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전동준도 임영숙을 몇 번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전동준은 신나서 매일매일을 어머니만 만나기를 기대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오지 않았다.그녀는 착잡한 얼굴로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 불을 붙였다.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끼고 피지는 않았다.담배가 홀로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때 내가 동준이와 그 여자 사이를 반대했어. 그 여자는 전인국이 일부러 그의 주위에 심어 동준이를 자기 집안에서 내보내려고 했던 거야, 전인국이 파놓은 함정이었지.”전인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여자는 쓸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전인국은 자기랑 그 여자가 낳은 아들에게 탄탄대로를 만들어 주려고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어, 그러니 동준이의 미움을 사더라도 그 여자를 집에 들이지 않았어.”임영숙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근데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어, 애가 애를 낳다니, 다행히 전기섭이 그 여자를 죽여버렸지.”그녀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전동하는 복잡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네요?”여자가 웃으면서 말했다.“응, 난 다 알고 있었지.”“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죠.”전동하의 말투에 감출 수 없는 쌀쌀함이 느껴졌다. 여인은 어두운 눈빛을 하고 있었으나 표정은 덤덤했다. 그녀가 어떤 마음인지 눈치채기 어려웠다.“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동준이가 받아야 하는 것을 넘겨주는 거야, 그것을 지키는 건 자네 몫이야.”임영숙이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전동하를 보면서 말했다.“나는 원치 않은 혼인을 했고 전인국이 넣은 약 때문에 동준이를 낳았어. 내 인생에 내가 원한 대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왜 내가 주동적으로 그들을 바꾸려 해야 하지? 아이를 낳자마자 나는 전인국을 떠났어, 나의 최대의 가치가 그들에게 이용당해 사라져 버렸어, 이혼만 하지 않았지, 나는 전인그룹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야.”전동하는 눈썹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녀를 보았다.“전인 그룹의
착하던 동생의 마지막 순간은 의외로 반항적이었다. 전동준을 생각한 전동하의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나는 당신의 지분을 가질 생각이 없으니 그만 돌아가 주세요.”전동하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여자가 멈칫하더니 일어나면서 말했다.“그럼 마이크한테 주는 셈 치고 다른 소리 하지 마.”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말을 끝마친 그녀는 손가락에 낀 담배를 지져 끄고 사무실을 걸어 나갔다. 전동하는 남겨진 문서를 보면서 마음이 가라앉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표실에 들어온 비서가 어두운 표정의 전동하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몇 년이나 지난 일인데... 지금에야 찾아온 것에는 분명히 목적이 있을거에요.”말을 마친 비서가 테이블 위에 놓인 문서를 보고 순간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손안에 필살기를 쥐고 있었네요...”전동하의 코에는 아직도 시큰함이 남아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덤덤해 보였다. “네, 마이크한테 줄 거예요. 마이크가 성인이 되면 명의 이전을 할 거예요.”전동하가 눈을 감은 채 손으로 그의 눈썹뼈를 만지작거렸다. 그 소년은 어머니의 진실한 모습을 평생 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소년이 생각하기에는 어머니가 자신을 매우 사랑한다 생각했을 것이다. 어둠이 찾아오고.그린 클럽.룸안에서 웃음소리와 술 게임 소리가 들려왔다. 안에는 상류층의 도련님들이 있었고 박수혁과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강서진이 불러 모은 자리였고 강서진은 진작에 도착해 그들과 놀고 있었다.이태성이 들어오더니 한번 스캔하고 강서진의 옆자리에 앉았다.“수혁인 아직 안 왔어? 우리 모임에 안 온 지 꽤 된 것 같은데.”“걱정하지 마, 곧 올 거야!”강서진이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전에는 소은정과 전동하의 사귀는 얘기가 이들 사이의 좋은 안주로 되었는데 박수혁의 눈치를 보느라 조심스레 얘기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더욱더 박수혁을 화나게 하였다. 그리하여 아예 모이는 횟수를 줄였다. 다들 이 모임으로 하여
