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94화 표절

작가: 김의연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04 18:00:00
이진이가 눈썹을 찡그렸다.

비슷한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헬렌의 말을 듣고 오히려 평온해졌다.

게다가 헬렌이 나서지 않아도 원래 이 기회를 빌어 모두에게 알리려고 하였다. 이게 그녀가 초청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또 다른 목적이다.

헬렌이 그녀에게 가한 위협은 그 이상이었다.

이진이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헬렌은 킬킬거렸다.

“내가 아무 준비도 없이 왔을 것 같아? 오기 전 이미 현장 담당자한테 알아봤어, 이번 전시회 작품 대부분 AMC 것들이고, 네 작품들이잖아, 근데 네 손에서 그려낸 작품들이 도대체 얼마 가치가 있는지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지.”

“나한테 그 얘기 하려고 여기 온 거야?”

이진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눈 속의 감정은 변함없이 평온했다.

이진이 예상밖의 반응을 하자 헬렌도 화가 났다.

“너 내 말 이해한 거야? 나한테 그림을 주기로 약속한다면 Niki정체에 대해 숨겨줄게, 네가 입으로 직접 말한 이상 그 누구도 Niki가 누구인지 모를 거야!”

“얘기 끝났어?”

이진은 손목시계의 시간을 흘끗 보았다. 헬렌은 이 말을 듣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곧장 헬렌을 넘어 현장 중앙으로 갔다.

마이크를 잡은 이진은 AMC가 전시회에 출품한 보석들을 하나씩 소개한 후 담담한 표정으로 모두를 놀라게 할만한 소식을 발표했다.

“아마 여기 이 작품들의 디자이너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일부 사정으로 인해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신분을 밝히고자 합니다. 그 디자이너가 바로 접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제 손으로 직접 그린 것입니다.”

말이 끝나자 몇 초간의 기괴한 정적 뒤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믿기지 않는 가운데 숭배의 눈빛이 뒤섞여 일제히 이진을 향했다.

무대 아래 첫 번째 줄에 앉은 정민우는 더욱 흥분하여 그 자리에 있는 많은 눈들이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로 달려가 이진에게 큰 포옹을 주었다.

“대표님일 줄 알았어요! 대표님은 정말 제가 만난 여자 중에서 제일 우수한 여성입니다!”

이진은 어쩔 수 없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95화 반전

    이진의 주얼리 작품은 헨렌의 그림과 스타일이 많이 비슷하다.물론 오랜 팬이 아니면 쉽게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헬렌은 이제 이진을 완전히 미워하게 되었다.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경로로 사온 이진의 그림을 아예 신문사 사람에게 넘겨 검사하게 했다.일일이 대조해 보고 몇몇 기자들은 헬렌의 말을 믿고 이진의 행동을 최대한 대중에게 알리겠다고 약속했다.긍정적인 반응을 받은 헬렌은 얼마나 의기양양한지 모른다.‘신분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그럼 내가 너에 관한 모든 것을 까발릴 거야!’이진이가 이틀이 지나서야 소식을 받았다.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윤이건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이틀 동안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끊었다.이진의 '표절'에 관한 소동은 이틀간의 발효를 거쳐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 이전에 히트했던 보석 작품들도 이 일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이진의 핸드폰이 켜지자 정민우로부터 전화가 왔다.벨소리가 점점 더 급해지자 이진은 어쩔 수 없이 손의 동작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대표님?”전화 너머로 불확실한 어조가 울려 퍼지고, 곧이어 정민우가 핸드폰을 꽉 움켜쥐고 흥분에 물었다.“대표님, 드디어 전화를 받으시네요! 요 며칠 어디 간 거예요? 인터넷 기사는 보았나요? 전 대표님이 며칠 동안 안 보이니까…….”‘표절이 들통나서 숨은 줄로 알았어요.’뒤의 말은 이진의 감정을 염려하여 묻지 않았다. 며칠 동안의 접촉을 거쳐 이진의 인품은 그래도 믿을 만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진 표절 사건이 확정되면 협력자로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정민우는 잠시 멈추다가 다시 떠보며 물었다.“대표님, 기사에 쓴 내용 다 진실인가요? 사실대로 말씀해 주세요, 정말 표절한 겁니까?”정민우가 잠시 멈춘 사이 이진은 손끝으로 최근 이틀간의 뉴스를 재빠르게 눌렀다.그리고 그녀가 표절했다고 대중이 생각하는 몇 장의 밑그림에 시선이 고정됐다.이진은 붉은 입술을 오므렸다. 머릿속에 빠르게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이 몇 장의 밑그림은 모두

