그때. 여이현의 보디가드도 도착했다.온지유는 보디가드에게 여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시키고 잘 처리해달라 부탁했다.이 결정은 주위 사람들의 찬양을 받았고 그중에는 별이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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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4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바로 그렇게 회사에 알릴게요.”온지유가 휴대폰을 꺼내려는 순간 여이현이 그녀를 제지했다. 온지유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여이현은 책상 위에 앉아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이렇게 하지. 권서정 씨에게 내일 정오에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내 봐.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자고.”온지유는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의문 가득한 얼굴로 권서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약속 장소는 카페였다.온지유가 도착했을 때 권서정은 이미 도착 해 있었다. 그녀와 함께 온 사람은 회사의 사장 비서 김하나였다.권서정은 온지유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지유 씨, 오셨군요.”“앉으세요. 커피는 이미 주문하셨나요?”온지유는 웨이터를 불러 모카 한 잔을 주문한 뒤 말을 이었다.“어제 일을 밤새 고민했는데, 정말 아찔한 기분이 드네요. 그래서 당분간 다른 매니저를 고용하려고 해요.”권서정과 김하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특히 권서정은 급히 준비해 온 선물을 꺼내며 말했다.“지유 씨, 이건 DS의 최신 귀걸이입니다. 꼭 받아주세요. 어제 일은 정말 제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별이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절 믿어주세요.”온지유는 선물을 받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가져가라는 듯한 신호를 보냈다.권서정과 김하나는 불안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김하나는 온지유가 말을 꺼내자마자 회사에 메시지를 보냈고 지금은 사장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침묵이 길어지자 권서정이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지유 씨, 저희 회사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일 하는 곳이에요. 제 행동 하나로 회사 전체를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일방적인 판단은 하지 말아주세요.”온지유는 차분히 말했다.“그 점은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계약한 회사를 교체하려는 게 아니에요. 강유진 씨가 해외에 나가 있잖아요? 유진 씨가 돌아오면 다시 별이를 맡길 겁니다.”온지유의 확고한 태도는 사실 여이현의 의도였다. 권서정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회사를 교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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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5화

    이는 별이가 아직 어린아이라는 것을 고려한 감독의 배려였다.게임이 시작되고 그룹을 정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인원수가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본래 오기로 했던 참가자의 비행기가 내일 아침으로 지연되면서 하는 수 없이 현장에서 다른 사람을 대타로 넣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감독은 한 바퀴 둘러보더니 온지유를 올려보내기로 했다. 별이가 덜 긴장할 수 있게끔 함과 동시에 더 재밌는 화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뽑기로 순서를 정하고 별이네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뽑혔다. 앞의 세 팀은 아주 좋은 성적을 냈다. 모두 5개의 문제 중 첫 팀은 4문제를, 두 번째와 세 번째 팀은 3문제를 맞혔다.별이와 온지유의 차례가 오고 첫 문제는 별이가 그림을 그리고 온지유가 답을 맞히게 되었다.출제인이 문제를 펼쳤다. 주제는 속담이었다.‘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뺀다.’이 속담이 펼쳐지자 사람들은 모두 별이가 속담을 이해 못할까 봐 걱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별이는 그 걱정이 무난하게 술술 그림을 그려 나갔다.동그란 돌이 바닥에 반쯤 박힌 돌과 부딪히는 그림이었다.온지유는 한참을 생각하다 답을 외쳤다.“계란으로 바위 치기?”다른 세 팀의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감독은 그들이 온지유에게 답을 알려주게 될까 긴급히 룰을 추가했다.“지금부터 힌트를 주는 팀에게는 1점씩 감점하겠습니다.”모두 그 소리를 듣고 조용히 하기 시작했다. 감독이 속이 좁다고 중얼대면서 말이다.