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52 화

Author: 구름속
어느 정도 멀어지고 나서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혜야.”

연미혜는 고개를 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괜찮아.”

어머니와 이혼하는 순간부터 더는 임해철을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자기 때문에 외삼촌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속상했을 뿐이었다.

또한, 경민준의 편애에 기분이 상했다.

오로지 임지유를 걱정하는 마음에 김태훈과 외삼촌에게 가차 없는 복수를 계획하고 그녀의 기분 따위 전혀 고려하지 않다니, 마치 칼로 도려내는 듯 가슴이 아팠다.

“미혜야...”

차예련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꼭 껴안았다.

연미혜는 미소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3 화

    임혜민 눈에 연미혜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보였다. 그래서 임지유가 경민준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며 괜히 넥스 그룹 입사를 방해했다고 여겼다.게다가 연미혜는 실력도, 학식도 없는 주제에 억지 부리는 것만 잘한다고 생각하니 우습기까지 했다.‘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걸? 경민준도 마찬가지일 텐데. 문제는 정작 연미혜 본인은 그걸 모른다는 거지. 오히려 지금쯤 자기 덕분에 지유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으쓱해하고 있겠지?’임지유의 능력과 배경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연미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고 느껴졌다.임해철이 한숨을 내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4 화

    경민준은 여러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늘 바빴다.바쁜 아빠가 이틀째 집에 들어오지 않자, 경다솜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결국 엄마 연미혜에게 전화를 걸었다.연미혜는 며칠 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그날 있었던 일은 이미 마음속에서 정리된 상태였다. 그녀는 휴대전화 화면에 뜬 경다솜의 발신 표시를 보고 망설임 없이 전화를 받았다.경다솜이 대뜸 물었다.“엄마, 언제 와요?”경민준이 집에 없다는 걸 알게 된 연미혜는 퇴근 후 오랜만에 집으로 향했다.연미혜가 돌아오자, 경다솜은 잔뜩 신이 나서 그녀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쉴 새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5 화

    “안 돼요. 엄마, 같이 가요. 온천 산장까지 너무 멀잖아요. 저 혼자 가면 심심해서 어떡해요?”경다솜이 볼을 부풀리며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다.연미혜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솜이가 원하면 그렇게 해야지...’“...알겠어.”식사 후, 넥스 그룹에서 개발 중인 새로운 앱과 관련해 김태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그 시각, 경민준과 경다솜은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연미혜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대화가 예상보다 길어졌고, 삼십 분이 지나서야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6 화

    경민준이 끝내 나타나지 않자, 노현숙의 얼굴이 굳어졌다.경다솜도 처음에는 기다리다 못해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곧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몇 번을 걸어도 경민준은 받지 않았다.그럼에도 연미혜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차를 우려 노현숙 앞에 내밀며 조용히 말했다.“급한 일이 생겨서 못 오는 걸 수도 있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노현숙은 기분이 언짢았지만 별다른 말 없이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그리고 그날 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경다솜은 계속해서 경민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7 화

    그 소동은 그 여자의 약혼자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으로 커졌다. 약혼녀를 붙잡고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는 결국 격한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동을 일으킨 여자의 가족들까지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차예련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여자네 집안, 꽤 잘사는 집 맞나 봐. 완전 거들먹거리던데. 임씨 가문을 깔보고 있다는 게 대놓고 보일 정도였어.”임해철은 한껏 몸을 낮춰 조용히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 여자의 가족들은 전혀 들을 기색이 없었다. 변명조차 필요 없다는 듯 일방적으로 쏟아냈다.임씨 가문의 사람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8 화

