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설명했다. “할머니… 몽요는 약혼자가 있어요, 게다가 목정침의 제일 친한 친구예요. 그리고 몽요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 말은 삼가주세요. 아마 저희가 어떤 사이인지 잘 모르셔서 그러실 수 있는데, 몽요랑 저는 목숨까지 지켜준 사이에요. 걔가 없었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노부인의 생각은 그래도 변하지 않았다. “사람은 알아도 그 내면은 모르는 거야. 네 남자랑 단둘이 있는 거 자체가 잘못된 거지!” 온연은 노부인과 대화가 통하지 않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네네네. 얼른 정원에 나가셔서 바람 좀 쐬세요, 차도 한 잔 하시고. 그런 일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다가 몽요가 앞으로 무서워서 여기 못 오겠어요.” ...... 진몽요는 목가네에서 나온 뒤 안야와 A를 데리고 쇼핑을 가기로 했다. 지금은 온연이 외출할 수 없었지만, 나올 수 있었더라면 더 즐거웠을 것이다. 어차피 A는 이미 그녀의 신분을 알았으니 그녀도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쇼핑몰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미친듯이 샀다. 또 다른 여자가 자신의 남자의 돈을 쓴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불쾌해서, 그 사람이 다 쓸 바엔 자신이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얼마 후에 세 사람의 손은 가득차 있었고, 모두 진몽요가 구매한 물건들이었다. 안야는 무의식중에 진몽요의 핸드폰에 뜬 거래내역을 보자 놀라서 표정이 굳었다. “이렇게 많은데 이제 그만 사세요! 더 사다가 집 한 채 값 나오겠어요!” 진몽요의 기분은 아직도 통쾌하지 않았다. “걱정 마, 이 정도 돈은 제도에서 계약금도 안되, 얼마 안되는 돈이라고. 내가 기분이 안 좋은데 돈 좀 쓰면 안되나? 안야, 너 아직도 임립네 회사에서 출근하고 있지? 요즘은 무슨 일 없었어?” 안야는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립님이 회사 사람들한테 인사를 시켜서 아무도 이제 저 못 괴롭혀요. 그리고 저한테 디자인 알려줄 사람도 따로 구해주셨어요.” 진몽요는 그 일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앞으로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 너 손에
들어가자마자 A는 창가에 앉아 있는 백루루와 경소경을 보고 얼굴이 굳어버렸다. “사장님, 우리 그냥 다른데 가요.” 진몽요는 백루루를 흘깃 보고서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잡았다. “가긴 어딜 가? 내가 이렇게 멀쩡한데. 쟤네는 쟤네 밥 먹고, 우리는 우리 거 먹으면 돼. 괜찮아.” 안야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저 여자 누구에요?” 진몽요는 이를 꽉 깨물고 백루루를 노려보며 욕을 뱉었다. “저 불여시 같은 년! 저렇게 뻔뻔한사람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봐! 그냥 무시해.” A는 감탄했다. “이 상황에서도 밥이 넘어 가다니, 진짜 대단해요. 말이 나와서 묻는건데… 진짜 어색하지 않아요?” 진몽요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저 뻔뻔한 년도 안 어색한데, 내가 어색하게 느낄 게 뭐가 있어요?” 백루루는 진몽요의 불쾌한 눈빛을 받자 경소경에게 미소를 띄며 물었다. “그쪽 약혼녀 나한테 불만이 많은 가봐요.” 경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저 사람 말고, 나도 당신한테 불만 있어요. 앞으로 돈 필요하면 바로 말해요. 난 당신이랑 있어 줄 시간 없어요. 내 시간 낭비할 자격도 없고요.” 백루루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늘 온화해보였다. “혼자 밥 먹으면 얼마나 지루해요. 난 혼자 있는 게 제일 싫어요. 나랑 같이 안 있어줘도 돼요. 그럼 앞으로 나 신경 안 써도 될 텐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 경소경은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가 아이를 찾아서, 아이의 신분만 확인한다면 그녀를 맞춰주지 않아도 됐었다. 잠시 후, 백루루는 화장실에 갔고, 진몽요도 일어나 따라갔다. 화장실에서 마주치자 백루루는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고치고 있었다. “여기서 다 만나네요, 아가씨.” 진몽요는 차갑게 웃었다. “여기서 다 만나다니요? 그쪽이 제 남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마주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맛 괜찮죠? 밥이 넘어가죠? 뱉어낼 때 얼마나 힘들지 아직 모르시나 보네.” 백루루는 동작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봤다. “이미 먹
