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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한 사람만 선택해

안진의 반가워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박수혁은 여전히 그녀에게 차갑게 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닿지 않는 거리에 있는 사람 같았다.

안진은 그를 마주하고 서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혁 씨, 내가 두 사람을 살렸어. 나한테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

박수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주저하던 이민혜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수혁아, 안진이 말이 사실이야. 나랑 예리가 미국에서 지영준한테 죽임을 당할 뻔했는데 마침 안진이가 나타나서 살았어.”

박수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보낸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거기 없더라고요. 무사히 살아 계셨으면서 왜 연락 한번 하지 않았어요?”

그는 많이 분노한 상태였다.

이민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안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신 해명했다.

“연락하기 불편한 상황이었어. 만약 어머님이 당신과 연락한다면 우리 오빠도 눈치챌 거고 그러면 이렇게 당신을 만날 수도 없었을 거잖아?”

“그래서 다행이라는 거야?”

박수혁은 잔뜩 분노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내 동생 어디 있어?”

안진은 눈을 깜빡이며 이민혜의 눈치를 살폈다.

박수혁은 고개를 돌리고 이민혜에게 물었다.

“박예리 어디 있어요?”

이민혜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예리는 꼭 윤재수 그 사람을 따라가겠다는 거야. 나도 말렸는데 말을 안 들어. 우리랑 절대 가기 싫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윤재수한테 보냈어.”

박수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다.

안진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우리 오빠가 잘 보살피고 있을 거야.”

박수혁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너무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다.

그가 뒤쪽을 눈짓하자 박수혁의 부하들이 안진의 배에 올랐다.

그런데 안진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며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섰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박수혁은 이를 갈며 물었지만 안진은 그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나쁜 의도는 없지만 난 자선 사업가도 아니야. 당신 오기 전에 조건이 있다고 말했잖아.”

박수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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