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28화 사직서를 작성하시겠어요?

Share

제28화 사직서를 작성하시겠어요?

Author: 손라떼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1-29 20:32:53
“그렇게 헤어지고 싶다는데 들어줘야지!”

“변호사한테 전화해서 언제 가정법원에 갈지 약속을 잡아.”

한서준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그의 가슴에 쌓인 분노는 어디에도 표출할 곳이 없었다.

그러나 구동후는 눈치 없이 전화를 끊지 않고 말을 건넸다.

[대표님, 상대 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언제든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서준은 통화 중이던 휴대폰을 바닥에 세차게 내려쳤다.

머리를 쓸어 넘긴 그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졌다.

“최하연…… 진짜 지독하다 지독해!”

……

DS그룹 B시 지사.

하연은 회의실 문을 열고 섬세하고 우아한 OL정장을 입은 여러 임원들과 정예나 앞에 나타났다.

이번에 하연과 화해한 예나는 F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절친과 함께 경력을 쌓고 자신의 디자이너 브랜드 숍을 열고 싶어했다.

하연은 자신과 예나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이번에 D국 본사에서 파견되어 대표직을 맡게 된 최하연입니다. 제 옆에 있는 이 분은 정예나 부사장입니다. 다같이 앞으로의 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B시 지사의 실적을 올리기 바라겠습니다.”

B시 지사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D국 본사에서 파견된 임원들로 하연보다 1년 먼저 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사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다짐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낙하산이 이 자리를 꿰찰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몇몇은 하연이 DS그룹 수석 비서였다는 사실만 알았지 그녀의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최 대표님, 환영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본부의 결정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만을 토해내지 못함에 못마땅했다.

“대표님은 예전에 한서준 대표의 비서였지 않습니까? 지금은 DS그룹의 대표직에 오르셨는데 본사에서 이전 상사에게 회사 비밀을 유출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십니까?”

이 말을 들은 예나는 하연을 변호할 준비가 되었지만 하연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막았다.

그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임원들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개발팀 본부장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호정
2024. 11. 09. AM 11:04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29화 성가신 사람과 여우를 또 만나다

    쇼핑거리 가운데 통유리로 된 5층 건물이 우뚝 서 있다.오늘은 정예나가 디자이너 브랜드 숍을 다시 여는 날이었다.3년 동안 하지 못했던 졸업 작품을 이제 다시 시작했다.위치는 3년 전보다 더 좋고 넓어졌다.내부는 독특하게 꾸며진 화려한 조명과 엄선된 명품 브랜드 의류와 악세서리로 가득 찼다. 통유리로 된 심플한 외관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당시 두 사람의 독특한 디자인과 독창적인 코디는 B시 귀족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었다.공식적으로 가게를 오픈하기 전부터 입구에는 긴 줄이 늘어섰는데, 모두 대기표를 뽑은 후 기다리는 명문가 출신 여성들이었다.회사에 있던 최하연도 예나의 부름에 달려 나와 손님들을 맞이했다.오전은 쉴 틈이 없었고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줄어들었다.하연과 예나는 지친 내색이 가득했다.예나는 하연의 팔을 껴안으며 말했다.“하연아, 이러고 있으니까 꼭 3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지 않아?”“그러게, 3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야.”하연은 예나의 얼굴을 만지며 미소 지었다.“하연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나도.”예나는 하연이 쉴 수 있도록 혼자서 위층으로 올라가 상황을 살폈다.홀로 소파에 앉아 있던 하연은 우연히 지나가던 한서영과 민혜경의 모습을 봤다.고급스러운 이번 시즌 드레스를 입고 있던 서영은 카메라를 들고 매장에서 연신 셀카를 찍고 있었고 그 중 잘 나온 사진 9장을 편집한 후 글을 올렸다.[참으려 했는데 유명한 디자이너 브랜드 숍이 보이길래 또 질러버렸다…….]SNS에 글을 올린 그녀는 흥분된 마음에 혜경을 끌고 돌아다녔다.서영은 3억원 상당의 고급스러운 이번 시즌 제품을 꺼내 들고 간절한 눈빛으로 혜경을 바라봤다.“새언니, 이거 나한테 잘 어울리지?”그녀의 말은 너무나도 투명했다. ‘당신은 내 새언니이고 돈도 많으니 나를 위해 이걸 사달라’는 뜻이었다.혜경도 당연히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지만 요즘은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고 있었다.며칠 전 5

