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준은 평온하게 발신 표시를 쳐다보고 있었다.통화 거부 버튼을 누른 뒤 그는 다시 오남미의 전화를 차단했다.막 오남미의 모든 연락처를 다 차단하려고 하는 데 아니나 다를까 오남미의 카톡 메시지가 울렸다.“천도준,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봐. 안 그럼 죽어버릴 거야!”그 말에는 짙은 원한과 명확한 협박이 가득했다.그에 천도준은 더욱더 역겨움이 일었다.당시에 그는 오남미에게 다정하기 그지 없었고 ‘호구’라는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던가?하마터면 호구 잡혀서 자신의 어머니의 목숨마저 잃을 뻔했다.“천도준, 날 죽게 내버려두려는 거야?”“그렇게 다들 날 죽이고 싶은 거야?”“천도준, 아무리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내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한때는 네 여자였어.”“내가 잘못했어. 내가 사과할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만나주면 안 돼?”카톡으로 오남미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울렸다.화면과 문자 너머로도 오남미의 감정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잘못을 인정해? 하…”천도준은 코웃음을 치며 답장을 보냈다.“내가 마술 하나 보여줄게.”“뭐라고???”의아해하는 오남미에게 천도준은 느긋하게 ‘3’을 보냈다.이내 ‘2’, 그러다 마지막으로 ‘1’을 보낸 뒤, 답장을 하나 더 보냈다.“내가 사라질 거야.”답장을 보낸 그는 곧바로 오남미를 차단해 버렸다.다른 한 편.오씨 가문.쿵쿵쿵….천도준이 보낸 마지막 메시지를 본 오남미는 넋이 나가버렸다.문밖에서 장수지가 다급하고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오남미, 당장 이 문 열어. 안 그럼, 안 그럼 네 아버지에게 문 부수라고 할 거야!”장수지가 큰소리로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오남미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천도준의 메시지를 본 그녀는 입력 칸에 타자한 것을 보내려고 했지만 보낼 수가 없었다.천도준이 자신을 차단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다.눈시울이 점점 붉어지더니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오남미의 가녀린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하더니 두 눈으로 천
“오남미, 죽이기 전에 당장 나와, 얼른!”장수지는 소리 높여 포효를 하며 있는 힘껏 방문을 내려쳤다.“됐어, 애 우는 거 못 들었어?”오덕화가 옆에서 그녀를 말렸다.“울어? 뭘 잘했다고 울어?”장수지는 두 눈을 부릅뜨며 눈썹을 거꾸로 세웠다.“그렇게 좋은 천도준을 잃어버려놓고 뭘 잘했다고 울어?”말을 마친 그녀는 등을 돌려 TV를 가리켰다.“저것 봐요, 천도준은 이제 정태 건설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준용 건설의 지분까지 60%나 가지고 있다고요. 우리 사위가 저렇게 훌륭한데 다 오남미 저 기집애가 철이 없어서 잃어버린 거잖아요!”TV 속에는 준용 건설이 천도준에게 지분을 양도했다는 뉴스가 재방송되고 있었다.뉴스에서 방송되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장수지는 심장에 피가 떨어지는 것만 같고 후회가 막심했다.만약 당시에 그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 천도준의 돈은 다 자신의 것이었다.반평생을 고생을 했는데 천도준만 있으면 진작에 풍족한 귀부인의 삶을 살 수 있었다.생각을 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장수지는 가슴을 내려치며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불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오덕화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고 전부 남미 탓을 할 수는 없지. 당시에 그건 다 남준이 결혼 때문에 그랬던 거잖아?”“고집불통 같으니, 도대체 내 편 들어줄 거야, 말 거예요?”장수지는 악에 받쳐 말했다.“지금 천도준이 얼마나 부자인지 알아요? 준용 부동산은 우리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건설 회사에요. 우리 이 단지도 예전에 준용 부동산이 개발한 곳이라고요!”“당신….”오덕화는 화가 치밀었지만 싸워봤자 장수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 손을 휘휘 내젓고는 시무룩하게 소파에 주저앉았다.달칵!방문이 열렸다.오남미는 눈물범벅이 돼서는 산발이 된 머리로 걸어 나왔다. 처량하기 그지없는 꼴이었다.고개를 들어 오남미를 본 오덕화는 마음이 아파 표정이 조금 변했다.바닥에 앉아있던 장수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오남미의 몰골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가락을 들어 오
