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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장

장난치고 있던 그때, 진몽요의 시선에 익숙한 형체가 눈에 띄었다. 긴 줄 앞에, 그녀는 잘못 본 줄 알고 몇 번이나 눈을 비벼 확인하니 전지도 이곳에 전병을 사러 온 것이다. 심지어 그녀들 보다 빨리 도착해, 곧 그의 순서였다.

  그녀는 다시 뒤돌아 가고 싶었지만, 온연에게 맛있는 전병과 과일을 먹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았다. 이미 긴 줄을 섰기에 그녀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온연도 전지를 발견했지만 진몽요만큼 참을성은 없었다. 바로 그의 앞으로 걸어가 “저희것도 대신같이 사주시면 안될까요? 줄이 너무 길어서요, 감사해요.”

  전지는 그녀를 보고 조금 놀랐지만, 진몽요 쪽도 한번 보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온연은 미안할게 없었다. 비록 저번에 봤을 때 안 좋은 말을 뱉었지만, 그건 다 전지 본인이자초한 일이었다.

  전병을 사고 전지는 온연에게 주었다. “돈은 됐어요, 제가 산 걸로 하죠.”

  온연은 전병을 받은 뒤 별 뜻 없이 물었다. “이 근처 사시는 거 아니죠? 어떻게 이렇게 멀리까지 왔어요?”

  전지는 손목에 있던 시계를 보더니, “일부러 온 거예요, 갑자기 먹고 싶길래. 진몽요 것도 같이 갖다주세요.”

  온연은 고개를 저으며 “직접 주세요, 그래도 몽요가 한때 잘해줬었는데 헤어졌더라도 전병 정도는 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전지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진몽요에게 걸어가 전병을 전해주고 떠났다. 진몽요는 전병을 먹으며 한탄했다. “이 나쁜 자식, 전병 하나사주는 거 갖고 성질이나 내고,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던져주고 가다니. 이 누나가 예전에 아침까지 직접 해준 걸 까먹은 건가? 걔가 달리기만 안 빨랐어도 내가 발로 한 대 찼을꺼다!”

  온연은 전지가 떠난 곳을 바라보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 보지. 그래도 이렇게 긴 줄까지 서고 전병도 대신 사서 갖다 준 거 보면 다 여자친구였으니까 해준거겠지. 그러니까 화 그만 내고 출근하자.”

  진몽요는 실망했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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