    Last Updated : 2024-01-29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0화 비밀결혼을 한 진짜 이유

    “암표상으로부터 구매한 초대권은 그 자리에서 무효화됩니다.”최하연은 눈꼬리를 치켜뜨며 조롱 섞인 표정을 지었다.“그런 사람은 사장도 손님 대접 못해드려요.”“물론 오늘 두 사람이 여기서 100억을 쓴다면 말이 달라지지만요.”그녀는 눈을 깜빡였다.ST그룹의 딸인 민혜경이 가진 돈은 얼마 없었다. 하물며 지난 번에 57억을 썼기에 하연은 현재 혜경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확신했다.하지만 혜경이 과감히 나서는 건 정예나의 매출에도 도움이 됐다.한마디로 일타쌍피였다.하지만 눈치 없는 한서영은 혜경을 재촉했다.“새언니가 여기에 있는 걸 다 사서 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혜경은 서영이 무슨 말을 해도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마 돈이 없으세요?”“돈도 없고 암표를 사서 구경하시는 거면 경비원을 불러야 할 것 같네요.”하연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매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들을 수 있는 정도였다.명문가 사모님들 사이에서도 이 일은 큰 이슈거리가 되었다. 곧 몇몇 사람들이 이 일을 단체 메시지 방에 올렸고 이윽고 많은 사람들의 글들이 올라왔다.순식간에 혜경과 서영은 비웃음거리가 되었다.둘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최하연 씨! 사람이 그러면 안 돼요!”혜경은 눈을 질끈 감았다. 화가 난 얼굴이 새하얘진 것도 오래였다.그녀는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하연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고, 눈빛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빛났다.“그래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게 난데.”그러자 검은 안경을 쓴 경비원이 나타나 혜경과 서영에게 정중하게 손짓했다.“따라오시죠.”수많은 야유 속에 두 사람은 황급히 도망쳤다.가게에서 나가자마자 혜경은 큰 굴욕감에 쇼핑할 기분이 아니었고 서영에게 말한 뒤 홀로 운전사의 차에 올라탔다. 홀로 남은 서영은 화를 내며 발을 쿵쾅거리며 떠났다.그녀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 휴대폰을 꺼내 한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준은 술집에서 안태현 등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가 서영의

    Last Updated : 2024-01-29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1화 냉정함도, 대화도 다 필요 없어

    3일 후, 가정법원. 양측의 변호사가 미리 약속을 정해둔 시간에 하연과 서준이 각각 나타났다.이혼서류를 가져갔을 때 하연은 자기 부분을 기입하는 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반면 서준은 시간을 질질 끌면서 좀처럼 빈칸을 잘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하연은 서준의 이런 모습을 곁눈질로 흘겨보고, 차갑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한대표님, 제가 시간이 빠듯해서요.”하연의 재촉에 서준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가, 곧장 서류의 빈 칸을 채워 가기 시작했다.양식을 작성한 후 두 사람은 창구의 직원에게 서류를 건네주었다.“잠깐만요.”서준은 이혼서류가 곧 접수될 것을 보고 갑자기 한마디 내뱉었다.서류를 다루던 법원 직원이 즉시 손을 멈추었다. 오늘 아침 첫 번째 고객이 뜻밖에도 HT그룹의 대표와 그의 비서일 줄은 몰랐다!‘한서준과 그 아내가 사실혼 관계에서 발전해 혼인신고를 하러 온 줄 알았는데 이혼이라니, 상상초월이군!’서준은 하연을 바라보면서 지난 날 두 사람이 부부 사이였을 때의 고압적이고 거들먹거리는 차갑고 딱딱한 말투로 물었다.“정말 잘 생각한 거 맞지?” ‘만약 이 여자가 지금처럼 입단속도 하지 않고 제멋대로 이혼을 제기하고 가버리면, D국에서 혜경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더 쓰게 하고 곤란하게 만든다면…….’그는 이런 일들을 모두 잠시 내려놓고 싶었다.‘하연이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은데.’“나 지금 어느 때보다 정신이 멀쩡하고 이미 충분히 고려했어.”하연은 눈썹 끝을 구부리며 붉은 입술은 제멋대로인 산만함을 잔뜩 풍기고 있었다.“왜? 내가 아직도 당신이랑 장난치고 있는 거 같아?”하연의 태도가 이렇게 단호한 것을 보고 서준은 가슴이 답답할 뿐이었다. 딱히 뭐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끝없이 추락하는 감정의 끝에 하연이 있었다.하연이 떠난 이후 최근 며칠 사이, 서준은 두 사람 사이에 허심탄회하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서준의 말투가 분명히 좀 더 부드러워졌다.“너에게 좀 더 차분하

