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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hor: 강로이
“아... 이 대표님이시구나. 뭐 하실 말씀이라도?”

이청아를 본 유진우가 흠칫 놀라더니 이내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보이길래 인사나 한 번 하려고 왔어.”

이청아는 본래 설명하려고 했던 말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유진우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엄마의 말을 그녀는 전혀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일 줄이야.

두 사람은 이미 이혼한 사이였으나 한때 남편이었던 사람이 이렇게나 빨리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어딘가 영문 모를 불편함이 몰려왔다.

“진우 씨, 친구분이세요?”

조선미가 넌지시 물었다.

여자의 민감한 직감으로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상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적의를 말이다.

“전처예요.”

유진우가 대답했다.

“네?”

순간 조선미가 눈썹을 치켜들더니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조선미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그녀가 친절히 손을 내밀었다. 그 살짝 올라간 아래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이청아가 예의를 차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감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선미가 자신을 압도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이 여자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몸매, 얼굴, 분위기 어느 곳 하나 빠지는 곳이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인 절세미인이었다!

남자라면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끌리게 될 것이다.

“유진우, 나 예전엔 왜 이 친구분을 본 적이 없었지?”

이청아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네가 예전에 나한테 관심이 있기라도 했어?”

유진우가 담담히 물었다.

그 말에 이청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유진우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받아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유진우, 난 그냥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야.”

몇 초간 침묵한 뒤 이청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얘기?”

유진우가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에선 말하기가 좀 그래. 날 따라와.”

이청아가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구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유진우가 따라오고 있지 않음을 인지한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할 말이 있으면 여기에서 해. 괜히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면 안 되잖아.”

유진우가 말했다.

“꼭 그래야겠어?”

이청아가 다시 이마를 찌푸렸다.

그녀는 지금 화해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는 왜 조금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는단 말인가.

또한 매정하게 거절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 그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이 대표, 우린 이미 이혼했어. 높으신 분께서 이젠 나 같은 사람과는 어울리면 안 되지. 이 대표의 체면이 깎이는 일이잖아.”

유진우가 말했다.

“나 정말 이해가 안 돼.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청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유진우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이건 다 네 선택이었잖아?”

“난...”

이청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다. 그녀의 주도하에 한 이혼이다. 이제 와 얘기한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마음속의 이 찝찝함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더욱이 유진우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이토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건지...

이상하게도 그런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렬해져만 갔다.

“유진우, 네가 나 미워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또한 난 이미 너한테 충분히 기회를 줬었어!”

이청아의 목소리가 점점 더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워낙 도도한 성격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상대도 그런 그녀와 맞서며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다 내 탓이라는 거야?”

유진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나 너랑 이런 거로 싸우고 싶지 않아.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하지만 아직 날 존중하기라도 한다면 내 앞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나타나진 말았어야지.”

이청아가 말했다.

“존중?”

유진우의 입꼬리가 삐딱하게 올라갔다.

“그럼 양의성은? 이혼하기 전부터 두 사람은 항상 붙어 다녔잖아? 그런 네가 이제 와 나한테 존중이라는 말을 꺼내?”

“네가 믿든 말든 난 떳떳해.”

이청아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

“그래?”

유진우의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가 걸렸다. 이어 그가 마침 가까이 걸어오고 있는 양의성을 가리켰다.

“이래도 떳떳해? 하하... 나 오늘 떳떳이라는 개념을 다시 배워가는 것 같네.”

두 사람은 분명 사적으로 잦은 만남을 갖는다. 또한 지금 이 순간 함께 파티에 참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뻔뻔하게 떳떳하다는 말을 입에 올리다니.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뭐라고?”

이청아가 이마를 찌푸렸다. 억울했지만 애써 설명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첫째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둘째로는 말한다고 한들 상대가 믿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청아 씨, 아까까지만 해도 저쪽에서 즐겁게 얘기 나누고 있던데 언제 여기에 온 거예요?”

양의성이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매혹적인 자태의 조선미를 본 순간 그는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의 눈동자에서 욕망과 탐욕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버려 호흡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는 지금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미인은 본 적이 없다!

