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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제가 오해했지 몹니까?

Author: 손라떼
“이어서 최씨 가문은 명예훼손에 가담한 모든 연예매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입니다.”

“또한 앞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기업들을 인수할 겁니다.”

하민은 이 말을 하며 차가운 시선으로 민진현을 노려보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샴페인을 들고 있는 민진현은 안색이 크게 변하며 당황했다.

그는 B시 전체 연예계를 규합해 헛소문으로 무너뜨리려고 했던 사람의 배경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모두 놀랐다.

‘이건 노골적으로 공격하겠다는 거잖아!’

‘B시의 연예계에서 이제 피바람이 불겠군!’

한편 여은이 이끄는 위클리 뉴스는 가장 먼저 하연의 정체와 ‘예쁜 언니’ 선행에 대해 보도해 네티즌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었다.

“와! 전생에 우주를 몇 번 구해야 최고 부자의 손녀가 될 수 있을까? 너무 부러워요.”

“돈도 많고 사랑도 있고, 거기다 이렇게 예쁜데, 그 한서준은 바보 아니야? 이혼을 하다니!”

“분명히, 장님이 틀림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렇게 평범한 내연녀를 찾았을까요?”

“완전 반전이라니까!”

“저 근데, 최하연에게 헤어진 또 다른 형제자매가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저일 거 같은데.”

...

하연이 하민의 팔짱을 낀 채 내려와 최동신 곁으로 다가서자 민진현이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

“최 사장님이 최 회장님의 손녀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대단하신 분을 몰라봤어요.”

“제가 오해했지 몹니까? 모두 오해예요.”

지금 민진현의 늙은 얼굴에 가득한 알랑거리는 미소가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민망하게 했다.

최동신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민 회장이 내 소중한 손녀에게 한 짓을 어떻게 그냥 단순한 오해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

“불량배를 보내 내 여동생을 해치려 하고, 악담을 퍼붓고, 모함하고, 거기에 당신 손녀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서 사람을 다치게 하기까지 했지요.”

하민의 눈빛이 한 겨울 서리처럼 더 차가워졌다.

“이제 ST그룹과 확실히 계산할 때가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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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6화 죽이고 싶은 마음

    백옥반지는 자신이 평생 소중히 여겼던 보배라 늘 잘 관리하고 세심하게 보관해 왔는데, 지금 하연에 의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비닐봉지에 담겨 있자, 민진현은 마음속으로 안타까워 애가 탔다. “사장님?” 하연이 살짝 손짓하자 정기태는 그 반지를 민진현 앞에 내밀었다. 민진현은 기뻐했고, 하연이 관대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백옥반지를 돌려주려 한다고 생각했다. “최 사장님,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마음씨도 착하시다니요.” 민진형은 자신의 오른손에 다시 낄 반지를 되찾고 싶어 안달이 났다. 하지만 그는 다음 순간 하연이 가볍게 던지는 말을 듣고 놀랐다. “민 회장님이 진심으로 잘못을 고치고 싶다면, 망치로 그것을 직접 부숴서 성의를 보이세요.” “예?” ‘부수라고?’ 민진현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내가 애지중지하던 이 값진 보배를 네 가벼운 말 한마디로 부술 거 같아?’. 민진현은 안타까움에 하마터면 생각이 말로 튀어나올 뻔했다. “시중에 내놓으면 어림잡아도 2000억짜리 반지인데 그걸 부숴버리라고요?” 민진현은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민 회장님이 보상해 주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이 반지 정도면 그럭저럭 보상이 될 거 같아요. 왜요? 회장님은 그러기에 좀 아까운 건가요?” 민진현의 변화무쌍한 표정을 바라보는 하연의 무표정한 얼굴엔 아무 감정도 없었다. ‘그래 아까워! 너무 아까워서, 죽는 것보다 더 괴롭다고!’ ‘하지만 지금은 최하연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우리 ST그룹 전체를 구해야 해!’ 민진현은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산하고 있었다.잠시 후. 민진현이 결국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 “망치를 가져오세요!” 몇 사람이 이 소리를 들었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모두 모여들어 구경을 했다. “어머나, 진짜야?” “저 반지가 엄청 비싼 거 아니야? 근데 정말 부숴야 해? 너무 아까워!” “모르는 소리마! 지금 최 사장님한테 미움을 샀으니, 보상하려면 ST그룹 열 개라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7화 자업자득