    Last Updated : 2024-03-18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2화 날조된 가십 기사

    혜경은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드디어 눈앞의 서준이 자신에게 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만약 서준 씨가 지금 나에게 청혼해 준다면 바로 받아들일 텐데.’ 하지만, 화제의 중심에 있는 서준은 상황을 질질 끌려는 듯, 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 서준의 얼굴색은 대단히 어두웠으며 눈썹 사이의 억압적인 빛 또한 아주 뚜렷했다. 서준은 입을 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서준의 머릿속에서는 미련 없이 떠나버린 하연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되감기 되어 오랫동안 흩어지지 않는 듯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알아차린 서영이 나서서 말했다. “오빠, 뭐라고 말 좀 해 봐! 오빠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분위기가 너무 어색하잖아!” “그래, 서준아. 우리 집에 액운을 가져오던 사람이 떠났으니, 가장 기뻐해야 할 사람은 바로 너란다. 그런데 어쩐지 너는 영 흥이 나지 않아 보이는구나.”이수애가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혜경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이제 다른 생각은 하지 않을 거야. 그저, 서준이 네가 빨리 혜경이를 받아들이면 좋겠구나. 엄마는 손주를 만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단다!”혜경의 작은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어머니, 서준 씨도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서준이 앞의 세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의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저와 최하연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할머니께 알려서는 안됩니다.”서준의 말을 들은 혜경은 정신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이게 무슨 소리야? 나랑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거야? 그럼…… 내 뱃속의 아이는?’ 혜경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서준 씨, 그럼 나랑 이 뱃속에 아기는 어쩌겠다는 거야?” 손을 뻗어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던 혜경이 끝내 눈물을 흘렸다.혜경이 입고 있던 옷이 눈물로 젖어들었다. 깊은숨을 들이마신 서준이 솟아오르는 심란함을 겨우 누른 채 혜경을 향해 말했다. “나중에 다 설명해 줄게.”“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올라가 보

    Last Updated : 2024-03-18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3화 연회장에서 벌어진 언쟁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수화기 너머 여은의 어투는 세련되고 깔끔했다.[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난 항상 네 편이니까.] “고마워.”하연이 여은과의 전화를 끊자, 예나가 다가와 물었다. “자기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 그 여우도 정말 짜증 나 죽겠어!” “내일 저녁에 큰오빠랑 같이 B시 경제인 협회가 주최하는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야. 그 연회에 B시의 모든 명문가가 참석할 테니, 거기서 그 여우가 숨을 곳이 없게 만들어 줘야겠어!” 예나가 하연을 위해 소리를 높여 말했다.“자기야, 바로 그거야!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고 와!” …… 연회 당일 밤.홀의 내부는 아름다운 장식들로 가득했으며, 불빛도 눈부시게 현란했다. 귀빈들과 술잔이 한데 뒤섞여 매우 떠들썩했다.하연이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홀로 들어섰다. 하연이 입은 고가의 수공예 다이아몬드 드레스는 하연의 영롱하고 우아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사람들은 하연의 고급스러움과 존귀함에 매료되어 눈을 뗄 수 없는 듯했다. 하연의 매무새는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다웠으나 표정은 칼날과 같이 날카로워서 모든 사람들의 기세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하연을 본 명문가 아가씨들이 하연의 가십 기사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손에 샴페인을 든 한서영의 주위로 아가씨들이 모여들었다. 그 아가씨들의 얼굴은 호기심과 비웃음으로 가득했다. “서영아, 실시간 검색어 봤어, 정말 최하연이 네 새언니였어?”“그러게, 내가 본 기사 사진이랑 똑같은데? 정말 아름다우시다!” “흥! 저 여자가 네 새언니가 될 자격이나 있었어?” 한서영이 참지 못하고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우리 오빠랑 저 여자는 이미 끝났거든?” 이때, 이 모습을 본 하영이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띤 채, 한서영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저 여자, 디자이너 브랜드숍의 사장일 뿐이었어. 그런 주제에 감히 우리 오빠와 혜경 언니 사이에 끼어들어, 기어코 오빠의 세컨드가 되겠다며 뻔뻔스럽게 우리 집에 시집까지 왔던 거야. 아무리 애써도 쫓