이청아를 깨끗하고 맑은 물에 비유한다면 조선미는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이다.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사람의 영혼까지 빨아들일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요물 그 자체였다.

몇 초가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양의성은 서둘러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시선을 거두었다. 미녀 앞에서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인상을 좋게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말이다.

“유진우,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유진우를 본 양의성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더욱이 조선미와 유진우 두 사람의 다정해 보이는 모습을 보니 그의 두 눈은 실핏줄이 터진 듯 시뻘겋게 물들었다.

젠장!

저 자식이 무슨 능력으로? 이청아와 이혼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사이에 또 저런 절세미녀를...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내가 왜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데?”

유진우가 반문했다.

“청아 씨한테 듣기로 넌 청성 그룹에서 말단 직원에 불과하다던데 네 신분으론 여기에 들어올 자격이 안 되지 않아? 설마 몰래 들어가려고?”

양의성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나한테 자격이 있든 없든 네가 상관할 문젠 아니야.”

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하하. 내가 제대로 맞췄나 보군.”

양의성이 차갑게 웃으며 조선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봐요, 예쁜 아가씨, 속으셨어요. 옆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라 사회 가장 밑층 조무래기일 뿐이에요. 당신의 아름다운 용모에 어울릴만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는 필시 유진우가 무슨 꾀를 써 여자를 속였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떻게 저런 미인을 옆에 둘 수 있겠는가?

“그래도 괜찮아요. 제가 좋아하면 되니까요.”

조선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의 조건이라면 충분히 명문가 도련님과도 결혼할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이런 자식을 만나 고생을 사서 하려고 해요?”

양의성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명문가가 뭐 그리 대단한가요? 제 눈엔 유진우 씨야말로 가장 훌륭한 남자인걸요.”

조선미가 유진우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훌륭한 남자라고요?”

양의성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대체 어디가 훌륭하다는 거죠?”

“적어도 당신보다는 잘 생겼어요.”

조선미가 단호히 말했다.

“흥! 잘 생긴 게 무슨 소용이 있어요. 얼굴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양의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고했다.

“아가씨, 내 말 잘 새겨들어요. 계속 그렇게 사리 분별하지 못한다면 돈도 몸도 다 빼앗겨버리고 후회하게 될 거예요!”

“돈도 몸도 다 빼앗긴다고요?”

