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2화

Author: 강로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8-09 18:00:00
허름한 포장의 담금주 두 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하... 난 또 뭐라고. 고작 담금주 두 병이야?”

이현이 하찮은 얼굴로 말했다.

“이런 담금주는 비싸봤자 사오십만 정도밖에 안 해. 이것도 선물이라고 들고 온 거야? 의성 도련님이 가져온 로마네 꽁띠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해?”

“맞아요! 담금주는 너무 체면이 서지 않아요. 아마 개도 안 마실걸요?”

누군가가 맞장구를 쳤다. 사실 담금주도 나쁘진 않지만 로마네 꽁띠와 비교하면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흥! 이런 싸구려 술도 선물이라고 가져온 거야?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장경화가 대놓고 비웃었다.

“담금주가 왜 싸구려예요? 수입 술만 비싸고 좋다고 누가 그래요?”

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의성 도련님의 술은 한 병에 2천만 원이 넘는데 네가 가져온 담금주는 고작 40만 원이야. 그게 싸구려가 아니면 뭔데?”

이현이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비싸다고 해서 꼭 좋은 술은 아니야. 자기 취향에 맞게 마셔야지. 그리고 내가 가져온 술이 왜 양의성의 것보다 싸다고 확신하는데?”

유진우가 반박했다.

“눈앞에 떡하니 보이는데 계속 변명만 늘어놓을 거야?”

이현이 싸늘하게 웃었다.

“흥! 싸구려를 가져왔으면 가만히 있기나 할 것이지, 입만 살아서는. 정말 역겨워 죽겠어!”

장경화가 경멸의 표정을 드러냈다.

“됐어요. 물건 볼 줄도 모르는 사람한테 내가 더 뭐라 하겠어요.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요.”

유진우는 그들에게 설명하기도 귀찮았다. 저런 사람들과 입씨름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됐다! 술이 비싸든 싸든 뭐가 중요해. 입맛에만 맞으면 되지. 와인 같은 건 내 취향이 아니야. 난 그래도 담금주가 좋아.”

이 어르신이 그중 한 병을 따서 자기 술잔에 따랐다.

“이 술 왜 이리 누르께해? 원래는 흰색 아니야?”

“누렇고 혼탁해. 설마 가짜 술 아니야?”

“세상에나! 가짜 술을 선물한다고? 쟤는 대체 무슨 인간이야!”

노란 액체를 본 순간 사람들이 일제히 술렁이기 시작했다.

“유진우, 너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최용성
글 정말 드럽게 유치하게 쓰네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3화

    “아빠, 지금 장난해? 이게 오래된 담금주라고?”이현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그래, 여보! 누렇고 혼탁한데 가짜 술이 아니야?”장경화도 경악한 얼굴로 물었다.“다들 몰라서 그래. 오래된 담금주는 다 이런 색이야. 그리고 오래될수록 그 색이 점점 진해져. 술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상식이야.”이적의 설명에 뭇사람들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 가짜 술이라고 떠들어댔는데 바로 망신당하게 생겼다. 만약 다른 사람이 얘기했더라면 믿지 않았겠지만 술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이적이 잘못 판단할 리가 없었다.“전에 임원들이랑 오래된 담금주를 마신 적이 있어서 똑똑히 기억해. 심지어 내가 전에 마셨던 것보다 훨씬 더 진하고 부드러워. 적어도 50년은 넘었을 거야.”이적은 아직 여운이 남았는지 입맛을 다셨다.“50년 넘은 술이라고? 그럼 값이 얼마야?”이현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이런 술은 가격을 매길 수 없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단 말이지. 하지만 몇 년 전 경매 가격에 따라 판단하면 아마 적어도 4억은 할 거야!”이적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4억?!”그 소리에 뭇사람들은 순간 넋이 나갔다. 4억짜리 담금주라니, 마셔보기는커녕 들어보지도 못했다. 이젠 2천만 원짜리 와인도 별거 아닌 술이 돼버렸다.“말... 말도 안 돼!”장경화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여보, 당신이 뭐 잘못 안 거 아니야? 이 술은 유진우가 가져온 거라고. 쟤가 무슨 재주로 오래된 담금주를 구했겠어?”“그러니까 말이야. 4억짜리 술이라니! 쟤를 팔아서라도 못 사!”이현의 말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그래, 별 볼 것 없는 유진우가 저렇게 비싼 술을 어디서 구해?’“진우야, 이 술 어디서 샀어?”이적이 떠보듯 물었다.“친구가 줬어요.”유진우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줬다고? 공짜로?”그러자 장경화가 코웃음을 쳤다.“너 같은 애한테 재벌 친구가 있다고? 일단 있다고 쳐. 왜 아무 이유 없이 너한테 이런 비싼