    Last Updated : 2024-03-18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4화 지난 날의 원한을 대갚음 해 주다

    서준은 하연의 대답에 목이 메는 듯했다. 그동안 서준은 철저히 이수애와 한서영의 편에 서서 하연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었다. ‘이것도 이 여자가 이혼을 고집하는 이유 중에 하나일까?’ 이렇게 생각하자, 서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책감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최하연 씨에게 사과해.”서준이 어두운 얼굴로 서영에게 말했다.서영은 얼굴을 찌푸린 채 입을 열지 않았다.“결혼 기간 3년 내내 온갖 수모를 당하고도 참았는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해결하려는 겁니까?” 하연의 곁으로 다가온 하민이 말했다. 하민은 온몸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하민의 얼굴빛이 아주 냉엄하여 사람을 압박해오는 듯했다. 하민은 자신의 여동생인 하연이 한씨 가문에서 이토록 모진 대우를 받아왔다고 생각하니, 한씨 가문의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혐오감이 솟아오르는 듯했다. 하민이 차가운 눈빛으로 민혜경을 훑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이미 실시간 검색어에서 우리 그룹의 고위층 임원을 음해하는 발언을 한 장본인이 누군지 다 알아봤습니다.”하민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본 혜경이 자신도 모르게 치마를 움켜쥐었다. ‘아니야, 난 줄 모를 거야.’ 그 사진들은 모두 익명으로 보낸 것으로, 기사의 작성자는 혜경의 신분을 알지 못할 것이었다. “그 기사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DS그룹의 고위층 임원을 음해하여 인터넷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경찰 측에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니, 민혜경 씨가 조사에 협조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하민의 말을 들은 혜경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혜경은 숨이 막혀오는 듯하여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서준의 시선에 끊임없이 고개를 내저었다.혜경이 눈물이 맺힌 간곡한 눈빛으로 말했다. “서준 씨, 믿어줘. 난 아니야.”뒤에서 혜경을 감싼 서준의 눈빛이 무섭도록 차가웠다. “최 대표님, 무슨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오해하신 게 틀림없어요! 이

    Last Updated : 2024-03-18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5화 복수의 막이 오르다

    “서준아, 이 재수 없는 물건한테 대체 뭘 바라는 거니!”이수애가 앞으로 나아가 서준의 팔을 붙잡았다. 이수애는 자신의 아들인 서준이 최하연에게 이토록 부드러운 말투로 굽신거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하던 얘가, 왜 이렇게 상황이 이렇게 변해버린 거지?’ 이수애가 얼굴을 찌푸리며 하연의 앞으로 다가와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너한테 더러운 물 좀 끼얹는 게 뭐 어때서? 네까짓 게 무슨 명예가 있니? 예전의 넌, 우리 가문 사람들이 삿대질을 하며 널 욕해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어!” 이수애는 최선을 다하여 발악을 하고 있었으나, 온 신경은 서준의 표정으로 향해 있었다. 서준의 안색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수애는 그제야 자신이 스스로 지난 3년간, 하연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폭로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민이 참다못해 하연을 흘겨보며 말했다. “이 사람들이 네가 3년간 성심성의껏 모셨다던 시어머니와 시누이야? 네가 꼬박 3년을 바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네 눈으로 똑똑히 봐!” 하민은 궁지에 몰린 자신의 여동생이 다시 한번 잘못된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침울해지는 듯했다. “선택권은 다 너에게 있는 거야. 하지만, 최씨 가문의 체면을 구긴 것에 대해서는 오직 너에게만 책임을 물을 거야!”하연이 말했다. “큰오빠, 걱정 마.”하연이 이수애를 향해 차디찬 비웃음을 지어 보였다.“분명히 하죠. 따님이 제 일을 그르친 것이 맞다면, 배상하셔야 할 겁니다.”이수애가 조금도 꺼리지 않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배상을 하라고? 네 가게 따위가 가치가 있어 봤자지. 우리 한씨 가문이 그 정도 돈도 배상 못할 것 같아?”“600억, 배상할 수 있으시겠어요?” 하연이 천천히,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600억……?’하연이 제시한 어마어마한 배상 금액에 큰 충격을 받은 이수애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뭐?! 네 작디작은 브랜드숍이 그 정도의 값어치라는 게 말이나 되니? 내가 바보인 줄 알

    Last Updated : 2024-03-18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화 임성재라는 지원군을 등에 업기 위해서

