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74화 그가 돌아오다

“자자, 우리 지영이가 돌아온 거 격렬히 축하합니다!”

정아는 신이 난 듯 술잔을 들며 나를 환영해 주었다.

제주도에서 설을 쇠러 서울로 돌아온 것뿐인데, 정아는 엄청나게 오버하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세희는 여전히 전처럼 커리어우먼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엄마가 된 후 눈빛이 전보다는 많이 온화해진 것 같은 느낌이었고, 모성애도 뿜어져 나오는듯했다. 이윽고 세희가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

“자, 한잔하자고. 올해에는 나 아이 데리고 너희 집으로 세배하러 가야지. 너 봉투 두둑이 준비해 놓아.”

나는 쿨하게 손을 흔들며 답했다.

“당연하지. 아니면 너희들도 다 아이들 데리고 우리집으로 와.”

나머지 둘도 내 이야기를 듣더니 바로 웃어 보이며 답했다.

“좋아 좋아, 이거 네가 그동안 서울에 없었던 벌이니까, 돈 많이 준비해 둬.”

친구들의 그런 장난에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우리는 각자 결혼 후의 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특히 정아는 다시 결합 후 아예 집안에서 여왕 노릇을 하고 있었다. 정아네 시댁에서까지도 그녀를 여왕 대하듯이 대한다는 걸 보면, 이건 더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노성민도 자기 잘못을 완전히 뉘우치고, 가끔 자신이 전에 했던 잘못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완전히 모범 남편 납셨네.

우리는 서로 술을 마시며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이야기 흐름이 결국에는 나와 배인호의 이야기로 바뀌었다. 배인호가 나를 피한 일에 대해서 그녀들도 전부 잘 알고 있기에, 그녀들 또한 배인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게다가 정아는 더더욱 직설적으로 나에게 말했다.

“이젠 그만 기다려. 너 이미 충분히 할 만큼 했어. 더 기다린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고 말이야.”

그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강요하지 않고 단순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기다리다가 이미 무감각해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웃어 보일 뿐, 그녀들의 의견에 반대도 하고 싶지 않았고, 동의 또한 하고 싶지 않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