    Last Updated : 2023-08-09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4화

    양의성이 갑자기 식탁을 탁 치며 목청을 높였다.“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 좋은 소식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저희 양씨 의약이 요즘 주식을 발행하여 증자하려고 하는데 참여할 의향이 있는 분 계신가요?”“증자요?”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양씨 의약은 꽤 우수한 기업이고 강능의 의학계에서도 손꼽히는 존재다. 전에는 주식 한 주도 사기 어려웠는데 갑자기 주식을 발행한다고 하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다.“의성 님, 주식은 왜 갑자기 발행하는 건데요? 설마 자금이 부족한가요?”이청아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당연히 아니죠. 이 결정을 내린 건 곧 상장하기 때문이에요.”양의성이 웃으며 설명했다.“여러분도 저희 양씨 의약의 내막과 실력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번에 주식을 발행하는 건 회사에 오래 있은 직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기 위해서예요. 인원수 제한이 있어서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거든요. 관심 있는 분이 계시면 제가 몇 명 정도는 참여하게 할 수 있어요.”그의 말에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양씨 의약의 하루 매출이 엄청나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만약 주식을 갖고 있다면 매년 분배받는 이익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저절로 굴러 들어온 호박을 차버릴 리가 있겠는가.“의성 도련님! 저요! 제가 10억 투자하겠습니다!”“난 16억!”장경화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알겠어요. 일단 두 사람은 참여하는 걸로 할게요.”양의성이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의성 도련님, 편애하기 있어요? 저도 살래요, 6억!”“저도요, 저도요... 전 10억요! 저의 전 재산이에요!”많은 이들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세라 앞다투어 빼앗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군중 심리이다. 누군가가 앞장서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모여든다.“청아 씨는요? 얼마 살 거예요?”양의성의 시선이 이청아에게 향했다.“청아 씨도 주식을 산다면 기존의 배당금보다 조금 더 나눠줄 수 있어요. 우리 사이에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죠.”“그게...”이청아

    Last Updated : 2023-08-09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5화

    “너 방금 뭐라고 했어?”미소를 머금고 있던 양의성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고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마저 들었다.“곧 부도나는 회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유진우가 다시 한번 말했다.“부도?”뭇사람들은 넋이 나간 채로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헛소리 지껄이지 마!”화들짝 놀란 양의성이 연신 부정했다.“우리 양씨 의약의 하루 매출이 얼마인지 알기나 알고 이러는 거야? 한창 잘 나가는 기업이 부도나기는 왜 부도나? 그런 허튼소리로 괜히 다른 사람 놀라게 하지 마!”“허튼소리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아무튼 난 양씨 의약이 가짜 약을 판 바람에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어. 인제 망하는 건 시간 문제야.”유진우가 조곤조곤 말했다.“가짜 약을 팔아? 압수수색?”그 순간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일제히 양의성에게 시선을 돌렸다.“헛소리야, 헛소리라고! 유진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양씨 의약이 얼마나 법을 잘 지키는데 압수수색이라니!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어!”양의성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겉으로는 아닌 척 전혀 밀리지 않았지만 마음은 큰 물결이 치듯 하염없이 흔들렸다.양씨 의약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도 사실이었고 곧 부도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여 상장한다는 구실로 투자를 끌어들여 돈을 모은 후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물샐틈없이 막아놓았는데 유진우는 어떻게 안 것일까?“유진우,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양씨 가문의 사업 규모가 얼마나 큰데 망한다는 게 말이 돼?”장경화가 호통쳤다.“그래! 양씨 의약의 자산이 탄탄하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유언비어를 그만 퍼뜨려!”이현도 따라서 한마디 보탰다.누구 하나 유진우의 말을 믿는 이가 없었다. 어쨌거나 양씨 가문이 강능에서 뿌리가 깊고 칭송이 자자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말이다.“방금 내가 한 말 다 사실이야. 이번에 주식을 발행하여 증자한다는 건 사