진몽요는 화병나서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백루루는 너무 고단수라서 그녀가 상대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렇게 뻔뻔하게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은 또 처음 봤고, 경소경이 여자를 그렇게 많이 만났는데도 왜 이 여자를 가지고 쩔쩔매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 화장실에서 나온 백루루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았다. “아까 약혼녀랑 얘기 좀 했어요. 나한테 화가 많이 난 거 같던데 오늘은 이쯤에서 놓아줄게요. 가서 같이 있어줘요.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요.” 경소경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여자를 보고서 망설이지 않고 진몽요의 테이블로 걸어왔다. 진몽요는 너무 화가 나서 온 몸이 떨리고 있었다. “저 망할년이 별장까지 원한다니, 내가 아주 그냥 거기에 묘지를 만들어 주겠어!” A와 안야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경소경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공관에 잠깐 다녀 올게요.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그가 다녀온다는 말에 진몽요는 황급히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당신… 진정해요.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좀 참아요. 알겠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당을 나갔다. 진몽요는 불안해졌다. 그녀는 경소경이 공관에 가서 어떻게 할지 감이 오지 않았고, 하람이 이 일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했다. 아마 엄청 화가 날 것이다. 비록 하람과 경성욱은 20년 넘게 별거했지만, 결국엔 이혼하지 않았고 지금은 화해를 한 상태다. 그럼 백루루와는 혼인중에 바람을 핀 것인데… 그 장면을 상상하자 그녀는 감히 따라갈 수 없었다. 이건 경가네 일이고, 그녀가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니 경성욱은 어쨌든 그녀 앞에서 무안할 것이다. ...... 경가네 공관. 경소경은 오자마자 바로 서재로 올라갔다. 하람이 밥을 먹고 낮잠자는 습관이 있는 걸 그는 알고 있어서 일부러 이 시간에 찾아왔다. 경성욱은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그를 보자 미완성한 그림은 내려놨다. “소경아, 갑자기 무슨 일로 왔어? 몽요는?” 경소경은 두
“그래서, 진짜 그 여자랑 그런 사이여서 애까지 낳으셨어요?” 경소경은 거의 이를 꽉 깨물며 물었다. “뭐? 애가 있어? 그럴리가 없는데?” 경성욱의 표정은 신호등처럼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자기가 한 더러운 일도 모르세요? 그런데도 뻔뻔하게 돌아오다니, 그냥 차라리 외국에서 죽지 그러셨어요! 이 일 만약에 엄마가 알게 되면 두고 보세요!” 경소경은 소리를 친 뒤, 분노에 찬 모습으로 경가네 공관을 떠났다. 그는 이 일을 신경 쓰기 싫었고, 경성욱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니 그는 오히려 편했다. 경소경의 차가 나가는 소리를 듣고 경성욱은 허탈하게 의자에 앉았다. 잠시 고민하더니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백루루씨 연락처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저녁 8시. 경성욱은 백루루와 양식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옛 사람을 오랜만에 보는 자리였지만 이미 그때의 느낌은 사라졌다. 백루루는 이제 당시에 경성욱이 가르치던 순수한 학생이 아니었다. 경성욱은 장소에 맞게 정장을 입었고, 전혀 반백 살 같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묵직하고 성숙한 중년남성의 느낌이 강했다. 자리에 앉자 백루루는 자연스럽게 주문을 했고, 경성욱것도 같이 주문했다. 그녀는 전혀 경성욱과 오랜만에 보는 것 같지 않았다. “경선생님, 여전히 잘 생기셨네요,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으세요. 선생님 입맛은 안 바뀌셨으면 제가 잘 알아서… 제가 주문해도 괜찮죠?” 경성욱은 백루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무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 입맛은 그대로라서. 내가 너랑 약속을 잡은 건 용건이 있어서야, 너도 알잖아. 밥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돌려 말하는 거 난 질색이야.” 백루루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하하… 경선생님, 이제 정말 가정으로 돌아가셨나 봐요. 저한테 이렇게 냉정하게 대하시고. 좀 섭섭하네요.” 경성욱은 참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만약 그가 교양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이미 앉아있지 못 했을 것이다. “백루루, 너랑 추억팔이 하려고 온 거 아니야!