“엄마, 이건 나쁜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별이는 박힌 돌에 휙 빠져나오는 화살 표시를 그려 넣었다.“이 다음엔 이렇게 돼요.”온지유가 웃으며 말했다.“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뺀다, 맞지?”“정답입니다!”MC가 둘에게 1점을 추가해 줬다.처음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몇 문제도 쉽게 맞힐 수 있었다. 다섯 문제 모드 맞혔지만 방송 분량은 아직 더 필요했다.감독이 어쩔 바를 모를 때 누군가가 게임을 하나 더 추가 하자고 제안을 했다.바로 진실 게임이었다. 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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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6화

    그들은 더는 별이에게 장난을 치지 않았고 계속 게임을 이어갔다.저녁을 먹은 후 별이는 집에 돌아가겠다고 떼를 썼고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어 온지유는 감독님에게 사정을 얘기했다.감독님은 처음엔 별로 탐탁지 않아 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온지유는 내일 아침 절대 지각하지 않을 거라고 당부하면서 설득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다만 큰 비가 내리고 있었던지라 평탄치 못했던 시골길은 질퍽해졌다. 다행히 온지유는 운전에 능숙했기에 질펀한 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질펀한 길을 지나니 평평한 도로가 나왔다.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문자를 보내며 번화가에서 만나자고 했다.도로 위를 달리는 차는 그다지 많지 않았고 온지유의 운전실력도 아주 부드러웠다.그 순간 맞은편으로 커다란 화물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히더니 휘청이며 온지유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엄마, 앞에 차 조심해요!”별이는 소리를 쳤다.온지유는 이미 핸들을 꺾으며 무섭게 다가오는 화물차를 피하려고 했다.그런데 화물차 운전기사는 핸들을 꺾었다. 꼭 두 사람을 노린 것처럼 말이다.온지유는 욕설을 읊조리곤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화물차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가드레일에 멈춰 서 있는 그녀의 차를 보고도 핸들을 꺾어 다가온다면 이건 계획 살인이었다.도로의 경사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온지유는 핸들을 꽉 잡고 있었다.“별아, 꽉 잡고 있어야 해.”“네, 엄마.”별이는 울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볼 뿐이다.쾅 소리가 여러 번 울려 퍼지고 차는 휘청이며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며 멈춰 섰다.온지유는 망설임도 없이 안전벨트를 풀어 뒤로 자리를 옮겼다. 별이의 안전벨트를 풀어준 후 뒷문을 열었다.“별아, 얼른 내려. 조심해. 차에서 내리고 바로 저쪽으로 뛰는 거야.”온지유는 도로 위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대의 목적이 뭔지 몰랐지만 화물차가 일부러 그녀가 있는 곳으로 핸들을 꺾은 것을 보아 그녀를 노리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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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117화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 도로 위를 달리는 차를 세워 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언제 다시 깨어날지도 모르고 깨어난 두 사람이 그녀가 아직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또 달려들게 분명했으니까.그녀는 싸우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 여하간에 일반인은 더 이상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다만 두 사람이 지원군을 부를까 봐 두려웠다.여이현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운전 중이었다.온지유는 바로 입을 열었다.“이상한 사람들이 우릴 죽이려고 해. 얼른 와줘.”“알았어.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조심해.”여이현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 통화를 이어가면서 빠르게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온지유는 몸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상처에 빗물이 묻으면서 고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비상약이 들어있는 가방을 챙기지 못했다.그녀는 반 시간 째 걷고 있었지만 지나가는 차는 없었다. 다행히 두 남자는 더는 그녀를 쫓아오지 못했다.어쩌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을 수도 있고 그녀가 이미 멀리 도망쳤다고 생각하고 포기했을 수도 있다.온지유가 거의 정신을 잃고 쓰러져 가려던 때 차 한 대가 멈춰 섰다.“지유 언니, 별아.”권서정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온지유는 대답하고 싶었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지유 언니...”