    Last Updated : 2023-08-1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6화

    그 순간 사람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겨우 얻은 대박의 기회를 이대로 놓쳐서는 안 되었다.“의성아, 저 자식이 지금 너한테 샘이 나서 그러는 거니까 그냥 내버려 둬. 우린 아니야, 우린 널 믿어.”장경화가 재빨리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네네, 투자하는 거 절대 없던 일로 해서는 안 돼요. 아까 우리한테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양의성에게 아첨하던 그들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닿는 순간 하나같이 사납게 변했다.“유진우! 경고하는데 우리 앞길 막지 마! 안 그러면 절대 가만 안 둬!”“그래! 계속 헛소리를 지껄일 거면 당장 꺼져!”뭇사람들이 너도나도 유진우를 질책하기 시작했다. 다들 유진우가 양의성을 일부러 모함하고 그들이 돈 벌 기회를 막는다고 생각했다. 정말 사람의 속내를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다들 양의성을 이렇게 믿어요? 저 사람의 얘기가 전부 거짓말이면 어떡하려고?”유진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되물었다.“너랑 무슨 상관인데? 우리 마음대로 할 거야!”이현이 두 눈을 부릅떴다.“그래! 사기당한다 해도 그건 우리 선택이지, 너랑 아무 상관 없잖아! 정말 오지랖도 넓어!”장경화가 불쾌한 기색을 고스란히 내비쳤다.그녀의 말에 유진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자신을 비웃는 것 같으면서도 그들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다들 돈 잃고 싶어서 안달이니 내 말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요.”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좋은 마음으로 귀띔해줬지만 믿질 않으니 그도 어쩔 수 없었다. 돈에 눈이 먼 사람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아무리 설득해도 자꾸만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지려 한다. 심지어 이들이 사기당한 후 어떤 표정일지 기대까지 되었다.“그 입 닥쳐! 재수 없게!”장경화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 이 어르신만 아니었더라면 유진우를 진작 내쫓고도 남았다.“그만들 해. 이 일은 그저 오해야. 진우가 주워들은 루머에 속았을 수도 있어.”이 어르신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그래그래. 다 오해야!”이적이 히죽 웃더니 냉큼 화제

    Last Updated : 2023-08-1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7화

    이튿날 이른 아침, 천호 리조트.강능의 최고 갑부 강천호가 한 삐쩍 마른 영감과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방 선생, 이번에는 정말 너무 아쉽게 됐어. 그 여편네가 어찌나 눈치 빠른지 약효가 나타나기 전에 가버렸어. 아니면 내가 오늘에 처리할까?”강천호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천호 씨. 걔 스스로는 절대 해독하지 못해. 죽고 싶지 않으면 무조건 먼저 찾아와서 빌 거야. 그때 마음껏 가지고 놀아도 돼.”방 선생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너무 잘됐군!”강천호의 눈빛이 반짝였다. 가시 달린 장미처럼 섹시하고 날카로운 조선미를 오래전부터 탐냈었다. 침대에서 뒹굴며 마음껏 가지고 놀 생각에 그는 도저히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천호 님...”그때 한 경호원이 갑자기 다가와 강천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뭐? 조훈이 죽었다고?”강천호의 낯빛이 저도 모르게 확 굳어졌다.“누구 짓이야?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그의 오른팔인 조훈은 그를 대신해 못된 짓을 많이 해왔다. 그런 그가 갑자기 죽었으니 강천호에게도 꽤 큰 손실이었다.“조훈의 아들 조민의 짓이라고 들었어요. 하루빨리 그 자리에 앉으려고 조훈을 죽인 것 같아요.”경호원이 말했다.“조민?”강천호가 실눈을 뜨며 말을 계속 이었다.“그놈 참 독한 녀석이구나? 아버지까지 서슴없이 죽여?”“천호 씨, 이 일 뭔가 수상쩍어.”방 선생이 갑자기 의심하기 시작했다.“그래? 방 선생 혹시 뭔가 아는 게 있나?”강천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어제 조훈이 나한테 전화 와서는 누군가를 처리해달라고 하더라고. 그 사람이 안병서랑 관계가 있는 것 같아. 원래는 오늘에 가서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나 빨리 죽어버릴 줄은 몰랐네.”방 선생이 수염을 쓰다듬었다.“그러니까 방 선생 생각에는 그 사람이 조훈을 죽인 것 같다는 거야?”강천호는 눈치 하나만큼은 기막히게 빨랐다.“그럴 가능성이 커!”방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이 안병서랑 관계가 있는 걸 보면