조선미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말로 제가 원하는 것인데 이 사람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그 당돌한 말에 이청아와 양의성은 물론 유진우까지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저 여자는 정말 일반인이 감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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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넌 죽을 거야!”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다만 그 눈빛은 오싹해질 만큼 차가웠다.“죽는다고?”그 말에 조천룡은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심지어 그의 뒤에 서 있던 경호원들마저 어이없음에 참지 못하고 실소를 터뜨렸다.다들 멍청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유진우를 쳐다보고 있었다.“이놈아,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그런 막말을 하는 거야?”조천룡이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네가 누구든 상관없어. 3초 줄 테니까 저 여자를 놔줘. 아니면 후회하게 될 거야.”유진우가 덤덤히 말했다.그 말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이청아 등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누구도 이런 순간에 유진우가 나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입을 꾹 다물고 찍소리도 하지 못하는 양의성과 비교하니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세상 물정도 모르고 날뛰는 미친놈! 살고 싶지 않은가 보네!”양의성이 악의에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유진우의 등장으로 그의 나약함만 더 부각됐다는 생각에 말이다. 이 쓰레기가 자신보다 더 용감하다니, 분노까지 치밀어 올랐다.“X발, 너 미쳤어?”조천룡이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말했다.“영웅이 되고 싶은 거지? 알았어! 한 번 해봐. 얼마나 대단한지 지켜보고 싶으니까!”말을 마친 그가 손짓하자 등 뒤 두 명의 경호원이 앞으로 걸어 나와 유진우를 잡았다.1m 90cm나 되는 키에 떡 벌어진 어깨, 곰 한 마리만 한 덩치의 건장한 두 남자는 보기만 해도 위협적이었다. 그 두 사람과 비교하니 유진우는 초등학생이나 다름없이 왜소했다.사람들은 모두 의미 없는 대결이 될 거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두 사람이 유진우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바쁘게 유진우가 휘두르는 주먹에 맞아 바닥에 쓰러지고 만 것이다. “응?”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건장한 남자가 널브러진 것이다. 반면 유진우는 아무 일도 없었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화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무릎을 꿇고 도련님한테 용서를 빌지 않고!”반응 없는 유진우의 모습에 양의성은 고소함을 숨기지 못했다.이토록 아수라장을 만들었으니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꿇어야 하나 꿇지 말아야 하나?꿇는다면 사람들 앞에서 다시는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고 꿇지 않는다면 조천룡의 복수로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너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원망하면 안 돼. 오늘 나한테 무릎을 꿇는다면 목숨만큼은 살려줄 테니까. 하지만 못 꿇겠다면 용서는 없어!”조천룡이 유진우의 가슴팍을 툭툭 치며 말했다.손에 쥔 권력이 없는데 싸움을 잘하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저 저잣거리의 싸움닭에 불과한 것을...“너 자신이 유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거 알아?”유진우가 상대를 쳐다보며 말했다.“불장난?”조천룡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난 불장난뿐만 아니라 네 여자를 갖고 놀기도 해! 내일 네 눈앞에서 네 여자를 짓밟아버릴 거야. 또한 나뿐만 아니라 내 형제들도 한 번씩 건드리게 할 거야.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죽기보다 못한 그 무력감과 절망감을 똑똑히 느끼게 해줄게!”그 말에 유진우의 낯빛이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오른 그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너, 죽여버릴 거야!”유진우가 단번에 조천룡의 목을 휘어잡았다. 이어 한 손으로 그를 들어 올린 뒤 다른 한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고는 연이어 두 번 그의 복부에 내리꽂았다.“퍽퍽!”조천룡은 그 충격에 배에서부터 피가 울컥 뿜어져 올라왔지만 목이 졸리고 있는 탓에 그 피는 밖으로 새어 나오지도 못했다.순식간에 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숨이 막혀 정신이 아찔해질 때에야 그는 비로소 자신이 무언가 잘못했음을 깨달았다.“멈춰!”이청아가 그를 제지하려 앞으로 나섰으나 유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음부를 힘껏 내리쳤다.“퍽!”귀를 먹먹하게 만드는 소리와 함께 조천룡의 바지 밑으로 노랗고 하얀 이물질이 줄줄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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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64화

    “오? 벌써 준비를 해놨네.”유만수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역시나 작은 여우 같았다. 일부러 이런 함정을 만든 것은 유태범에게 압박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 보약을 먹은 이상 유태범이 아무리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더는 그 마음을 드러낼 수 없을 것이다. “삼촌을 믿을 수 없으니 당연히 보험을 들어야죠. 만약 삼촌이 그 순간 열 받아서 어떤 반역적인 행동을 한다면 그땐 우리가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격이잖아요.” 유진우는 어깨를 으쓱였다. “예방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네 삼촌을 미끼로 쓰는 게 과연 믿을 만한 방법일까?” 유진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채원진의 실력은 뛰어나고 성격이 치밀해서 속이기 쉽지는 않을 거예요.”“삼촌만으로는 안 될 거예요. 채원진이 막 결맹한 사람을 믿지 않을 거니까. 우리는 두 번째 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유진우가 말했다. “그래?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유만수가 미소를 띠며 물었다. “천기는 누설할 수 없어요. 그때 가면 알게 되실 겁니다.” 유진우가 살짝 비밀스럽게 답했다. “이 자식, 이제는 네 아버지인 나도 속일 셈이냐?” 유만수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를 속인 게 아니라 아버지 곁의 사람들을 속인 거예요. 아무도 모르죠. 아버지 옆에 배신자라도 있을지. 조심해야죠.” 유진우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알겠다. 이제 네가 충분히 혼자 맞설 나이가 되었구나. 이 일은 전적으로 네게 맡길게.” 유만수가 하품한 후 말했다. “너희 두 형제가 서로 잘 상의해 봐. 서경의 미래는 너희에게 달렸으니 잘해라.” 그는 말을 마치고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천우야, 옷 갈아입고 나랑 함께 나가자. 예상대로라면 오늘 밤에 치열한 전투가 있을 테니 미리 준비를 해두자.” 유진우는 미리 말해준 뒤 유천우와 함께 위장을 하고 외출했다. 지금 왕부 내에서는 몇몇 가까운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뢰할 수 없었고 나머지 사람들에겐 항상 경계심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63화