    바로 이때, 홀에 나타난 경찰들이 체포할 용의자의 위치를 확인한 후,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서영 씨, 민혜경 씨, 맞으시죠? 저희랑 같이 임의 동행해 주셔여야 겠습니다.” 서영과 혜경이 경찰에 연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달려오던 이수애가 실수로 자신의 치맛자락을 밟고 넘어져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끝내, 경찰은 서영과 혜경을 연행하여 자리를 떠났고, 이어 서준 역시 쓰러진 이수애를 부축하여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한바탕의 해프닝이 막을 내렸다. 한차례의 폭풍이 휩쓸고 간 홀에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연회가 시작되었다. 하민이 하연을 데리고 홀 중앙의 단상으로 걸어 올라가 사람들을 향해 하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이쪽은 HT그룹 대표실 비서의 직무를 사직하고 현재는 우리 DS그룹 B시 지사의 CEO를 맡고 있는 최하연 씨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과 많은 협력을 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하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단상 아래의 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수군대기 시작했다.“최하연 씨, 승진이 정말 빠르네요. HT 그룹을 사직하고 바로 DS그룹의 지사로 가다니요. 도대체 최하민 대표님과 무슨 사이입니까?” “같은 성씨이긴 하지만, 가족관계는 아닐 거에요. 멀쩡한 최씨 가문의 따님이 B시로 시집을 가서는 3년간 다른 사람의 비서 생활을 했을 리가 없잖아요.” “뭐가 어찌 됐든, 저는 최하연 씨가 한씨 가문에서 너무도 억울한 나날들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최하연 씨가 바람을 피운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그럴만했던 것 같아요.“…….”하민이 든든하게 하연의 뒤를 받쳐준 덕에, 한씨 가문은 많은 B시의 유명인사들이 참석한 연회에서 스스로 자신들의 치부를 폭로했다. 그에 따라, 실시간 검색어가 하연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 또한 완전히 상쇄된 듯했다.현장에 있던 유명 인사들이 하연과의 친분을 쌓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러브콜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자, 하연은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Last Updated : 2024-03-18

Latest chapter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24화 아이 가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니?

    남준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정지철은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한걸음에 다가가 차 문을 열어 주었다. “자, 그럼 우리 집으로 가세.” 동시에, 정씨 가문의 저택은 불빛으로 환히 밝아져 있었다. 정다영은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벌써부터 문밖으로 자꾸만 향하며,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주머니, 기사님께 전화 한 번 해 보세요. 왜 아직도 안 오시는 거죠?” 가정부인 왕순미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께서 직접 모시러 가셨으니, 곧 도착하실 겁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다영은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뛰어나갔다. “분명히 남준 씨일 거야.” 문을 나서자 찬바람이 불어왔고, 다영은 몸을 살짝 떨었지만, 마음속 설렘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남준 씨!” 차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다영의 시선은 오직 한 곳만을 향했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이는 기대했던 남준이 아니었다.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그녀는 놀란 듯 말했다. “어머님, 여기 웬일이세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묻어났지만, 금세 태연한 척하며 표정을 고쳐 잡았다. “왜? 내가 오면 안 되는 거니?”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송혜선이었다. 송혜선은 어두운 색의 패딩을 입고 있었지만, 부드럽게 불룩 나온 배는 그녀의 우아함과 품격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다영은 서둘러 다가가 송혜선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다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실 줄 몰랐고, 미리 말씀도 없으셨잖아요.” 송혜선은 다영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 “남준이가 돌아온다길래 네 아버지가 연락을 줬거든. 그래서 겸사겸사 들러본 거야.” 다영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는 상황을 이해했다. 단순히 들르겠다는 말은 구실에 불과했고, 내일 있을 이사회를 염두에 둔 방문임이 분명했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23화 이미 완벽하게 준비됐으니까

