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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8-29 17:00:05
하람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살짝 닦으며 말했다. “이유가 있어야지? 둘이 계속 못 만난다고 해도 회사는 계속 다닐 수 있는 거잖아. 별 문제 안 될 거 같은데… 내 마음속에 너는 이미 딸이야.” 여기까지 말한 후 그녀는 문득 떠올랐다. “아니면 나한테 화난 거야? 나도 소경이랑 이순 일 알고 있어. 오늘 내가 이순을 집에 들였던 건 소경이가 나랑 우리집 영감 보러 공관에 왔으면 해서 자극한 것뿐이야. 난 그냥 연기였어. 이순이는 이미 갔는데…”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어머님이랑은 상관없어요.”

  하람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그럼 왜 그러는 거야? 전화도 안 받고. 네 문자 보자마자 깜짝 놀라서 소경이 찾으러 갔는데, 걔도 별장에 박혀서 안 나오고 있더라. 혼이 나가서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애가 대답도 안 하고. 너라도 이유 말 안해주면 난 오늘 집에 절대 안 가!”

  진몽요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저 예전에 강간당했어요. 이 일은 제가 소경씨 만나기 전에 일어난 일이고요. 제가 숨기지 않아서 그 사람도 알고 있어요. 비록 받아들이는 것 같아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안 그랬던 모양이에요. 안 그래도 저는 집안부터 그 사람이랑 어울리지 않는데 그런 일까지 당했으니 저도 비참했어요… 저는 늘 그 사람이랑 끝까지 잘 될 거라는 생각도 없었고요. 매번 어머님이랑 만날 때도 괜히 속이는 것 같고, 경가네에서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을 받아줄 수 있겠어요? 이게 다에요. 다 제 문제고, 그 사람 때문 아니에요.”

  이 얘기를 들은 하람을 숨을 참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진몽요는 하람의 표정을 볼 자신이 없었다. 아마 자신을 혐오하지 않을까? 부잣집에서는 절대 그녀 같은 사람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미 예측하고 있었고, 이제 와서 털어놓아서 죄책감이 들었지만 어차피 이젠 상관없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안았다. “몽요야… 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어? 그건 네 탓이 아니잖아, 네 잘못도 아니고… 소경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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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가네 저택. 예군작의 기분은 좋아 보였고, 그는 앞에 놓인 여러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고 있었다. 이순은 세심하게 옆에서 그의 기분을 맞추고 있었다.  “나는 일이 이렇게 쉽게 처리될 줄 몰랐어. 순아, 이번에 진짜 널 다시 봤다.”  이순은 살짝 웃었다. “운이 좋았어요, 저도 이렇게 빨리 될 줄 몰랐는 걸요.” 더욱 예상치 못했던 건 진몽요가 ‘배신’당하는 일에 대한 민감도였다. 예군작은 정말 진몽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예군작은 더 이상 천을 두르고 있지 않았고, 모자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수술 흉터가 희미하게 보여 아직 회복이 다 되지 않은 상태였다. “역시 진몽요를 건들이길 잘했어. 경소경의 자존심을 건들이는 것보다 훨씬 쉽잖아. 사람들은 다 각자만의 약점이 있지, 재밌어. 순아, 너가 보기엔… 내 약점은 뭐인 거 같아?”  이순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약점 같은 거 없으세요.”  예군작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천천히 술잔을 흔들었다. “틀렸어. 모든 사람은 다 약점이 있고 나도 똑같아. 그냥 너가 모를 뿐이지. 너가 누군가를 완벽하게 파악했을 때 알 수 있을 거야.”  이순은 대꾸하지 않았다. 예군작은 늘 다른 사람이 자신을 파악하지 못하게 했고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약점도 없었다. 그녀는 그저 할 일만 하고 이 위험한 사람은 최대한 멀리하려 했다.  밖에서 차소리가 들리자 이순은 예군작에게 마스크를 주었다. 지금 그의 모습으로는 손님을 만날 수 없었다. 할 일을 마친 그녀는 거실을 벗어났고, 혹시라도 싸움이 날 수 있으니 당장은 진몽요와 마주치지 않는 걸 택했다.  진몽요는 바로 거실로 들어왔다. “저를 찾으셨다면서요, 무슨 일 있으세요?”  예군작은 눈까지 웃었다. “그런 거 없어요. 경소경씨랑 파혼했다고 들어서 위로가 필요할 거 같아서요. 다른 생각 말아요. 난 다음달에 외국으로 수술하러 가야해서 다음 만남은 한참 지나야 할지 몰라요. 작별인사라고 해두죠.”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식탁에 앉았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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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35장