    사람들 틈에 있던 혜경은 당황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옷자락을 움켜쥐었고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할아버지...” 혜경은 민진현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버릴까 봐 걱정하며 입을 열었다. 지금 민진현의 마음속에는 이미 모든 것에 대한 판단이 썼다. ST그룹은 그의 평생의 피와 땀이었기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분명했고 그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최 사장님, 걱정 마세요. 혜경이가 한 짓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민진현이 사람들 앞에서 공언했다. 지금 그는 하연 앞에서 납작 엎드렸는데 그 어디에도 옛날의 그 기세 좋던 자존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진현은 아무 말 없이 혜경을 끌고 나와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빨리 최 사장님께 사과드려!” “할아버지...” 혜경을 아직도 망설이며 몸부림을 쳤다. ‘내가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연에게 사과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상류층에서 고개를 들 수 있겠어?’ “빨리 사과하지 못해?” 민진현의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 혜경은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민진현에게 버림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가족에게 버림받게 된 사람은 그 어떤 지위도 보장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혜경은 이를 악물고 모든 교만과 자존심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미안해.” “하하, 그렇게 무지막지한 일들을 해놓고 사과 한마디로 끝내려고? 우리 하연이는 너 때문에 교통사고로 죽을 뻔했어.” 예나가 말을 하자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커졌다. “민 회장님이 걱정하는 게 당연하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다니, 그건 범죄야.” “사과로 될 거면 경찰이 뭐 하러 있겠어?” “내가 최 사장이었으면 진작에 저 여자를 경찰에 신고해서 감옥살이를 시켰을 거야. 내연녀 주제에 어떻게 시건방 떠는 걸 그냥 놔둘 수 있겠어?” “...” 여러 사람의 말소리를 듣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화 과거와의 작별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고 모두가 혜경이 민씨 가문의 경호원에게 끌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역시 내연녀는 결국 벌을 받을 수밖에 없어.’ 한편 사람들 사이에서 각종 안타까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씨 가문이 최씨 가문과 관계를 맺었다면, 더 높을 곳에 오를 수도 있었을 텐데!” “한 대표가 명문가인 최씨 집안의 아가씨와 결혼한 거였네. 원래는 미담이었는데 그걸 기어코 스스로 내연녀와 바람을 피워서 이혼까지 하다니.” “한 대표, 사람이 덜 됐어! 아마 지금 후회로 속이 타들어갔을 걸?” “...” 서준은 주위의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과 비난을 느꼈다. 그의 회한에 찬 눈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인 별과 같은 하연을 주시하고 있었고,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했다. 아까부터 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혼 후 하연의 신분이 너무나 달라져 버리면서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서준은 3년 전, 하연이 먼저 그를 찾아와서 결혼을 제의하고 그들의 신분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을 기억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당시 하연에게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했고, 그건 다른 누구와 결혼해도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하연도 3년 동안 줄곧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다만 서준은 최고 부자의 손녀인 그녀가 신분까지 숨기고 그와 결혼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한 대표님, 대표님과 제 여동생 사이의 감정적 문제에 관해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하민이 어느새 그의 곁에 서 있었다. 서준은 하연을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 비록 많은 유언비어들이 난무했지만 그 속에서도 시종일관 담담함을 유지하며 그는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이 침착하고 여유로운 모습만큼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었다. 만약 모든 선입견을 버린다면, 서준은 정말 괜찮은 남자였고 최씨 집안 아가씨와도 잘 어울렸다. “최 대표님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하민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한 대표님, 대표님과 하연이 사이에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9화 왜 신분을 숨기고 나와 결혼한 거야?

    “최 사장님!” 서준은 부드럽게 하연을 불렀고, 다음 순간 시선을 옆쪽의 최동신에게로 향했다. “회장님, 최 사장님과 단둘이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최동신은 별다른 언급 없이 하연에게 그 결정을 넘겼다. 하연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입가가 살짝 올라가는 정도였다. “그렇게 하죠.” 최동신은 내키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떠나기 전에 여전히 한마디 조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연아, 이미 이혼했으니 예전 관계는 깨끗하게 끊어. 우물쭈물, 다른 여자들처럼 굴지 말고.” 서준은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약간 숙이며 최동신을 배웅했다.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야?” 하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평범하게 말했다. 서준은 3년 전 혼인증명서를 발급받던 날, 하연이 다소 수줍게 그의 옆에 서 있고, 사진작가가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첫 번째 사진을 찍었던 것이 떠올랐다. 회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자 하연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3년 전, 왜 신분을 숨기고 나와 결혼한 거야?” 하연은 서준이 자신에게 이 문제를 물어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미 이혼한 사이이니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한 대표는 왜 그걸 알고 싶어?” 서준의 눈이 하연을 뚫어지게 응시했는데, 그 눈이 마치 심연의 바다처럼 깊어 생각을 알 수 없었다. “그냥 대답만 해주면 돼.” 하연의 눈동자가 흐려지며 생각이 이미 오래전 일로 향했다. “내 가족은 내가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나는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그래서 하연은 자신의 모든 신분과 지위를 내려놓고 가족과 친구들의 기대를 배신한 채 망설임 없이 서준을 선택했다. 다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행히 내가 이제 현실을 깨달아서 말이야. 사랑 안에서 두 사람이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지 않고, 자기 생각만 강요하면 그저 상대방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어렸을 때 보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함부로 본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화 각서 요구