    다음 날 아침, 연미혜는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점심시간, 식사를 하던 중 경다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온천 산장에서 몰래 빠져나간 이후 처음이었다.연미혜는 전화를 받았다.“엄마...”“응, 밥은 먹었어?”“방금 다 먹었어요!”그날 아침, 온천 산장에서 임지유에게서 전화가 왔었다.아빠와 함께 놀러 나갈 건데 같이 갈 거냐는 말에, 경다솜은 고민할 것도 없이 당장 가겠다고 했고, 엄마가 눈치채기 전에 조용히 빠져나갔었다.그렇게 실컷 놀다가 어제 오후에야 시내로 돌아왔고 어젯밤에는 집에 들어가지도 않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59 화

    박람회장에 들어서자, 이미 수많은 사람이 박람회장 곳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박람회장에는 드론, 플라잉카,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제품들이 빼곡히 배치돼 있었다. 각 기업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공간답게, 전시품 하나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연미혜와 김태훈도 박람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며 전시물을 살폈다.업계에서 유명한 김태훈에게는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익숙한 태도로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연미혜를 소개했다.미혜는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문득 입구 쪽에서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60 화

    김태훈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연미혜를 바라보다가, 이내 강인호에게 시선을 돌렸다.강인호의 말투 속에서 은근히 임지유를 탐탁지 않아 하는 기색이 엿보이자, 그는 가볍게 물었다.“강 대표님도 임씨 가문하고 껄끄러운 관계인가 보죠?”강인호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말을 골랐다.“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다만...”그는 짧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어제 임지유 씨랑 한바탕했던 여자애 있죠? 민은서라고, 내 오랜 친구 딸이에요. 어릴 때부터 봐온 애라 잘 알죠. 성격이 좀 거침없긴 해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애는 아니거든요.”

Latest chapter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50 화

    “응.”경다솜은 말하다 말고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수연이는 제 친구예요. 수연이는 승태 삼촌을 외삼촌이라고 불러요.”“그래.”연미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이 나서 하루를 공유하는 경다솜을 보며 부드럽게 물었다.“그래서 오늘은 뭐 하고 놀았어?”“우리 미로 찾기 했어요!”연미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솜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지만, 그 옆에 앉아 있던 허미숙은 점점 얼굴이 굳어졌다.처음에 경민준이 다솜을 데려간다고 했을 땐, 직접 아이를 챙기려는 줄 알았다.그런데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임지유와 시간을 보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9 화

    병원을 떠나 얼마 지나지 않아, 허미숙이 무언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민준이는 병원에 와 있었잖아. 다솜이는? 다솜이는 어디 있어?”연미혜가 대답하기도 전에 허미숙의 표정이 단숨에 굳었다.연미혜는 그 표정만 봐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임지유 만나러 병원에 온 김에 다솜이는 또 혼자 내버려뒀나 보지...’“민준 씨도 나름대로 잘 챙겼을 거예요.”연미혜가 담담히 말했지만 허미숙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또다시 다솜이 혼자 두고 놀러 다니면 진지하게 재판으로 끌고 가. 어떻게든 다솜이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8 화

    연미혜와 허미숙은 먼저 차 쪽으로 걸어갔다. 막 차량에 타려는 순간, 임지유가 조수석 쪽 문을 열고 내려왔다.“아직 안 갔나 보네.”허미숙은 그녀를 흘긋 보고 시선을 다시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아까 못 본 줄 알았는데, 다 보고 계셨네...’연미혜는 그렇게 생각하며 허미숙의 안전벨트를 매주고 있었다.그 사이, 경민준은 자연스럽게 임지유 쪽으로 걸어갔다.그 모습을 본 허미숙은 경민준이 30분 동안 병실을 비웠던 것을 떠올리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아주 죽고 못 사는 견우직녀 납셨다!”연미혜는 대꾸하지 않고 조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7 화

