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을 나섰다. 목정침은 차를 목씨 그룹 빌딩 앞으로 몰았다. 차에서 내린 그는 차키를 경비에게 주며 주차를 부탁했다. 길가, 노인이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그 장면을 본 순간 그는 의식적으로 노인을 부축하러 앞으로 발을 움직였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온연이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제발 그 가식 좀 그만 떨어요!' 이렇게 행동하는 게 너무 가식적인가? 나 지금 착한 척하고 있는 건가? 그는 인정이 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다. 결국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히려 그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경비가 노인을 부축해줬다. … 백수완 별장. 온연은 방금 진몽요와 한바탕 난리를 쳤다. 난장판인 거실 소파가 방금의 전쟁을 증명해주었다. 경소경이 없었으니 망정이지, 있었으면 분명 잔소리가 날라왔을 것이다. "연아, 너 이제 목씨 집안 사람도 아니잖아. 앞으로 뭐 하려고?" 그 말에 온연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직 뭐 할지 고민 중이야… 솔직히 말하면 여길 떠나고 싶어. 완전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온연의 말에 진몽요의 머릿속에 갑자기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진몽요는 부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너랑 같이 가고 싶어. 다시 시작한다니… 정말 설렌다." 온연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넌 나랑 다르잖아. 엄마도 있고. 너네 엄마가 너 없이 어떻게 살겠어. 난 혼자잖아. 어디든지 갈 수 있어. 일자리 하나 찾든가, 아니면 가게 하나 차려서 혼자 자유롭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 말에 진몽요도 떠나고 싶어졌다. 이 도시에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진몽요가 없어도 강령은 잘 살 수 있다. "연아, 전에 디저트 만드는 거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어? 우리같이 낯선 도시로 가자. 가서 디저트 가게나 차리자. 커피나 버블티 같은 거 파는 거지!
온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몽요도 같이 가기로 했어요. 디저트 가게 하나 차릴 생각인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에요. 정 안되면 일자리나 찾아보죠 뭐. 먹고 살기만 하면 되거든요." 진몽요도 같이 떠난다는 소식에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래요… 어디로 갈지는 정했어요?" 온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직 고민 중이에요. 천천히 준비하려고요. 갑자기 한 결정이라… 맞다. 혹시 목정침 집에서 탕위엔 좀 데려다주실 수 있어요? 데리고 가야 하는데… 목정침이 동물을 싫어하거든요." 경소경은 목정침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라니. "진짜 고양이만 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정침이는요?" 그녀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장난치지 말아요. 그 사람이랑 앞으로 엮일 생각 없어요! 우리 아빠가 결백하다는 사실, 떠벌릴 생각 없어요. 다시 조사하지도 않을 거고요. 이제 그 사람이랑 한 지붕 아래에서 살 수 없어요." 경소경은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에요. 목정침이 한 짓이 아니라면요? 둘 사이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말 못할 비밀이라든가." 온연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저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해요. 디저트 치우는 거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 잠깐 쉴게요." 경소경은 그녀의 방문이 닫힌 걸 확인하고 나서야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부러 낮은 목소리로 목정침에게 말했다. "네 와이프. 네가 준 디저트 손도 안 대더라. 그냥 버리라던데? 그리고… 고양이 좀 보내달래." 목정침이 침묵했다. 그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안 보내준다고 전해." 말을 끝낸 후 그는 전화를 끊었다. 경소경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기대 디저트를 먹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힘겨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귀찮을 일을 떠안게 되었다. 경소경은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인데… 한 달 동안 매일 집에 와서 밥을 해야 하
전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전지는 차가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 진짜 내가 너한테 딴짓할 생각이었으면 벌써 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넌 반항도 못 하잖아."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그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여전했다.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인테리어나 가구들이 그녀를 옛 생각에 잠기게 했다. 전지의 계획이 꽤 소용이 있는 것 같았다. 이곳이라면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더 편할 것 같았다. 이게 그녀를 여기로 데리고 온 이유다. 아주머니가 이미 밥상을 차려 놓았다. 음식 냄새를 맡으니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던 그때로 말이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자신의 집안을 박살 냈다. 근데 지금 이 집 주인 신분으로 자길 데리고 오다니. 기분이 묘했다.. 전지는 진몽요를 안은 채 식탁으로 걸어갔다. 