    “지분양도 협의서는 이미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어. B시에서 열릴 금년 이사회 때 네가 새 대표로 취임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될 거야.” 비록 최동신 칠순 연회 때 이미 이 소식을 발표했지만, 하연은 여전히 전체 DS그룹을 책임져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오빠,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알잖아, 난 그룹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돼서 익숙하지 않은 업무가 아직 많아.” “네 능력은 누구나 다 알고 있어. 잊지 말라고, 그때 DS그룹에게 닥친 위기를 네가 모두 해결했잖아! 난 내 동생을 믿어. 능력이 있으니 반드시 DS그룹을 잘 관리할 수 있을 거야.” “그래도...” 하연은 여전히 망설였다. 하민이 손을 내밀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우리 최씨 명문가 집안의 아가씨야. 그러니 대를 이어 책임을 받아들이는 게 당연하잖아.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 우리가 힘이 되어줄 테니.” 하연은 마음속에서 온정을 느꼈다. “고마워, 오빠, 나 열심히 해볼게.” “마음 편히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봐. 오빠는 무조건 네 편이야.” 이 말이 마치 하연에게 안정제를 먹인 것처럼 그녀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알았어, 오빠.” B시로 돌아온 후, 정기태는 곧 열릴 이사회의 세부 사항을 하연과 의논했고,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마침내 이사회를 맞이했다. 오전 9시, DS그룹 최상층 회의실에 DS그룹의 모든 이사들이 모였다. 하연이 등장하자마자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시크한 분위기와 함께 여장부다운 카리스마를 풍겼다. 앞서 하연이 대표의 비서를 맡게 되었을 때, 모두 하연의 정체를 추측하며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었다. 그러나 누구도 하연의 정체가 최씨 가문의 넷째 아가씨일 줄은 예상 못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그동안의 유언비어도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하연이 첫 번째 자리에 앉자 정기태는 하연의 지분양도 협의서를 내놓았다. “이사 여러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1화 내기

    하연의 시선이 회의실 안을 한 번 훑어보고 마지막으로 호현욱에게 향했고, 그녀가 입을 열어 물었다. “호 이사님의 뜻은 무엇인가요?” “어쨌든 최 사장님이 실적을 내서 그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30%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만약 1년 안에 사장님이 DS그룹 실적을 30% 이상 올릴 수 있다면, 대표 자리에 사장님이 앉더라도 여기 있는 모두 기쁘게 받아들일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임직원들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호현욱의 말을 들은 회의실 안 사람들은 모두 그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하는 눈치였다. ‘30%의 실적은 어떻게 해도 달성할 수 없어. 최하민 대표도 그런 실적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이건 완전히 텃세를 부리는 거네!’ “호 이사님, 이사님도 알다시피 DS그룹과 같은 세계적 그룹은 실적의 10%도 올리기 쉽지 않은데, 30%라는 터무니없는 조건이라니요? 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조건을 거시는 건가요?” 정기태가 참지 못하고 반발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감히 나서서 말하지 못했다. 호현욱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허허, 이것이야말로 최 사장님의 능력을 증명하는 거 아닌가요? 만약 최 사장님이 이 목표를 달성할 수만 있다면, 저는 물론 다른 모든 이사들도 최 사장님이 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아무런 반대가 없을 겁니다.” “호 이사님!” 정기태는 크게 분노했다. 하연은 오히려 그를 말리고 눈을 들어 차분히 호현욱을 바라보았다. “호 이사님, 그 말 진심이신가요?” 호현욱은 손을 펴서 내밀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최 사장님, 어떻게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호 이사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제가 그 도전을 안 받으면 말이 안 되죠. 다만...” 하연의 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큰 회의실 안은 오히려 들끓기 시작했다. “최 사장이 정말 도전을 받아준다고? 30%의 실적 향상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 거 아니야?” “3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2화 나운석의 여신님

