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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두 남자의 대립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매장의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하연에게 아주 익숙한 사람, 한서준과 민혜경이었다.

하연은 B시라는 곳이 너무 좁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혜경과 서준이 손을 잡은 채 매장으로 들어섰다. 마치 가족이 된 듯한 두 사람의 모습에 하연의 가슴이 내려앉는 듯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시림이 엄습해왔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의 약혼 소식을 듣자마자 두 사람이 약혼반지를 고르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3년간의 결혼 기간 동안 서준이 하연에게 준 선물은 결혼반지가 유일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서준은 치수를 재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서준이 잠든 틈을 타서 하연이 몰래 서준의 치수를 측정했어야 했다.

그랬던 서준이 지금은 직접 VERE매장에 나타나 혜경과 함께 결혼반지를 고르려 하다니.

하연은 어리석었던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연은 서준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던 과거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고, 진심을 다하여 서준을 대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연이 어깨를 짓누르는 비참함을 느끼던 바로 그때, 뒤에서 하성이 나타났다. 하성이 붕대를 감은 손으로 힘겹게 푸른색 다이아몬드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내 안목, 어때?”

실의에서 벗어난 하연이 하성이 건네는 반지를 받아 들고는 옅게 웃었다.

“예뻐요, 제가 직접 디자인한 스타일을 골랐네요?”

“그래? 그럼 나랑 마음이 통한 거네? 기분이다! 오빠가 이 다이아몬드 선물로 사줄게, 어때?”

하성이 하연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하성이 조각 같은 얼굴과 큰 몸으로 하연이 서준과 혜경을 볼 수 없도록 하연의 앞을 막아섰다.

“아니, 괜찮아요. 또 인터넷에 이야기가 어떻게 퍼질지 모르잖아요.”

하연이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하성이 짓궂은 미소를 지어 보인 후,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푸른색 다이아몬드 반지를 하연에게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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