    진몽요는 의심스럽게 그를 보았다. “예전이요? 예전에 저희가 만난 적이 있었나요? 저를 되게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저희 엄마도 저를 그 정도로 잘 알진 않아요…”  예군작은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봤다.  두 눈이 마주치면서, 진몽요의 심장은 반 박자 느리게 뛰고 있었다. 왜 이 눈이 이렇게 익숙한 걸까?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마치…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같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그의 마스크를 내리려 했지만 그가 피했다. “얼굴이 아직 회복 중이라서 놀랄까 봐요. 다음에 귀국하면 맘껏 보게 해줄게요.”  자신이 실례를 했다는 생각에 진몽요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저번에도 저 먹는 것만 보시더니 이번에도 그러시나요? 진짜 저한테 대접만 해주시네요…”  예군작은 역시 그녀의 말에 묵인했다.  진몽요는 바보가 아니었고, 경소경의 말도 기억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잘해주는 건 분명 어떠한 목적이 있는 걸 알았기에 대놓고 예군작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그때 술집에서 저한테 술도 주시고, 제 뒷조사까지 해서 석동해 일도 해결해주시고, 식사도 대접해주시고, 대체 어쩌자는 거예요? 그쪽 부하가 제 약혼남이랑 바람난 거 모르세요?”  예군작은 태연했다. “들은 것 같네요. 근데 이순이랑 경소경씨는 이미 아는 사이였고, 당신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잖아요. 밑에서 일하는 사람의 사생활까지는 관심 없어요. 거기까지 간섭해야 되면 내 얼굴 고칠 시간도 없을 거예요. 당신이 말만 하면 바로 자를 수 있어요.”  진몽요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됐어요. 저랑 잘 아는 사이도 아니시니 그쪽이 누구를 직원으로 쓰던 내가 뭐라고 할 자격도 없죠. 게다가… 이제는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저는 입맛이 별로 없네요. 어차피 그쪽도 안 먹으니까 먼저 가 볼게요. 맞다, 술 맛 괜찮네요.”  예군작은 저번처럼 붙잡지 않았다. “괜찮았어요? 한 병 줄게요. 대신 천천히 마시겠다고 약속해요. 막 원샷하지 말고요. 나름 귀한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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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36장

    ......   눈 깜짝 할 사이에 설 전야가 되었고, 모든 가정은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목가네는 온연에 요청 하에,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도 같이 식탁에 앉았다. 이 두 사람은 그녀에게는 가족과도 같았다.  그녀는 진함이 보낸 홍빠오와 축하 메세지도 받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폭죽 소리에 올해는 작년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디가 다른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괜히 조금 더 화목해진 거 같았다.   진함의 문자에 답장을 한 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목정침을 보았다. “할머니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연락이 안되니까 불안해요. 고모네가 지금까지 이렇게 조용 할리가 없는데 소식도 없고…”  목정침이 우려하던 일은 결국 일어났고, 온연은 연휴만 되면 할머니를 떠올릴 게 뻔해서 매번 그는 거짓말을 해야했다. “조용하면 좋은 거 아니야? 할머니가 잘 계신다는 뜻이잖아. 고모네 가족이 잘 해드리나 봐…”  임집사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사모님 너무 걱정 마세요. 지금은 태아한테만 집중하셔야죠, 나중에 아이를 원만하게 낳으시면 그때가서 걱정하셔도 돼요.”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요…” 아이를 나으려면 여름까지 기다려야 하고, 지금은 밖에 함박눈이 내리고 있으니 그때까지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저녁식사 후, 목정침은 그녀를 데리고 안방 창문 앞에서 폭죽을 구경했다. 목가네에 지대가 높아서 멀리까지의 전경이 다 보였고, 도시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밖을 바라보며 그녀는 진몽요와 경소경이 생각났다. “몽요랑 경소경씨 정말 안타까워요… 나는 그래도 두 사람 끝까지 갈 줄 알았는데. 몽요 못 본지도 좀 됐고, 경소경씨 쪽도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두 사람 성격 다… 한번 헤어지면 진짜 미련없이 끝인가 봐요. 몽요한테 전화 좀 해봐야겠어요.”  말을 하고, 그녀는 뒤를 돌아 자리를 옮겼다. 전화가 연결되자 유쾌한 진몽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해복 많이 받아~! 나 지금 엄마랑 광장에서 폭죽 터트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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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37장