    Last Updated : 2023-08-1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8화

    “강능 3대 거물의 우두머리 강천호!”이청아가 대답했다.“네? 천호 님요?”장 비서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강능에서 강천호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조훈은 단지 동성구의 우두머리지만 강천호는 강능 지하세계의 진정한 우두머리이다. 권력이 하도 엄청나 안 되는 게 없었고 상업계, 정계, 군 사회까지 인맥이 널리 퍼져있었다. 만에 하나 강천호를 건드린다면 죽는 것보다 두려운 게 뭔지 느끼게 될 것이다.“대표님, 이 일에 천호 님도 나서는 건 아니겠죠?”장 비서가 침을 꿀꺽 삼켰다.“그건 모르지. 조훈은 강천호 씨가 예뻐하는 동생이야. 그런 동생이 갑자기 죽었으니 무조건 나서서 조사할 거야. 만약 정말 유진우의 짓이라면 큰일인데...”이청아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드리워졌다.“그렇다고 해도 죗값을 받아야 하는 건 유진우 씨지, 우리랑은 아무 상관이 없잖아요?”장 비서가 떠보듯이 물었다.“그건 강천호 씨가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있어. 만약 우리랑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피하지 못해!”이청아가 말했다.“네?”장 비서는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조훈 앞에서는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강천호 앞에서는 서 있을 용기도 없었다.“대표님, 우리 그냥 의성 도련님한테 부탁할까요? 안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면 되잖아요.”장 비서가 머리를 굴렸다.“가뜩이나 양의성 씨한테 신세 많이 졌는데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아.”이청아가 머리를 저었다.“그럼 어떡해요? 만약 천호 님이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도 끝장이잖아요.”장 비서가 울상을 지었다.“괜히 호들갑 떨지 마. 난 지금 조신 그룹의 사업 파트너야. 내일 회사만 설립하면 조신 그룹이 내 뒤를 봐줄 테니까 강천호 씨도 어쩌진 못할 거야.”이청아가 말했다.“아 참, 조신 그룹이 있었죠, 정말.”장 비서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그늘이 금세 사라졌다.“개업식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돼요. 새 회사 설립을 발표하면 우린 조신

    Last Updated : 2023-08-1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39화

    조훈이 살해당한 일이 아직 잠잠해지기도 전에 바로 그다음 날 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조신 그룹에서 사업 파트너를 결정했고 오늘에 새 회사 개업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축하 인사를 보내왔다.아침 8시, 스카이 빌딩 문 앞은 많은 고급 자동차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조선미는 제시간에 현장에 도착하지 않고 한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셨다.“유진우 씨, 여기요.”유진우가 들어오자 조선미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오늘 회사 개업식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로 날 부른 거죠?”유진우가 다가와 그녀 앞에 앉았다.오늘 조선미의 룩은 흰 셔츠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검은 머리를 정연하게 틀어 올려 성숙미가 흘러넘쳤다. 타이트한 옷은 그녀의 글래머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개업식이 뭐라고. 당연히 유진우 씨와의 약속이 더 중요하죠.”조선미가 두 눈을 깜빡였다. 매혹적인 붉은 입술을 한번 맛보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장난 그만하고 본론이나 얘기하죠, 조선미 씨.”유진우는 그런 그녀를 당해내기 버거웠다.“알았어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조선미가 방긋 웃어 보였다.“진우 씨, 조훈의 죽음이 혹시 진우 씨랑 관련이 있어요?”“왜 그렇게 묻는 거죠?”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냥 궁금해서요. 조훈이 미친놈인 건 맞지만 밑에 부하가 많아서 죽이긴 어려울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유진우 씨라면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조선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하하,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에요?”유진우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직접적으로 대답하진 않았다.“사실 조훈이 죽어도 강능에는 별로 영향이 없어요.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조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죠.”조선미가 말했다.“강천호를 말하는 건가요?”“강천호는 단지 그중 하나예요. 그리고 강천호는 조훈 때문에 자신의 이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런 사람은

    Last Updated : 2023-08-1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40화

    “청아 씨가 널 초대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참 뻔뻔한 사람이란 말이지.”양의성이 코웃음을 쳤다.“유진우 씨는 내가 초대했어요. 왜요? 불만 있어요?”조선미가 갑자기 나서서 한마디 했다. 그녀의 엄청난 카리스마에 양의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흥! 사내대장부가 여자 뒤에 숨기나 하고. 쓸모없어, 정말!”양의성이 하찮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리고 당신, 이런 못난 놈이랑 붙어있으면 언젠가 후회할 겁니다!”“내가 후회하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내 앞에서 썩 꺼져요!”조선미는 차갑게 쏘아붙이고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유진우의 팔짱을 낀 채 성큼성큼 들어갔다.“재수 없는 여편네! 센 척하기는. 언젠가는 후회하게 할 거야!”양의성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왜 능력도 없고 못난 유진우에게 여자 복이 이렇게나 많은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양의성, 너도 구경하러 왔어?”그때 화려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마이바흐에서 내렸다.“어머, 도련님, 도련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양의성의 두 눈이 삽시간에 반짝이더니 이내 쪼르르 달려갔다. 방금 도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안 회장의 아들 안도현이었다.“조씨 가문에서 새 회사를 설립한다는데 당연히 참석해야지.”안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신분에 오늘 개업식에 참석하셨으니 조씨 가문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주시겠네요.”양의성이 아부하기 시작했다.“그런 소리 하지 마! 조씨 가문의 상업 퀸 앞에서 우리 아버지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데 내가 뭐라고.”안도현이 솔직하게 얘기했다.“참으로 겸손하시네요.”양의성이 멋쩍게 웃더니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그나저나 전 조신 그룹의 퀸을 아직도 뵌 적이 없어요. 정말로 소문대로 그렇게 아름다우신가요?”“강능의 4대 미녀 중에 조선미가 가장 예뻐! 그런데 만만치 않은 여자라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별로 없어.”안도현이 아쉬워하며 말했다.“도현 도련님도 감당 안 돼요?”양의성이 살짝 놀란 눈치였다.“뭔 개 풀