    “그럼 지금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내가 막 회사에 합류했으니 조금이라도 실적을 내놓지 않는다면 그 늙은이들은 틀림없이 나를 따르려 하지 않을 거야.’ “호 이사님이 방금 그렇게 몰아붙인 것도, 사실 제가 대표 자리에 앉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이번에 물러서면 앞으로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또 괴롭힘을 당할지 모르니, 차라리 이참에 먼저 제 발언권을 장악하는 것이 나아요.” “하지만 지금 한 내기는 너무 위험합니다. 호 이사님은 대표님이 30%의 실적 향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내기를 한 거예요.” 하연이 말했다. “알아요.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에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최선을 다해 한번 해봐야죠!” 정기태는 시종일관 하연을 지지했다. “대표님 걱정 마세요. 저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해요.” 이사회에서 일었던 일이 곧 DS그룹 전체에 퍼졌고 모두가 이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나운석도 이 소식을 듣고 사람들과 함께 깜짝 놀랐다. “정말이에요? 나의 여신님이 원래 이렇게 강경했나요?” “그렇지 않아요. 최 사장님은 원래 카리스마가 넘쳤어요. 그래서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는 그 늙은이들도 말문이 막혔다고요.’ 나운석은 휘파람을 불었다. “역시 내 여신님! 정말 멋져요!” “다만... 30%의 실적 향상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최 대표님이 위험한 내기를 한 거예요.” 나운석은 눈썹을 치켜들고,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모르면 가만히 계세요! 이걸 가리켜 남과 다른 혁신적인 사람이라고 하는 거예요.” 하연은 나운석이 하고 싶지만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했고, 그래서 나운석은 하연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거 어떡하지? 여신님에 대한 내 사랑이 더욱 깊어져 버렸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3화 한 대표님은 왜 아직 오지 않는 거야?

    DS그룹으로 돌아온 나운석은 제일 먼저 하연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여신님, 이제 여신님의 신분이 세상에 공개되었으니 우리 부모님의 뜻대로 결혼하는 것이 좋겠어요.” 하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미안하지만 당분간은 재혼 생각이 없어요.” “그럼 여신님이 언제든 결혼하고 싶으면 내게 알려줘요. 난 언제든지 결혼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나운석의 말에 조금 골치가 아픈 하연이 마지못해 말했다. “운석 씨, 우리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요. 이 말은 제가 이미 한 적이 있잖아요. 왜 이렇게 제게 집착하는 거예요?” “뭐가 안 어울린다는 거예요? 그렇게 일방적으로 빨리 결론짓지 마요.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거절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나운석이 조바심을 내며 말했다. “그럼 운석 씨는 저에 대해 잘 알아요?” 하연이 되묻자 순간 나운석은 당황해 아무 대답도 못하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함께 지내면서 천천히 알아가도 늦지 않잖아요. 아직 시간은 많다고요.” 당황했던 나운석이 무슨 결심을 한 듯 다시 말했다. “제가 여신님에 대해 잘 몰라서 거절하는 거라면, 그럼 제가 지금부터 여신님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 볼게요.” 하연은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째서 저 사람과 이렇게 말이 통하지 않지?’ “그건 아니에요. 결혼은 감정적인 토대가 있어서 서로 사랑하는 결혼이 가장 단단하다고요.” “좋아요, 그럼 반드시 여신님이 저를 사랑하게 될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나운석이 단호히 말했다. 표정에는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진지함이 가득했다.하연이 다시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나운석이 오히려 한 발 앞서 말했다. “전 이미 마음을 정했어요. 안심해요! 제가 여신님을 좋아해도 절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여신님이 저 때문에 아무런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할 거예요. 그래야 우리가 앞으로 더 오래갈 테니까요.” 나운석은 말을 마치고 얼굴에 큰 웃음을 띠며 하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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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9화 선물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정문 쪽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부동건이 고개를 돌리자, 최하연이 부상혁의 팔을 자연스럽게 끼고 등장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많은 이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다. 잘생긴 남자와 우아한 여자의 조합. 누가 봐도 완벽한 한 쌍이었다. ‘딱 봐도 좋은 그림이야. 저 둘은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눈길을 끌어...’ “회장님, 부상혁 대표님은 정말 복도 많으십니다. 최씨 가문의 따님과 이렇게 잘 어울리는 커플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누군가의 말에 부동건의 표정이 확 풀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미묘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부동건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피어났다. 부동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젊은 사람들이 서로 마음이 맞아 좋아하는 걸, 우리 어른들은 그저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줘야 하는 일일 뿐이지요.” “게다가 상대가 최씨 가문의 따님이라니, 정말 금상첨화가 아닙니까.” 부동건은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역시 상혁이다. 내 아들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상혁은 오늘 이 자리에서 당당히 아버지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었다. 한편, 송혜선도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방금 전까지 얼굴에 띄웠던 미소는 점점 사라져 갔고, 그녀의 시선은 어느새 하연에게 향했다. 오늘의 하연은, 나무나 예쁘고... 아니, 그냥 눈이 부실 만큼 찬란했다.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에 윤기 흐르는 머릿결, 화사하게 피어난 얼굴빛까지. 하연의 행복함이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송혜선의 눈빛이 서서히 차가워졌다. ‘정다영... 그년, 나를 속였어.’ 그동안 하연 쪽에서 뭔가 반응이 있을 줄 알고 기다려 왔다. 하지만 소식은커녕, 정다영조차 자취를 감췄다. ‘다영이 걔가 하연이에게 약 먹이는 계획이 분명 실패한 거야. 그렇지 않고 선 지금 저렇게 멀쩡한 얼굴로 서 있을 수는 없어.’ 이대로 배가 불러오면, 섣불리 손도 쓸 수 없게 된다. ‘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8화 제 딸의 어머니