    “제가 요즘 입덧이 심해서 기름진 음식은 못 먹거든요.” 하연의 말에 부동건은 금방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랬구나. 그렇다면 다음에 혜선 이모에게 담백한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할게.” 부동건은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곁에 있던 비서는 부동건의 눈짓을 읽고, 즉시 보온 통을 조용히 치워갔다. “혜선 이모는 그런 일을 잘 아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혜선 이모에게 물어보렴.” 그 말이 떨어지자, 사무실 공기가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하연은 상혁의 표정이 차갑게 변한 것을 느꼈다. 그의 주변에는 금세 폭풍이 몰아칠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연은 상혁의 손을 살짝 잡으며 그를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도 점점 사람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혜선 이모도 지금 임신 중이신데, 어떻게 그런 부탁을 드릴 수 있겠어요?” 부동건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대단한 일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냐, 넌 걱정하지 말거라.” 하연은 여전히 단호한 태도로 거절했다. “아니에요. 전 늘 진숙 이모가 해주신 음식을 먹어서, 다른 분이 만든 건 익숙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녀가 조용히 조진숙을 언급하자, 부동건은 잠시 당황한 듯 멈칫했다. 곧 코를 문지르며 멋쩍게 말했다. “그렇구나, 내가 생각이 짧았다. 진숙 이모는 어릴 때부터 널 봐왔으니 네 입맛을 가장 잘 알겠지.” 그는 말을 돌리며 덧붙였다. “그럼 앞으로 이런 건 진숙 이모에게 부탁하자꾸나.” 상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들의 단호한 어조에 부동건은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젊은 사람들 일은 내가 나설 일이 아니지. 다만 너희 둘이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부동건은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이제 너희가 가정을 이루고 일도 안정적으로 맡게 되어, 정말 기쁘구나.” 그는 마치 옛날을 떠올리는 듯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22화 네가 제대로 보상해 줘야 해

    상혁은 하연을 단숨에 품 안으로 끌어당기며 밀착했다. “대범하다는 건 과장이야. 그저 한 번의 신세를 갚았을 뿐이야.” 하연은 그의 말에 질투가 더 짙어졌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톡톡 찌르며 따져 물었다. “어떤 일이길래 부 대표님이 그렇게 큰 손을 쓰셨나요?” 전진그룹의 프로젝트는 최소 몇억에 달하는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었다. 하연은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니면, 부 대표님이 나한테 감추고 싶은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건가요?” 상혁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그녀의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네 작은 머릿속엔 도대체 무슨 생각이 그렇게 가득하니?” 상혁의 큰 손은 자연스럽게 하연의 어깨로 내려왔다. 그는 몸을 숙이며 하연의 시선을 마주했다. 깊고 진지한 눈동자 속에 하연의 모습만 담겨 있었다. 상혁은 하연을 장난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거 알아? 하연아, 너 지금 엄청 귀엽다.” 하지만 하연은 여전히 진지했다. “부 대표님, 화제를 돌리지 말아요.” “응.”상혁은 가볍게 대답하며 그녀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는 그 모임에서 들었던 말이 하연의 귀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주슬기에게 이익을 준 건, 단지 주슬기에게 빚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 세상에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른 얽매임이 없다는 걸 뜻하지.” 잠시 말을 멈춘 후,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하연아. 오늘 너의 모습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 하연이 질투를 하고, 다른 여자를 신경 쓰는 모습...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상혁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하연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상혁의 손등을 꼬집으며 말했다. “부 대표님, 오해하지 말아요. 그냥 우리 아이 아빠가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으읏!” 하연의 말이 끝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21화 부 대표님 참 후하시네요

