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위엔의 안쓰러운 상태를 듣고 온연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알겠어요, 가는김에 옷도 좀 챙기고 해야 했네요.” 전화를 끊고선, 그녀는 하얀 원피스로 갈아입고선 택시 타고 목 가네로 향했다. 대문을 들어서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청침이 돌아온 것이다. 이때 탕위엔이 뛰어와 그녀에 발에 달라붙었고, 눈빛이 똘망한 걸 보니 밥을 못 먹은 거 같지 않았다. 아마 유 씨 아주머니가 목청침과 마주치게 하려고 그녀를 속인 것 같았다. 집에 들어오니 아주머니는 억지로 웃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으로 올라가 옷을 챙겼다. 목청침이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는 인사도 안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얇은 옷이 별로 없어 캐리어 하나면 충분했다. 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방 문을 나설 때 그녀를 등지고 있던 목청침이 입을 열었다. “우리 아직 이혼 안 했는데, 그렇게 집이 나가고 싶나 보지?” 그녀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목 가네가 너무 커서요, 사는데 너무 불편하고 몽요네가 더 편해요. 어차피 당신도 집에 잘 안 들어오고 내 얼굴 안 보고 싶지 않아요? 필요할 때 전화하거나 문자하면 올게요, 괜히 꼴 보기 싫을 때 눈에 띄기 싫어요.” 말이 끝나고 그녀는 탕위엔을 앉고 망설임 없이 혼자 내려왔다. 캐리어와 고양이, 그녀가 가진 건 그게 전부였다. 목청침은 손에 쥐가 날 때까지 꽉 쥐었다. 불빛 아래 비친 그의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적어도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발 걸음이 멀어질 때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진묭요의 집에 도착한 뒤, 온연은 몰래 탕위엔을 창 틀에 올려놨고, 밥그릇고 구석에 놔줬다. 진몽요는 탕위엔을 물론 좋아하지만, 강령이 동물을 안 좋아하기에 미리 그녀에게 말해두었다. “우리 엄마는 동물들을 세균이나 위생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하셔. 그래도 딱히 신경 안 써도 돼. 내 방에 두고 창틀에 공간 다 주지 뭐. 낮에 우리 없을 때는 방문만 잠궈 놓고
진몽요는 머리를 넘기며 “그때 나랑 전지는 말은 안 했어도 내가 맛있는 거나 좋은 걸 보면 다 걔한테 주고 싶었어. 추울까 봐, 더울까 봐, 아플까 봐, 슬플까 봐, 나 자신도 이렇게 걱정한 적이 없는데 말이지. 그때 나는 얘다!라고 생각했지. 아무런 대가 없이 퍼주고, 포용해 주고, 나를 화나게 해도 다 용서해 줬지. 헤어지던 날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분명 내 앞에 있는데 내 사람이 아니니깐, 더 이상 그를 안을 수도, 사랑할 수도 없었지. 그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으니까.” 이 말을 들은 온연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진몽요가 말한 이런 감정들을 느껴 본 적이 없었지만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둘째 날 아침, 그녀는 탕위엔에게 사료와 아침 일찍 진몽요가 사 온 전병을 놔주었다. 역시 사람이 많은 곳엔 이유가 있었다, 왜냐면 정말 맛있고 양도 많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전지는 오늘도 왔다. 게다가 그녀들보다 일찍 도착해 줄을 서고 주동적으로 2인분을 사서 그녀들에게 갖다 주었다. 물론 그는 한 마디도 안했지만. 진몽요는 전병을 거절하지 않고, 먹으면서 여전히 그에 대한 불평을 했다. “나쁜 자식, 사줬으니까 안 먹는 거보단 먹는 게 낫지. 이 누나한테 빚진 것도 갚고 말이야.” 온연은 그저 웃기만 했다. 평화로운 하루가 흘러가고, 온연이 퇴근 후 진몽요의 집으로 오자 진몽요가 그녀에게 불만을털어놓았다. “탕위엔이 싼 똥 냄새가 무슨 화학무기 같아! 내가 치우고 환기까지 시켰는데 말이야!” 온연은 고양리 모레를 갈며 “이렇게 하면 돼, 모레 낭비이긴 해도 냄새는 안 날 거야. 탕위엔은 말 잘 듣는 편이라 하루에 한번만 싸. 쌀 때 마다 모레만 갈아주면 돼.” 진몽요는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침대에 누워 말했다. “넌 근데 맨날 야근해? 경소경네 회사는야근 거의 안 하던데, 맨날 내가 제일 먼저 칼퇴 해. 그럼 내가 너 대신 모레 갈아줄게.” 온연은 씩 웃으며 “그럼 부탁 좀 할게! 나 먼저 샤워하고