    이 질문에 송혜선은 눈을 반짝이며 부동건을 바라봤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젠 나를 당당히 소개해 줄 때가 됐겠지.’ 오늘 이 자리에서, 그녀는 부동건의 정식 아내로서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회장님, 말씀 좀 해보세요?” 조금은 성급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자, 주변의 시선도 하나둘 송혜선과 부동건을 향했다. 모두 속으로는 뻔히 알고 있었다. 부동건이 과연 예전 애인을 진짜로 정실로 앉혔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부동건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숨기거나 피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담백하게 말했다. “오 회장님, 이 사람은 제 딸의 어머니입니다.” 순간, 송혜선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딸의... 어머니?’ 손에 들고 있던 와인 잔이 살짝 흔들렸다. 금세 넘칠 듯한 와인, 애써 잡고 있는 감정. ‘지금...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억울함이 툭 하고 솟구쳤다. 심지어 손에 힘이 들어가며 하얗게 질린 손등이 떨렸다. 오병지는 단번에 눈치챘고, 싱긋 웃으며 더는 묻지 않았고, 대신 가볍게 말을 건넸다. “축하드립니다. 부 회장님, 여전히 복이 많으시네요.” 부동건은 공손하게 웃으며 송혜선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 손길엔 무언의 위로가 담겨 있었다. “아닙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저와 이 사람의 결혼식엔 꼭 오셔서 축배 들어주세요.” 그 말에 송혜선의 눈이 번쩍 뜨였다. ‘결혼식...?’ 순간,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 이어서 고개를 들며 수줍게 웃었다. “회장님...” 부동건은 말없이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더 이상의 말은 없었지만, 그 행동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 시선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송혜선을 무시하거나 조롱하던 눈빛이, 지금은 선망과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결국, ‘부동건의 아내’라는 타이틀은 그 자체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송혜선은 온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7화 이분은?

