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도시락통을 들고 경소경의 사무실로 향했다. “진짜 매일 점심 배달해주시게요?” 경소경은 바빠서 그녀를 흘깃 보고는 “왜요? 마음에 안 들어요?” 그녀는 도시락을 그의 책상 위에 올려 놓고선 “아니요, 그냥 왜 이렇게까지 해 주시는지 궁금해서요. 다른 직원들이 임신했을 때 이렇게 챙겨 주신 적 없잖아요. 연이 친구라서, 목정침한테 잘 보이려고 이러시는 것도 당연히 아닐테고.” 경소경은 일을 내려놓고 그녀를 쳐다보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어쨌든 우리가 친분은 있잖아요, 더 이상 그쪽이 신경 쓸 일이 아닌 거 같은데요?” 진몽요는 장난 칠 기분이 아니었다. “저 좋아하시는 거 아니죠?” 경소경은 약간 찔렸지만, 애써 시선을 돌리며 넥타이를 고쳐 맸다. “너무 오버하지는 말고요.”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님 다행이고요, 앞으로 점심 안 가져다주셔도 돼요. 저 임신 아니에요, 거짓말이었어요. 아는 친구가 임신한 거예요.” “친구 누구요?” 경소경이 의심하는 말투로 물었다. 그녀는 당황해서 “그쪽이 모르는 친구에요, 왜 이렇게 캐물어요? 갑자기 잘 해주시길래 사실대로 말한 거에요. 거짓말도 할 게 못 되네요.” 경소경은 그녀의 옷차림을 슥 보더니 “온연씨에요?”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모르는 친구라고 말했잖아요, 왜 연이겠어요? 마음대로 추측하지 말아 주실래요?” 경소경은 침착하게 생각했다. “어제 거짓말할 때를 보면, 사실을 숨기려고 본인이 뒤집어 쓴 거 같은데, 내가 모르는 친구면 굳이 안 숨기지 않았을까요? 만약에 온연씨가 임신한 거면 그녀를 위해서 숨겼겠죠. 너무 놀라지 마요, 저 심리학도 배웠어요.” 진몽요는 그제서야 인정했다. “그럼.. 목청침한테 말 안하시면 안될까요? 연이는 아직 말 할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그래요. 두 사람 문제인데 저희가 굳이 낄 필요 없잖아요.”
경소경은 알 수 없는 한숨을 쉬며 “알았어요, 밥은 그래도 가져왔으니 먹어요. 그리고 앞으로 아침에 내가 일찍 일어나는 날엔 요리해서 먹는김에 그쪽 것도 챙겨다 줄게요. 내꺼 먹는김에 해주는 거니까 너무 부담 갖진 말아요.” 진몽요도 안도의 숨을 내쉬며, 도시락을 들고 자리를 떴다. 목씨 그룹 회사. 강령은 길에서 받은 전단지로 더위를 식히며, 건물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때 프론트에 직원에게 다가가 “아가씨, 여기 대표한테 진몽요네 엄마가 볼 일 있어서 찾아왔다고 말 좀 해줘요. 여기 대표님 부인이 우리집에 살고 있거든요.” 프론트 직원은 듣고 전화기를 들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화가 연결되고 직원이 말했다. “대표님, 진몽요님 어머니가 찾으십니다.” “올라오라고 하세요.” 전화 후 직원은 강령을 엘리베이터까지 직접 모시며 말했다. “46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발 걸음 소리너무 크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강령은 웃으며 “고마워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강령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정돈했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목정침 같은 사람을 만나려면 겉모습은 단정해 보이는 게 좋으니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목정침의 비서 엘리가 일회용 슬리퍼를 건내며 말했다. “진 사모님, 움직임은 최대한 작게 해주세요. 대표님이 산만한 걸 안 좋아하셔서요.” 강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목정침의 사무실로 향했다. 문은 열려 있었고, 목정침은 창문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녀를 기다리는 듯했다. “정침아, 우리 정식으로 만나는 게 이번이 처음이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역시 연이가 보는 눈이 있네.” 강령은 아부를 많이 들어봐서, 자연스럽게 이런 말들을 할 줄 알았다. “사모님, 할 말 있으시면 바로 하세요.” 목정침은 그녀의 아부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그게… 연이가 우리 집에 살고 있잖아? 말해주고 싶은 게 있는데 걔네가 말을 못하게해서. 근데 내 생각은 네가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 집이 지금 상
