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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말 조심해

그 모습에 소은정이 입꼬리를 올렸다.

뭐야? 내가 그렇게 무서운가? 겁 먹은 것 좀 봐.

윤시라와 이한채도 꽤나 놀란 눈치였다.

게다가 이한채는 한 술 더 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소은정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소 대표님, 안녕하세요!”

“풉!”

그 모습에 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역시 마스크 팩을 떼어냈다.

잔뜩 당황한 얼굴로 마른 침만 삼키던 양미라가 변명을 시작했다.

“그게 제가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그냥 대화에 맞장구만 치다 보니...”

바로 손절하는 양미라의 모습에 윤시라가 매서운 눈초리를 날렸다.

좋다고 같이 험담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한테 다 뒤집어 씌우시겠다?

하지만 소은정은 애초에 두 엑스트라한테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윤시라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나에 대한 헛소문을 퍼트리려면 이 두 사람만으로는 부족할 거예요. 애초에 이 바닥에서 이 두 여자는 아무 영향력도 없거든요. 기생충처럼 다른 사람한테 기대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기대하는 사람들이죠. 뭐 그러니까... 당신한테 들러붙은 거겠지만.”

소은정의 팩폭에 양미라, 이한채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달아올랐지만 고개를 푹 숙인 채 찍 소리도 하지 못했다.

박예리가 있을 때는 그 옆에 붙어 이런저런 파티에도 참석해 나름 대접을 받았지만 호구가 사라지니 덩달아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두 사람이었다.

박수혁 같은 남자 하나 잡아 제대로 취집하는 게 두 사람의 목표였지만 그녀들에게 다가오는 건 그저 한 번 놀아보려는 어중이떠중이들 뿐.

아니. 좀 논다 하는 재벌 2세들은 오히려 인플루언서들과 놀아나는 게 요즘 트렌드였다. 괜히 건드렸다가 정략 결혼으로 이어지면 골치 아파 질 테니까.

물론 소은정에게 그깟 남자들 역시 벌레 같은 존재였지만.

치졸한 마음이 들켰다는 생각에 윤시라의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곧 바로 마음을 다잡았다.

나도 이제 재벌 2세야. 나도 부자 아빠 있다고... 예전과 달라...

게다가 아빠는 30년 만에 날 만나고 내가 해달라는 건 다 들여줄 것 같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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