전동하와 소은정이 헤어지기만 하더라도 박수혁 주변의 사람들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소은정이 전동하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줄 알았으나 비디오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알았던 것과 달라 보였다. 소은정의 주위에는 널린 게 남잔데 분명히 한 사람한테만 목을 매달지 않을 것이다. 박수혁의 얼굴이 복잡미묘했다. “소은정은 그저 노는 것뿐이라 해도 , 전동하랑 헤어지기만 해도 형한테 좋은 기회잖아!”강서진은 끊임없이 박수혁에게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박수혁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박수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어두운 밤. 그의 눈썹은 날카롭고 목소리는 차가웠다. “전인그룹에 일이 터졌던데 전동하가 한 짓이야?”강서진이 순간 멈칫하였다.“설마? 아무리 관계가 좋지 못하더라고 전인그룹을 몰락하게 할 만큼은 아니지 않아?아무리 그래도 전인그룹은 전동하의 빽이었는데, 전인그룹이 없다면 SC그룹과 이어지기에는 내세울 게 없잖아.”강서진은 해외의 일에도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아무리 좋게 봐주더라도 전인그룹이 이번 이슈에 대해 한 조치는 이 업계에서의 반면교사와 비웃음거리로 되었다. 박수혁은 덤덤하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의 목젖이 미세하게 떨렸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전해 들은 바로는 뒤에서 전인그룹의 주식을 전동하가 조종하고 있다고 했다. 소은정을 위해 전인그룹을 망하게 할 셈인가? 전동하는 박수혁의 생각보다 더 독했다.전인그룹의 대처 방법은 많은 사람의 비웃음거리로 되었다. 하지만 전인국도 현재 국면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인국은 애초에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전기섭에게 권리를 넘겨주었다. 전기섭이 겉으로 보기에는 권력이 안정해 보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미 주위의 사람들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전인국은 알지 못했다.그가 전인그룹에 며칠간 있던 새에 머리마저 하얘지기 시작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들은 모두 주주들에 의해 거절당하고 그가 명령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빌딩앞에서 시위하
상황은 갈수록 조잡해지고 정치권에서도 전인그룹에 서둘러 해결해야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폭격에 전인그룹은 상장폐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장폐지를 결정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내부의 자금 유실도 막대하여 수습하기 어려웠다. 일부 주주들은 인수될 것을 제안했다. 그 소식을 들은 전인국은 그 자리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다. 꿈에서조차 전인 그룹에 이런 시련이 닥칠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전기섭이 회사 경영을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인수라는 해결 방법이 제시된다면 분명히 누군가는 여기에 희망을 걸 것이다.전인 그룹이 다시 재기할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매도로써 잠시 자금 유실을 막아보려는 것이다. 주주들은 전인국의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레 인수에 관한 얘기를 하자고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큰 파동이 일으켰다. 휘황찬란하던 전인 그룹이 이렇게 몰락하는 것인가? 많은 동종 업계 기업들이 어떻게든 이번 인수에 참여하려고 애를 썼지만, 부르는 가격이 높지는 않았다.그들도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미국에 온 소은정은 공항에서 나와 발걸음을 내딛자마자 숨을 깊게 한 모금 마셨다. 아무도 그녀가 미국에 왔다는 소식을 몰랐다. 전동하에게 마저도 알리지 않았다. 우연준과 최성문이 소은정의 양옆에 서서 뒤따라가고 있었다. 그녀의 분위기는 차갑고 고귀하여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소은정은 그들의 시선은 상관하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호텔에 도착한 후. 소은정은 소은호와 영상통화로 다시 한번 그들의 계획을 확인하였다. 다음날. 전인그룹의 주주 회의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지 않고 시위대가 모르게 하기 위하여 다른 호텔의 미팅룸에서 진행되었다.이날만을 기다려 온 소은정은 아침에 호텔에서 나와 차에 올라탔다. 최성문이 덤덤하게 다가와 보고했다.“어젯밤 대표님이 룸서비스로 시킨 와인에 세 명이 약을 탄 것을 발견해 와인은 이미 없앴고 그