    설연휴는 빠르게 지나갔고, 정월 대보름 전에 목정침은 외국으로 출장을 가기로 했다. 원래 같았으면 그는 출장을 거절하고 직원들에게 일을 맡겼겠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 대략 보름정도 다녀와야했다.  떠나기 전 그는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에게 여러가지를 당부했다. 온연의 의식주부터 매일 수면량과 운동량까지, 꼭 그가 떠나면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처렁 그의 표정은 온통 ‘걱정’ 뿐이었다. 마지막에 만약 임집사가 비행기를 놓칠 것 같다고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그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을 것이다.  집을 나설 때 온연은 그를 문 앞까지 데려다 주었고 그는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멈췄다. “마중 안 나와도 돼, 밖에 추우니까 얼른 들어가. 내가 최대한 빨리 올 테니까 넌 집에서 말 잘 듣고 있어, 돌아오면 같이 검사하러 가자. 어디 불편한데 있으면 임집사님이랑 아주머니께 말씀드리고…”  온연의 머리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남자의 잔소리는 여자보다 심했다. “알겠어요…”  겨우겨우 차가 멀리 떠나자 그녀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동시에 마치 공허한 감정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이해가 틀리지 않았다면 그건 그리움이었다. 그가 옆에 있는 게 익숙해져서 갑자기 사람이 떠나니까, 적응이 되지 않았다. 겨우 몇 분 밖에 안 지났는데 말이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이건 좋은 징조가 아니었고, 아이만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아마 그의 곁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습관’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그녀는 그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고, 그 안에 들어가길 원하고 있었다.  차 안, 목정침은 초조하게 옆에 놓인 폰을 보았다. “진락, 나 조금 걱정돼…”  진락은 그가 해외지사를 걱정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이제 가시는 길이잖아요?”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아니고… 탑승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어? 조금 늦출 수 없나? 다시 집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연이 한번만 다시 보고싶어.”  진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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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38장

