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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헛된 욕심

“이제 그만 소은정한테서 마음 버려. 오늘은 남자 연예인이랑 스캔들 나고, 내일은 전동하랑 스캔들 나는 그런 여자를 받아줄 가문은 어디에도 없어. 스캔들이 너보다 더 많으면 어떡하니. 그 여자가 정말 너와 결혼한다면 우리 박 씨 집안이 낯부끄러워서 다닐 수가 없다.”

박수혁의 눈길이 다소곳하게 서있는 홍하얀에게 향했다. 그 눈빛은 마치 서슬 푸른 칼날이 훑고 지나간 것 같았다.

홍하얀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른 채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싶었지만 그는 이미 눈길을 거둔 후였다.

실망? 다행?

안색이 어두워진 박수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략결혼이 하고 싶으신 거라면 할아버지가 하시면 되겠네요. 저는 소은정 밖에 없습니다.”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은 그의 온몸에는 한기가 깊고 무겁게 감돌았다.

박수혁과 친분을 쌓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사람들도 차마 그의 곁에 다가오지 못했다.

전화를 끊은 박수혁에게 홍하얀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그의 안색을 살피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박 대표님, 마실 거라도 드릴까요?”

그녀를 힐끗 거리며 본 박수혁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차갑지 그지없었다.

“홍해일한테 전해, 나한테 빌붙을 생각하지 말라고.”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홍하얀이 두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저... 무슨 뜻인지 제가 이해를 하지 못했어요.”

박수혁은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홍하얀은 박수혁의 차갑고 위협적인 눈빛을 보고 몸을 달달 떨었다.

“네 주제를 알아.”

이 한마디는 그녀한테 하는 경고였다.

그는 홍하얀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홍하얀의 얼굴은 따귀를 맞은 듯 빨갛게 되였지만 숨을 구멍을 찾지 못했다.

박수혁이 그녀의 분수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도망가는 그녀의 빨간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의 동정은 소은정에게서 홍하얀에게로 넘어갔다.

......

그들의 소란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소은정이 전동하와 이야기를 나눈 후 낯익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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