    최신 업데이트 : 2024-01-04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96화 빨리 꺼져

    윤이건은 이진을 괴롭히는 사람이든 행동이든 용납할 수 없었다.이건은 그 과정에서 헬렌에 관한 많은 자료들을 찾아냈다. 여기에는 헬렌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법의 허점을 통해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었다.이건은 모든 증거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회사를 압박했다.회사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윤이거을 사무실로 불러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남자의 온몸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입을 열기도 전에 지도자는 이마에 새로 돋아나는 땀을 닦으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윤이건 대표님, 우리 회사와 YS그룹 아무런 관계도 없잖아요, 그것도 같은 나라에 있는 회사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나와 관계가 없는 거지 우리 회사 직원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건 아닙니다.”‘회사 직원?’“무슨 뜻이죠?”회사 대표가 어리둥절했다.이건은 입을 다물고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다. 앏은 입술을 살짝 치켜올리고 이건이 비웃었다.“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직접 알아보시죠. 당신 밑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이건은 몸을 일으켜 긴 다리를 벌리고 떠났다. 올 때처럼 카리스마가 넘쳤다.회사 대표는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전화를 걸었다.“최근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장 알아내! 특히 윤이건에 관해서 모두 찾아와!”뉴스는 아직도 각종 웹사이트의 헤드라인에 걸려 있기 때문에 조사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헬렌을 잡아냈다.앞뒤 사정을 파악한 회사 대표는 지금 헬렌을 잡아먹을 심정이다.‘그 많은 사람 중에 하필 이건을 건드리다니, 고의가 아니면 윤이건 회사를 엿 먹이려는 짓이다!’크게 화가 난 회사 대표는 곧 진정하고 맥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다. 헬렌은 그를 몇 년 동안 따라다녔던 고참 사원으로 그의 오른팔이라고도 할 수 있다.이런 일로 너무 가혹한 벌을 줄 수 없었다. 몇 번 심호흡을 하고 회사 대표는 모두가 만족할 해결책을 생각해냈다.“너 잘 들어, 지금 당장 이건 부인한테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너 때문에 회사가 망할

    최신 업데이트 : 2024-01-04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97화 얼룩 고양이

    정희는 민시우와 사이가 틀어진 일로 기분이 언짢아 오랫동안 이진과 연락할 겨를이 없었다.시우가 온갖 사과와 비위를 맞추자 정희도 화해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이때 이진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근데 이 말투 정말 아픈 사람 맞는 거야?’아마 그 광팬들 때문에 몸살을 앓는 것 같았다.정희는 이진을 애틋하게 여기는 한편 그녀를 재촉하였다.“나인 줄 알면서 빨리 와서 문 안 열어줘? 나 지금 디저트를 들고 너희 집 별장 밖에 있어.”“왔어?”정신을 차린 이진은 뇌보다 몸이 더 빨리 반응하고 재빨리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이진은 별장의 하인들에게 모두 휴가를 주고, 그녀가 직접 음식을 준비하였다.다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데, 정희도 요 며칠 동안 요리를 연구하고 있었고, 가져온 디저트가 바로 그녀가 직접 만든 것이다.이진의 시선은 정교하게 세팅되어 있는 디저트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의심스러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거 정말 먹을 수 있는 거야?”“그게 무슨 뜻이야?”정희가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진의 좋은 솜씨를 떠올리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어쨌든 여러 번 해봤으니 먹을 수는 있을 거야…….”‘뭐가 그리 불확신해!’이진의 입꼬리가 살짝 움직였다. 정희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희가 그녀에게 너무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그녀가 기억하는 유일한 정희 요리 경험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앞에 있는 이 정교한 디저트는 겉만 있고 맛은 아니다.이진은 한숨을 내쉬며 정희의 간절한 시선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디저트를 집어 들었다.‘어쨌든 정희의 마음이야, 한 입도 맛보지 않을 수 없어.’겨우 한 입에 이진은 먹은 것을 하마터면 내뱉을 뻔했다. 얼굴에는 뭐라고 묘사하기 힘든 표정이다. ‘이게 어디 디저트 맛이야? 디저트라고 해도 며칠 밤을 새운 유통기한이 지난 디저트일 거야!’이진은 억지로 삼켰다. 물 반 컵을 마셔 겨우 넘기고, 손을 정희에 어깨에 닿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1-05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98화 지옥이 무엇인지 보여주다