온연은 바로 거절하지는 못하고 말했다.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셔야 할 거 같아요.” 방에 온 그녀는 한숨 돌리며 “몽요야, 너네 엄마가 내가 내는 생활비랑 세금 다 본인한테 달라고 하시더라, 네가 주는 용돈이 적다고.” 진몽요는 눈이 돌아가선”그냥 무시해, 나 적게 주는 편 아니야. 맨날 다 탈탈 털어주는데 어쩌라는 거야? 맞다, 너 씻을 때 폰 문자 온 거 같던데 확인해봐.” 온연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핸드폰을 열어보니, 유 씨 아주머니의 문자였다. ‘연아, 너 가고 나서 도련님이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 왔는데, 너 정말 다시 안 오게? 서로 화나면 화난 거지 왜 집까지 나갔어? 이혼한 것도 아니고.” 그녀는 한참 고민한 뒤 답장했다.“아주머니, 저와 그이 사이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집에 있으땐 안 오고, 없을 때만 온다는 건 제가 보기 싫어서에요. 저 몽요네 집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탕위엔도 잘 있고요. 시간 내서 아주머니랑 아저씨 보러 갈게요.” 문자 발송 후 그녀는 침대에 앉아서 멍을 때렸다. 그녀와 목청침은 별거 상태를 묵인하는 거 같았다. 부부라는 이름 하에 각자 생활하며 서로를 간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더 좋았다, 신경 쓸 일이 하나 줄었으니. 이 도시의 여름은 봄비가 끝난 뒤 천천히 다가온다, 점점 변해가는 온도에 사람들은 두꺼운옷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났다. 진몽요와 강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다. 그건 전기세 때문이었는데, 여름이라 강령은 밖에나가 마장 하기가 싫어 매일 집에서 폰 하고, 티비 보고, 배달 시키고.. 당연히 24시간 에어컨까지 틀어놓은 덕에 엄청나게 오른 전기세 때문에 진몽요는 하루하루 굶을 수 밖에 없었다. 주말의 여유가 찾아오고, 온연은 진몽요와 원피스를 사려고 나갈 채비를 했다. 그녀가 빨래 할 시간니 많이 없어 원피스가 빨기에도 편하고 입기에도 시원해서 좋을 것 같았다. 문 앞을 나서려는데, 티비를 보던 강령이 물었다. “너네 어디 가? 밖이 이렇게
백화점에 도착하고 온연은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일반적인 브랜드에서 비싸지 않은 물건들을 구매했다. 하지만 강령은 큰 브랜드만 노리면서 진몽요가 피팅 히러 간 사이에 온연을 불렀다. “연아, 저기 저 옷 너무 예쁘지 않니? 나 옷 안 산지 너무 오래됐는데, 딸은 사주지도 않고, 여태 키워 놨더니 옷 한 벌 안 사주네.” 온연은 눈 딱 감은 채 물었다. “그럼… 제가 사드릴까요? 근데 저 이제 목 가네 떠나서 혼자 먹고살아야 돼서 돈 많이 없어요. 딱 한 벌만이에요.” 강령은 얼른 대답했다. “좋아 좋아, 딱 한 벌만 살게, 역시 연이 네가 낫다!” 가격표를 본 온연은 식은땀을 닦았다. 그녀가 오늘 준비한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무릎까지 오는 천이 가벼워 보이는 치마가 어떻게 3만 위안이나 하는 거지? 그녀도 이렇게 비싼 옷은 없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진몽요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엄마라면 다시 재기하기 힘들 것이다. 그녀는 체면이 있어 차마 돈이 없다는 말은 못 하고, 판매원은 이미 옷을 포장했다. 순간 그녀가 가방 속에 있던 블랙카드를 발견했다. 목청침의 카드였다. 아직 돌려주지 못했는데, 정지됐을 지는 모른다. “고객님, 이쪽에서 계산해드릴게요.” 판매원이 예의 바르게 다가와 말했다. 온연은 블랙카드를 꺼내어 “이걸로 한번 해보세요.” 카드를 받은 판매원은 눈을 반짝였다. 