권서정은 바로 부축하며 별이에게 물었다.“별아, 이모한테 말해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나쁜 사람이 나타나서 저랑 엄마를 공격했어요.”별이는 두려움에 온지유는 꼬옥 끌어안으며 계속 온지유를 불렀다.권서정은 그런 아이를 달랬다.“별아, 일단 차에 타. 엄마가 지금 많이 다쳐서 당장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아. 별이는 씩씩한 아이니까 이모 말대로 할 수 있지? 일단 얼른 이모랑 같이 차에 태자.”별이는 눈물을 닦은 후 권서정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권서정은 핸들을 돌려 시내로 달렸다. 일부러 창문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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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원했어.”여이현은 물 한잔 따라주었다.“그래도 공부에 열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별이를 데리고 오지 않았어. 비록... 아직 유치원생이긴 하지만.”유치원에선 아직 글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했고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하지만 연예계는...여이현은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노승아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연예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변해버렸기 때문이다.별이는 아직 어렸다.게다가 그에겐 돈도 많았기에 만약 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도 연예계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때 가서 그가 도와주면 되는 일이었다.“응. 그동안 별이랑 쭉 함께 있어서 갑자기 곁에 없으니까 이상해서 그랬어.”온지유는 다소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여이현은 그런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이해해. 오후에 나랑 같이 별이 데리러 가자.”“응, 알았어.”이날 온 하루 여이현은 온지유의 곁에 있어 주었다. 온지유는 서류도 보지 않는 그를 보며 순간 궁금해져 물었다.“안 바빠?”“응, 회사는 배 비서한테 맡겼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새 비서를 뽑았거든. 오늘 면접이니까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많지 않을 거야. 너랑 별이 곁에 있어 주는 게 난 더 중요해.”그는 두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돌아오고 나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검은 속내를 품은 임원과 돈에 눈이 멀어버린 여재호 때문에 방심할 수가 없었다.비록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올렸지만 그래도 잊어버린 사람은 있는 법이니까.그동안 그는 온지유의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그 결과 온지유와 별이가 어떻게 되었는가.“그랬구나. 그럼 배 비서님에게 휴가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야?”그녀와 여이현이 자리를 비웠을 때 배진호가 여진에서 5년 동안 버티며 관리를 해주었다. 심지어 그들과 함께 Y 국으로 가기도 했었다.그런데 이번엔 인턴 교육까지 맡게 되었으니 업무량이 아주 많이 늘어버리지 않았겠는가...여이현은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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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1화

    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니나 음치는 아니었다.별이는 기쁜 얼굴로 손뼉을 쳤다.“너무 좋아요. 아빠, 엄마, 내일 어린이집에서 가족 이벤트를 한다고 했어요. 노래 대회라고 했는데 별이랑 같이 참가해줄 거죠?”내일은 주말이었다. 어린이집에서 주말에 이런 이벤트를 계획한 것도 평일 출근할 학부모를 고려해서였다.만약 여이현에게 다른 일정이 없다면 당연히 아내와 함께 별이의 어린이집으로 갈 것이었지만 하필이면 새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배진호는 권다솔의 마음을 되돌리느라 시간이 없으니 그가 해야 했다.“여보, 여보가 별이랑 같이 가줘. 난 그날 거래처 만나봐야 하거든.”신호를 기다리는 틈을 타 여이현이 온지유에게 말했다.온지유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아이의 일에 부모 모두 책임을 져야 했지만 두 사람은 부부였던지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도 필요했다.여이현이 바쁘게 일하는 것도 더 유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온지유도 잘 알고 있었다.별이는 더욱 배려심이 깊은 아이였다.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온지유의 팔을 꼬옥 잡아 기대며 말했다.“그럼 아빠는 일하러 가세요. 별이는 엄마만 있어도 괜찮아요. 선생님도 두 분 중 한 명만 있어도 된다고 했어요. 물론 두 분이 같이 가면 더 환영한댔어요.”