    다른 사람이면 이 상황에서 아마 참지 못하고 진작에 손을 날렸을 것이다.이진은 정희를 무시하고 얼굴에 남은 밀가루를 두드리며 윤이건을 바라보았다.“밥 먹었어요? 주방이 이렇게 되어서 밥 하기는 무리이고, 아니면 우리 나가서 먹을까요?”“내 생각엔…….”정희는 또 무슨 말을 하려다가 참고 다시 입을 꼭 다물었다.두 사람의 포위 공격과 매서운 시선까지 더해져 정희는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희가 시우를 바라보았다. “시우 씨도 내가 형편없다고 생각해요?”

    최신 업데이트 : 2024-01-05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99화 디자인 유출

    다시 백그라운드로 돌아가자 임만만은 핸드폰을 꼭 껴안고 황급히 이진에게 달려왔다.“대표님, 누가 디자인을 유출했는지는 모르나 인터넷에 누군가가 우리보다 먼저 이 주얼리를 공개해서 지금 우리 디자인이 표절한 거라고 난리도 아닙니다.”이 일에 관한 뉴스가 이미 검색어에 올랐다.지난번과 달리 상대방의 발표 시간은 AMC의 기자회견 전이였다. 이진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팬들도 표절이라고 인정하고, 댓글에는 온통 네티즌들이 그녀에 대한 실망감을 호소하며 떠들썩했다.이진은 침묵하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대표님,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서 회사를 철저히 조사할까요?”디자인을 유출할 수 있는 사람은 단지 손을 거친 회사 내부자들일 뿐이다.정말 조사하자면 결코 작은 규모의 조사가 아니다.여론이 그들에게 남긴 시간은 결코 그렇게 많지 않다. 만약 대중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파문이 AMC의 전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것이다.지금은 가능한 한 회사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이진은 다시 핸드폰을 임만만에게 건네주었다.“일단 공장에 작업을 멈추라고 지시하고 나머지는 내가 해결할게.”“알겠습니다, 대표님.”임만만은 분부대로 진행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대표님 말을 믿고 따르는 거야. 대표님이 방법이 있다고 하니 문제는 해결될 수 있어.’임만만이 떠난 다음 이진의 전화가 이어 울렸다.예상대로 정민우 전화이다.“이진 대표님, 인터넷 기사는 또 어떻게 된 겁니까? 해명이 필요한 것 같네요.”표절 파문이 가라앉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디자인 도용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설령 정민우가 이진을 믿는다 해도 이렇게 몇 번은 너무 무리이다.“제 말 좀 들어보세요, 디자인은 누가 흘렸는지 모르지만 결코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건 아닙니다…….”“이진 대표님, 내가 듣고 싶은 건 당신 해명이 아닙니다, 아시겠나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민우가 먼저 말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1-05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00화 정체를 드러내다