이런 카드는 억만장자가 아닌 이상 가질 수 없는 카드였기에 바로 더 친절하게 응대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카드를 긁은 후 온연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집을 떠났는데, 목청침은 카드를 잊은건가?카드가 긁히는 걸 보니 그는 정지시키지 않았다. 그래도 출금 문자를 받으면 정지시키겠지? 그녀가 카드를 가방 속으로 넣자 강령이 부러운 듯 말했다. “네가 목 가네를 떠났는데 아직 이혼 안 한 거니? 이 카드만 있어도 돈 걱정 없이 사고 싶은 거 사면서 살 수 있겠다.” 온연은 강령한테 더 뜯길까 봐 다급히 말했다. “이 카드 목청침한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안 들어 갈래요. 만나면 어색해서요. 저 대신 전해주세요, 먼저 들어갈게요.” 아주머니는 그녀는 얼른 붙잡았다. “이렇게 더운데 어디서 뭐하고 다녀? 얼굴이 벌게진 게, 딱봐도 탄 거 같고만. 도련님은 안 만나도 되지만, 나까지 안 만나려는 건 아니지? 가자, 들어 와, 내 방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좀 쐬고 그래. 더위 먹으면 큰일 나!” 온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아주머니와 도우미 방으로 향했다. 지금은 다들 바빠서 방에 아무도없었다. 비록 도우미 방엔 4분정도 사시는데, 방이 꽉 차 없는 게 없었다. 게다가 엄청 넓어서 개인 화장실과 주방도 있었다. 아주머니가 얼른 내려와서 카드를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내 말이 맞지? 도련님 그렇게 치사한 사람 아니라니깐. 필요 없다고 너 주래, 급할 때 쓰라고.” 온연은 매우 놀라서 “진짜요? 다른 말은 없었어요?”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별말 없었어. 그냥 너가 돌아왔는지 묻길래 카드 돌려주러 왔다고 했더니 급할 때 쓰라는 말 말고는 별말 안 했어.” 온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카드를 다시 받았다. 지금 그녀는 혼자 밖에 살고 있어 돈이 필요할 때가 분명 있을 거 같아 카드를 갖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알겠어요,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딱 급할 때만 쓰겠다고. 저 먼저 가볼게요, 아주머니랑 아저씨 두 분 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유 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더 이상 집에 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진몽요의 집으로 돌아와 온연이 문을 열자 강령이 앞을 막고선 “너 카드 진짜 돌려줬니? 바보야, 안 쓰는 것 단 쓰는 게 낫다니깐. 너 매달 그 조금 벌어서 어디 좋은 옷 사겠니.” 그녀는 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돌려줬어요, 누구한테 빚지기 싫어서요. 저 좀 피곤해서 낮잠 좀 잘게요.” 강령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 시간에 무슨 낮잠이야? 밥도 안 먹고 안 배고프니? 밥이라도먹고
온연은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몽요야, 네 뜻은 알겠어. 그렇지만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혼자 살기 싫어 서잖아.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매달 월급 받으면, 내가 쓸 돈만 남기고 나머진 다 너 줄게. 먹는거 나 기타 생활비를 다 너한테 넘기면 너네 엄마가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잖아.” 그녀에 말을 듣고 진몽요는 할 수 없이 승낙했다. “그래야겠다. 걱정하지 마, 너 평소에 집에서 밥도 안 먹고 주말만 먹으니까 생활비는 안 줘도 돼, 세금 빼고 나머지는 내가 저축해둘게, 엄마한테 돈 있어도 들키지만 마.” 온연이 겨우 눕자 진몽요는 소리를 지르며 “연아 이것 봐! 어떻게 우리가 같이 전병 사는사진이 찍힌거지? 그리고 나랑 집에 가는 모습까지 찍혀서 네가 목청침이랑 이혼하고 집 나와서 친구랑 같이 산다고 기사 났어! 이게 도대체 뭐야? 