    유태범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검은 알약을 보며 약간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장혁아, 네 성의는 알겠지만 이런 보물이야 네가 가지고 있어. 삼촌은 쓸 데가 없어.”“저는 천하대보환은 많아요. 귀한 보물도 아니고 편히 드세요. 한 알로 부족하면 많으니까 더 드릴게요.”유진우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그게...” 유태범은 조금 망설였다.“왜요? 삼촌은 저를 못 믿으세요? 제가 독을 넣었다고 생각해요?”유진우가 냉담하게 한마디 덧붙였다.“그럴 리 없지.”유태범은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장혁이 너는 정직한 사람이라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지.”“그럼 먹어봐요.”유진우는 검은 알약을 다시 앞으로 내밀었다.유태범은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결국 그 검은 알약을 받아들여 한 번에 삼켰다. 이 약이 무엇이든 그는 반드시 먹어야 했다. 그래야 상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삼촌, 어때요?”유진우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괜찮군. 역시 신비한 약이야. 방금 먹자마자 몸 안에 따뜻한 기운이 퍼지면서 전에 막혀 있던 경락들이 모두 뚫리는 느낌이야.” 유태범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말했다.“삼촌이 큰 문제가 없으니 이번 습격은 오늘 밤에 진행하죠.” 유진우가 말을 이었다. “오늘 밤?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냐?” 유태범이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물었다. 그의 상처는 하루이틀에 나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설령 습격에 실패해 채원진이 반격하면 그는 도망가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삼촌, 기회를 놓치면 안 돼요. 왕부 쪽에서의 소식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거예요. 채원진이 곧 이상함을 눈치챌 겁니다. 우리가 미룰수록 채원진이 도망칠 가능성이 커지니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유진우가 단호하게 말했다.“그 말은 맞지만...” 유태범은 말을 아끼며 입을 다물었다.“삼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삼촌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겁니다. 만약 위험에 처하시면 크게 소리치세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62화

    “채원진을 잠복해서 살인 하자고요? 그리 간단하지 않을걸요?”유진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채원진의 실력은 나보다 위에 있어요.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그는 즉시 알아차릴 것이고 만약 그가 도망가려고 한다면 우리는 그를 막을 방법이 없을 겁니다.”경천 랭킹 순위에 따르면 채원진은 무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강한 인물이다.다시 말해 그는 세상에서 다섯 번째로 강한 자이며 이런 사람을 처치하려는 건 하늘을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만약 단순한 잠복 살인 계획이라면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다.이 말을 꺼내는 이유는 유태범이 채원진의 실력을 모르고 있거나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일 수 있다.“강제로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지. 우리는 독약을 쓸 수 있어.”이 말이 나오자 유태범은 유만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님 진귀당에 많은 희귀 보물이 있잖아요. 그중 하나는 ‘멸신’이라는 독약이었던 것 같은데.”“멸신? 천하십대기독 중 가장 위험한 그 독약인가요?” 유진우의 눈동자가 좁혀졌다.천하십대기독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안겨주는 끔찍한 독들이며 그중 1위인 ‘멸신’은 수련 수준을 무시하고 상대의 혼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다.게다가 방어, 저항 그리고 제거할 방법도 없다.하지만 ‘멸신’이라는 독은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어서 누구도 그것을 본 적이 없다.그런 강력한 무기가 자기 아버지의 진귀당 안에 숨겨져 있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맞아. ‘멸신’은 열 대독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독이야. 이 독에 걸리면 아무리 강한 실력을 갖춘 자라도 피할 길이 없고 죽음을 면할 수 없어. 물론 용호산의 그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지.”유태범이 말했다. 그는 이 말을 덧붙인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용호산의 그자는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존재라서였다. “내가 어떤 보물을 가졌는지도 다 알고 있다니. 놀라운 정보력이다.” 유만수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저 우연히 알게 된 정보일 뿐이에요.” 유태범은 재빨리 웃으며 대답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61화