    늘 이별을 원했던 건 그녀였다.  갑자기 온 전화로 인해 사진이 가려지자 경소경은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 애교 섞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사람들이다 도련님 솔로 되셨다는 얘기뿐인데, 축하드려요~”  그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뱉지 못 했다. 예전에 그는 원래 이런 사람이지 않았던가? 너무 오랫동안 안 놀아서 그런지 그 자유로운 느낌을 잊을 뻔했다. “저녁에 갈게.”  여자의 말투에서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 “오케이~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런 좋은 일에 당연히 ‘형제’를 빼놓을 수 없어서 전화를 끊고 그는 임립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녁에 자리 예약했어.’  임립은 술 생각만 해도 위가 아파왔다. ‘난 안 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술 못 마셔.’  경소경 ‘넌 주스 마셔, 예쁜 애 하나 끼고.’  임립 ‘너 미쳤어? 헤어진지 얼마나 됐다고 또 옛날 버릇 나오는 거야?’  경소경 ‘올 건지 안 올 건지만 말해.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임립 ‘음… 갈게!’  퇴근 시간이 되자 임립은 안야에게 집에서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자기 밥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자 안야는 호기심에 물었다. “그럼 어디 가세요? 모임 있으세요?”  그는 가방을 정리하는 진몽요의 눈치를 보았다. “그… 소경이가 술 마시자고 해서요.”  진몽요의 동작은 살짝 굳었지만,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짐을 싸고 인사했다. “먼저 퇴근할게요, 내일 보자.”  안야는 그녀를 붙잡았다. “아니면 저희 연이 사장님네 갈까요? 사장님네 남편 분 출장 가셨다는데 같이 가서 밥이라도 먹어요. 저도 오늘 저녁에 혼자 밥 하기도 귀찮은데, 가서 얻어먹어요~”  진몽요는 잠시 고민하다가 승낙했다. “그래, 그럼 연이네 집으로 가자. 나 오늘 차 가져왔으니까 같이 타고 가면 되겠어.”  두 여자가 웃으면서 나가자 임립은 생각했다. 진몽요는 정말 아무렇지 않을 걸까? 경소경이 놀러 나간다는 말에도 아무런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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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39장

    임립도 이런 곳에 와서 술을 안 마시는 게 재미없다고 느꼈다. “잔 채워, 죽지 않을 정도만 마시면 되지!”  그걸 본 경소경의 입꼬리는 올라갔고, 여자들이 아무리 술을 따라도 그의 정신은 멀쩡해 보였다. “너 마시다 진짜 죽으면 내가 장례 치러줘야 되잖아.”  임립은 잔을 한번에 비우고 아직 흥이 많이 오른 상태는 아니었다. “술 안 마신 지 오래 돼서 그런지 이런 느낌 오랜만이네! 오는 길에 뭐 좀 먹고 와서 괜찮아. 좀만 마시면 돼. 근데 왜 갑자기 놀러 나왔어? 난 너가 남은 인생은 좀 정직하게 살 줄 알았는데.”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았고, 방금 전 미소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몸매도 괜찮고 딱 봐도 성형을 많이 한 것 같아 보이는 여자가 갑자기 핸드폰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경 도련님, 제가 예쁜 친구 한 명 데려왔어요. 이 바닥에 일 안 했어서 깨끗한 친구예요. 지금 문 앞에 있는데 들어오라고 할까요?”  경소경은 여자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의 말 속에 의미를 그는 알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무명 연예인이나 모델이었고, 다들 돈 때문에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 거라 그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 게 이상하지 않았고, 그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여자는 새로운 아가씨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정말 그 여자의 말처럼 이 아가씨는 순진해 보였고 이런 곳과 어울리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어색한 모습과 눈에 보이는 긴장과 불안은 짙은 화장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하지만 딱 봐도 몸매가 좋았고 얼굴도 예뻤다.  여자는 아가씨를 경소경 옆에 앉혔다. “얘 이름은 샤샤예요, 아직 대학생이고요.”  샤샤는 긴장해서 소매를 꽉 쥐었다. “아…안녕하세요…”  경소경은 웃겨서 “하… 여기가 학교도 아니고, 선생님 만나러 온 것도 아닌데 인사 법 좀 바꾸는 게 어때요?”  샤샤는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죄송해요… 제가 이런 곳이 처음이라 잘 몰라서요.”  경소경은 술을 원샷했고, 임립은 하려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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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40장