그가 먹은 건 술이 아니었고, 술이라고 하더라도 한잔을 마시고 쓰러지는 건 불가능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다들 속으로 알고 있었고, 백루루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제가 이런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떻게 선생님이랑 만날 수 있겠어요? 늘 미지근한 태도에, 제가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젠 힘들어요. 결혼하셨든 말든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 결혼도 명예 때문이잖아요. 전 그런 거까진 필요 없어요.” 경성욱은 자신이 쓰러진 상태에서 절대로 백루루한테 아무짓도 안 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더욱 태연했다. “자중해.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어. 넌 아직 젊으니까 괜히 벌써부터 이름 더럽히지 마.” 백루루는 말없이 웃었다. 그 다음에,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자 백루루는 시스루 잠옷을 입고 방문을 열었고 문 밖에는 제자들이 서 있었다. 그 순간 경성욱은 자신이 이 여자손에 놀아났다는 걸 알았다. 그 날 이후로, 그는 그 도시를 떠났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백루루도 더 이상 그를 찾지 않았고, 찾지도 못 했고 찾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 재회한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처음부터 목적을 숨기지 않고 다가오는 여자한테 어떤 남자도 쉽게 그 함정에 빠지진 않겠지만, 한번 잘못 걸리면 벗어나기 쉽지 않다. 경성욱은 그 도리를 알았고, 정말 아무 일도 없었지만 백루루가 마음만 먹으면 과거에 그 바닥에서 돌던 소문이 가짜였어도 진짜가 될 수 있다. “나한테 바라는 게 뭐야?” 그는 이를 꽉 물며 물었다. 백루루를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으로 말했다. “나랑… 우리의 아이를 키워주세요. 내가 원하는 거 다 주시고, 우리의 평화로운 관계를 약속해주세요. 경선생님, 제가 몇 년 동안 선생님을 얼마나 열심히 찾았는데요. 이렇게 어렵게 만났는데, 쉽게 도망가게 할 순 없죠…” 경성욱은 분해서 가슴이 절여왔다. “어디서 애가 생겼어? 절대 내 아이일리가 없어!” 백루루는 천천히 잔 안에 든 와인을 흔들며 “선생님 아이든 아니든
진몽요는 아직 무슨 일인지 몰랐다. 동료들이 숙덕 거리는 걸 듣자 그제서야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알고 뉴스를 본 순간 뇌가 멈췄다. 그녀가 반응을 했을 때 경소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오늘 그녀는 경소경의 차를 타고 회사에 왔다. 그녀가 따라 나갔을 때 경소경의 차는 이미 없었고, 그녀는 그가 분명 경가네 공관에 경성욱을 찾으러 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무서웠지만, 이럴 때 방관할 수 없었다. 경소경은 미치면 누군가를 패 죽일수도 있었다! 그녀가 택시를 타고 경가네 공관에 도착했을 때, 경소경과 경성욱은 이미 사라졌고, 하람만 거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다가가 물었다. “경소경씨는요? 여기 왔었죠?” 하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왔어. 저기 위층 서재에 있어. 근데 문을 잠귀 놔서 내가 들어갈 수가 없어. 무슨 일 날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미안해 몽요야, 괜히 우스운 꼴만 보이네…” 진몽요는 우스운 꼴을 볼 새도 없이 얼른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경소경씨! 문 열어요! 할 말 있으면 대화로 해결해요, 충동적으로 이러지 말아요!” 안에서 싸우는 소리는 들렸지만 경소경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두려워져 “엄마, 얼른 아주머니라도 불러와서 다 같이 문을 부셔야 돼요. 이러다가 큰 일 나겠어요. 아들이 얼마나 센지 모르시는 것도 아니고, 분명 아버님을 때려 죽일 거예요!” 이 일은 하람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람은 비록 화가 났지만, 경성욱을 내버려둘 수 없으니 얼른 사람을 불러와 문을 부시게 했다. 서재의 문은 단단했고, 가정부들도 다 여자라서 여자 몇 명이서 문을 부시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고생만 하고, 다들 숨을 헐떡였다. 대략 1시간 후, 경소경이 문을 열고 나왔다. 그의 양복에는 피가 튀어 있었고, 손은 부어서 혈흔까지 묻어 있었다. 그의 독기 품은 모습은 보기만 해도 무서웠고, 진몽요도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이런 경소경의 모습은 그녀에게