”연이 임신했어, 병원가서 검사해보니 12주래. 지금 홀몸도 아닌데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얼굴이 홀쭉해. 그 코딱지만 한 월급 받으려고 일하는 모습이 너무 가슴 아프더라. 너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그 집에 다시 들어가기 싫어서 말 안 하는 거겠지. 임산부는 기분이 제일 중요해. 살고 싶은 곳에서 살게 해줘. 어떻게 생각해?” 목정침은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 그녀가 또 임신했다고? 그는 불현듯 당시 의사가 했던 말이생각났다. 다시 임신할 확률이 적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피임은 안 했지만 몇번 하지도 않았는데 그 적은 확률에 이렇게 쉽게 임신이 된다고? 게다가 3개월정도면 딱 그녀가 심개와 하일호텔에서 발견된 날이라 그럴 듯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뒤를 돌아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집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그 사람 마음이에요. 여튼 와서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이따 비서한테 현금 좀 드리라고 할게요. 제가 줬다고는 하지 마시고, 그냥 용돈으로 쓰라고 하세요. 챙겨 주셔서 감사해요.” 강령이 여기에 온 목적은 돈이었기에, 목정침의 말을 듣고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 그래,알겠어.” 얼마 후, 엘리가 들어와 검은색 캐리어에서 현금 뭉치를 꺼냈다. 돈을 좋아하는 강령은 그 돈이 최소 10만위안 정도 될 거 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제 겨우 처음으로 돈 뜯으러 왔는데 이정도라면 앞으로 남은 온연의 임신 기간 동안 더 많은 돈을 얻을 생각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돈을 들고 회사에서 나온 강령은 가슴을 들고 허리를 폈다. 얼굴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코너를 돌자마자 있는 보석 가게에 들어갔다. 옷을 사면 진몽요에게 쉽게 들킬 수 있으니, 액세서리를 사면 들킬 위험이 줄어들 거 라고 생각했다. ...... 온연은 자신이 야근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매일 일찍 집에 가지 않았다. 저녁에 퇴근하면 늘 10시정도였다. 임립이 카풀 제의를 했으나 그녀는 거절했다. 그녀의 배
온연을 내려주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확인한 후에 진락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도련님, 사모님은 무사히 모셔다 드렸어요. 매일 이렇게 해야 할까요? 한번은 몰라도 계속되면 의심하실 텐데…” 전화 너머 목청침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아서 방법 찾으세요.” 진락은 어쩔 줄 몰랐다. “도련님, 이제 다른 방법이 없는데요. 아니면 사모님께 직접 제가 앞으로 운전 해드린다고 말해 주시는 게 어떤 가요? 아니면 진몽요님께 차를 선물해서 카풀하게 하는건요?” 목정침의 대답을 듣기전에 전화는 이미 끊어졌다. 목가네, 목정침은 창문 앞에 서서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몽요한테 차 한 대만 선물해줘, 온연이랑 출퇴근 시키게.” 경소경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난 너 모르는 줄 알았네. 마침 너한테 말할지 말지 고민중이었는데. 사람이 임신했는데, 넌 남자가 돼서 그거 밖에 못해? 그냥 목가네로 데려오면 되잖아.” 목정침은 그와 장난칠 기분이 아니었다. “비용은 내가 낼게, 네가 알아서 진몽요한테 선물해, 그럼 그렇게 알고 끊는다.” 둘째날, 회사에 도착한 경소경은 진몽요를 사무실로 불렀다. 그녀에게 아우디 차키를 건네며 ”여기, 앞으로 출퇴근 편하게 하라고요, 시간 나면 온연씨도 데려다 주고.” 진몽요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로또라도 되셨어요?” 경소경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 “회사 복지라고 하면 믿을거에요? 안 믿으면 이 차 누가 줬을 지 잘 생각해 봐요. 절대 내가 정침이한테 말한 거 아니에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진몽요는 순간적으로 화가났다. “내가 그쪽한테만 말했거든요! 그쪽이 아니면 누가 말했겠어요? 역시 남자는 믿으면 안되는데, 그 입 한번 정말 가볍네요!” 경소경은 억울해 죽을 뻔했다. “내가 말 안했어요! 어제 저녁에 정침이가 갑자기 전화 와선 그쪽한테 온연씨랑 같이 출퇴근하게 차 한 대 주라고 한 거일 뿐 이에요. 자기가 줬다고 말하지 말고 알아서 하라고. 저도 걔가 어떻게 알게 된 건지 몰라