    디자인 유출의 근원을 밝혀냈으니 이어진 조사는 어렵지 않았다. CCTV를 통해 정말 한사람을 잡았다. 디자인 원고 인수인계 당일, 창고에 몰래 나타난 여직원이 있었는데 떠나기 전 그녀의 손에는 분명 몇 장의 그림이 쥐어져 있었다.뿐만 아니라 여직원 개인 계좌에 갑자기 정체불명의 큰 돈이 들어왔다. 여직원의 행동이 얼마나 의심스러운지 지금 보유한 증거만으로도 충분히 해명이 되었다.원래 원한을 품고 있던 이기태는 할 말이 없었다. 체면이 말이 아니었는지 심문까지 이진에게 맡겼다.이진의 사무실로 압송된 여직원은 손발을 함께 쓰며 발버둥쳤다. 거의 울 지경이었다.“대표님, 저 아니에요! 디자인 훔친 거 저 정말 아닙니다!”“그런 가요?”CCTV에 증거가 남아있기에 이진도 여직원의 말을 믿지 않았다.이진은 입술을 꼬이고 앞에 놓인 핸드폰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가진 게 아니라면서, 그럼 이건 뭔가요?”CCTV에는 이날 여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대표님.”여직원은 이진의 손에 CCTV가 남아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순간 여직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입술까지 떨었다. 그녀는 한 걸음 나아가서 변명하려고 애썼다.“이진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지금 이 상황에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요?”이진은 냉소했다. 묘하게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조롱조로 덧붙였다.“내가 기억한 바로는 회사는 직원이 승인 없이 창고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명시했는데요, 회사의 규정을 먼저 어긴 건 그쪽이예요, 그 외에 당신의 행동이 회사에 얼마나 큰 손실을 입혔는지 아시나요?”이진의 본심은 여직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게 아니었다. 표정이 굳어지자 이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한 마디만 물을게요. 누가 시켰나요?”“누가 시킨 건 아닙니다.”억울하고 겁에 질린 여직원은 흐느껴 울었다.“제가 회사 디자인을 가져다 돈 바꾼 거 인정하지만 기자회견 때 그 디자인은 아닙니다, 저도 바보 아니에요, AMC에 불리한 짓을 하면 저를 해치는 것

    최신 업데이트 : 2024-01-05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01화 너도 있잖아

    구현이 정말 무엇을 했다고 해도, 절대로 이진의 앞에서 인정하진 않을 것이다.구현은 내키는 것이 있는 것처럼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 딸이 곧 하교할 시간이라 이만 가봐야 될 것 같아요. 만약 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전 이만 돌아가 볼게요.”“어차피 다른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이진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곧 경직된 표정을 지은 구현을 무시한 채 계속 말했다.“구현 씨가 말씀하시지 않는다면, 사람을 안배해 조사해 볼 수밖에 없겠네요.” 구현은 이진의 말에 허허 웃고는 몸을 돌렸는데, 곧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이 대표님은 분명 알고 계시면서, 날 가지고 노시는 거야! 그렇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이어 이진이 이진이 여직원을 해고하는 행동에 구현은 이런 생각을 더욱 굳혔다.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걸 구현은 모르고 있었다.이진은 여직원을 해고시키는 명령을 내렸을 동시에, 루트더러 몰래 구현의 행동을 지켜보라고 했다.결국 구현이 디자인부에 심어 놓은 스파이와 연락하자마자 그 소식이 이진의 귀에 전해졌다.보고하러 온 루트는 울분에 차 말했다.“대표님, 이 오래된 직원들의 행동은 정말 하나같이 악랄해요. 차라리 이 증거들을 가지고 모두 해고해버리는 게 낫겠어요!”“조급해할 필요 없어.”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분명 누가 뒤에서 몰래 사태를 조종하고 있을 거야. 그리고 아마 내가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이튿날 아침, 이진은 회의 시간에 특별히 디자인부의 직원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이번 시즌의 신제품을 다시 설계한다는 명의로, 이진은 그들더러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신제품을 만들어 놓으라고 지시 내렸다.이로 인해 디자인부 직원들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바빴다.이어 발생한 일은 이진의 예상대로였다.이날 저녁, 구현과 이야기를 마친 디자이너가 회사에 나타나 컴퓨터 앞에서 바삐 돌아쳤다.미리 감시실에 매복해 있던 이진은 이 장면에 웃음을 터뜨렸다.이진

    최신 업데이트 : 2024-01-06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02화 뻔뻔하다

