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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1화 마지막으로 찾아 갈거야

모든 것이 이미 정해졌다면 그가 한 모든 것도 아무 소용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불쌍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속일 필요도 없다.

박수혁은 눈을 감았다. 적어도 소은정이 아직 살아있으니 그는 누구보다 기뻐해야 했다.

하지만 이한석은 그의 말을 듣곤 한순간 얼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입을 다무는 박수혁의 모습을 보곤 알아서 물러나 음식을 준비하러 갔다.

박수혁은 나무껍질을 씹듯 밥을 먹었다. 이한석은 강서진의 말이 소용이 있다고 생각해 다시 회사로 돌아가 일을 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박수혁은 샤워를 마치더니 옷을 바꾸곤 멀끔한 모습으로 나왔다.

이한석은 그런 그를 보니 불안해졌다.

"박 대표님…"

박수혁은 담담하게 이한석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무척이나 위험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찾아가 볼 거야."

박수혁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 제가 연락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이라고 하더라도 몰래 만나는 건 하고 싶지 않았다.

......

전동하는 내일 퇴원하기 전, 마지막 검사를 하고 있었다.

소은정은 내일 그와 함께 퇴원할 생각으로 그곳에 남았다. 하지만 한유라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짐들을 챙겨 들고 소은정을 찾으러 왔다.

다행히 그들이 있는 층에 다른 환자가 없었기에 그들은 제멋대로 할 수 있었다.

소은해는 그들 사이에 끼어 김하늘이 자신과 데이트를 하지 않고 소은정과 한유라의 드레스를 골라주는 일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죄다 하얀색뿐인 드레스는 그의 눈에 고르고 말 것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거 어때?"

한유라가 들뜬 얼굴로 드레스를 바꿔 입곤 한 바퀴 빙그르르 돌며 물었다.

드레스는 모두 최신 디자인이었다. 그중 두 벌은 한유라가 주문 제작한 것이었기에 그녀는 모두 마음에 쏙 들어 신중하게 고를 생각이었다.

"등 다 내놓겠다고?"

소은정이 자리에 앉아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한유라는 등이 예쁘기도 했고 그녀는 자신의 우세를 발휘할 줄도 알았다.

"당연하지."

한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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