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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달리고 있었다.

차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천도준은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수용은 그에게 생생한 가르침을 주었다.

그는 성격도 능력도 빠지지 않았지만, 일 처리에는 지나치게 고려하는 게 많아 조금 소극적이었다.

마치 주준용을 상대할 때도 처음부터 이수용이 상대했다면 분명 태산같이 압도적인 기세로 주준용을 철저히 눌러 죽였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거대한 천씨 가문보다 주준용은 보잘것없는 버러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는 주준용에게 거듭 기회를 주었었다.

“도련님, 배우셨습니까?”

귓가에 이수용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차린 천도준은 이수용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알겠습니다.”

이수용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의 자질, 성격, 능력은 가문의 그 엘리트들에 비해 조금도 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어렸을 때의 경험과 환경이 도련님을 속박하고 있지요. 저는 그저 도련님에게 이 속박에서 벗어나면 대부분의 곤경은 간단해진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옆에 있는 존을 가리켰다.

“예를 들면 존도, 용병왕으로 있을 당시만 해도 절대로 용병과 도리를 따지지 않았고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았죠.”

“그들은 그런 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존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두 눈에는 오만함이 드러났다.

그건 용병왕 특유의 그만의 오만함이었다.

마치 초원 위의 맹수의 왕 같은 눈빛이었다.

천도준은 조용히 과거를 되새겼다. 이전까지 그는 일을 행함에 있어 확실히 계략도 있고 단호함도 있었지만, 이수용과 존 같은 패기는 없었다.

천씨 가문을 등에 지고 있는 그에게는 그런 패기를 지닐 자격이 있었다.

“후~”

길게 한숨을 내쉰 천도준이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 폐를 끼쳤군요.”

이수용은 흡족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주씨 가문의 빈소는 처참한 꼴이 되어 있었다.

장엄하고 비통한 분위기는 진작에 사라지고 남은 게 없었다.

구준용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고 온몸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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