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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0화 유강열

하시율 여사가 전화기 너머 말했다.

“내일 유라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어.”

심강열은 당황해서 머리가 하얘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둘러댔다.

“시간 없어요.”

그의 말투가 심상치 않음을 하시율은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왜? 그딴 년이 한 거짓말 가지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꼴 하고는. 내가 너희 사이 갈라놓은 것처럼 뭐 하는 거야?”

심강열은 당황한 듯 대답했다.

“어머니, 그게 아니라……”

하시율은 화가 난 듯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 내일 유라 데리고 안 올 거면 나 볼 생각하지 마! 아예 유강열이라고 성도 바꾸지 그러니?”

하시율은 화가 잔뜩 난 채로 전화를 끊었다.

손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상황을 얘기하지 않았더라면 회사까지 찾아가 이 일에 대해 알아보진 않았을 것이다.

심강열과 유은진이 계단에서 한 대화 탓에 회사에는 온갖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하시율은 아들이 바람을 피우는 더러운 짓 따위 할 리가 없다고 믿었다.

유은진 그 나쁜 년이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 위해서 일부러 한 말이라면 모를까.

그때 당시 일어난 일은 하시율만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단순한 부부싸움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유은진 그년이 끼어있다니……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심강열은 그대로 거실 소파에 누웠지만 두통이 느껴져 잠이 오질 않았다.

동이 튼 무렵에야 잠시 눈을 붙였지만 금세 깨버렸다.

아주머니는 아침 일찍 식사를 준비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유라도 일어나서 세수하러 갔다.

심강열이 드레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마침 한유라와 마주쳤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한유라가 웃으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

“좋은 아침이야.”

심강열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영문 모를 울화가 치밀었다.

한유라는 개의치 않고 아침을 먹으면서 손 아주머니의 솜씨가 좋다고 칭찬까지 했다.

신선한 해산물을 곁들인 죽이 오늘따라 더 맛있다고 칭찬하자 손 아주머니는 흐뭇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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