    “걱정하지 마라. 그냥 정기적인 심문일 뿐이다. 난 너희들을 먹지는 않으니까.” 홍복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물론 너희들이 반항한다면 내가 마음 놓고 처리를 할 수밖에 없겠지. 데려가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유만군들이 즉시 나타나 곤룡띠를 꺼내 제갈영군 일행을 결박했다. 곤룡띠는 무도 고수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것으로 무도 마스터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특수한 장치였다. 물론 제갈영군이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아무런 반항을 할 수 없었다.홍복의 실력은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압도할 정도로 강했다. 만약 그를 자극한다면 그들의 결과는 더욱 참담할 것이다. 그들은 홍복이 약속을 지키고 그들에게 고문을 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현장 정리하고 사방을 경계해라. 의심스러운 사람은 하나도 놓치지 말고 감시해.”홍복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린 후 제갈영군 일행을 호위하며 수감차로 이동시켜 곧바로 감옥으로 향했다.이 시각 왕부의 중추당 안.유만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 뜨거운 차를 손에 들고 얼굴은 차분하고 평온했다. 그의 옆에는 이의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금갑을 입은 유천우는 문 앞에서 지키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유진우와 유태범은 서로 마주 앉았고 테이블 위에는 차와 다과가 놓여 있었다. “삼촌, 이제 조용해졌습니다. 말할 준비가 되셨나요?” 유진우는 차 한 잔을 유태범 앞에 놓으며 겸손하고도 단호하게 물었다. 유태범은 헛기침을 두 번 한 후 차를 들고 한 모금에 다 마셨다.“장혁아, 10년 만에 다시 보니 네 실력이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어. 아까 그 두 검은 삼촌이 목숨을 하나 차이로 건졌다.”유태범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삼촌, 이제 더 이상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빨리하세요.”유진우는 변함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장혁아, 네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난 이번 기회에 내 죄를 갚고 싶다.”유태범의 얼굴은 진지해졌다.“어떻게 갚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60화

    유태범이 말을 마친 뒤 유진우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삼촌, 당신 이야기는 이제 알겠어요.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미혹되어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한 거고 지금은 그것보다 더 알고 싶은 게 있어요. 채원진은 어디에 있어요? 호룡각의 잔여 세력은 또 어디에 숨어 있어요?” 이렇게 많은 말을 했지만 중요한 건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가 그와 협력했던 건 맞지만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몰라.” 유태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른다고요?” 유진우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결국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셈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 내가 채원진의 행방을 모르는 것은 맞지만 그와 연락할 방법은 있어.”유태범은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 나랑 채원진은 약속했었어. 일이 끝난 후 특정한 장소에서 만나서 함께 의논하기로 했어.” “그렇다면 그 약소 장소는 어디예요?” 유진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물었다. “내가 지금 말해도 되는 건가?” 유태범은 주위를 둘러보며 의도적으로 말을 흐렸다. “이봐라. 삼촌을 왕부로 모셔라.” 유진우는 큰소리로 명령했고 바로 몇 명의 호위병들이 다가와 중상을 입은 유태범을 왕부로 실어 갔다. “홍복아, 밖의 일들은 네가 처리해라. 목숨만은 건들지 않도록 해라.” 유만수가 낮은 목소리로 당부한 뒤 함께 왕부로 향했다.“왕의 명령이다. 흑용군 장병들은 즉시 부대로 복귀하여 요새를 지켜라!” 홍복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흑용군 장병들은 일제히 크게 응답했다. 이 순간 그들 사이엔 망설임이 없었다. 즉시 대오를 정비하며 각자 맡은 곳으로 흩어졌다. 이번에 유태범을 따라나선 것도 사령관의 영패 때문이었다. 하지만 왕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왕의 명령이 최우선이 되었다.“멈추시오!” 그때 홍복의 시선이 몰래 빠져나가려는 제갈영군을 정확히 붙들었다. “제갈영군, 누가 당신을 보내줬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9화