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세 사람은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세 사람이 돌아왔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자고 있던 온하윤도 눈을 떴다. 작은 입을 벌리며 하품했다.옆에 있던 김명자는 얼른 주방으로 가서 분유를 탄 뒤 온하윤의 입에 물려주었다. 향긋한 분유 냄새를 맡은 온하윤은 꿀꺽꿀꺽 젖병을 빨아 먹었다.세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마침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너무도 행복했다.“오늘 저녁은 내가 할게. 별이가 먹고 싶다는 햄버거를 만들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아이들이랑 놀아줘.”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뽀뽀한 뒤 앞치마를 두르곤 주방으로 들어갔다.거실에선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70화

    권다솔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결혼할 수 없었다.게다가 남태건과 평생 묶여 살고 싶지도 않았다.설령 어젯밤 이상한 약물 탓에 그와 밤을 보내게 되었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속엔 온통 배진호뿐이었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온몸이 남태건의 터치를 거부하고 있었다. 설령 그저 손을 잡는 것일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남태건은 잔뜩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그래, 일단 생각은 해봐. 다솔아, 급하게 답을 주지 않아도 돼.”그녀가 계속 거절한다면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가 설득하면 그만이었다.권다솔의 부모님은 그를 아주 좋아했다. 어떻게든 그녀와 이어주려고 했으니 그들과 손을 잡는다면 권다솔과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권다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오랫동안 생각을 해본다고 해도 남태건을 받아줄 리가 없었다....한편 온지유 쪽.권다솔이 떠난 후 두 사람은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그동안 여이현은 배진호를 찾아간 적 있었다. 기획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넘겨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배진호는 집안일로 상태가 아주 좋지 못했다. 지금까지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보였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기력은 없었다.배진호는 여이현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솔직하게 말했다.그가 솔직하게 말하니 여이현도 강요하지 않았다.“일단 집안일부터 처리하세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고요. 집안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나한테 다시 찾아와도 돼요. 그때 또 새로운 일을 줄 테니까요.”여하간에 여진 그룹은 대기업이었기에 프로젝트는 언제든지 있었다.한번 기회를 놓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다.배진호는 그런 여이현이 너무도 고마웠다. 이미 충분히 그를 도와주고 있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결국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법이었다. 물을 마셔도 뜨거운 것인지 차가운 것인지 본인만 아는 것처럼 말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끼어들면 때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그는 권다솔과 다시 함께 살고 싶었지만, 전제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9화

    “참.”권다솔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체크아웃 해야겠어요.”“그럴 필요 없어. 어젯밤 방은 내가 예약한 거거든. 우린 그냥 바로 병원으로 가면 돼. 나머진 내가 알아서 다 처리할 거야.”남태건은 급하게 그녀를 말렸다.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배진호가 돌아왔다.그의 손에는 금방 만든 샌드위치가 있었다.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였던지라 그는 족히 반 시간은 기다려서야 살 수 있었다.하지만 괜찮았다. 권다솔이 좋아하기만 한다면 반 시간이든 한 시간이든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손님.”이때 로비 직원이 그를 불렀다.그녀는 배진호를 측은한 눈길로 보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사러 나갔다가 그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그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직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말해주었다.“여자친구분이 이미 떠나셨어요. 체크아웃하시겠어요?”“네, 체크아웃할게요.”