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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5화 아이 낳을까요?

전동하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 소은정의 표정을 보고 끓어오르던 희열이 점차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가 약간 굳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지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예약하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 그래도 확실히 할 건 해야죠.”

소은정도 그의 말에 동의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전동하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전동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뒤, 지인에게 연락하려고 핸드폰을 찾았다.

당연히 믿을만한 실력을 갖춘 병원이어야 하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엄격하게 보장되는 병원이어야 한다.

그는 약간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만약 임신이 맞다면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입에서 거절의 말이 나온다면 그걸 받아들일 자신이 없었다.

입맛을 잃은 그는 밥술을 뜨지 않았고 소은정도 입맛이 없었기에 바로 병원에 가기로 했다.

전동하는 인근에 있는 개인병원으로 소은정을 데리고 갔다.

다행히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고 의사들도 환자의 신분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순조롭게 검사가 진행되었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3주 차네요.”

의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적이 찾아왔다.

의사는 두 사람이 전혀 기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말하면 소은정은 싫다기보다는 놀란 표정이었고 전동하는 미친 듯이 기뻤지만 그 감정을 억지로 표현하지 않으려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치 빠른 의사가 고개를 떨구며 담담하게 말했다.

“낙태 수술을 할 거면 빨리 결정해야 할 겁니다. 주기가 오래될수록 수술이 힘들어지니까요.”

남자는 순간 굳은 표정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병원에서 나온 뒤, 두 사람은 바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소은정은 약간 넋이 나간 상태였고 전동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갑갑했다.

기쁨으로 가득했던 그의 얼굴이 점점 차분해졌다. 소은정이 아이를 바랬던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 그와 결혼까지 고민한 적도 없었을 것이다.

차 안에 적막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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