    Last Updated : 2023-08-11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0화

    유씨 가문 묘원, 일명 왕씨 가문 묘원은 약 800묘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묘원 내부는 경치가 아름답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으며 널찍한 도로와 다양한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묘원 곳곳에는 수많은 꽃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사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꽃바다가 펼쳐지고 여름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가을이 되면 단풍잎이 흩날리며 감탄을 자아내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쌓여 은빛으로 뒤덮인다. 유씨 가문 묘원은 개방형으로 유씨 가문의 자손들뿐만 아니라 서경을 위해 공헌한 많은 장병들도 이곳에 안장되어 있다. 매년 추모 기간 때마다 묘원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떤 사람들은 고인의 묘를 참배하러, 또 어떤 이들은 순국열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서경 사람들은 이 점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은 현재 누리고 있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이 모두 순국열사들이 목숨을 바쳐 쟁취한 결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 후, 유진우와 이청성은 차를 타고 유씨 가문 묘원의 정문에 도착했다.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두 사람은 간단히 변장을 했다. 이청성은 섬유 재질의 인조 얼굴 가면을 쓰고 평범한 얼굴로 변장했다. 이는 사전에 준비한 것이었다. 서경에 도착해 종일 망사 모자나 베일을 쓰고 다닐 수는 없었기에 오히려 주목을 끌지 않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청성은 평범한 얼굴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매와 기품은 여전히 돋보였다. 묘원 안을 걷는 동안 그녀를 힐끗거리는 남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연지 랭킹 1위의 무게감이었다.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그녀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유진우는 기억을 더듬으며 묘원의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기억이 맞는다면 어머니의 묘는 묘원의 가장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고 비교적 한적한 곳이었다. 약 10분 정도 걸었을 때, 유진우는 드디어 진왕비의 묘를 찾아냈다. 다른 묘소에 비해 진왕비의 묘는 훨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9화

    서경 왕성.유진우와 이청성은 비행기에서 내려 조용히 승합차에 올랐다. 그들은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으며 아무의 주목도 받지 않았다. 이번 여행은 두 사람만이 함께 떠난 것으로 그들의 밀사와 근위병은 이미 전날 밤에 서경에 도착해 있었다. 이렇게 하니 더욱 은밀하고 안전했다. 차 안에서 이청성은 창문 너머로 번화한 거리를 바라보며 새로운 것들에 흥미를 느꼈다. 연경의 번잡함과 비교하면 서경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역 풍경이든, 문화든, 연경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고 평소 연경을 떠날 일이 거의 없었던 이청성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서경이 이렇게 많이 변했을 줄은 몰랐어요. 어렸을 때 이곳에 왔을 땐 대부분 낮은 건물들뿐이었는데 십여 년 만에 연경 못지않게 번화해졌네요.” 이청성은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그러게요. 서경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이제는 저조차도 길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유진우는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그에게 모든 것이 이미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왕부에 돌아가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당신 아버지는 정말 위대한 분이에요.” 이청성은 감동한 듯 말했다. “아바마마께 들었는데 20여 년 전 서경은 아직도 황폐하고 끊임없는 전쟁이 이어지는 곳이었다고 해요. 백성들은 고통 속에 살아갔고 정말 메마른 땅에 굶주린 시체가 들판을 덮은 그런 상태였죠.” 그런데 서경왕 유만수가 나타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유만수는 연경의 명문가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군사적 재능을 보였다. 군에 입대한 후에는 연전연승하며 많은 공을 세웠고 당시 그는 ‘세상에 비할 자 없는 명장’으로 불렸다. 어린 나이에 후작이 되고 장군의 자리에 올랐으니 정말 대단한 영광이었다. 모두가 유만수가 연경에 돌아가 발전하면 ‘천하의 권력을 쥔 이인자’가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결정을 내렸다. 바로 서경에 정착해 국경을 지키겠다고 한 것이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8화