    샤샤는 볼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다 하고 나온 그녀는 타올만 두르고 있었고, 그의 반응을 보면서 그의 말 대로 침대에 누웠다. 경소경은 그녀의 행동을 보더니 무표정으로 넥타이를 풀었다. “옷 입어요, 다른 생각 없으니까. 그냥 나랑 같이 잠만 자주면 돼요.”  샤샤는 당황했다. “네?”  그는 방금한 말을 반복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진몽요와 헤어진 뒤로 불면증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 날이 없을 뿐이었다.  임립이 집에 왔을 때 안야는 안 자고 거실에서 일부러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분명 나가면 술 마시고 들어올 걸 알고 그녀는 그의 위가 아플까 봐 해장국을 준비해 두었다.  얘기를 하면서 임립은 감탄했다. “내가 봤을 때 소경이는 이미 마음 접었어요, 아까 또 아가씨들이랑 놀던 데요.”  안야의 표정이 확 변했다. “정말이에요?”  임립은 그제서야 진몽요가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게 생각났다. “쉿, 진몽요한테 말하면 안돼요. 혹시 몰라서 말해주는 거예요.”  안야는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 “몽요 사장님도 아까 저희끼리 있을 때 경소경씨 얘기 안 했어요… 사장님한테는 말 안 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그냥 좀 안타까워요. 이거 다 드시고 얼른 주무세요. 저는 졸려서 먼저 잘게요.”  둘째 날 오전, 경소경 회사의 A는 진몽요에게 문자를 보냈다. ‘경대표님이랑 어떻게 된 거예요? 일 그만뒀는데 왜 나한테 말도 안 했어요? 오늘 어떤 여자가 찾아왔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안 나오고 있어요!”  진몽요는 문자를 보고 답장하지 않았다. 회사를 떠나면서 A에게 작별인사를 안 했던 이유가 설명하기 귀찮아서였다.  잠시 후, A는 또 사진을 보내왔다. 그 여자의 사진이었고, 딱 봐도 젊고 예쁘고 심지어 청순해 보이는 데다가 사진의 배경은 당연히 경소경의 회사였다. 진몽요는 짜증이 나서 답장했다. ‘이런 일 나한테 말 안 해도 돼요. 나 그 사람이랑 끝났어요, 이제 아무 사이 아니에요.”  A는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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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741장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그냥 밖에서 만났을 때 노는 사이니까 앞으로 회사에 찾아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사람들 눈도 있고 말도 나오면 나한테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알겠어요? 그쪽은 그냥 아는 사람이지 제 여자친구가 아니에요. 와이프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이런 일 할 필요 없어요.”  샤샤는 당황했다. 그는 마담언니가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른 사람 같았다. 어제 저녁에 그녀를 건들이지 않았지만 똑같이 돈을 주었기에 그녀는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를 가까이하고 싶었고 이왕이면 연인사이로 발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찬물을 끼얹을 줄 몰랐고, 그제서야 현실을 마주했다. 그들의 관계는 ‘은밀’한 관계였다. “알겠어요. 그럼 지금 갈게요. 저한테… 다시 연락 주실 거죠?”  경소경이 대답하지 않았지만 샤샤는 감히 더 머무르지 않고 황급히 떠났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가자 갑자기 A가 막아섰고, A는 착하지 않은 표정으로 캐물었다. “누구세요? 경대표님이랑은 무슨 사이죠?”  샤샤는 경소경 앞에서 얌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다른 여자들 앞에서도 얌전한 토끼는 아니었다. A가 사나운 기세로 대하자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내서 발랐다. “그쪽이랑 상관없지 않나요? 차림새를 보니까 여기 직원 맞죠? 왜요? 이제 대표님 사생활까지 신경쓰는 거예요?”  A는 자신이 무시를 당하고 있다고 느꼈고 진몽요를 대신해서 억울해하며 화를 냈다. “나이가 어리면 착하게 살아야지 왜 굳이 남의 세컨드를 하려고 그래요? 그게 뭐가 자랑이라고? 내가 말하는데 당신 같은 사람은 절대 좋은 꼴 못 봐요, 못 믿겠으면 두고 보세요!”  엘리베이터 문이 타이밍 좋게 열렸고, 샤샤는 놀리듯 비웃었다. “경 도련님 파혼해서 솔로 된 거 이 바닥 사람들 다 알아요. 그러니까 저는 세컨드가 아니죠.”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히면서 A는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이렇게 파혼했다고? 어쩐지 진몽요가 아무 말없이 이직을 했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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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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