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7화 어쩜 이렇게 뻔뻔해?

“그런데 하연아, 지금은 네가 DS 그룹 대표라며? 정말 대단하네. 네 고모부가 얼마 전에 회사에서 해고당하는 바람에 지금 일자리를 찾지 못했거든. 그러니까 DS 그룹에서 자리 좀 마련해주면 안 될까?”

하연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할 가치가 없어 침묵을 지켰더니 한설매는 오히려 더 무리한 부탁을 해왔다.

“사실 고모부가 예전 회사에서 팀장이었거든. 그러니까 DS 그룹에 가면 사장직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영숙은 기가 차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때, 침묵을 유지하던 하연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왜 한씨 집안 사라들한테 부탁하지 않으세요? HT 그룹 같은 큰 회사에서 일자리 하나 마련하는 건 큰일도 아닐 텐데. 저희 회사 같은 누추한 곳에서 어떻게 귀한 분을 모시겠어요.”

거침없는 하연의 말에 한설매의 낯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하연의 말은 하필 한설매의 아픈 곳을 콕콕 건드렸다. 애초에 HT 그룹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하연에게 머리를 숙이며 부탁할 일 같은 건 없었을 테니까.

이건 다 남편이 못나 능력도 없는 바람에 서준에게 이미 퇴짜 맞은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기에 한설매는 오히려 버럭 화를 냈다.

“최하연! 네가 그렇게 대단한 줄 알아? 일자리 좀 소개해 달라고 한 거 가지고 잘난 척은, 그러니까 서준이한테 이혼이나 당하지.”

“한설매!”

강영숙은 끝내 참지 못하고 어두운 얼굴로 한설매를 호통쳤다.

순간 막내딸이라고 오냐오냐 키웠던 것마저 후회되었다.

“그 입 다물어. 여기서 소란 피우지 말고.”

강영숙에게 꾸중을 들은 한설매는 바로 불만을 표했다.

“엄마! 제가 뭘 어쨌다고! 도움 좀 청한 거잖아요. 한 가족끼리 돕고 사는 게 뭐 어때서요.”

“어쩜 이렇게 뻔뻔해?”

강영숙의 말에 얼굴이 잿빛이 된 한설매는 콧방귀를 뀌고는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제야 강영숙은 하연에게 다급히 사과했다.

“하연아, 설매 말은 마음 쓰지 마.”

“전 괜찮아요.”

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