    헬렌을 해결한 후, 또 다른 일이 이진을 기다리고 있었다.디자인 원고가 유출된 일을 조사하는 과정에, 이진은 이기태가 AMC와의 협력관계를 이용해, AMC의 명의로 사적인 일을 맡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애초에 GN그룹과 협력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기태가 AMC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진은 계약 조항들을 섬세히 작성하였다. 이진은 이기태가 적어도 계약 조항은 고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결국 이기태를 과대평가한 것이다.그날 저녁, 이진은 별장으로 돌아와 이건과 함께 화목한 밤을 보냈다.이튿날 이진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고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회사에 출근했다.이진은 곧 프로젝트부에 지시를 내려 이기태와의 협력을 중지했다.이 소식을 들은 이기태는 벼락을 맞은 것만 같았다.곧 정신을 차린 이기태는 차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AMC로 달려갔다.차량이 가득한 거리를 지나감에 따라, 이기태의 분노는 점점 더 커졌다.스포츠카가 AMC의 건물 아래에 멈춰 서더니, 이기태가 운전석에서 내렸다.이기태는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건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현재 두 회사는 협력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데스크 직원은 당연히 그를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이기태 씨!”이기태가 안으로 들어온 것을 발견한 데스크 직원은, 재빠르게 달려들어 이기태를 막았다.“이기태 씨, 죄송하지만 대표님의 허가 없이는 들어가실 수 없으세요.”“웃기시네! 난 이진의 동업자인데 왜 못 들어가?”이기태는 안 그래도 화가 나 있었는데, 데스크 직원의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기태는 정말 미치지 못해 환장할 노릇이었다.“내가 경고하는데, 당장 비키는 게 좋을 거야!”“이기태 씨!”그 직원은 이기태가 멋대로 뛰쳐들어갈까 봐, 데스크를 지키고 있던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그 직원은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려고 했다.마침 이때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만만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이진은 협력을 취소하면 이기태가 분명 찾아와

    최신 업데이트 : 2024-01-06

최신 챕터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8화 아들 딸 쌍둥이를 얻다

    결혼식 날짜는 8월 초로 정해졌으며,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될 예정이다.웨딩드레스 가게에서 청혼한 이건의 이야기는 곧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까지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널리 퍼지고 있었다.이건이 바라던 대로,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이진이 윤이건의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두 사람의 결혼식은 더욱 화려하고 시끌벅적했다.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사람은 친한 지인들 외에 회사 직원들만 초대했다.윤이건의 가족들은 보기 드물게 모두 현장에 참석했지만, 이진 쪽은 텅 비어 있었다.한편 이씨 가문은 여전히 다툼이 지속되고 있었다.“이것 봐! 내가 애초에 뭐라 그랬어? 이진 그년이 양심 없는 년이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이제 알겠지? 그년은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조차 아버지인 당신을 부르지 않았어. 이기태, 정말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백윤정은 노발대발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에게는 예전의 자애로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앞으로 달려들어 이기태를 때리려고 들었다.이기태는 화가 난 마음에 백윤정을 밀어냈다.“좀 저리 꺼져!”‘그래봤자 이진이는 내 친 딸인데, 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모두 백윤정 때문이잖아. 백윤정이 중간에서 이간질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진이를 그렇게 대했겠어? 백윤정이 자꾸 끼어들어 모순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이진도 날 이렇게까지 미워하진 않았을 거야.’물론 이기태의 눈에는 그저 이익밖에 없다. 그가 후회하는 건 오직 이진을 통해 이건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뿐이다.지금의 이기태는 백윤정과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매일 싸우기 바빴다.이기태는 결혼식이 끝날 때가 되자 뻔뻔스럽게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이기태 씨, 전에 제가 전화를 끊을 때 했던 말을 잊으신 거예요?”이기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 그는 등골이 서늘해지더니 그제야 기억난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진, 너!”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7화 청혼

    보통 사람이라면 분명 시언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하지만 이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이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의 말을 듣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제가 사랑하는 남자는 윤이건 씨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시언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리고 힘겹게 한 마디 물었다.“제가 몇 년 더 빨리 나타났다면.”“그래도 결과는 똑같아요.”이진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말을 마친 뒤, 이진은 더 이상 시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건을 향해 걸어갔다.애초에 이진은 시우가 이 연회를 통해 정희와의 결혼 소식을 발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진은 마침내 시우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피곤했던 이진은 이건의 가슴에 기대어 말했다.“이건 씨, 저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해외여행?”이건은 원래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얼마 후 이진을 데리고 출국할 생각이었다.이진이 먼저 제기한 이상, 이건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이진을 껴안고 말했다.“그래,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이를 위해 이건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모든 일들 미뤘다. 하지만 이건의 원래 계획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YS그룹에는 이건이 직접 처리해야 될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건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데리고 해외로 여행을 간 것이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YS그룹의 고위층들은 미치기 직전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건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끝내고 가야지.하지만 이건의 대답은 그저 한마디뿐이었다. 결혼식을 마친 후.결혼식을 마친 후, 이건은 분명 이진과의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할 것이다.그러기에 앞으로 일에 전념하는 시간은 점점 적어질 게 뻔했다.옆에 있던 이진은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리는 것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내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니겠지? 이건 씨는 날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6화 사랑꾼