회의실의 사람들을 한번 스캔한 소은정은 전인그룹의 부회장 옆에 앉았다. 많은 기업들의 대표들이 초대를 받고 왔고 그들 모두 전인 그룹에 관심이 있었다. 대기업을 손쉽게 집어삼키는 것 자체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회의실에는 전인그룹의 주주와 대표가 있었다.구석진 자리에서 휠체어를 탄 전인국이 어두운 얼굴로 들어오는 소은정을 바라보았다.소은정이 미국에 오자마자 전인국은 이 소식을 들었다. 소은정을 처리하라고 보낸 사람들은 모두 오히려 당해서 돌아왔고 범죄조직들도 다시는 소은정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소은정은 이미 미국에 들어오기 전에 범죄조직들과 신변 보호 계약을 맺었다. 미국에 있을 때 안전하게 보호한다면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엄청난 금액을 범죄조직들에 지불하기로 했다. 전인그룹의 세력은 이미 두려워할 것이 못 되었고, 범죄조직들은 돈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하는 사람들이다.전인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 SC그룹은 초대 리스트에 없었어.”소은정은 그의 아래쪽에 서서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단상 위에 있는 전인국을 바라보았다.소은정의 눈코입은 여전히 아름답고 빛났다. 그녀는 신상 흰색셔츠에 머메이드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다.예를 갖추는 자리에 어울리는 옷이었지만 작은 디테일이 숨겨져 있어 그녀의 고귀한 자태를 더욱더 뽐내주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태 뒤에 차가운 한기가 숨어져 있었다. 그녀가 서 있는 모습은 막연한 소외감이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청량한 목소리로 말했다.“곧 인수될 마당에 아직도 누구한테 인수당하는지 신경 쓰세요? 전회장님은 죽어도 체면을 차리느라 살아서 고생이네요?”소은정은 많은 사람 앞에서 전인국에게 핀잔을 주었다. 전인국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주주들과 많은 기업 대표 앞에서 깔아뭉개지고 있었다.순간 전인국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소은정을 노려보면서 말했다.“소은정, 내가 당신한테 질 거라는 생각하지 마. 전인 그룹은 절대 당신한테 매입되지 않을 거야!”
회의실로 걸어들어오던 전동하의 눈에 소은정이 보였다.그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아무 일도 없는 듯 다시 들어갔다.소은정은 이 일을 처리하고 나서 전동하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전동하 앞에서 자기 아버지에게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전동하에겐 잔혹한 짓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전동하를 만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일부러 전동하를 보고도 못 본 척했다. 하지만 전동하는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소은정에게 말을 건넸다.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이었다.“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소은정이 멈칫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그제야 그녀의 옆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인식했다. 갑자기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앞쪽 자리는 소은정의 옆자리만 비어있었다. 소은정은 전동하에게 공간을 내주려고 일어서려는 순간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올려졌다. 낮은 목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괜찮아요. 이 정도면 들어갈 수 있겠어요.”회의실의 자리는 빽빽하지 않아 공간을 내주지 않아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그제야 뒤를 돌아본 소은정은 어이없다는 눈길로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소은정이 화를 내는 모습은 전동하에게는 귀엽게만 보였다. 전동하는 다시 온화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시 그녀가 알고 있던 전동하로 보이는 듯했다. 그를 모르는 척 하기보다는 이렇게 보는 게 더 마음이 편했다.다른 사람들은 전동하의 목적만 추측하느라 소은정과 전동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보지 못했다. 최성문과 우연준만이 소은정의 뒤에서 그들의 애정행각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동하가 도착하자 전인국의 표정이 한결 나아 보이는 듯했다. 매도에 대해 상관 안한다 했지만 어찌 상관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늙고 마른 호랑이라도 삵보다는 낫다. 전인 그룹과 같은 호랑이를 누가 마다할 수 있겠는가?단상 위의 부회장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전동하를 바라보다 소은정을 보고 다시 눈길을 거뒀다.“그럼, 다들 모인