    “유태범 저 자식 거짓말하고 있는 거 아냐?”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심지어 유만수조차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송원호는 흑용군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했다. 한때 그들은 형제처럼 지냈고 함께 적을 처치하며 함께 나라를 지키고 공을 세운 사이였다.10년 전 자금성의 변고 이후 송원호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화재 현장에서 송원호의 탄 시체와 그 몸에 달린 영패를 발견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후 그는 송원호를 위해 묘지에 의관 무덤을 세웠다. 수년이 지난 지금 이 익숙한 이름을 다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어때? 놀랍지 않아?”유태범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처음 송원호를 만났을 때 나도 너희들처럼 깜짝 놀랐어. 10년 전에 죽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서 내 앞에 서 있는 걸 보고 호기심에 한참 얘기를 나눴지. 그런데 그 결과가 뭔지 알아?” 여기서 멈추고 유태범은 주위를 살피며 말끝을 흐리더니 궁금증을 유발한 채로 이어갔다. “10년이 지난 송원호는 더 이상 송원호라고 불리지 않았어. 그는 이름을 바꿨고 지금은 채원진이라고 불리며 호룡각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 나타났어.” “뭐? 송원호가 흑룡각의 새로운 주인이라고?”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십 년 전 자금성 사건은 명확한 증거는 없었지만 많은 단서가 황권 뒤에 숨겨진 신비로운 조직 호룡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흑룡각은 너무 거대했고 세력이 온 천하에 퍼져 있었다. 당시 한창 기세를 떨친 서경왕 육만수도 공공연히 전쟁을 일으킬 수 없었고 결국 참아야만 했다. 한때 흑용군의 대장군이었던 인물이 흑룡각의 주인으로 변했을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 신분 변화는 정말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다.“계속 하세요.” 유진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말했다.송원호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다 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8화

    “휭!”강렬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위력이 놀라운 창궁검은 결국 유태범의 머리 위에 멈췄다. 사람과 검의 거리는 불과 몇 센티미터.유태범은 그 검에서 퍼져 나오는 서늘한 기운을 뚜렷이 느끼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등 뒤에는 차가운 땀이 흘렀다. “이리 와!” 유진우는 검을 다시 당겼고 날아간 창궁검이 ‘훅’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검은 빛으로 변해 그의 손에 돌아왔다. “삼촌이 졌어요.” 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태범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깊은 상실감이 떠올랐다.그는 어릴 때부터 무공을 익혔고 날마다 꾸준히 노력해 왔다.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게다가 그는 수련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미 마스터 경지에 이르렀다. 서경 전역을 보더라도 그의 실력은 으뜸가는 존재였다.그는 자신이 깊은 내공과 풍부한 전투 경험으로 충분히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조금 전 유장혁의 세 번의 검을 보고 그는 두 사람 간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비록 그는 목숨을 걸고 유씨 가문의 술법을 사용했지만 유장혁에게 한 점의 상처도 입힐 수 없었고 오히려 상대에게 손쉽게 무너졌다. 이 충격은 그에게 너무나 큰 타격이었다. 그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천부적인 재능이 유장혁 앞에서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삼촌의 실력은 이미 대단하셔요. 서경뿐만 아니라 용국 전체를 봐도 삼촌을 이길 사람은 많지 않아요.”유진우가 조용히 말했다. “위로는 필요 없다. 졌으면 졌다고 인정하는 수밖에. 아직 지면 안 되는 정도까지는 안 왔어.” 유태범은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삼촌, 우리 사이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해요. 그저 저한테 진신을 말해 주시고 호룡각의 잔존 세력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시면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요.”유진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유태범은 아무 말 없이 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7화