배진호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잠에서 깨어난 권다솔이 그에게 말도 없이 가버린 것을 보면 아직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그래서 그가 나간 사이에 생각을 정리할 겸 먼저 가버린 것으로 생각했다.체크 아웃을 한 뒤 배진호도 호텔에서 나왔다.그는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남태건은 권다솔을 데리고 병원으로 온 뒤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권다솔은 아주 건강했다.하지만 그녀는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다솔아, 나랑 함께 밤을 보낸 게 그렇게 슬픈 일이야? 너한테 나는 그런 존재였어?”그녀를 집으로 데려다주던 남태건은 눈가가 붉어졌다.권다솔은 오직 배진호만 원했다. 그 사실에 그는 가슴이 쓰라리면서 분노가 치밀었다.그는 이미 권다솔을 자신의 아내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진호는 그의 아내와 밤을 보내지 않았는가.권다솔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게 아니에요. 전 그냥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에요. 전 태건 씨를 여전히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거든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8화

    권다솔은 눈을 떴다.옆에 누워있는 남태건을 본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도 하얘졌다.그녀는 힘겹게 입을 뗐다.“어젯밤에... 그럴 리가 없잖아요?”머릿속에 남아 있던 기억이 알려주고 있었다. 어젯밤 그녀와 함께 있었던 사람은 배진호라고. 하지만 왜 남태건이 눈앞에 있는 것일까?그녀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다솔아, 내가 어제 일찍 집에 들어가라고 했잖아. 그런데 네가 싫다면서 나더러 먼저 가라고 했지. 내가 어떻게 너만 혼자 남겨두고 집에 가? 주위에 남자들이 득실거리는데. 정말로 내가 먼저 갔다면 이상한 파리들이 너한테 꼬였을 거라고. 내가 그렇게 경계하고 있었는데도 너한테 파리가 꼬였을 줄은 몰랐네.”남태건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해댔다.얼굴도 붉지 않고 가슴도 요동치지 않을 정도로 태연했지만 두 눈엔 안타까움만 남아 있었다.“누가 네 술잔에 뭔가를 탔어. 그걸 눈치 못 챈 네가 주스를 가지러 갈 때 결국 정신을 잃게 되었었지. 하마터면 처음 보는 놈들에게 끌려갈 뻔한 걸 내가 막은 거야.”권다솔은 어젯밤 있었던 일을 기억해내려고 애를 썼다.그녀는 확실히 자신에게 치근대던 남자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에게 손을 대려고 했으나 배진호가 나타나 남자를 때려주며 무사하게 되었다.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배진호라는 것을. 애초에 남태건이 아니었다.“정말로 절 구해준 사람이 태건 씨예요? 거짓말 하고 있는 건 아니죠?”권다솔은 반신반의하며 말했다.남태건은 손을 번쩍 들며 맹세했다.“당연히 거짓말이 아니야. 어젯밤 널 구한 사람이 내가 아니라면 내가 어떻게 너랑 같은 방에 있겠어? 다솔아, 그 약은 아주 위험한 약이야. 사람 기억까지 흐릿하게 만들 수 있는 약이지. 이따가 나랑 같이 병원에 가자. 후유증이라도 남으면 안 되잖아.”기억까지 흐릿하게 만든다는 말에 권다솔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진호 씨랑 보낸 시간이 전부 꿈인 거야? 약 때문에 환각이 생긴 거야?'그녀는 어제 꿈속에서 배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7화

    만약 권다솔이 모른다고 한다면 그는 이곳을 떠나 그녀가 푹 쉴 수 있게 해줄 생각이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권다솔이 취했다는 것을. 술에 취한 사람과 억지로 하고 싶지 않았다.“진호 씨, 내가 어떻게 진호 씨 얼굴을 잊겠어요. 설마 내가 진호 씨를 못 알아볼 거로 생각한 거예요?”권다솔은 그를 보았다.그녀는 지금 술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호텔 불빛 아래 보이는 배진호의 얼굴도 흐릿했다.이 모든 게 꿈일 거로 생각했다.현실에서는 감정을 꾹꾹 누르고 있었으니 꿈에서만큼은 전부 표현하리라 생각했다.그녀는 한번 또 한 번 배진호의 이름을 불렀다.그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배진호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는 옷을 하나씩 벗으며 방 안의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권다솔에게 키스했다. 두 사람은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은 전부 힘이 빠진 상태였다. 그제야 서로에게서 떨어졌다.권다솔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손가락 하나조차 움직일 수 없었기에 샤워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그래서 그대로 눈을 감고 자버렸다.그날 밤, 그녀와 배진호는 그 어느 때보다 푹 자게 되었다.다음 날 아침이 되자 열린 커튼 틈 사이로 햇볕이 들어와 배진호는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옆에 누워있는 권다솔을 본 그는 전례 없던 행복을 느끼게 되었고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랐다.그는 권다솔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옷을 입었다. 아침을 사러 갈 생각이었다.어젯밤 두 사람은 아주 격렬하게 서로를 원했기에 권다솔이 깨어나면 분명 배고플 것이었다.아침을 먹은 후에 두 사람을 편히 잠 못 이루게 했던 문제들을 해결해볼 생각이었고 이혼도 취소할 생각이었다.그는 그렇게 호텔을 나섰다.그 모습을 마침 남태건이 목격했다. 그는 어젯밤 내내 권다솔을 찾아다니느라 잠도 자지 못했지만 찾지 못했다.조급해진 그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려던 때 배진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배진호는 호텔에서 나왔다.그렇다는 건...남태건은 이를 빠득 갈며 호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6화

