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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나에게 당하다

게다가 내가 가기 싫다고 해서 안 가도 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내가 만약 결석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민설아의 그 말도 안 되는 헛소리도 맞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러면 법원에서 나에게 판결을 내릴 것이며 이는 나에게 있어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내가 가서 고소 취하하라고 말할게.”

배인호는 내 앞에서 민설아에게 전화하려 했지만 나는 그를 제지했다.

나는 그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빈이와 관련된 일이다.

민설아가 뻔뻔하게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나 또한 피도 눈물도 없이 소송뿐만 아니라, 아이 문제도 나에게 지게 만들 것이다.

빈이를 계속 민설아같은 여자에게 맡겼다가는 아마 빈이가 점점 더 망가져 갈 것이다. 하여 더는 민설아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너 진심이야?”

내 생각에 대해 들은 배인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여러 감정이 뒤섞인 듯 보였다.

“너도 지금 아이 둘 기르잖아?”

“내가 두 아이를 기른다고 해서 빈이를 못 기르는 건 아니잖아요. 난 빈이가 남을 거라 믿어요.”

나는 어디서 나온 자신감과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지난번 빈이의 그 기대에 찬 눈빛은 내가 자기를 남겨줬으면 하는 눈빛 같았다.

그러자 배인호는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허지영, 빈이는 민설아 아들이야. 너 잘 생각해. 내가 널 도와 양육권을 뺏어온다고 해도 앞으로 번거로운 일이 더 많을 거야. 너 아이 하나 받아들이고, 민설아와 계속 얽히고 싶어?”

전에 나도 이 생각 때문에 감히 빈이를 받아들여 그의 옆에 둬야겠다는 결심을 차마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민설아는 나에게 파렴치함의 끝판왕을 보여주었다. 빈이가 이식수술을 끝난 뒤에 만약 진짜 민설아가 데려갔다면, 좋은 보살핌과 교육도 받지 못할뿐더러 또다시 그녀의 도구가 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 그녀는 배인호를 이대로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

“그래, 네 말 들어줄게.”

되게 의외였던 건 배인호였다. 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흔쾌히 내 그 조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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