한참이 지나 먼저 정신을 차린 오덕화는 장수지를 밀쳤다.“당신 좀 봐봐, 애가 당신 등쌀에 못 이겨서 가버렸잖아.”장수지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모르쇠로 일관했다.“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애가 저럴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엄마가 돼서 그 정도 사리 분별도 하지 못해?”오덕화가 씩씩대며 말했다.“왜 나한테 소리를 질러요?”장수지는 인상을 팍 썼다.“그냥 농담 좀 한 걸 가지고. 저렇게 농담을 못 받아들일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오덕화는 기가 차 웃음이 다 나왔다.“애가 웃디?”“당신….”장수지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바로 그때, 누군가가 방문을 열었다.오덕화와 장수지는 기뻐하며 동시에 문 쪽을 쳐다봤다.그러다 오남준인 것을 본 두 부부는 동시에 표정이 어두워졌다.장수지는 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았다.“엄마, 아빠, 무슨 일 있어?”시무룩해 있던 오남준은 들어오자마자 부모님을 보자 기뻐하며 물었다.“네 엄마가 네 누나 결국 쫓아내 버렸어.”오덕화는 씩씩대며 장수지를 흘겨봤다.장수지는 순식간에 버럭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뭘 내가 쫓아내 버렸다는 거예요? 분명 제 발로 나간 거거든요?”오덕화가 막 입을 열려는데 오남준이 마른세수했다..“싸우지 마요. 저 좀 진정하게 해주세요.”오남준이 시무룩해져서는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을 본 장수지는 다급하게 오남준의 곁으로 다가갔다.“남준아, 설아랑은 얘기 어떻게 됐어?”‘설아’라는 두 글자를듣자 오남준은 몸을 부를 떨더니 눈시울을 붉혔다.그러더니 엉엉 울며 장수지를 안았다.“엄마… 설아가 사라졌어. 설아가, 설아가 이 도시를 떠났어요.”쿵!오덕화와 장수지는 마치 우레라도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무슨 일이래?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떠났대?”오덕화가 다급하게 물었다.하지만 오남준은 아무 말 없이 장수지의 어깨에 기댄 채 엉엉 울었다.장수지도 다급해져 오남준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얼른 말해 봐!”“몰라, 나도 몰라.”
눈 깜짝할 사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모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에 오덕화도 털썩 소파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다 아파졌다.…….밤이 깊어지고,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번개가 내리치기 시작했다.갑작스러운 비에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은 허둥지둥 머리를 감싸안고 달리기 시작했다.오직 한 사람만이 쏟아지는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넋이 나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집을 떠나자 오남미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마치 본체를 잃은 혼처럼 이 도시를 헤맸다. 힘들면 앉아서 쉬고 다 쉬었다 싶으면 다시 끊임없는 걸음을 이어갔다.휴대폰도 전원을 꺼버렸다.마음이 완전히 식어버렸다.부모님의 반응에 그녀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집?우습기도 하지!그런 곳이 어떻게 집일 수가 있단 말인가?눈물은 진작에 다 말랐고 두 눈도 퉁퉁 부었다.폭우가 온몸을 적셨고 젖은 머리카락은 어깨에 착 붙어 가련하기 그지없었다.정체 없이 걸음을 옮기던 오남미는 정신마저 혼란스러웠다.저도 모르는 사이 길가에 선 그녀는 이제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다.횡단보도가 초록 불인지 빨간불인지, 그녀는 보이지 않는 듯 횡단보도에 발을 들여 천천히 건너편으로 향했다.그녀가 횡단보도 중간에 외치했을 때, 다급한 경적 소리가 울렸다.끼익….브레이크 소리가 귀를 찔렀다.오남미의 가녀린 몸이 움찔하더니 순간 정신을 차렸다.고개를 돌린 그녀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동공이 확장됐다.강렬한 빛에 눈을 가늘게 떴지만 차 한 대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는 것만은 똑똑히 보였다.“꺄악!”죽음이 임박하자 그녀는 두려움에 비명을 질렀다.몸이 휘청이더니 그래도 물웅덩이에 털썩 주저앉았다.이렇게 죽는 걸까?그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강한 빛이 가까이 다가오자 오남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다행스럽게도 그 차는 오남미와 고작 30cm도 떨어지지 않았을 때 드디어 멈추었다.멈춘 자동차를 보자