    이진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남학생을 꼬드겼다는 건 무슨 말이야?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는 데다가, 시우 씨의 동생인 건 아예 모르던 일이야. 도대체 이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이진은 화를 내며 이건을 노려보았다.“제가 언제 그런 행동을 했다고 그래요. 전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거든요.”“정말이야?”이건은 일부러 장난친 거다. 사실 메시지를 보고 불쾌한 기분이 조금 들었는데, 이진의 반응은 그를 매우 기쁘게 했다.이건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그렇다면 자기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다는 거지?”‘그럼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 시우 이놈은 겁도 없네, 감히 내 아내더러 자기 사촌 동생을 위로해달라는 거야?’이건은 차갑게 웃으며 이진의 핸드폰을 가지고 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시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진 씨, 제가 보낸 메시지를 보셨나요? 저도 어쩔 수 없어서 연락을 드린 거예요. 이 녀석이 술에 취해 밤새 이진 씨의 이름을 부르더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또 뭐 했는데?”이건은 그의 말을 끊은 뒤 질투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네 사촌 동생이 대단한 사랑꾼인가 봐.”‘윤이건?’전화 너머의 시우는 하마터면 심장이 터질 뻔했다.“이건아, 이진 씨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는 거야? 난.”“나랑 이진이가 부부인 걸 잊은 거야?”이건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아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럼 내 아내를 좋아하는 사람마다 직접 가서 위로해 줘야 되는 거야? 내가 동의할지 말지는 둘째 치고, 이진이 정말 간다고 해도 네 동생이 괜찮아질 리는 없어.”마침 뭔가 생각난 이건은 잠시 망설이더니 협박하듯이 말했다.“술에서 깨면 네 동생한테 전해. 어제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이건은 다른 남자들이 자신의 아내에게 들러붙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이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5화 그게 무슨 실연이야?

    ‘윤이건? 윤이건이 어떻게?’시언은 도저히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와 시우는 사촌 형제이기에, 이건과 시우가 친한 친구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소문에 의하면 이건은 이미 결혼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설마.’시언은 갑자기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건과 이진이 어떤 사이든, 이진이 이건을 얼마나 의지하든, 그는 자신이 이진을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시언은 몸 옆에 늘어진 손을 꽉 주먹 쥐었다. 이때 정신을 차린 그는 앞으로 나아가, 이건의 앞길을 막고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윤 대표님, 전 민시언입니다. 시우 형의 사촌 동생이에요. 시우 형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만나 뵙게 되니 너무 영광입니다. 혹시 이진 씨랑은.”“이건 씨, 나 돌아가고 싶어요.”시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진은 취기를 못 이겨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가볍게 문질렀다.이건의 차가운 표정은 순식간에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이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몸을 숙여 이진을 안았다. 그리고 시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이진을 조수석에 태웠다. 세심하게 안전벨트를 맨 후 무심코 뒤쪽을 스쳐보자, 시언은 방금 자세를 유지한 채 제 자리에 서 있었다.“이건 씨, 얼른 돌아가요.”이진은 아직도 이건에게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이건은 시선을 돌려 이진의 희고 정교한 얼굴을 보자 계획이 하나 떠올랐다.‘그동안 결혼식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반드시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결혼식을 선물해 줄게.’이건이 직접 이진을 데려간 것을 목격한 시언은, 정신을 잃은 듯이 축 처진 채로 시우의 아파트를 찾았다. “민시언?”시우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시언을 보자 조금 놀란 듯했다.“네가 이곳엔 왜 온 거야?”시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형, 술 한잔하실 래요?”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났기에 술 한잔하는 것쯤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시우는 정희와 함께 임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최근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시언의 상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4화 다크호스

