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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허전해

다음 날 아침.

아직 깊은 잠에 빠진 소은정의 방에 소호랑이 깡총깡총 뛰어왔다.

“엄마, 일어나요!”

잠결에 소은정이 소호랑의 팔을 내쳤지만 소호랑은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 짝퉁 호랑이를 그냥...!

소호랑에게 응징을 날리기 위해 소은정이 일어난 순간, 집사 아저씨가 그녀의 방문을 살짝 노크했다.

“아가씨, 깨셨습니까?”

안쪽에서 대충 인기척이 들리자 집사 아저씨가 말을 이어갔다.

“회장님께서 얼른 준비하고 내려오시랍니다. 너무 늦게 내려오면 손님들이 안 좋게 보신다고요.”

결국 잠을 다 깬 소은정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알겠어요, 아저씨.”

정신이 맑아지니 그제야 소호랑도, 집사 아저씨도 왜 이렇게 부산스럽게 구는지 이해가 갔다.

아, 오늘 나리 씨 부모님이 오신다고 그랬지. 아빠... 신경 많이 쓰이시나 보네.

세수를 마친 소은정은 캐주얼하면서도 조신한 옷을 고르기 위해 옷방을 한참 뒤졌다.

결국 그녀가 고른 건 베이지색 원피스였다.

은은한 컬러가 그녀의 피부색을 더 밝게 부각시켜주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그녀가 계단을 내려갔다.

한편, 소찬식은 아침부터 뭔가를 구시렁대고 있었다.

“아니, 지금 회사가 문제야. 은호 얘도 은근 고지식하다니까. 지금 자기 동생 인생이 걸린 일인데.”

집사 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며 소찬식을 달랬다.

“그래서 새벽 일찍 나가셨습니다. 급한 일만 처리하고 바로 들어오신답니다.”

계단을 내려온 소은정은 완전히 탈바꿈한 거실을 둘러보며 입을 떡 벌렸다.

비록 전에도 깔끔하긴 했지만 지금 거실은 광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화가라는 두 사람의 직업을 인식한 건지 인테리어 소품들도 우아하고 심플한 걸로 교체되어 있었다.

저쪽에 있었던 꽃병은 경매에서 10억으로 낙찰받았던 거 아니었나? 도대체 어디에 치운 거야.

감탄을 이어가던 소은정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이럴 거면 아예 다른 집으로 바꾸는 게 낫지 않아요? 제가 지금 사는 오피스텔 정도면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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