경소경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진몽요는 놀라서 손에 있던 휴지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그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소리를 질렀고, 그녀는 그게 억울했다. 경성욱은 책상에 기대어 중심을 잡고 있었고, 억지로 웃어보였다. “몽요야, 난 괜찮아. 소경이 말이 맞아, 난 그럴 자격이 없어. 난 이 일로 경가네에 영향을 주면 안됐었어. 이건 내 일이고, 난 잘못한 게 없으니 꼭 잘 해결될 거야…” 진몽요는 경성욱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도저히 눈 앞에 남자를 아버님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저는 아버님 믿어요… 우선 병원으로 가시는 게 어때요? 소경씨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화나면 저렇게 이성을 잃어요…” 경성욱을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래도 세게 맞진 않았어. 죽진 않았으니까 난 괜찮아. 얼른 가서 엄마랑 같이 있어줘. 그리고 내가 미안한 일 하지 않았다고 알려줘. 내 잘못은 일 처리를 잘못해서 모든 사람에 알려지게 한 것뿐이야.” 그의 말이 끝나자 경소경은 들어와서 진몽요는 끌어냈다. “당신 뭐해요? 저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해도 되는 일 안 되는 일 구분 못해요? 얼른 회사로 돌아가요!” 진몽요는 원래도 착한 성격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이유 없이 그가 화를 내고 있으니 그녀는 바로 경소경의 뺨을 때렸다. “저 분은 당신 아버지에요! 당신 행동 충분히 이해돼요. 심지어 당신이 잘못한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나한테 당신 입장까지 강요하면 안돼요. 난 당신 약혼녀이고, 아버님이랑 아무런 원한이 없어요.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하다고요! 내가 말리지 않고 당신한테 아버님 때려죽이라고 부추겨야 되나요? 얼른 혼자 진정 좀 해요! 다시 한번 나한테 소리지르면 다 그만할 줄 알아요!” 하람은 강제로 경소경을 끌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너 이 자식, 누구한테 소리지르는 거야? 몽요는 잘못이 없잖아, 너가 이러면 네 아빠랑 뭐가 달라? 약하게 때리든 세게 때리든 다 똑같은 폭력이야. 우리집 남자 중에 자기 와이프한테 소리는 남자는
고민하던 진몽요는 물었다. “아니면… 제가 목정침한테 부탁해볼까요? 물론 어른들 일에 저희가 끼어드는 게 맞는 건 아니지만, 아버님은 평생 그림만 그리셔서 이런 여자 상대하실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일수록 여론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원래는 경소경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경소경은 절대 경성욱을 돕지 않을 것이다. 이제 부자는 완전히 원수가 되어버렸다. 경성욱은 망설였고, 하람이 먼저 대답했다. “그럼… 몽요야, 네가 목정침한테 가서 말해봐 줄래? 이 일은 내가 해결하기에도 그렇고, 지금 경가네가 위기해 처해 있으니 이런 큰 사단은 목가네에서도 한번에 해결하긴 힘들거야. 나도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어. 정정당당하게 한 평생을 살아왔는데, 이 나이 먹고 오점이 잡힐 줄은 몰랐네. 심지어 내 아들보다 어린 여자한테 말이지. 만약 그 여자를 만나면 바로 싸대기를 한 대 날려줄 거야!” 진몽요도 목정침을 찾아가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옛말에 집안 망신은 절대 밖에 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괜찮아요… 그럼 제가 지금 갈게요. 그래도 제가 연이의 제일 친한 친구이고, 목정침도 소경씨랑 돈독한 형제 같은 사이니까 분명 도와줄 거예요. 두 분도 싸우지 마세요. 아버님이 잘못하신 것도 아니고, 다 백루루 그 여자 때문이잖아요. 저는 그럼 가 볼게요.” 그녀는 회사로 목정침을 바로 찾아가지 않고, 먼저 목가네에 온연을 찾으러 갔다. 그녀는 완전히 바보는 아니었다. 혹시 경소경이 이미 목정침에게 말을 해뒀을 수 있으니, 그녀는 먼저 온연을 찾아가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온연은 그제서야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걸 알았다. 온연도 진몽요가 처음 이 일을 들었을 때와 똑같이 멍해졌다. “아직도 그런 사람이 있어? 근데 목정침 지금 회사에 있는데, 나랑 같이 만나러 갈래?”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에 내가 너 데리고 밖으로 나가면 날 죽여버릴 거야. 그냥 전화해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