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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덫

“그 부분은 제가 외부에 분명히 설명하겠습니다.”

이 말을 마친 서준이 곧바로 몸을 돌려 회장실을 떠나자, 민진현이 서준이 나간 문을 향해 찻잔을 던졌다. 산산조각 나버린 찻잔은 아무렇게나 바닥에 널브러졌다.

분노를 가라앉힌 민진현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날 좀 도와줘야겠어. 깨끗하게 처리해 주게.”

“최하연...”

민진현의 어두운 얼굴에 음흉함이 가득해졌다.

“우리 민씨 가문이 어느 정도인지, 똑똑히 보여줘야겠어.”

...

일주일 후.

드디어 기항 그룹과 기술 업데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밝았다.

하연과 정기태가 함께 회의실로 향하는 복도를 걷고 있었다.

기항 그룹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다른 그룹의 임원들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진보한 기술 혁신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하연이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성재와 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만 있었다.

하연이 가방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임 대표님, 무슨 일 있으세요? 표정이...”

성재가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시종일관 웃음을 띠던 성재의 총명한 눈동자에는 뚜렷한 조의만이 가득했다.

성재가 우지나를 향해 말했다.

“우 상무님, 지금 상황에 대해 최 사장님께 보고드리세요.”

“최 사장님, 한 시간 전, 다크 웹에 대량의 나노로봇의 핵심 암호화 파일이 생겨났습니다. 다행히 아직 그 안의 소스 코드를 돌파한 사람은 없는 걸로 보이지만, 곧 돌파하는 사람이 생기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우지나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 소스 코드 말입니다. 불과 이틀 전에 DS그룹에 공유된 걸로 알고 있는데, 왜 하필 오늘 정보가 누설된 걸까요?”

“그러니까, 지금 우 상무님 말씀은... 우리 DS그룹이 정보를 누설했다는 겁니까?”

하연은 몹시 당황스러웠으나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DS 그룹에 정보를 공유한지 며칠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 의심을 거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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