    부지윤의 ‘한 달 잔치’는 그야말로 성대한 수준의 파티였다. 초대받은 인사들만 봐도, 그 위세가 느껴졌다. F국 재계의 실력자들, 정재계의 핵심 인물, 이름만 대면 아는 명문가 자제들이 대거 초청됐고, 심지어 부씨 가문 어른들에게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직접 청첩장을 보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이 아이를 공식적으로 가문에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나 다름없었다. 부동건이 이 아이에게 얼마나 애정을 집착하듯 쏟고 있는지, 이날 행사 하나로 증명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동건은 스스로의 체면과 명예를 걸고, 딸을 세상에 내보이고 있었다. ...잔치 당일, 연회장은 유난히 붐볐다. 샹들리에의 조명이 화사하게 반짝였고, 고급스러움이 풍겨 나는 악단의 선율이 분위기를 감싸고 있었다. 송혜선은 산후조리를 마친 직후였지만, 여전히 그만의 풍채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예전보다 조금 살이 오른 듯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 너그러워 보였다. 그녀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평소 자주 어울리던 재벌가 부인들이 앞다투어 다가왔다. “혜선씨는 진짜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 고생 끝에 드디어 볕뜰날이 왔네요.” “부 회장님이 이렇게까지 챙기시는 거 보니까, 이제 정말 한 자리 하시겠어요.” “정말 이러다 조만간 ‘겹경사’ 나는 거 아니예요? 우리라도 미리 축하해줘야 하는 거야?” 송혜선은 그 소리에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얄미울 정도로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역시 사람은 자리가 높아야 대접 받는 거야.’ “지윤이는 회장님의 첫 딸이잖아요. 그러니까 귀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회장님이 우리 모녀를 절대 가볍게 보지 않으신다는 건, 여기 있는 분들도 느끼셨을 테고요.” 그 말에 다들 박수까지 치며 웃었다. “이제 우리도 호칭 바꿔야지, 사모님!” 누군가 먼저 그렇게 불렀고, 뒤이어 몇몇이 장난처럼 따라 불렀다. 송혜선은 그 말에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턱을 살짝 들며, 그 호칭이 제법 익숙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6화 초대장

    진윤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마침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부남준은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죽였어요. 부씨 가문이 이 일에 개입한다면... 여론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감싸려 들면 들수록, 결국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겠죠.” ‘이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가문의 존망이 걸린 문제야.’ 맞은편 소파에 앉은 상혁은 다리를 꼬고, 한쪽 손으로 턱을 괸 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의 눈빛엔 어떤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세속의 먼지 따윈 전혀 묻지 않은 사람처럼. 진윤의 말이 끝났지만, 상혁의 표정엔 미동 하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씨 가문은 항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여왔습니다. 그건 변하지 않습니다, 여사님.” 그는 손짓으로 테이블 위를 가리켰다. 거기엔 작은 검은색 USB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 안에... 고나희 씨가 남긴 게 있습니다. 여사님께 드리라고 하더군요.” 순간, 진윤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표정으로, USB를 바라봤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그녀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나희가... 뭔가를 남겼다고...?’ 사고는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딸의 마지막을 함께할 시간조차 없이, 그녀는 세상을 떠났고, 어떤 유언도, 한마디 말도 남기지 못한 줄 알았다. “나희... 그 애가... 무슨 말을 남겼다는 거예요...” 진윤은 입을 틀어막았다. 눈물은 이미 참을 수 없다는 듯 쏟아지려 하고 있었다. 상혁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사람이 떠난 건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겨진 마음은, 누군가가 반드시 전해야죠.” 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거운 공기를 뒤로한 채, 조용히 방을 나섰다. 잠시 후.룸 안에서 낮고, 억눌렀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희야...” 진윤은 USB를 손에 쥐고,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으로 울고 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5화 끝까지 지켜야 할 싸움

    진윤은 송혜선이 내민 공백 수표를 내려다보며 손끝까지 떨렸다. 종이 한 장.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그녀의 심장을 조용히 갉아먹었다. ‘돈이란 게... 사람을 어디까지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건지.’ 그녀는 허탈하게 웃었다. “돈, 참 좋은 거죠. 수많은 집이 그거 하나 때문에 무너지고, 사람 목숨도 스스럼없이 거래되고.” 그녀의 눈빛이 서서히 날카로워졌다. “고경수도 그랬어요. 결국 돈 때문에 스스로 감방에 들어갔고, 지금 당신은 그 돈으로 내 아이의 죽음을 사겠다는 거죠.” 진윤의 시선이 천천히 송혜선을 꿰뚫었다. “송 여사님의 눈엔... 돈이면 뭐든 다 해결돼요?” 송혜선은 대답하지 않았다. 진윤은 고개를 들었다. 쭉 뻗은 어깨, 흐트러지지 않은 눈빛으로 조용히 말했다. “근데, 저에게 그딴 건... 아무 의미 없어요.” 테이블 위의 수표는 그녀 눈엔 그저 휴짓조각에 불과한 쓰레기였다. ‘내 아이 이름 위에 적힌 숫자가 많을수록, 그 애는 더 억울해지는 거야.’ 그런 진윤의 단호함에, 송혜선도 이내 표정을 굳혔다. “정말 고집 세시네요, 여사님.”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조용히 진윤 쪽으로 다가섰다. 10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송혜선은 하찮다는 듯이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며 진윤에게 시선을 내리꽂았다. “그 자존심,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볼까요?” 그 말투엔 이젠 더 이상 숨길 필요 없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 “당신에게는 지금, 아무것도 없어요. 남편은 감옥, 딸은... 하늘에 있어. 그런데도 이렇게 버티겠다고? 부씨 가문이 마음만 먹으면, 당신 같은 사람 하나쯤 사라지게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에요.” 진윤은 순간 움찔했지만,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그대로 송혜선을 바라봤다. 송혜선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참, 고경수 씨 말인데요. 그 사람, 아직 당신한테 마음 있더라. 감방에서 계속 당신 얘기만 했대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4화 현실 좀 보시죠