    연미혜와 허미숙이 노현숙 곁에 머무른 지 대략 삼십 분쯤 되었을 무렵, 경민준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잠깐 나갔다 올게.”그동안 경민준은 별다른 말 없이 조용히 옆에 앉아 있는 편이었다.그가 일어나자, 노현숙은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갈 거면 얼른 가. 괜히 여기서 앉아 있어도 쓸모도 없으면서.”경민준은 대꾸 없이 병실을 나섰고, 그 뒤로도 삼십 분이 훌쩍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아까까진 정옥순이 과일이며 다과, 차까지 빠짐없이 챙기고 있었다.그런데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허미숙이 들고 있던 찻잔 속 차가 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6 화

    경다솜이 떠난 후, 연미혜는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가 노트북을 켜고 자기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약 한 시간쯤 지나, 배지호 변호사에게서 새로 작성된 이혼 협의서와 관련된 문서들이 도착했다.연미혜는 곧장 파일을 열어 확인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추가로 명시된 세 채의 부동산이었고, 위치까지 상세히 기재돼 있었다.그 위치를 확인한 순간, 연미혜의 손길이 멈췄다. 그 부동산들 모두 연씨 가문 근처 단지 내의 공실들인 데다가 거리도 가깝고, 연씨 가문과도 인접해 있었다.사실, 경민준이 예전에 연씨 가문 앞집을 사줬을 때도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5 화

    연미혜는 아이들과 점심을 먹은 뒤, 연미혜가 미리 예매해 둔 영화표로 영화를 봤다.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근처 백화점으로 발길을 옮겼다.연유라가 옷을 보러 들어가고, 연이찬이 혼자 피규어 판매장을 구경하러 갔을 때 연미혜는 벤치에 앉아 있는 경다솜에게 조용히 말했다.“이따가 엄마가 집으로 데려다줄게.”“데려다줘요? 집으로요?”경다솜은 연미혜의 옆에 붙어 앉으며 고개를 갸웃했다.“저 집에 안 가요. 오늘 밤도 외증조할머니 댁에서 잘 거예요. 집엔 내일 밤에 가면 돼요.”연미혜는 물 한 모금 마신 뒤, 담담히 말했다.“유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4 화

    한효진은 다급하게 말했다.“노현숙 어르신이 다친 이틀, 사흘 사이에 민준이가 연미혜는 물론이고, 연씨 가문에도 꽤 자주 연락했다더라? 어제는 민준이가 연씨 가문 어르신이랑 같이 식사까지 하는 걸 본 사람도 있었대. 미혜랑 혹시 다시 잘 돼가는 거 아니겠지?”임지유는 별 감흥 없는 얼굴로 대답했다.“처음부터 잘 된 적이 없는데, ‘다시’라니요...”겉으로는 차분했지만, ‘다시 잘 된다’는 표현 자체가 못마땅한 기색이었다.한효진이 계속 안절부절못하는 걸 보고 임지유는 어쩔 수 없이 덧붙였다.“민준 씨 할머니가 연씨 가문 어르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3 화

    연미혜는 경민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외삼촌 말로는 경문그룹에서 누가 연락해 왔다고 해. 프로젝트 제안 받았대.”경민준이 입을 열려는 순간, 그녀가 먼저 말을 이었다.“우리한테 빚지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 내가 외할머니를 모시고 할머니 병문안한 게 고마워서 보답하려는 그 마음도 이해해. 그런데 우린 민준 씨 때문에 간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 프로젝트는 사양할게.”만약 연씨 가문이 경문그룹 쪽 사업을 맡게 된다면, 임씨 가문이나 손씨 가문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또 무슨 소란을 피울지 모를 일이었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242 화

    경다솜이 냉큼 달려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와, 먹을 게 엄청 많아요! 밀크티도 있어요!”“다솜이가 좋아하는 것들이지?”경민준이 담담히 말했다.“다솜이가 온다기에 좀 준비해 뒀어.”그 말과 함께 고개를 돌려 연미혜를 바라봤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를 외면한 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제야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연유라와 연이찬 쪽으로 옮겨졌다. 그는 아이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기 앉아.”경민준 특유의 센 기운에 연유라와 연이찬은 본능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두 아이는 노현숙에게 인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