    “마침 ZT그룹의 서류가 도착했네요. 최 사장님, 함께 올라가시죠.” 연지의 말에 하연은 자연스럽게 주의를 기울였다. “DL그룹이 ZT그룹과도 협력하고 있나요?” 연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원래는 없었죠.” 바로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연지는 공손하게 손짓하며 말했다. “먼저 타시죠.” 하연은 앞장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연지는 뒤따라 옆에 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올해 사업 조정으로 ZT그룹과 협력할 기회가 조금 생겼습니다. 게다가 부 대표님께서 ZT그룹을 꽤 신경 써 주신 덕에, 자연스레 왕래가 잦아졌죠.” 하연은 시선을 고정한 채 연지의 말 속에 숨은 의미를 느꼈다.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호기심 섞인 말투로 물었다. “오, 그게 무슨 뜻이죠?” 연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연말은 늘 우리 회사에서 가장 바쁜 시기인데, 최근 부대표님께서 전진그룹의 프로젝트를 모두 ZT그룹에 넘기셨거든요. 덕분에 이번 연말은 꽤나 한가해졌어요. 전진그룹이라면 바로 무역협회 전영철 회장님 회사잖아요.”하연은 연지의 말 속에서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전진그룹은 F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으로, 그 기반은 단단했고 산하 프로젝트도 방대했다. 그런 이익을 고스란히 주슬기에게 넘겼다니, 충분히 의심할 만했다. 하연의 마음속에 의혹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평정을 유지하며 연지를 흘깃 바라봤다. 연지가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낸 건 분명 의도가 있었다. 하연은 차갑게 눈을 좁히며 물었다. “그 말은, DL그룹이 그 프로젝트를 전부 ZT그룹에 넘겼다는 거네요?” 연지는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런데 부 대표님께서 이 일을 말씀 안 하셨나 봐요?” 하연은 옅게 미소 지으며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이렇게 말해 줬으니, 덕분에 알게 됐네요.” 연지는 속이 뜨끔하며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급히 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20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성은 핸드폰 화면을 힐끗 보더니, 온통 빨갛게 물든 주식 그래프를 보고는 손을 뻗어 하연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우리 하연이, 이제 완전 큰 부자가 됐네.” 하연은 활짝 웃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다 오빠 덕분이에요. 역시 든든한 나무 밑에 있어야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거죠.” 하성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눈에 애정 어린 미소를 띄웠다. “하연이 네가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될 수 있어서 오히려 내가 영광이지.” 하연은 문득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오빠가 있어서 참 좋아요.” 하성은 책상 위의 서류를 들어 흔들며 웃었다. “그럼, 최 사장님. 이 프로젝트, 이제 나한테 넘겨줄 준비는 됐습니까?” 하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네, 오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업무 인수인계를 시작했다. 하성은 업무를 빠르게 익혔다. 그의 예리한 감각과 타고난 사업적 통찰력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정태훈도 하성의 능력에 감탄하며 연신 칭찬했다. “하성 도련님, 처음부터 연예계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어요. 이렇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니, 우리 최 사장님보다 더 대단한 걸요.” 하성은 장난스레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정 실장까지 이런 입발린 소리를 하다니, 어울리지 않네.” 태훈은 황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는 하성을 한번, 하연을 한번 번갈아 보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최씨 가문 분들은 모두 사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십니다. 하민 도련님이든, 하연 아가씨든, 지금의 하성 도련님까지, 모두 뛰어난 경영 실력을 가지셨죠. DS그룹은 누구 손에 맡겨도 틀림없이 번창할 겁니다.” 하연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들었죠, 오빠? 이제 회사는 오빠한테 맡기고, 저는 잠시 쉬어야겠어요.” 하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지금 너는 우리 집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19화 미리 출산 휴가 들어가는 거야?

    “오빠, 정말 나한테도 숨길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잖아요!” 하연은 점점 초조해졌다.하성은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다 지난 일이야.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잖아.”“하지만...” 하연이 더 말하려 하자, 하성은 서둘러 동생의 말을 잘랐다. 그는 손으로 하연의 어깨를 주무르며 화해를 구하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됐어. 하연아, 오빠 이제 막 돌아왔는데 좀 쉬게 해 줘. 내일이면 회사에 나가야 하는데, 남은 마지막 자유 시간마저 빼앗을 거야?”하연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 “알았어요. 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 다만, 후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하성은 입가를 살짝 끌어올리며 대답했다. “응, 알았어. 난 할아버지랑 좀 있다가 갈게.”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떠나는 하성의 뒷모습을 보며, 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신가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가흔에게도 아무런 답장이 오지 않았다. 마치 그 메시지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듯했다.다음 날. 하성이 DS그룹을 맡게 된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며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이른 아침부터 회사 입구에는 여러 매체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첫 번째 단독 기사를 얻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서여은이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성 오빠가 DS그룹을 맡는다는 소문 들었는데, 진짜야?] 하연은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답장을 보냈다. [응, 맞아.] 여은은 깜짝 놀라며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왜 갑자기 하성 오빠가 DS그룹을 맡아? 그리고 너는? 혹시 너는 상혁 오빠랑 사랑에 빠져서 정신없는 거 아니야?]하연은 당황하며 짧게 답했다. [나 임신했어.]순간 채팅창에는 감탄사로 가득 찬 메시지가 연달아 올라왔다. [!!!] [하연아, 너 진짜 너무 빠르잖아!]하연이 답장을 쓰기도 전에 여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18화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손이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창밖의 하늘은 이미 노을로 물들어 있었다. 눈부신 석양이 한 폭의 그림처럼 창유리를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이현을 발견하고 나지막이 말했다. “상무님, 깨어나셨습니까?”이현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며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오늘 고생 많았어.”그 말에 비서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전 괜찮습니다. 상무님, 그리고 이젠 정말 건강 좀 생각하세요. 그러다가 큰일 나십니다. 더 쉬세요.”이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고 있어.”“사장님,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목마르시죠? 물 한 잔 가져오겠습니다.” 비서는 그렇게 말하며 유리잔에 따뜻한 물을 따라 내밀었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으니 제가 도시락 하나 포장해 올게요.”이현이 막 말리려 했지만, 이미 비서는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쓴웃음을 지으며 천장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하연은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연말 전까지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이젠 홀몸도 아닌데. 몸도 챙기고 뱃속의 아이도 생각해야지.” 최동신은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하연은 자기 할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 정말 괜찮아요. 그리고 지금 큰오빠, 새언니 달콤한 신혼이잖아요.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좀 보낼 수 있게 큰 오빠 몫까지 제가 해야죠.”최동신은 하연의 이 말에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 최 노인에게는 손자, 손녀 모두 소중했기 때문이다. 하민이 이제 막 신혼을 맞이했으니 당연히 더 신경 써줘야 했다.“정 실장이 있잖아. 정 실장이 네 옆에서 오래 도왔으니. 정 실장한테 맡기면 되지, 네가 다 할 필요는 없잖아.” 그 말의 하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17화 마음의 병