    “일리가 있네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경천 랭킹은 큰 변동이 있었어요. 이원무와 백준이 연이어 죽고 반유림은 행방불명이며 부규환은 한 칼에 쓰러졌죠. 작년 톱10 중 4명이 사라졌으니 정말 큰 손실이에요. 다행히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해 공백을 메웠어요. 정말 ‘강산은 인재가 계속 이어지고 신세대가 구세대를 대체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 이청성은 감탄하며 말했다. “새로 순위에 오른 이들에 대해 아는 게 있나요?” 유진우는 갑자기 물었다. “5위, 채원진, 호룡각의 신임 각주죠. 이 사람은 아바마마께서도 전에 당신에게 언급하셨던 인물이에요. 송원호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 중이에요. 이원무가 죽으면서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거죠.” 이청성이 대답했다. “채원진이란 사람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예전에는 경천 랭킹에 없었는데 이원무가 죽자마자 순위에 올랐고 그것도 그렇게 높은 위치인가요?” 유진우는 약간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게 말이죠. 채원진이라는 사람은 아주 깊이 숨어 있던 인물이에요. 이원무가 억누르고 있던 시절에는 채원진의 존재를 눈치챌 수 없었죠. 하지만 이원무가 죽고 나서 채원진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고 엄청난 수단으로 호룡각 잔당들을 정리했어요. 그러면서 천기각이 그제야 그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5위라는 평가는 보수적인 것이고 그의 실제 실력은 삼대파의 종주들과 견줄 만하다는 평이 많아요.” 이청성의 말투는 점점 진지해졌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군요?” 유진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경천 랭킹의 강자는 순위마다 큰 격차가 있었다. 예전에 백준은 혼자서도 경천 랭킹 강자 3명과 싸워 완벽히 우위를 점했으니 말이다. 또한 자신이 부규환과 싸웠을 때 서로 막상막하였고 술법을 써야 겨우 승리했었다. 그렇다면 부규환보다 더 상위에 있는 채원진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와 맞닥뜨린다면 이길 수 있을지는커녕 목숨을 건지는 것조차 어려울 수도 있었다. “호룡각 부각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7화

    “어쨌든 이 진무열이 천교 랭킹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라면 분명 비범한 능력을 가졌을 겁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보세요. 그래도 친척이잖아요.” 이청성은 반쯤 농담 식으로 말했다. “적일지 아군일지 아직 모릅니다. 난 진씨 가문에 그다지 좋은 감정이 없어요.” 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렇게 온화하고 선량한 사람이었지만 진씨 가문에 의해 가문을 떠나야만 했고 이후 한 번도 그곳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것만 봐도 진씨 가문이 결코 좋은 집안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진무열이 어떻든 유진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물론 진씨 가문이 인재를 길러내는 데 있어 독보적인 능력을 가진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공주님은 그 정도 실력을 가졌으니 천교 랭킹에도 올라야 정상 아닌가요? 그런데 왜 이름이 없죠?” 유진우가 문득 물었다. “이건 무림인들의 세계의 순위표예요. 황실 인물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천기각이 아무리 강력한 정보기관이라 해도 모든 걸 완벽히 알 수는 없어요. 이 순위표는 단지 참고용일뿐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용국은 땅이 넓고 숨은 고수들이 많으니 우리가 모르는 곳에 더 강한 인물들이 있을지도 모르죠.” “그건 맞는 말이네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고 사람 위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법. 천교 랭킹에 들지 않은 강자가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마지막 순위표를 발표할게요. 이번에는 경천 랭킹입니다.” 이청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경천 랭킹은 용국 최정상 강자들의 순위표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각 지역의 거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먼저 경천 랭킹 1위는 여전히 변함없는 존재, 용호산의 장선기입니다.” “그리고 2위와 3위는 큰 변화가 있었어요. 이전에는 호룡각 각주 이원무와 서경검선 백준이 차지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2위가 검종의 종주, 홍흥조예요.” “3위는 천하회의 종주, 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6화