온연은 걱정되는 말투로 “몽요야, 사실대로 말해봐. 경소경이랑 어디까지 간 거야? 절대 돈 때문에 굴복하면 안돼. 서로 좋아하는 사이면 이해되지만, 잠깐 재미 보려고 물질적 조건 때문에 그러는 거면 그러지 마. 내가 오버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어떤 남자도 공짜로 차 선물하고 밥 사주고 하지 않아서 그래.” 진몽요는 미칠 것 같았다. 그녀는 지금 당장 목정침이 임신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 할 용기가 없었고, 이 차도 목정침이 준 거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강령이 소문 낸 게 진짜라면? 온연이 더 물어봤다가 본인이 참지 못할 거 같았다. 안 그래도 입이 안 무거운 사람인데, 다들 왜 이러는 거야?” 그녀는 긴장된 말투로 말했다. “진짜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연아, 더 이상 묻지 말아줘.” 온연은 그녀가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알겠어, 너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 알아서 잘 해야해. 난 항상 옆에 있으니까, 무슨 일 생기면 말하고.” 진몽요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분명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데, 중간에 잘못 껴서 고통받고 있었다. 강령은 나가서 마작을 하고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녀는 진몽요가 당연히 자고 있을 거라고 여기고 불을 키지 않고 몰래 들어가려 했는데, 불이 저절로 켜지고 방 앞에서 진몽요가 기다리고 있었다. “뭐해? 새벽에 사람 놀래키고?” 강령은 최대한 태연한 척 했다. “들어오시죠.” 진몽요는 너무 졸렸지만, 속에서 끓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강령은 무슨 일이 있는 걸 눈치채고 일부러 샤워까지 마친 후 방에 들어갔다.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이 들면 다 일찍 쉬어야 하니까.” 나이 들면 일찍 쉬어야 한다고? 진몽요는 이 말이 우스웠다. “지금 시간을 보세요, 이게 일찍 쉬시는 건가요? 엄마 목정침한테 갔었죠?” 강령은 화장대 앞에서 크림을 바르며 얼굴은 평정을 유지했다. “아니.” 진몽요는 그 반지를 꺼내며 “이 반지 누가 봐도
진몽요는 처음으로 강령과의 대치중에 자신이 잘못한 걸 알고 후회했다. 그냥 화가나서 그런 말이 나온 거였지만, 정도를 넘었고, 강령의 방식도 정도가 넘었다. 잘못을 인정하기 전에 우선 사건의 진실은 알아야 하니 그녀는 아픔을 참고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목정침이 엄마한테 그냥 준 돈이에요? 연이한테 쓰라고 준거죠? 쓰면서 너무 하다고 생각 안 하셨어요?” 강령은 차갑게 웃으며 “그게 뭐? 어차피 목정침한테 이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닌데, 네가 평소에 탕위엔이랑 연이 다 챙기는데 이정도 돈도 못 받아? 우리 집에 얹혀 살잖아. 예전에 학교 다닐때도 네가 잘 챙겨줬었고. 그리고 연이는 가족도 없는데, 네가 제일 친한 친구면 우리가 가족인거지. 애 가진 사람한테 너무한 건 목정침 아니야? 이정도 돈 좀 가져오는 게 뭐 어때서.” 진몽요는 이를 꽉 물며 “엄마가 이런 일을 하는 게 문제에요! 목정침이 아무리 연이한테 너무해도 그건 두 사람 문제지, 엄마가 무슨 자격으로 그 사람 돈을 써요? 가족은 무슨! 친딸한테도 이렇게 하는데, 남의 집 딸은 말할 것도 없죠! 제가 예전에 연이한테 잘해줬던 지금 연이가 저한테 잘해주던 엄마랑은 아무 상관없잖아요. 돈 다시 가져다주세요, 연이한테 주시던지요. 반지도 당장 환불하세요!” 강령은 침대에 누워 절대 굴복하지 않으려 했다. “네가 이런 거 사줄 꺼 아니면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네가 못났다고 해서 나까지 왜 궁상 떨며 살아야 해? 네 아빠는 네 나이 때 공장도 차리고 사장도 했어. 넌 그냥 쓸모가 없는 거야.” “맞아요, 저 쓸모 없어요. 그럼 엄마야 말로 제 나이 때 뭐하셨어요? 운좋게 아빠 만나서 사모님이었지만 지금은 아무 능력 없는 기생충과 다름없잖아요!” 진몽요는 말이 끝난 후 문을 쾅 닫고 반지를 챙겨 나왔다. 그녀는 반지를 환불하고 온연에게 사실대로 고백할 생각이었다. 주말, 진몽요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전병을 사고 반지를 환불해 돈을 받았다. 온연이 깨어나자 그녀는 돈을 건네며 말했다.
