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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0화 보고싶은 그대

전동하가 새봄이를 바닥에 앉히고 말했다.

"눈 감고 있으면 잠이 올 거야. 가서 오빠 책 읽어주는 거 듣고 있어봐, 아빠가 내일 학교에 데려다줄게.”

순간 두 눈을 반짝이며 살포시 미소를 짓는 새봄이었다.

아빠가 학교에 보내준다는 말을 듣고 아이는 마냥 행복해했다.

화목하고 평화로운 이 광경이 어쩌면 환각 때문에 일어난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내 환각이 아니라는 걸 인지한 소은정이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이 순간이 언제 다시 사라질지 몰라 여전히 불안했다.

전동하는 음식을 그녀의 앞으로 밀어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조금이라도 먹어요.”

순간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약간 고였다. 그토록 바라던 상황이었으나 사라지지 않는 불안감에 그녀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전동하에게 자기 심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낮에 있었던 일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고, 술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녀는 의식의 흐름에 모든 걸 맡기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그를 마주하고 있으니 자기가 섣부르게 행동을 한 것 같아 후회되었다.

한입 먹은 소은정은 입맛이 없어 국물만 몇 숟가락 떠 마신 뒤 수저를 내려놓았다.

반면, 전동하가 느긋하게 음식을 즐기며 식사를 이어갔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소은정은 전동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자기를 향한 그녀의 뜨거운 시선에 전동하는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뒷정리하기 시작했다.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던 소은정은 시선을 거두고 두 사람의 식기를 부엌으로 가져갔다.

한참 뒤, 다시 자리에 앉은 소은정을 전동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조명 아래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다소 창백하고 침울했다.

"오후에 있었던 일, 기억나요?"

‘오늘 일어났던 일을 어떻게 잊겠어?’

오후 내내 뒤척이다 보니 그녀는 몸이 뻐근했다. 소은정의 얼굴이 한껏 달아올라 입술을 깨물었다.

"술을 많이 마셨어요?"

전동하가 낮은 목소리로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술은 마셨지만, 많이는 안 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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