    남자는 머리가 어질거렸다. 고개를 들자 보이는 잔뜩 화가 난 배진호의 얼굴에 그는 꼬리를 내리게 되었고 이내 배진호에게 비위를 맞추려고 했다.“깼어요, 깼어요. 이 여자는 형님한테 넘길게요. 두 사람 방해하지 않고 바로 여기서 꺼져드릴 테니까 형님은 천천히 즐기십시오!”“여자도 사람이야. 우리랑 같은 인간이라고. 물건처럼 넘기느니 마느니 할 자격 없어, 너한테.”배진호는 손을 뻗어 남자의 멱살을 잡으며 엄숙하게 경고했다.그는 방금 이곳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나서서 도와준 이유는 아무 잘못도 없는 여자가 괴롭힘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그저 한 몫 챙겨보려고 구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그의 마음속에 권다솔 외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었다.“네, 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남자는 바닥을 기어 다니더니 빠르게 몸을 일으켜 도망쳤고 중얼거리며 배진호를 욕했다.‘어디서 허세를 부려!'‘세상에 욕망이 없는 남자가 어디에 있다고! 다들 여자를 원한다고!'배진호는 쫓아가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방금 남자에게 당하고 있었던 여자에게 밤늦게 술집에 왔을 땐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었다.그런데 그는 권다솔을 발견하게 되었다.“진호 씨?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 있는 건 아니죠? 진호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권다솔은 그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자신이 그렇게나 그리워했던 남자가 지금 바로 눈앞에 있자 땜이 무너져버린 저수지처럼 감정이 흘러나왔다.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권다솔은 속으로 자신에 말했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손을 뻗게 되었다. 배진호를 직접 만지며 꿈인지 현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나예요. 우리가 같은 목적으로 여기에 온 것 같네요.”배진호는 씁쓸하게 웃었다.방금 그는 차를 몰고 이곳으로 오면서 안에서 빛나는 불빛 보며 생각했었다. 만약 이곳에 권다솔이 있다면 분명 안으로 들어가 한잔 마셨을 것이라고.그 생각으로 이 안까지 들어온 것이다.그러나 그는 정말로 이곳에서 권다솔을 만나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5화

    “태건 씨, 다시 말하지만 나는 도움이 필요 없어요. 빨리 돌아가세요.”권다솔의 목소리엔 이미 지친 듯한 짜증이 묻어났다.그녀가 밤늦게 클럽에 온 이유는 마음을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이지 남태건이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으라고 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남태건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녀 옆에 자리를 잡고 자신도 맥주 한 병을 땄다.“네가 술을 마시고 싶다면 내가 같이 마셔줄게. 네가 집에 가고 싶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려다줄게.”권다솔은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갑자기 술 마실 기분이 뚝 떨어진 그녀는 술병을 옆으로 밀어두고 춤추는 남녀들로 가득한 스테이지를 멍하니 바라봤다.‘이 순간에 배진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다솔아, 우리도 같이 춤출래?”남태건이 먼저 제안했다.아까 이쪽으로 오면서 그는 배진호를 봤다.그 남자는 정말로 끈질기게 권다솔의 앞에 나타났다. 아니면 둘 사이엔 정말 인연이라도 있는 걸까? 이렇게 힘들고 지칠 때 찾는 곳이 똑같다는 것 자체가.하지만 남태건은 그런 인연도 자신이 있는 한 반드시 끊어낼 거라 다짐했다.그는 배진호가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권다솔과 자신이 춤을 추며 두 사람의 몸이 밀착해 있는 모습을 말이다.권다솔은 고개를 저었다.“혼자 가세요. 난 그냥 조용히 있고 싶어요.”“네가 안 간다면 나도 안 가. 나는 너하고만 있고 싶어. 다른 여자는 보지도 않을 거야.”남태건은 천천히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둘 사이의 거리가 한층 더 좁혀졌다.남태건이 손을 내밀어 권다솔의 손끝에 닿으려는 순간, 권다솔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다솔아, 어디 가려고?”남태건은 그녀가 화난 줄 알고 얼른 따라가려고 몸을 일으켰다.권다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주스 좀 받아어려고요. 금방 올 테니까 여기 있으세요.”그제야 남태건은 안심하고 자리에 앉았다.그는 미리 준비해 둔 액세서리를 가방에서 꺼냈다. 권다솔이 돌아오면 그녀에게 선물할 생각에 미소를 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4화