    “그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에요. 여사님. 같은 여자로서, 제 처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해주시리라 믿어요.” 진윤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 커피잔을 천천히 들어올리더니,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천천히 한 모금 머금었다. “이해? 아니요. 전 그런 거 몰라요.” 단칼처럼 냉정하게 잘라버린 말이었다. 그 한 마디에 송혜선의 입술이 경직되며 굳어버렸다. ‘이런, 내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 하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송혜선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진윤의 손등을 잡았다. “여사님... 따님 일에 대해서는,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윤이 빠르게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이내 터져나온 감정. “사과? 한 아이가 죽었는데, 고작 한 마디 사과로 끝내겠다고요?” “아니면... 송 여사님의 눈엔 제 딸 목숨이 그깟 아무렇게나 다뤄도 되는 값싼 거였어요?” 그 목소리는 카페 전체를 울릴 만큼 컸고, 송혜선은 순간 움찔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진윤의 눈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죄송합니다... 여사님. 흥분하지 마세요... 결국... 이 모든 건 우리 부씨 집안이... 정말 죄송합니다.” 진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 웃음 속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결국 끌어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웃으면서 울었다. 그 모습은 너무 아프고, 너무 무너져 있었다. 진윤은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송혜선은 주섬주섬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하지만 진윤은 그것조차 거부했다. “됐어요. 그런 거, 필요 없으니까.” “송 여사님, 솔직히 말해봐요 오늘 여기서 만나자고 한 것도 당신 아들 부남준이 꼬투리 잡혀서, 지금 당장 날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니까 이렇게 만나자고 한 거잖아요.”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 애 죽고, 그동안 단 한 번이라도 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3화 합의서

    “닥쳐!!” 송혜선이 낮게 내뱉었다. “그 비밀, 평생 당신 뱃속에 묻어둬.”“아니면... 다시는 당신 딸 얼굴 못 볼 줄 알아.” 조봉규는 그제야 자신이 입을 잘못 놀렸다는 걸 깨달았다. 급히 손바닥으로 자기 입을 철썩 때리며 말했다. “화내지 마, 혜선아. 나도 그냥... 기분 좋아서, 그만...” “앞으로 이 집에서 그 얘긴 두 번 다시 꺼내지 않을게. 약속해.” 조봉규의 간절한 다짐에도, 송혜선은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한번 쏘아봤다. 곧이어, 목소리를 낮추며 화제를 돌렸다. “부동건, 딸한테 명분은 준다더니, 정작 혼인신고 얘긴 입도 안 뗐어. ‘이러다 또 마음 변하는 거 아니야?’” 그녀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안 돼. 남준이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해.’ 그 말엔 조봉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알아봤는데, 유가족 쪽에서 합의서만 받아낼 수 있으면, 그 사건도 다시 볼 여지가 있대.” 혜선의 눈이 번쩍 뜨였다. “진짜야?” “응. 듣자 하니까 고경수 와이프, 진윤... 아직 F국에 있다더라. 기회만 되면 한번 만나봐. 그쪽에서 합의서를 써주기만 하면, 다시 기회는 생길 거야.” “근데 지금 당신 산후조리 중이잖아. 몸이 먼저야.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하지만 혜선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남준이가 내 인생의 마지막 희망이야. 기회가 있다면... 어떤 수라도 써야 해.’ 며칠 후, 송혜선은 드디어 고경수의 아내 진윤과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의외로, 진윤은 단 한 마디 망설임 없이 만남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평일 오전, 한산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진 실내엔 손님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송혜선은 긴 트렌치코트에 머리까지 스카프로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밖에서는 누구도 그녀를 쉽게 알아볼 수 없게끔. 카페 입구에 들어선 그녀는 안쪽을 빠르게 훑었다. 한눈에 알아봤다. 구석 창가에 앉은, 수척한 얼굴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2화 부지윤