벗어나려 노력해봤지만 전지가 너무 세게 안는 바람에 그냥 안겨 있는 수 밖에 없었다. 아주머니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들을 연인 사이로 오해하고 있었다. 전지가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할 일 없으시면 그만 돌아가셔도 좋아요. 내일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는 집에 낯선 사람이 지내는 걸 불편해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치마를 풀었다. 정리를 다 끝낸 그녀는 집을 나섰다. 대문이 닫힘에 따라 진몽요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 집에 전지와 단둘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긴장되게 했다. "너… 대체… 뭘 하고 싶은건데?"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전지는 진몽요의 옆에 앉더니 평소 그녀가 좋아하던 반찬을 집어주기 시작했다. 전지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나, 네가 나한테 잘해준 것처럼 너한테 잘해주려고. 너만 원한다면, 이 집 명의도 네 앞으로 해줄 수 있어." 그녀가 비웃음이 섞인 말투로
그때 차 한 대가 그녀의 옆을 빠르게 지나치더니 다시 그녀의 옆에 멈추어 섰다.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경소경씨? 여긴 어떻게?" 경소경이 차에서 내렸다. 그녀에게 아무 일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전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얼마나 놀라게 했는지… 하던 일도 그만두고 바로 달려 나올 정도였다. "전지한테 약점 잡힌 거 맞죠? 앞으로 전지가 만나자고 하면 나한테 연락해요. 내가 다시는 협박 못하게 만들어줄게요. 그 새끼가 무슨 짓 하지는 않았어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제 그만 놓아주겠데요. 약점 같은 거 잡히지 않았어요. 앞으로 새 출발 할 수 있겠어요. 이제 그만 우울해하려고요…" 경소경은 참지 못하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진몽요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설마 나 찾으러 헐레벌떡 뛰쳐나온거에요?" 경소경은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차에 타며 그녀를 비웃었다. "아니거든요? 자기 애가 너무 넘치는 거 아니에요? 마침 근처에 살고 있어서." 옛날의 진몽요였다면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모르는 척 조수석에 올라탔다. "당신, 인물도 훤칠하고, 키도 크고, 돈도 많잖아요. 어머님이 그렇게 손주가 보고 싶으시다는데 결혼하는 게 어때요? 비혼주의 그런 거 이제 그만하고요. 회사는 누가 물려받을 건데요? 맘에 드는 사람 생기면 그냥 결혼해요. 둘이서 오붓하게 살아요. 여기저기 흘리지 말고요." "누가 보면 나보다 나이 많은 줄 알겠어요? 지금 저 돌려 까는 거죠? 저 엄청 별로예요. 바람둥이에 믿음직하지도 않고, 잘생기고 요리 좀 하는 거 빼고는 볼 게 하나도 없어요. 우리 집 재산은 우리 엄마아빠가 불려놓은거라서 나랑 상관 없고요." 그가 혀를 찼다. 자기를 이렇게 '칭찬'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별로라고 하면서 이렇게 치켜세우다니.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얌전해
진몽요의 말은 무척이나 직설적이었다. 경소경이 못 알아들을리가 없었다. 그의 눈동자가 어두웠다. 조금 쓸쓸해 보였다. "그래요. 잘 풀리길 바래요. 가기전에 작별인사 정도는 해줄거죠?" 그가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말했다. 온연만이 지금 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몽요와 경소경의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요동쳤다. 한명은 결단을 내렸고, 한명은 그 결단을 존중했다. 설거지는 두 사람의 몫이 됐다. "아, 맞다. 고양이 보내달라고 했었잖아요? 정침이가 싫데요." 경소경이 말했다. 온연의 마음이 급해졌다. "왜요? 왜 싫데요? 옛날에는 키우지도 못하게 했었잖아요. 좋아는것도 아니면서 왜 싫다는건데요?" 경소경이 말을 보탰다. "진정해요. 그냥 싫다고만 했어요. 다른 말은 없었는데. 저도 몰라요. 이유가 뭔지. 그냥 편하게 생각해요. 고양이까지 데리고 떠나가에는 너무 불편하잖아요. 정침이네 집에 돌봐 줄 사람도 있잖아요. 설마 고양이 하나도 못 챙길가봐요? 정침이네 집에 부리는 사람이 몇인데요." 맞는 말이다. 유씨 아주머니가 분명히 잘 챙겨줄것이다. 그의 말이 그녀의 감정을 진정시켰다. "됐어요… 주기 싫다면야… 유씨 아주머니한테 부탁하는 수 밖에요." 떠나기전에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는 만나봐야지. 탕위엔 잘 돌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작별도 할겸. 어릴 때부터 그녀를 챙겨줬는데. 그들 덕분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아무말없이 떠나는 건 도리가 아닌것 같았다. 목정침은…. 그녀는 목정침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그녀가 감히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일어났다. 그녀는 남은 여생동안 그를 가슴에 품으며 살기로 결정했다. 웃으며 그를 마주하기에는 상처가 너무 많다. 날씨가 좋은 어느 오후, 그녀는 목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미리 유씨 아주머니에게 목정침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온연을 보자마자 유씨 아주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유씨 아주머니는 온연의 손을 내내 잡고