그날 밤.리빙턴 호텔 밖에는 번개를 동반한 거센 폭우라 내렸다.스위트 룸 안의 오남미는 아주 길고 긴 좋은 꿈을 꾼 것 같았다.그녀는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놀이공원에서 점핑카도 놀고 롤러코스터도 탔다.행복하고도 달콤한 기억이었다. 마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모두의 추앙을 받는 공주가 된 것만 같았다.그녀는 그제야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백마 탄 왕자님과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사실은 현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비가 가시고 아침 햇살이 흩뿌려졌다.오남미는 태성의 셔츠를 입은 채 거대한 통유리 창 앞으로 가 커튼을 열었다.따스하고 온화한 햇살이 그녀의 온몸을 비추었다.그녀는 마치 고양이마냥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 뒤 미소를 지었다.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자 마치 새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모든 고난이 어젯밤 태성과 만난 순간 이미 끝이 나버렸다.천도준이 뭐라고?태성이야말로 그녀의 진짜 사랑이었다.그리고 그녀는 태성의 집안 배경이라면 집으로 데려갔을 때 부모님이 절대로 전처럼 엄하게 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왜 이렇게 일찍 깼어요?”등 뒤에서 다정한 태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남미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아직 조금 피곤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등을 돌려 침대에 누웠다.정태 건설.천도준은 아침 일찍부터 회사로 향했다.지난번에 매물 3개를 동시에 예약 판매하기로 결정한 뒤 이제는 일정까지 나왔으니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 했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준용 건설의 지분 60%를 양도받은 뒤 정태 건설을 위해 작지 않은 세력을 구축한 탓에 이번 기세를 이용한다면 마영석을 비롯한 책임자들이 걱정했던 매물 3개를 동시에 예약 판매하면 생길 문제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이렇게 한다면 그의 부담도 확 줄 수 있었다.점심시간이 거의 되었을 무렵, 손안의 일을 내려놓은 천도준은 의자에 기대 휴식을 하며 그윽한 눈빛으로 창밖의 하늘을 쳐다봤다.몇초 뒤, 휴대폰을 든 그는 고청하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
오남미는 얼굴을 붉히며 작게 투정을 부렸다.“미워요. 아직도 부족해요?”태성은 미소를 지었다.“자, 나가서 한 바퀴 돌아요.”오남미는 매혹적인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얌전한 소녀처럼 태성의 손을 잡고 조용히 따라나섰다.퇴실한 뒤 그녀는 다시 람보르기니에 올라탔다.오남미는 갑자기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천문동 별장 단지 쪽에서 드라이브할까요? 들어보니까 거기 경치가 엄청 아름답다고 하더라고요.”당연히 경치를 보러 가려는 건 아니었다.그저 순전히 천도준이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동안 집안의 변고로 과거의 모든 오만함은 전부 사라지고 없었던 탓에 천도준을 마주할 때면 늘 비굴하기 짝이 없었다.그런데 이제 태성을 만났으니 당연히 천도준의 앞으로 가 자랑을 하며 과거처럼 오만하게 고개를 쳐들고 싶었다.다만 이런 말을 태성에게 할 수는 없었다.왜냐하면 오남미는 그런 마음은 태성과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좋아요.”태성이 시동을 걸었다.람보르기니는 심장을 벅차게 하는 엔진 소리를 냈고 마치 노란색 번개처럼 빠르게 천문동 별장 단지를 향해 질주했다.차 창밖으로 천문동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오남미는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천도준 네가 지금 살 수 있는 이곳에 언젠간 나도 살 수 있을 거야.”옆에 있던 태성은 오남미를 보며 다정하게 물었다.“마음에 들어요?”“경치가 정말 아름답네요.”오남미는 환하게 웃었다.“앞쪽이 별장 단지에요, 한번 구경할래요?”태성이 물었다.오남미는 고개를 저었다.“됐어요. 천문동 별장 단지는 보안이 삼엄하다던데, 괜히 들어갔다가 쫓겨날지도 몰라요.”“삼엄한가요?”태성은 태연하게 웃더니 악셀을 끝까지 밟았다. 람보르기니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그대로 천문동 별장단지를 향해 빠르게 질주했다.오남미는 두 눈을 반짝였다.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에 천문동 별장 단지의 대문이 두 눈에 들어왔다.태성은 람보르기니를 운전하며 별장 단지 입구로 향했다.“경례!”별
