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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내 여자니까

동하는 분명 돈도 있고 재능도 있지만 우리 가문의 지지 없이는 그저 자수성가한 젊은이에 불과해. 그런 수준으로 소은정 대표와 결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이미 결혼을 경험해 본 전인권이었기에 더 확신이 갔다.

그제야 전기섭의 표정이 조금 풀리긴 했지만 아직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건 여전했다.

“그러니까 더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해야지. 지금 문제는 소은정 그 계집애가 날 싫어한다는 건데... 어쨌든 동하랑 계속 만나는 꼴은 난 못 봐.”

“조급해 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문전박대나 당하는 주제에. 넌 도대체 밖에서 어떻게 하고 다니는 거니?”

전인권도 어느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는 나름 영리한 아이였는데 전인그룹 대표로 취임하면서 점점 더 성격이 안하무인으로 변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 전기섭이 복잡한 시선으로 전인권을 바라보았다.

“형, 지금 동하가 형 아들이라고 두둔하는 거야? 어차피 동하랑 소은정이 결혼해도 전씨 일가에 얻는 건 마찬가지니까 누구든 상관없다 이거야?”

형이라고 부르는 전기섭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전인권의 눈동자에도 어느새 분노가 피어올랐다.

그 동안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동생 밖에 모르는 멍청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네 편을 들었어. 그런데 네가...!

하지만 무작정 전동하에게 덤벼드는 전기섭의 행동에 실망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전기섭이 광기 어린 눈으로 전인권을 노려보았다.

“어찌 어찌 해도 자기 핏줄이라 이거야? 게다가 친손주인 마이크까지 키워주고 있으니까 왜 마음이 흔들려? 다시 우리 집안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전인권의 침묵을 묵인으로 받아들인 전기섭은 더 화가 치밀었다.

“동하도 밖에서 나름 잘 나가니까 왜 애초에 내친 게 후회라도 돼? 내가 아니라 동하한테 회사 물려줄 걸 후회라도 하는 거냐고!”

“전기섭, 그만해!”

고개를 든 전인권이 소리쳤다.

다른 건 몰라도 형까지 전동하 그 자식한테 빼앗기면 난 정말 미쳐버릴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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