    그 순간, 비서는 이현에게 팔을 잡히며 벽 쪽으로 강하게 밀려 들어갔다. 비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이현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걸 비서도 알고 있었다. ‘마음의 병은 결국 마음의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데, 최 사장님 이야말로 그 약이 아닌가? 그런데 상무님은 왜 자꾸 피하려고만 하는 걸까?’비서는 이현이 하연을 피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계속 하연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현의 마음속 병은 마음의 약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의 약이 바로 최하연이라는 사실을...그래서 비서도 이현이 왜 굳이 숨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저 멀리, 하연은 상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눈에 띄는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함께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껏 끌었다. 두 사람은 오늘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최하연 님, 초음파실은 이쪽입니다.” 간호사의 안내를 따라 하연은 초음파실로 들어갔고, 상혁은 밖에서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이 초음파실에서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한 장의 초음파 사진이 들려 있었다. 하연의 눈은 반짝였고, 사진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다. 상혁이 다가가 사진을 보려고 했지만, 하연은 능숙하게 사진을 감추며 피했다. “자, 부 대표님? 보고 싶으세요?” 하연은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띄우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상혁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의사가 뭐래? 아이는 잘 자라고 있데?” 하연은 익살스럽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응수했다. “어머, 부 대표님도 긴장하는 순간이 있네요?” 상혁은 하연을 따라붙으며 장난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빨리 말해봐, 최하연. 의사가 뭐라고 했는지.” “히히, 안 알려줄래요.” 두 사람은 웃음소리를 주고받으며 평온하고 따스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벽 뒤에 숨어 있던 이현은 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16화 몸이 제일 중요합니다

    상혁은 부동건의 말을 듣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한 태도였다. 바로 그때, 상혁의 핸드폰에 하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출발하려고 하는데, 당신은 뭐 하고 있어요?] 그는 간단히 답장을 보냈다. [회사에 있어.] [아직도 안 끝났어요?] 하연이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귀여운 이모티콘 하나가 따라붙었는데, 살짝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상혁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두드렸다. [곧 끝나 조금 있다가 보자.] [넹, 부 대표님.]하연은 말 잘 듣는 학생이 선생님한테 보내듯 답장을 보내왔다. 상혁의 눈빛에는 어느새 부드러움이 가득해졌다. 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버지, 그럼 하고 싶은 말씀이 더 남으셨으면 그건 남준이한테나 들려주세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상혁의 단호한 태도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었고, 부동건에게 체면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상혁아, 나는 진심에서 하는 말인데...” 부동건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긴 한숨만 내쉬면서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과 풀리지 않는 걱정이 어른거렸다. 상혁이 복도로 나오자, 그곳에서 원신민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원신민은 상혁이 나오자마자 바삐 뒤따랐다. “대표님, 교도소 쪽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고경수가 새로운 증거를 대량으로 제출했는데, 정규인을 철저히 몰아넣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상혁은 담담히 대꾸했다. “고나희의 죽음은 고경수에게 가장 큰 상처였어. 이번엔 그저 이자 정도를 챙기는 셈이야. 결국 개싸움일 뿐이지.”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원신민이 이어 말했다. “정규인은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검찰 쪽에서 증거를 고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말로는 내년 초쯤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최소 20년형 이상은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경제 범죄는 보통 다른 사건보다 형량이 무겁다. 게다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