어젯밤의 빗속이 만남 이후로 오남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마치 지옥에서 순식간에 천국으로 올라간 듯했다.그녀도 이런 호화로운 삶을 꿈꾸며 사람 머리 위를 밟고 사는 사람의 삶의 꿈꾼 적이 있었다.하지만 과거의 그녀는 그저 꿈만 꿀 뿐이었다.천도준과 이혼을 한 뒤, 천도준이 대박이 나 천문동 별장 단지로 이사를 했을 때 그녀는 몹시 후회됐었다.하지만 지금은 무려 자신도 이 천문동 별장 단지의 여주인이 될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천도준 네까짓 게 뭐라고? 널 떠나고도 난 아주 잘 지내!”오남미는 그렇게 생각했다.산허리에 위치한 별장은 진정한 최고급 호화 저택이었고 이 지역의 집값 최고봉이었다.이 저택 하나만 해도 이백억이 넘었다!태성을 따라 별장 안의 내부를 참관한 오남미는 놀라움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한순간 숨이 막힐 것만 같았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행복이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찾아왔다!어젯밤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날 뻔했는데 그게 그녀의 인생을 갑자기 바꾸어주었다.이 모든 것에 그녀는 기분이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그녀와 태성이 꼭대기의 베란다에 도착했을 때, 오남미는 끝내 참지 못하고 태성의 품에 안겼다.“태성 씨, 당신은 정말 절 너무 사랑하네요. 고마워요, 당신을 만날 수 있다니, 전 정말 행운아예요.”태성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다정하게 말했다.“당신은 제 여자잖아요. 전 당신같이 매력적인 여자는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그래서 당신에게 제 전부를 주고 싶어요.”산들바람이 불어왔다.서로 시선을 마주한 두 사람은 이내 입술을 부딪쳤다.한참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떨어졌다.“태성 씨, 절 집에 바래다줄 수 있어요? 저, 당신을 저희 부모님께 보여주고 싶어요.”오남미는 감격에 겨워 태성의 손을 꽉 붙잡았다. 혹시라도 손을 놓으면 태성이 눈앞에서 그대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기왕 태성이 모든 걸 내어주겠다고 하니 그녀는 지금 태성을 데리고 부모님을 만
그 광경에 존은 크게 놀랐다.그의 기억 속의 이수용은 언제나 온화하고 다정한 사람이라 이런 사나운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다.“천태성이 오남미와 만나다니?”“그것도 도련님의 옆집에 지내면서?”“불장난 중인가?”이수용의 목소리는 마치 벼랑 깊은 곳에서 불어오는 한기 서린 바람 같아 존은 순간 얼음 동굴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존은 간담이 서늘해져서는 물었다.“어르신, 천태성은 뭐 하려는 걸까요? 당장 도련님께 알릴까요?”“천태성은 속내가 아주 깊어 망나니인 천태영과는 비교도 되지 않지. 지금 벌이는 짓은 단순히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것 외에 다른 속셈이 있을 지도 모르겟구나.”이수용은 잠시 침음하다 말했다.“도련님께는 말씀을 드려야겠지. 다만 앞으로 여사님께서 외출하실 때면 반드시 옆에 따라붙도록 해, 절대로 여사님께서 혼자 다니게 두지 마. 유리가 있어도 안 돼.’“알겠습니다.”존이 고개를 끄덕였다.천씨 가문 엘리트 일대 중에 뛰어난 사람은 적지 않았다.천태영이 엘리트라면 그의 친형인 천태성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천씨 가문에 상주하고 있는 존은 천태성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이수용이 이렇게 준비하는 것도 다 천태성이 이난희에게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까 봐 미리 예방하는 것이었다.천태성의 격투술을 생각했을 때 박유리는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오후 다섯 시.천도준은 회사의 각 책임자들과 매물 예약 판매에 대해 직접 회의를 진행하고 있던 중에 이수용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한 천도준은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더니 분노를 드러냈다.그 때문에 회의실은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다.마영석을 비롯한 사람들은 아예 얼이 빠졌다. 무슨 일인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지금의 천도준은 엄청난 분노가 쌓이고 있다는 건 알아챌 수 있었다.이런 팽팽한 분위기가 수십초간 지속됐다.“후우….”천도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미소를 드러냈다.“회의 계속하지.”마영석 등 일행은 순간 무거운 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