    술병이 박살 나며 바닥이 깨진 조각들로 가득 찼다.여자는 눈앞의 상황에 깜짝 놀라 화들짝 일어섰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배진호를 쳐다보는 그녀의 심장은 놀라서 요동쳤다."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비키라고 했잖아."배진호는 마침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엔 감정이 전혀 없었다. 욕망은커녕 오히려 혐오감만 가득 차 있었다.그 순간, 여자는 철저히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내가 그렇게 형편없나?’제 발로 찾아온 여자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맥주병까지 깨버리다니."알았어. 가면 되잖아. 설마 내가 당신 아니면 안 될 줄 알아?"그녀도 자존심에 화가 났다.체면을 세우고 싶었던 그녀는 독설을 날렸다."당신 같은 사람 나 말고 누가 좋아한다고 그래? 사람들한테 방해받기 싫으면 여기엔 왜 온 건데?"클럽은 남녀가 자유롭게 어울리는 곳 아닌가?자기가 순진한 남자라도 되는 줄 아는가?배진호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이 조용해진 뒤,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술잔을 들었다.만약 권다솔이 여기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라는 것을.그가 술잔을 집으려 고개를 숙인 순간, 남태건이 그의 옆을 지나 안쪽 자리로 향했다.권다솔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쫓아낸 남자들이 몇 명인지 셀 수도 없었다. 몇몇은 버티며 소란을 피우려 했지만 그녀의 손에 든 맥주병은 그들을 봐주지 않았다.머리를 맞을 뻔한 남자들은 당연히 더 이상 그녀를 귀찮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그들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틈틈이 이쪽을 힐끔거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때 남태건이 다가왔다.그는 권다솔의 손에 있던 술병을 순식간에 낚아챘다.“다솔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밤늦게 집에 안 들어가고 왜 여기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어?”“이건 내 일이에요. 당신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권다솔은 그의 말을 듣고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권다솔은 방금 뺏긴 술병 대신 새로운 술병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363화

    클럽에는 예쁜 여자들이 많았지만 권다솔 같은 분위기의 사람은 얼마 보이지 않았다.권다솔이 들어서자마자 한 남자가 술잔을 들고 와서 말을 걸었다.“저희 이미 자리 잡았는데 오실래요? 스페이드 에이스도 깠어요. 마시러 와요.”“저 사람 따라가실 거면 그만두고 이쪽으로 오세요. 전 이 클럽 회원이에요. 마시고 싶은 술이 있으면 아무거나 불러요.”하지만 권다솔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들을 밀어냈다.“비켜주세요.”권다솔은 곧장 카운터로 걸어가서 테이블 석과 맥주를 한 박스 주문했다.그녀는 혼자서 자리에 앉아 기계식으로 맥주를 열고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곧 테이블 위에는 빈 맥주병들이 줄을 지었다.알콜로 정신을 마비시키고 싶었지만 이렇게 많은 술을 마셔도 머리는 점점 맑아지기만 했다.머릿속에는 심지어 배진호의 모습이 그려지기까지 했다.같이 일을 하던 장면들, 행복한 연애를 하던 장면들, 많은 조각들이 모여져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하는 배진호의 모습으로 변했다.한때 그녀는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인 것 같았다. 크면서 한 번도 억울함을 겪은 적 없었고 일도 순조로웠다. 배진호라는 사랑하는 남자도 만났고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광대가 돼버린듯한 기분이었다.“웨이터.”권다솔은 빈 술병을 한쪽에 치워두고 휘청거리며 일어섰다.“소주 몇 병 추가해 주세요.”맥주로는 아무리 마셔도 도저히 취하지 않았다.소주라도 더 마셔야 할 것 같았다.취하고 나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슬프지도 않을 것이다.머지않은 곳 다른 테이블 석에서 배진호도 한잔 또 한잔 술을 입안에 들이붓고 있었다.잘 생기고 분위기 있는 그의 모습에 고급스러운 옷차림, 게다가 주변에는 다른 여자도 없었다.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바에 있는 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곧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항 여자 한 명이 그의 곁에 와서 앉으며 배진호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오빠, 혼자 왔어? 혼자 마셔도 재미없는데 나랑 게임 할까? 진 사람이 옷 하나씩 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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