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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증거

사람들이 하연을 닦달하자 서영은 으쓱한 듯 팔짱을 끼며 하연을 바라봤다.

“사람들 말이 맞아. 최하연,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나 신고할 거야.”

서영은 핸드폰을 꺼내 흔들더니 전화할 것처럼 굴었다.

서준이 옆에서 막으려 했지만 그게 서영에게 통할 리가 없었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태현이 제 호주머니 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미리 녹음했던 걸 들려주려는 듯 하연을 바라봤다.

하지만 하연은 시종일관 침착한 태도로 마치 모든 게 손안에 있다는 듯 말했다.

“한서영, 내가 정말 증거를 내놓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어떡하지? 난 항상 사전에 뭐든 준비해 놓는 습관이 있거든. 특히 내 작품에는 더더욱.”

그 말을 듣는 순간 서영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라고?”

하연은 서영의 말을 무시한 채 사람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증거라면 있습니다. 바로 저 작품 속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무슨 뜻이지? 그림은 특별한 거 없어 보이던데?”

“그러니까. 그만 뜸 들이고 증거나 내놓으시죠?”

“최하연 씨, 설마 그림에 워터마크라도 남겼단 말입니까?”

하연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네. 만약 한서영 씨가 제 작품을 대충 모방했다면 선명하지 않았을 테지만, 선 하나 빼놓지 않고 똑같이 복제했거든요. 그래서 아주 선명합니다.”

말을 마친 하연은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손에 쥐더니 그걸 거꾸로 돌려놓은 채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여기 소매 부분 좀 보세요. 제가 디자인할 때 이곳에 표시를 남겨두는 습관이 있거든요. 여기 단추가 있는 부분에 CHY이라는 이니셜 보이시죠?”

하연이 그렇게 말하고 난 뒤 다시 보자 확실히 CHY라는 이니셜이 눈에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물론 색상이 아주 연했지만 확실히 새겨져 있었다.

그 순간, 진실이 뭔지 말하지 않아도 모두 판가름 났다.

“헐, 진짜네! 어쩜 이니셜까지 똑같이 표절할 수 있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무리 베껴도 그렇지 어쩜 이니셜까지 베껴? 정말 이것도 인재라면 인재야.”

“아까 그렇게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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