    하룻밤 푹 자고 난 뒤, 다음날 아침 이진은 호텔에서 출발해 학교로 갔다.서현도 마찬가지로 이번 만남을 무척 중시하였다. 그녀는 이진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수업을 오후로 미뤘다.카페에 앉은 서현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대표님, 제가 오만해 보이긴 해도, 평범한 작가들과 비슷한 꿈을 꾸고 있거든요. 제가 쓴 시나리오를 대중들에게 알려, 널리 선보이는 게 제 꿈이에요. 하지만 제가 글을 쓸 때에는 저만의 요구가 있기에,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서현의 요구는 별로 지나치진 않았다. 그저 세훈이 제기했던 요구처럼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이 방면의 문제는 서현이 말하지 않아도 이진이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이진이 바로 동의하자 서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진의 시원시원한 성격은 전에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과 사뭇 달랐다.서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제 너무 지나친 행동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이진 씨처럼 훌륭하신 분을 놓치게 되었을 지도 몰라.’ 세부사항을 토론한 후, 이진은 세훈과 서현을 데리고 원작자를 찾아가 판권을 따냈다.그 후 배우의 캐스팅으로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였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는 물론, 배우들 사이의 호흡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몇 달 후, 영화는 이건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상영되었다.의 원작 팬이 워낙 많았고, 호기심으로 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영화관을 나설 때 모두 영화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개봉 첫날, 전국의 영화관 티켓은 모두 매진되었다.심지어 대부분 영화관에서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상영하였다.개봉한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는 수십 년간 1위를 차지했던 영화를 뛰어넘기도 했다.이 영화의 촬영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도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그들은 마치 다크호스처럼 갑자기 대중들의 시선 속에 나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3화 이진의 스타일이 아니다

    이진은 말을 마친 후 정희를 데리고 성큼성큼 떠났다.“이진아, 넌 저분이 동의할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한참을 걸은 뒤 정희가 호기심에 물었다.이진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현이 딱 봐도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재능이 있는 작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굳이 모욕을 당하면서 저 여자를 선택할 필요는 없잖아.’정희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내가 연예계에 아는 사람이 꽤나 있는데, 그냥 이서현 말고 다른 작가 소개해 줄까?”“아직은 필요 없어.”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아마 날 거절하지 않을 거야.”이진이 거절한 이상 정희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정희가 포기한 채 택시를 잡으려던 찰나, 앞에서 엄청난 비주얼을 가진 키 큰 남학생이 두 사람에게 달려왔다.“예쁜 누나들,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두 사람을 향해 한 말이지만, 남학생은 줄곧 이진을 훔쳐보고 있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희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왜요? 학생, 지금 대시하는 거예요?”생각이 들통난 남학생은 부인하기는커녕 겸연쩍은 듯 손을 들어 뒤통수를 긁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누나들은 저희 학교 학생이 아닌 것 같네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연락처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두 사람 연락처를 모두 받아 가시려는 거예요? 생각보다 욕심이 많으시네요.”정희는 눈썹을 찡긋거리며 장난을 쳤다.그러자 남학생은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용기를 내어 이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누나, 전화번호 주시면 안 될까요? 절대로 귀찮게 굴진 않을 게요!”‘지금 충분히 귀찮은 것 같은데.’이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깔끔하게 거절했다.“죄송하지만, 안될 것 같네요.”난생처음 대시를 시도해 본 남학생은, 자신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거절당할 줄은 몰랐다. 남학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옆에 있던 정희는 차마 이대로 지나치기 힘들어, 가방에서 이진의 명함을 한 장 꺼내 남학생의 손에 쥐여 주었다.“연락처는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2화 자격 미달

    이진은 자신의 가장 진실된 생각을 전한 것은 물론, 판권을 반드시 따내려는 결심으로 원작자를 두 번이나 찾아갔다. 결국 원작자는 그녀에게 한 번 만날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은 이번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전에 조사한 자료들을 들고 사람을 찾으러 대학으로 향했다.그녀 스스로 배역을 연구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이진은 전문적인 작가를 찾아야 했다. 현재 대학교 교수인 이서현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출발하기 전에 이진은 특별히 학교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현의 수업시간표를 찾았다. 그리고 교장에게 부탁하여 수업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이진의 신분을 알게 된 교장은, 단번에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두 손 두 발 들어 환영했다.한편 이 일을 알게 된 정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애초에 이진이 연예계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경제 뉴스밖에 안 보던 이진이 정말 영화를 찍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진심이었던 거야? 왜 갑자기 영화를 찍으려는 거지?’정희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 네가 의 판권을 따내 영화로 제작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사실이야?”“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비행기 탑승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진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해, 지금.”“너 지금 공항이야?”눈치 빠른 정희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침 한가하던 정희는 이진을 따라 서현을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우리 이진이가 갑자기 영화를 찍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어.’정희는 결정을 내린 듯이 말했다.“이진아, 좀만 기다려 금방 갈게!”정희는 줄곧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는 성격이라, 이진은 핸드폰을 거두고 방금 정희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비행기는 한 시간도 안 되어 착륙했다.이진은 택시를 타고 바로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사전에 알아보았던 수업시간표를 따라 강의실을 찾았다. 분명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시간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1화 예술은 생활에서 비롯되다