    조봉규의 말은 하나하나 송혜선의 마음을 쳤다. “정 안 되면, 우리도 그냥 확 뒤엎어. 어차피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잖아. 신발 신은 놈들이야 겁낼 게 많겠지만, 우린 맨발이야.”‘맞아... 지금이라도 안 붙잡으면, 우린 끝장이야.’송혜선의 눈빛이 점점 확고해졌다. 그렇게 마음을 굳힌 채로, 그녀는 곧장 부동건을 찾아갔다.하지만 부동건은 송혜선의 말에 귀를 기울일 틈조차 없었다. 부남준의 사건이 악화로 치닫고 있었다. 갓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결정적 증거들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었고, 경찰 쪽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건...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법 앞에선 아무리 부동건이라도 무력하군.’무거운 책임감과 죄책감이 부동건의 어깨를 짓눌렀다. ‘자식 교육을 제대로 못한 죄, 그건 부모의 몫이야...’그저 무기력하게,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 송혜선의 말은 부동건의 귀에 닿지도 않았다.그는 오히려 조용히 갓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막내딸을 품에 안았다. 부드러운 솜털이 보일 정도로 작고 여린 얼굴. 손가락 하나만 잡혀도 녹아버릴 듯한 느낌이었다.‘이 아이는... 내 마지막 기적일지도 몰라.’부동건은 딸을 안고 있을 때만큼은 세상의 복잡한 모든 것이 잠시 잊히는 듯했다. 그리고 눈가가 부드러워졌다.“딸아, 네 엄마랑 진짜 많이 닮았네. 크면 예쁘겠다... 아주.”그는 미소를 머금으며 속삭였다.“지윤이라고 이름 지었어. 복 많은 아이라고 하더라. 부씨 가문 첫 딸, 제대로 키울 거야. 우리 지윤이는, 아빠의 제일 소중한 딸이 될 거야.”‘그래... 남준이는 못 지켜도, 이 아이만큼은...’부동건의 얼굴은 어느새 기쁨으로 가득했다.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송혜선의 속은 서늘했다.‘정작 내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닌데...’그녀는 조용히 손을 뻗어 아이를 부동건의 품에서 안아올렸다.“조심해요, 아직 작아서... 그렇게 막 들면 안 돼요.”부동건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송혜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101화 이익 앞에서는 감정 따윈 없어

    부동건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밝은색으로 혈기가 도는가 싶더니 이내 새파랗게 질리더니, 순식간에 붉어졌다.‘이게 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조진숙은 그런 부동건의 반응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차갑고 단호한 말투로 말을 던지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돌아섰다.“당신 입으로 한 말, 잊지 마.”철컥-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진숙은 완전히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남겨진 부동건은 깊은숨을 내쉬었다.‘딱 한 발, 그 한 걸음이 이렇게까지 망가뜨릴 줄은 몰랐네...’하지만 그는 여전히 조진숙의 마지막 말이 담고 있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평소처럼, 그저 ‘조심하라는 경고’ 정도로 여긴 것이다.그 후 부동건은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형사 전문 변호사를 찾았고, 부남준의 사건을 맡겼다. 그것뿐, 그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소식을 들은 송혜선은 더 이상 산후조리고 뭐고 할 틈이 없었다. 벌떡 몸을 일으키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외쳤다.“남준이는 부동건 당신 아들이란 말이야. 그런데도 이 상황에서 이 사람이 저렇게 손 놓고 있는다고?”그녀에게 있어 부동건은 F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재벌이었다. 사람 하나 죽었든, 법을 어겼든, 그 모든 걸 덮는 것쯤은 그에게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그 정도 힘도 못 쓰는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내가 그 옆에 왜 있었겠어?’그런데도 부동건은 변호사 하나 붙인 걸로 끝이라니. 송혜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안 돼. 내가 직접 가서 말해야겠어.”그녀가 일어나려는 순간, 조봉규가 급히 다가와 그녀를 막아섰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어조로 송혜선을 다독였다.“혜선아, 지금은 당신 몸이 먼저야. 다른 건 잠시 내려놔.”하지만 송혜선은 남자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남준이 내 아들이야. 내가 안 나서면 누가 나서? 그 애랑 나, 이 지경이 되도록 얼마나 참고 견뎠는지 몰라? 이제 와서 그냥 두라고?”송혜선은 황급히 신발을 신고, 나갈 채비를 했다. 그 옆에서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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