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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2화 헤어진지 3개월 째

남유주는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다급히 쫓아가서 선망의 눈빛으로 손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손호영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볼펜을 꺼냈다.

남유주는 그제야 노트를 챙기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자신의 하얀 치마를 내려다보았다.

“여기 해주세요. 가지고 가서 잘 소장해야겠어요!”

손호영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치마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했다.

남유주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손호영이 웃으며 돌아섰다.

“다음에 만나요. 연락처는 하늘 씨한테 받아서 있어요. 이번에 드라마 촬영 들어가는데 엑스트라로 초대하고 싶어요.”

“저를요? 정말 영광이에요!”

남유주는 좋아하는 스타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손호영은 웃으며 엘리베이터로 들어섰다.

남유주가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 보니 엘리베이터 안에 한 남자가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냥 그곳에 서 있는 것뿐인데도 강렬한 압박감을 풍기고 있었다.

박수혁은 항상 그런 존재였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숨막히게 하는 사람.

처음에 그와 함께할 때는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헤어진지 3개월, 그녀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었다.

설렘을 잃었지만 자유를 얻었다.

박수혁의 등 뒤에는 네 명의 경호원이 서 있었다.

손호영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경호원들이 그를 구석쪽으로 밀며 박수혁을 위해 길을 내주었다.

박수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나와 남유주를 싸늘하게 힐끗 바라보고는 회의실로 향했다.

남유주는 표정을 수습하고 손호영을 바라보았다.

손호영은 개의치 않는 듯,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엘리베이터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남자의 뒷모습이 어딘가 익숙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남유주는 아쉬운 표정으로 회의실로 향했다.

박수혁은 들어가지 않고 문앞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무심한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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