    유진우는 천천히 창궁검을 들어 검끝을 바로 앞에 있는 유태범을 향해 겨눴다. “두 번째 검, 파군!” 말이 끝나자마자 유진우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검은 빛의 일격으로 변하며 유태범에게로 급격하게 돌진했다. 이번 검은 천지를 흔들지도 사람의 마음을 얼어붙게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지도 않았다. 다만 유일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빠르다는 것. 극단적인 속도였다. 눈 깜짝할 사이 검은빛은 수십 미터의 거리를 단숨에 가로질러 유태범의 가슴 바로 앞에 나타났다. “뭐지?” 유태범은 순간적으로 눈이 커지며 반응할 새도 없이 본능적으로 호체 강기를 일으켰다.“펑!” 폭발적인 소리가 울려 퍼지며 검은빛은 유태범의 방호막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 속에 숨어 있던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원래는 무적 같았던 방호막이 지금은 유리처럼 순식간에 터지며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방호막이 산산조각 나고 검은빛은 그 세력을 멈추지 않고 유태범의 금갑에 강하게 충격을 가했다. 현금으로 만들어진 갑옷은 그 충격에 의해 깊게 움푹 들어갔다. 엄청난 충격에 유태범은 마치 폭탄처럼 하늘로 튕겨 나가며 백 미터 이상 날아가 왕부 입구의 석사자와 강하게 부딪혔다. 몇 톤이나 되는 석사자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유태범은 입과 코에서 피를 쏟으며 얼굴은 창백해지고 전신이 부서진 것처럼 땅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모든 이들은 모두 놀라움에 휩싸였다. 진지해진 유진우가 이렇게나 강력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술법을 쓰는 유태범조차 그에게 맞설 수 없었고 단 두 방에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두 사람 사이의 실력 차이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세자 전하께서 이렇게 강하셨나요? 표기대장군조차 상대가 안 된다니.” “유씨 가문의 천재라더니 정말 말 그대로군요. 이런 천재야말로 세상을 제패할 자격이 있는 것 같네요.” “대장군도 참 운이 없으셨네요. 이렇게 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6화

    이 순간 폭발로 생겨난 구덩이 속에서 유태범은 여전히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방호막은 점점 불안정해지며 희미하게 깜빡였고 여기저기 수많은 균열이 생겨 빠르게 번져 나갔다. 그의 머리 위로 떠 있는 거대 검은 미세하게 진동하며 계속해서 아래로 눌러대고 있었다.유태범은 마치 거대한 산이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그 엄청난 힘에 그의 두 손은 떨렸고 두 무릎은 점점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버티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 위의 거대한 검이 내려오기만 하면 그는 분명 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제야 그는 유진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깨닫게 되었다. 알고 보니 상대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다. 상대가 이제 제대로 나서기 시작하자 그는 그 힘을 감당하기조차 버거웠다.“악!” 죽음의 위협을 느낀 유태범이 귀를 찢는 듯한 분노의 외침을 내질렀다. 그의 몸속에서 강기가 파도처럼 뿜어져 나와 끊임없이 방호막을 강화하려 했지만 아무리 힘을 쏟아부어도 방호막의 균열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젠장! 죽기 살기로 해보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깨달은 유태범은 묵직한 소리로 외치더니 곧바로 유씨 가문의 술법을 사용했다. 순간 그의 두 눈이 새빨갛게 변했고 온몸의 근육이 순식간에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사방팔방에서 폭발하듯 거대한 에너지가 사정없이 뿜어져 나왔다. 유씨 가문의 술법은 짧은 시간 안에 신체의 잠재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전투력을 강화하고 심지어 경계를 돌파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생사를 가르는 위기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고 적을 섬멸할 수 있는 신묘한 기술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술법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효과가 사라진 뒤 신체가 극도로 허약해진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이 술법을 사용하는 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적을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남아 있는 건 단 하나 오직 죽음의 길뿐이었다. 유태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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