유씨 아주머니가 그를 깨우러 올라가자, 온연은 마음이 한 층 더 무거워졌다. 자신이 임신했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이따가 목정침과 만나면 그는 또 어떤 태도일까? 그녀가 더 생각하기도 전에 유씨 아주머니가 내려와 그녀를 불렀다. “연아, 도련님이 올라오래. 이제 일어나셔서.” 온연은 진몽요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던지고 윗층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안방으로 들어서자방안은 목정침의 고독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묵직한 공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있지 않았다. 욕실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세수중인 듯했다. 그녀는 창문 앞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10분 후, 잠옷을 입고 흐트러진 머리를 한 목정침이 청량한 향을 풍기며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본 뒤 유씨 아주머니가 가져온 홍차를 들이켰다. “할 말 있으면 해.” 온연은 가방에서 현금과 차키를 꺼내며 책상에 올려 두었다. “물건 돌려주러 왔어요. 호의는 감사한데 당장은 필요가 없어서요.” 찻잔을 들고 있던 그의 손이 약간 멈칫했다. 그는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돌려주는 거 거절할게. 나 목정침은 누구한테 거절당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모진 것처럼 굴지 마. 어디서 살든지 어떻게 살든지 신경 안 쓰는데 목가네 사모님으로 하루라도 살 거면 내 얼굴에 먹칠하지 마.”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했다. “알겠어요…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려고 일부러 그런거라면나도 협조할게요. 근데 주시는 물건은 안 쓸 거예요, 나중에 때가 되면 알아서 갚을게요.” 이런 방법으로 서로를 대하고 더 이상 해결 방법이 없었다. 분위기는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졌고 목정침은 손에 든 차의 온도조차 느끼지 못했다. 더 이상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고, 싸움에 낭비할 에너지도 없었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마음대로 해.” 그는 이 한마디만 하고
온연도 목정침이 무슨 생각인 지 몰랐고, 다시 만났는데도 아이 얘기를 안 꺼낼 줄도 몰랐다.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래, 이런 남자가 무슨 혈연을 중요시 하겠어? 그가 자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겠지? 목가네를 나온 뒤, 진몽요는 아우디를 보며 씩씩거렸다. “거절했는데도 타야되니까 썩 기쁘지가 않네. 그러게 목정침은 왜 돈이 많은거야? 이럴땐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지는 거잖아. 맞다, 너가 계속 우리집에서 살면 우리 엄마가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내가 알아보고 새 집 찾아줄 게. 내가 거기로 자주 가고 출퇴근도 도와줄 테니까 이사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너 쫒아내는 게 아니고 너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알지?” 이번에 온연은 이사가는 게 좋을 거 같아 거절하지 않았다. 강령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까지 진몽요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요즘 세상은 돈만 있으면 뭐든 해결된다. 집 사는 일도 빨리 해결됐고, 진몽요가 모든 절차는 밟았으니 온연은 몸만 옮기면 된다. 새 집은 진몽요의 집과 멀지 않았고, 방 하나 거실 하나 있는 적당한 공간의 보금자리였다. 온연은 진몽요의 집에 탕위엔을 맡길 수 없어 같이 데리고 가려했다. 그녀는 탕위엔을 못 보면 속상할 거 같았고, 어떤 이유에도 탕위엔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새집에 들어온 요 며칠간, 침대에 적응하지 못해 잠을 못 이루었다. 게다가 임신한 이후로 새벽에 잠을 많이 깨서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얼굴엔 다크서클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임립의 소식통이 느리긴 하지만, 이쯤 되면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녀의 모습을 본 그가 “목가네에 다시 돌아가서 제대로 태교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이렇게 피곤해 보이면 내가 걱정 되잖아요.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잠을 하나도 못 잔 얼굴인데.” 온연은 괜찮다는 듯 말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갔어요. 침대가 적응이 안돼서 그래요. 며칠후면 괜찮아 질 거예요. 제 몸은 제가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