전인국의 얼굴이 더욱더 좋지 않게 변했다.한 자리에 모인 주주들과 비교했을 때 그는 우세가 될 수 없었다.며칠 사이에 사방으로 찾아다니면서 많은 돈을 썼지만, 적은 자투리 주식밖에 매입할수 없었다. 다른 대주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값을 부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아래에 있는 주주들이 하나둘씩 손을 들기 시작했다.회의실 안이 시끌벅적해졌다. 어쩌면 전인그룹의 몰락을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신나 보였다. 전인국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주주총회까지 찾아온 전동하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대체 무슨 생각인거지?대부분의 사람이 표결을 마치고 부회장이 마이크를 들고 결정을 내리려는 순간 전인국은 참지 못하고 전동하를 보면서 말했다.“잠시만요, 다들 아실테지만... 제가 아들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전동하의 이름이 나오기도 전에 전동하의 얼굴은 이미 어두워졌다. 전동하는 이런 공적인 자리에서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전인국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역시나 염치가 없었다. 전인국의 말을 옆에 있던 부회장이 끊었다.“전 대표님, 지금 와서 이것을 밝히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전인그룹의 스캔들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시는 겁니까?”부회장은 단상에 서서 마이크를 대고 똑똑히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회의실 안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전인국은 벙찐 얼굴로 부회장을 바라보았다.부회장은 깊은 한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저도 더 이상 여러분들을 속일 수는 없겠네요. 몇 년간 온갖 고생을 하여 전기섭을 그 자리에 올리고 그에게 권력과 재부를 주었고 경영을 가르쳐주셨죠. 하지만 전기섭이 한 번이라도 제대로 회사를 운영한 적이나 있습니까? 그가 전인그룹을 넘겨받은 이후로 회사의 이윤은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아직도 모른 척하시겠습니까?”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쉬쉬거렸다.전동하가 만약 여기서 나선다면 전인 그룹에 구사일생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부회장의 말속에서 전인
대체 누가 이 일을 말한 것이지?전동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덤덤하게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소은정은 흥미로운 표정을 하고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전인국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꼈고 호흡마저 가빠왔다.미워해도 좋고 나빠해도 좋지만, 전동하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지? 그런 전동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부회장은 손목의 시계를 힐끗 보더니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이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전기섭도 이미 응당한 대가를 치렀으니 다시는 언급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전인그룹의 매도 문제는...”“삐익--”전인국이 옆에 있던 마이크를 집어 던졌다. 단상 아래로 떨어진 마이크는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냈다.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나는 인정 못 해! 내 눈에 흙이 들어오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매도는 있을 수 없어! 회사의 대주주로써 나에게 부정권이 있어! 다들 생각도 하지 말어!”전동하를 기다리지 못한 전인국이 소리쳤다. 부회장도 자기 생각과 다르단 것을 느낀 전인국이 이대로 전인그룹이 몰락할까 두려웠다.다들 복잡한 심경으로 전인국을 바라보았다.전인국이 자기의 지분을 손에 쥐고 놓지 않는다면 매입과 매도 모두 어려운 일이었다. 회의실 안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전인국은 여전히 죽일 듯이 전동하를 노려보았다. 회의실 내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회사의 모든 결정은 모두 최대 주주가 하는 거겠죠?”전인국이 멈칫하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이미 마음속으로 수십번 지분 상황을 계산했었다. 몇몇은 큰 주주들이 적지 않은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의 지분을 몰아주지 않는 이상 자기가 보유한 주식보다 많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쉽게 몰아주기를 하지는 못할 것이고 그렇다 한들 지난번 혼란한 시기에 누군가 일어서 권력을 다투려 했을 것이다. 나서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바로 지분을 한사람한테 몰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