    이진은 별장을 나선 뒤 홀로 국장의 집으로 향했다.공교롭게도 여태껏 이진을 만나보고 싶어 하던 가정의도 국장의 집에 있었다.하지만 연이은 실패로 가정의도 이진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이진은 엄청 겸손한 데다가 이건의 아내다. 그녀가 어떤 신분이든 간에, 외부에 자신의 실력을 알릴 생각이 없다면, 가정의도 더 이상 묻진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자리에 앉은 후, 국장의 건강에 대해 자세히 토론하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국장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때때로 몇 마디 맞장구를 치자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이진은 경계심을 내려놓고 많은 의견을 제기하였다. 국장은 모든 의견들을 자세히 기록하였다.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국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글썽였다.“모두 이진 씨 덕분이에요. 이진 씨가 아니었다면 이 늙은이가 고질병 때문에 죽을 때까지 고생했을 거예요.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국장님, 곧 괜찮아질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이진은 국장의 말을 얼른 끊은 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게다가 할아버지의 친구분이시니, 제가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에요. 전엔 제가 생각이 짧은 데다가 일 때문에 바쁘다 보니, 줄곧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너무 탓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탓하다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나한테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고마워하기도 모자랄 판에 탓할 리가 있겠어?’마을의 개발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이진도 마찬가지로 세훈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이 대표님,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워낙 조건이 후해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더라고요.”진심 어린 이야기를 마친 후, 세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저한테 특별한 요구가 하나 있는데, 이 대표님께서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어떤 요구죠?”이진은 호기심에 눈썹을 찡긋거렸다.세훈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께서 절 좋게 봐주시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영화가 방영되었을 때 괜한 추측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방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0화 그럴 가치가 있다

    오 감독은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진에게 사과하기로 한 것이다.이진은 전에 말했던 대로 마음에 들었던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작품마저 몇 개 없는 신인 감독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 감독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처럼 유명한 감독을 마다하고 신인 감독과 합작한다는 거야? 내가 그동안 받은 상이 얼마인데! 이진 그년은 분명 사람 보는 눈이 삐뚤어진 거야! 신인 감독 주제에 얼마나 잘 찍을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오 감독은 불만이 가득했으나 자신의 앞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진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모두 이진이 예상했던 대로다. 전화를 받은 순간, 이진은 만만에게 눈빛을 보내 모 플랫폼에서 생방송을 시작했다.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오 감독은, 애써 웃으며 이진의 용서를 구하는 척했다.“이진 씨, 전엔 제가 너무 무례한 행동을 보였던 것 같네요. 의 촬영을 양세훈한테 맡길 생각인 거죠? 제가 양 감독을 소개해 줄 테니, 실시간 검색어의 글들을 내려 주시면.”“글을 내려달라고요?”이진은 오 감독이 뜻밖의 비장 카드라도 쥐고 있는 줄 알았다. 그가 이 정도로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지금 말 같지 않은 조건으로 나와 협상하려는 거야?’이진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비웃고는 비꼬듯이 입을 열었다.“오 감독님, 본인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 잊으신 거예요? 지금 저한테 조건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하셔야죠. 제가 양세훈 감독님을 선택한 건 사실이지만, 제 방식대로 촬영에 참여하도록 설득시킬 것이니, 당신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요.” “당신,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넘어가지 그래?”오 감독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모욕을 당했기에, 이대로 참고 있을 수 없었다. 결국 위선적인 모습을 집어치우더니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가 굽신거려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모두 윤이건 덕분이라는걸, 내가 모를 줄 알아? 아마 윤 대표한테 들러붙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