    “신병 랭킹 4위는 취설검, 소유자는 홍흥조.” “신병 랭킹 5위는 패왕도, 소유자는 소명.” “신병 랭킹 6위는 추성검, 소유자는 한서.” “신병 랭킹 7위는 천뢰도, 소유자는 진무열.” “신병 랭킹 8위는 황천검, 소유자는 홍군림.” “신병 랭킹 9위는 창궁검, 소유자는 유장혁.” “신병 랭킹 10위는 폭우이화침, 소유자는 당흠.” 이청성은 신병 랭킹의 순위를 차례로 읊으며 그에 관련된 정보를 전달했다. 신병 랭킹에는 신병의 이름뿐 아니라 그 소유자의 정보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한 사람이 신병 랭킹 상위 10위에 두 자루나 이름을 올리다니, 이게 기쁠 일인지 걱정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군.” 유진우는 리스트를 들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신병 랭킹에 오른다는 건 겉으로는 영광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동시에 커다란 위험을 동반한다. 이른바 ‘옥이 무거우면 지키는 자가 고생한다’는 말처럼 신병을 손에 넣은 이상 이를 지킬 만한 강한 실력도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지의 고수들이 신병을 노리고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두 자루나 가졌으니 속으로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청성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무도 고수들이 제대로 된 병기를 하나도 가지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혼자서 두 자루를 차지했으니 그들이 얼마나 부러워할지 상상이 가네요.” “저는 번거로운 일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신병 랭킹이 발표된 이상 앞으로 제 무기를 노리는 고수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겠군요. 일일이 방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유진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청성은 웃으며 대꾸했다. “사람들이 당신의 검을 빼앗으려면 먼저 자신의 실력을 고려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만 잃게 될 테니 그런 멍청한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오호? 무슨 뜻이죠?” 유진우는 흥미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 알게 될 겁니다. 이제 나머지 두 개의 리스트를 들려줄게요.” 이청성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5화

    “당신이?” 유진우는 놀란 눈으로 이청성을 바라보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공주 전하, 당신은 귀족 중의 귀족이고 신분이 고귀합니다. 이런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건 어울리지 않아요. 제가 당신을 끌어들일 순 없습니다.” “뭐죠? 저를 무시하는 건가요?”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가볍게 휘둘렀다. 순간, 날카로운 백색 강기가 그녀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와 창문을 뚫고 날아가더니 정원에 있는 바위산을 강타했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바위산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 “마스터 강기?” 유진우의 동공이 흔들렸다. “설마 당신이 무도 마스터란 말입니까?” 여성이 무도를 수련하는 것은 남성보다 훨씬 어렵다. 그중에서도 여성이 마스터 경지에 이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유진우는 부드럽고 나긋나긋해 보이는 이청성이 이미 마스터 경지에 도달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더 놀라운 점은 그와 오랫동안 함께 있었음에도 그녀의 정체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여자는 정말 철저히 감추고 있었구나.’ “제 실력은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부담을 덜어줄 정도는 됩니다.” 이청성은 평온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남자였다면 황제 자리는 틀림없이 당신 것이었을 겁니다!” 유진우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친제감 사람들이 대체로 무력을 추구하지 않고 점복술, 기문둔갑에 더 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청성이 마스터 경지에 이를 정도로 무술에 능통하다면 그녀가 익힌 술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녀가 이전에 사용했던 호신 부적만 보더라도 이는 명백했다. “빈말 그만하고요.” 이청성은 손을 흔들며 대화를 끊었다. “당신을 돕겠다고는 했지만 조건이 있어요.” “어떤 조건이죠?” 유진우가 물었다. “간단합니다. 저를 도와 용원의 기를 찾아주세요.” 이청성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물론 찾으면 공평하게 나누죠.” “황제의 자리에 오를 것도 아니면서 용원의 기는 왜 찾으려고 하는 겁니까?” 유진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4화