"일부러 내가 없는 시간대로 골라서 올 정도야? 나랑 마주치는게 그렇게 싫어? 가더라도 인사 정도는 해야하지 않아?" 그의 말투가 무척이나 담담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기분을 알아차릴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아무렇지 않은척 행동할수 있지? 한참동안 정적이 흘렀다. 목정침은 캐리어를 아래층으로 내려다주었다. 뜻밖이었다. 그녀는 목정침이 떠나지 말라고 하며 자기를 잡을줄 알았다. 옛날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제적으로 옆에 둘줄 알았는데. 이렇게 담담하게 행동하다니.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그제야 그와 대화할 용기가 났다. 온연은 그의 발걸음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기더니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제 물건만 챙겼어요. 돌려줘야 할건 침대맡에 올려놨어요. 탕위엔은… 부탁할게요. 잘 돌봐줘요. 정 싫으면 그냥 무시해요. 다음에 제가 데려갈게요." 목정침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온한 얼굴 아래로 그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담담하게 그녀를 보내주는것 말고는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도 그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의 캐리어를 자기의 차 트렁크에 넣었다. "데려다줄게." 온연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이게 그와의 마지막 인사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가 어릴때부터 느껴보고 싶었던 다정함이었다… 유씨 아주머니와 임집사는 탕위엔을 안은채 대문에 서서 떠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온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창문을 열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낙엽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다 바닥에 떨어지는게 사람의 인생과 비슷한것 같았다. 목정침은 백미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목씨 저택이 눈에서 멀어짐에 따라 그의 눈동자에 담긴 미련도 점점
새로운 도시에 도착한 그들은 한참 동안 머물 곳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또 한참 동안 집을 꾸몄다. 두 사람은 너무 힘든 나머지 그냥 침대에 엎어졌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온연이 고개를 돌려 진몽요를 쳐다보았다. "너네 엄마 진짜 혼자 둬도 되겠어?" 진몽요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녀에게 대답했다. "조금 걱정되기는 해. 그래도 자주 연락하면 괜찮을거야. 우리 이번에 꽤 멀리 도망쳐 와서 찾기도 귀찮아 할 걸. 장사하러 왔다고 이미 말했는데 뭐. 신경쓰기 귀찮아 할 거야. 나보다는 네가 걱정이지. 목정침이 감시 한 것 같은데?" 온연은 그 말이 일리 있다 생각했다. 목정침이 너무 담담하게 그녀를 놓아주긴 했다. 애초에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걸수도. 예전에 일년정도 놓아준다고 그가 말했었기도 하고… 온연은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대로 하라 그래. 진짜 있다 해도 그냥 모르는 척하지 뭐. 내일부터 디저트 배우는 곳 알아보려고. 그김에 가게도 같이. 몽요야, 내가 지금 돈이 없어. 일단 네가 먼저 내줄수 있을가? 내가 나중에 다 갚을게." 진몽요는 강령이 준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가 말 했잖아. 그런거 따지지 않기로. 돈 없으면 먼저 내 돈부터 써. 나중에 번 돈은 우리 같이 쓰자.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자. 우리 새로운 미래를 향해 노력하자!" 삼개월 뒤. 진몽요와 온연이 차린 디저트 가게가 드디어 오픈했다. 삼개월 간 그들은 매일 디저트를 배우며 발품팔아 가게를 찾아다녔다. 가게 인테리어에 소품까지, 그들의 심혈이 담긴 가게였다. 너무 힘들었다. 진몽요의 살이 빠질정도로 말이다. 몸에 뼈가 보일정도였다. 개업 첫날, 가게가 무척이나 붐볐다. 손님 중 대부분은 젊은 사람이었다. 맞은 켠 건물에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많이 찾아주었다. 장사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가게에 알바생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시켰다. 한 사람은 서
진함이 온연에게 웃어보였다. "오해하지마. 그냥 며칠 출장온거니까. 너 가게 차렸다는 소식 듣고 마침 배가 고파서 찾아온거야. 장사 끝났으면 할수 없지." 온연은 마음이 약해졌다. "뭐 드시고 싶으신데요?" 진함은 메뉴판을 보더니 디저트 두 가지와 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할게. 시간 너무 많이 뺏는건 아니지? 포장해서 바로 갈게." 온연은 아무 말없이 앞치마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몽요는 라떼를 만든 후 포장을 했다. 디저트가 완성되자 진함을 돈을 지불한 후 가게를 떠났다. 온연에게 간다고 인사도 하지 않았다. 진몽요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연아, 너네 엄마 진짜 출장 나온것 같은데. 그냥 평범한 손님으로 대하면 돼. 너 낯선 사람한테는 웃으면서 왜 엄마한테만 야박하게 굴어…. 좀 친절하게 대해줘." 온연의 얼굴이 창백했다. 그녀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가게를 벗어나고 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서 가게 차린거 말이야. 진함까지 알게 됐으면… 그 사람도 알지 않을가? 난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제도에서 사는거랑 뭐가 달라? 난 여기서 아는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 넌 출장 나왔다는 말을 진짜 믿어? 그게 진짜라고 해도 내가 차린 가게가 여긴건 어떻게 알고 왔을가? 여기가 그렇게 작은것도 아니고… 분명히 알아보고 왔을거야. 여기로 날 만나러 오는게 아니었어." 진몽요는 그제서야 알아챘다. "그러게. 마침 출장 나왔다고 해도 길거리에서 마주친것도 아닌데. 여긴 어떻게 찾아온거지? 우리가 여기 있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거잖아! 목정침이 보낸게 아닐가?" 온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다. 정 안되면 다른데로 떠나는수밖에 없다.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을때까지. 다음날 아침. 온연의 가게로 배달주문이 들어왔다. 알바생이 출근 하기 전이라 온연이 배달주문을 확인했다. 주문서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온연은 깜짝 놀랐다. "내가 갈게. 금방 갔다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