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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3화 공정거래

직원은 불안한 눈빛으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박수혁의 표정은 싸늘했다.

3개월 안 본 사이에 그녀는 완전히 마음에서 그를 내려놓은 것 같았다.

누군가가 심장을 움켜쥔 것처럼 쓰리고 아팠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옆 가게 사장이 입을 열었다.

“혹시 그 제안 저에게도 해당되나요? 저는 신도시에 입점하고 싶습니다.”

직원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두 가게의 위치는 얼마 차이나지 않지만 면적과 인테리어 스타일이 달라요. 사장님의 가게는 저희 프로젝트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위치를 생각해서 1억 정도 보상금을 추가로 드릴 수는 있습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새로운 가게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여 사장은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남유주의 가게 규모가 그녀보다 훨씬 컸기에 수긍할 수 있는 범위였다.

추가로 지급하는 1억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박수혁은 여전히 한마디도 없이 남유주만 노려보고 있었다.

협상 담당 직원이 계약서를 여 사장에게 건네며 말했다.

“조건이 만족스러우시다면 여기 사인해 주세요. 하지만 이건 비밀에 부치셔야 합니다. 모든 업주분들이 사장님처럼 추가로 1억이나 더 받아갈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여성분 혼자 가게하시는 게 안타까워서 더 챙겨드리는 거예요. 다른 분들에게는 이렇게까지 해드릴 생각 없습니다.”

여 사장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밖으로 나갔다.

다른 업주들도 계약을 완료했다.

결국 회의실에는 남유주와 박수혁 두 사람만 남았다.

박수혁은 여전히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줄곧 이런 사람이었다. 주변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온몸으로 다가오지 말라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남유주는 한참을 기다렸지만 담당 직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약간 짜증이 치밀어서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줄곧 말이 없던 남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6억으로 비슷한 조건의 가게를 구하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차라리 두 번째 방안을 선택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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