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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6화 후유증?

근처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간호사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 다 왔었는데... 로맨스에서 시트콤으로 장르가 바뀌었잖아?’

소은정의 호통에 겨우 전동하를 풀어준 소은해가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알릴게.”

‘이제 저 사람도 깼으니까 병원 놀이도 끝이다.’

한편 울음을 멈춘 마이크도 코를 풀쩍이더니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아빠가 드디어 깨어났어. 큰일 치뤘으니까 예쁜 누나는 잠시 아빠한테 양보하는 걸로... 일단 환자를 잘 케어하는 게 중요하니까.’

반면 전동하와 소은정은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발 나서던 전동하의 얼굴이 다시 창백하게 질렸다.

중심을 잃고 휘청이던 전동하가 쓰러지려던 그때, 따뜻하고 달콤한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소은정이 그의 허리를 끌어안은 것이었다.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과 함께 전동하 역시 소은정을 꽉 끌어안았다.

‘다신 이렇게 못 안을 줄 알았는데..’

저승 문 앞까지 다녀오고나니 소중한 사랑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비록 눈은 감고 있었지만 전동하는 그를 지켜보는 소은정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소은정이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졌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그녀의 미소를 보고 싶었고 따뜻한 피부를 만지고 싶었고 소은정의 삶 구석구석에 직접 참여하고 관여하고 싶었고 그래서 자꾸만 아득하게 멀어지려는 정신줄을 잡아 드디어 눈을 뜬 것이었다.

소은정도, 전동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벅차올랐다.

‘다행이다. 살아있어서. 이렇게 다시 은정 씨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전동하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턱을 소은정의 어깨에 기댔다.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전동하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지만 이 생생한 후각과 촉각은 그가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던 의사가 한번 헛기침을 했고 그제야 둘은 서로를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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