    그 무엇보다도 배신이 가져온 심리적 충격이 가장 컸다. “유장혁 씨, 제가 한 가지 충고하겠어요. 말라죽은 낙타가 말보다 크다고 하잖아요. 호룡각이 비록 큰 타격을 입었지만 남은 잔당들 역시 여전히 강력한 세력입니다. 절대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이청성은 엄중한 말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겁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제가 혼수상태에 있던 이 사흘 동안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유진우가 다시 물었다. “당신 말에 생각난 게 있네요.” 이청성은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 “황실 정보에 따르면 최근 호룡각 잔당들이 연경을 떠난 것 같아요. 그들이 운영하던 은밀한 사업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요.” “연경을 떠났다고요? 어디로 갔죠?” 유진우는 다급히 물었다.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판단해 보면 호룡각 잔당들은 서경으로 향한 것 같아요.” 이청성이 말했다. “서경?” 유진우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설마 서경왕부를 노리려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되겠어요! 지금 바로 서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상처가 땅겨 아팠고 이내 숨을 들이켰다. “움직이지 말아요!” 이청성은 그의 어깨를 눌렀다. “지금 당신은 원기가 크게 손상됐고 관통상을 입었어요. 비록 제가 옥로고를 발라줬지만 완전히 회복하려면 며칠 더 쉬어야 해요.” “시간이 없어요! 호룡각은 이미 준비를 마쳤을 테니 이번 서경행에는 큰 음모가 있을 거예요. 반드시 그들을 막아야 합니다!” 유진우는 단호히 말했다. “지금 당신 상태로 어떻게 막으려는 건가요?” 이청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채원진의 실력은 깊이를 알 수 없고 곁에는 강력한 고수들이 있어요. 당신이 전성기라 해도 그들을 막기 어렵겠죠. 지금처럼 부상 중인 상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3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유진우는 점차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의 상반신은 두꺼운 붕대로 감겨 있었고 팔다리는 무겁고 힘이 없었으며 숨결 또한 매우 약했다. “나 안 죽었나?” 유진우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고 방 안의 환경을 둘러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와본 적이 있는 곳 같았다. “깨어났군요?” 이때, 이청성이 맑은 죽 한 그릇을 들고 천천히 방으로 들어왔다. “당신 부상이 심각했지만 기초 체력이 좋아 다행히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저를 구했나요?” 유진우는 놀란 기색을 띠며 물었다. “그럼 누구겠어요?” 이청성은 담담히 대답했다. “전에 내가 준 호신 부적이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의 심맥을 지켜주고 강력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어요. 덕분에 당신을 저승 문턱에서 끌어낼 수 있었죠.” “그 호신 부적에 그런 기적 같은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그런 귀한 물건, 혹시 남은 거 없나요? 두어 개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유진우는 뻔뻔스럽게 말했다. 어쩔 수 없었다. 최근 그의 상황이 너무 위험했다. 강적을 만나지 않으면 가까운 주변에서 내통자가 나오기 일쑤였다. 며칠 만에 몇 번이나 생사를 오갔으니 목숨을 지킬 보물이 간절히 필요했다. “흥! 당신은 그걸 장바구니에 들어 있는 배추쯤으로 아는 건가요? 있다고 쉽게 줄 수 있는 물건인 줄 알아요?” 이청성은 짜증 섞인 말투로 답했다. “호신 부적 하나를 만들려면 제가 10년의 수명을 소모해야 해요. 게다가 호신 부적이 파괴되면 저도 그만큼 부상을 입어요. 지금껏 제 생에 단 두 사람에게만 호신 부적을 준 적 있습니다. 한 사람은 우리 아바마마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에요.” “10년 수명을 소모한다고요? 그렇게 귀한 건가요?” 유진우는 깜짝 놀랐다. 수명을 대가로 만든 보물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매우 컸다. 특히 이처럼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지는 소모품이라면 그 가치가 더욱 어마어마했다. “제가 농담하는 줄 알았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2화

    놀랍게도 그는 바로 유진우에게 중상을 입은 사철수였다. “사 장로님, 부상당하셨습니까?” 용좌에 앉아 있던 가면을 쓴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쉰 듯한 음색이었다. “작은 부상입니다. 죽지는 않겠지요.” 사철수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는 사이 그는 다시 또 기침하며 피를 토해냈다. “보아하니 꽤 심각한 것 같은데 이 약을 복용하십시오.” 가면을 쓴 남자가 갑자기 손을 휘두르자 검은색 약이 공중으로 튀어 날아갔다. “감사합니다.” 사철수는 약을 재빨리 잡아들고는 망설임 없이 머리를 젖혀 그것을 삼켰다. 호룡각의 영단묘약은 엄청 귀중한 보물로 아무리 심각한 부상이라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영단묘약은 상층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송 어르신...” 사철수가 뭔가를 말하려던 찰나 가면을 쓴 남자가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지금 저는 채 씨입니다. 저를 채 선생이라 부르든 채 각주라 부르세요. 과거의 이름은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채 각주.” 사철수는 몸을 낮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 장로님, 제가 맡긴 임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가면을 쓴 채원진이 물었다. “유장혁의 심장을 칼로 찔렀습니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지금쯤 이미 죽었을 겁니다.” 사철수가 보고했다. “훌륭하네요!” 채원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 장로님, 또 한 건의 큰 공을 세우셨군요!” “채 각주, 당신이 시킨 대로 했으니 제 딸을 풀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철수는 간절히 부탁했다. 그가 여전히 호룡각의 명을 따르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딸 때문이었다. 그의 사랑하는 딸은 이미 호룡각에 의해 감금된 상태였다. 1년에 한 번밖에 얼굴을 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가 조금이라도 명령에 불복하거나 배반하려는 기색을 보이면 그의 생명은 물론 딸 역시 끔찍한 고문과 굴욕을 겪게 될 터였다. 이것이 호룡각이 간첩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단순하고도 폭력적이며 매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