이런 양심 없는 매체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왜 이혼했다고 자기들끼리 떠드는 건데?” 온연은 듣고 머리가 띵 해졌다. “또 뭐래?” 진몽요의 표정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리고… 이혼한 이유가 분명 네가 목청침한테 바람피운 걸 시인해서 그런 거라고, 그래서 소리 소문 없이 이혼한 거라고, 또 네가 목 가네에 은혜는 갚지 못할망정 이런 식으로 뒤통수쳤으니 쫓겨나는 게 맞다고.” 사실 온연은 듣고 속상했다. 그 어떤 누가 여론의 욕과 비판을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기사가 뜬 시간을 보니 이미 1주일이 지났고, 게다가 엄청난 이슈였다. 그렇다면 목청침은 분명 못 본 척한 것 일 테고, 누가 그녀를 욕해도 그는 이제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알겠어, 상관없어, 자기들끼리 떠들라지.” 그녀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고, 쓸 시간도 없었다. 그녀의 안 좋은 표정을 본 진몽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옷장에서 온연이 못 입는다던 옷을 꺼내며 “연아, 네가 준 옷 나한테 딱이다. 네가 나보다 날씬한데 왜 못 입는다고 한 거야?” 온연은 건성으로 말했다. “
임신 테스트기를 사온 후에 온연은 즉시 검사를 했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결과가 나왔다. 두 줄이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어 특별히 임신 테스트기를 한 개 더 샀고 내일 아침에 다시 측정해보면 아침이라 비교적 정확할 것이라고 여겼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정말로 임신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시간을 자세히 계산해보니 3개월쯤 된 것 같다...... 그녀도 그제서야 자신이 목 가네를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깨달았다......모든게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몽롱했다. 결과가 나온 뒤 진몽요는 온연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이었어? 당연히 목청침 애지?"온연은 잠시 침묵한 뒤 입을 뗐다 "그날 나랑 심개는 거의 기절 상태여서, 아무 일도 없었을거야. 그럼 아이는 목정침의 아이겠지. 하지만 그는 믿어줄까? 첫째아이 조차도 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더더욱 믿지 않겠지. 나는 그가 차가운 눈빛과 말투로 나에게 누구의 애냐고 물을 때 정말 견딜 수가 없어, 그의 의심을 참을 수가 없다고, 알아? 그리고 나 또한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아, 몽요야, 나한테 생각이 있어. 나 아이를 낳아서 직접 키우고 싶어. 열심히 일해서 돈 번 다음에, 교외에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거나, 정 안되면 목정침의 블랙카드를 쓰던지…."진몽요는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제도에서 애 하나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지 알아? 임신할 때는 아이도 뱃속에 있으니 괜찮고, 출근이랑 일 다 할 수 있다고 쳐. 그런데 매일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견딜 수 있을까? 아이가 태어나고 출산휴가도 끝나면 또 어떻게 할 껀데 ? 애를 봐줄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로 데려갈 수도 없고, 또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수입도 없는데 어떤 상황일지 생각해 봤어?" 온연은 말했다."그땐 임립네 회사를 그만둬야지. 집에서 아르바이트 좀 하면 되고, 그림 그리거나, 디자인 원고 팔거나 하면 어떻게든 수입이 있어. 애가 좀 크면 모유를 먹이고 분유 값을 절약하면 돼
온연은 주위 남편과 함께 온 산모들을 보며 약간 외로움을 느꼈다. 마침내 그녀의 차례가 다가오고 진몽요는 그녀가 피검사, 초음파 검사들을 할 때 같이 있어주었다. 의사는 결과를 보더니 말했다. “12주 되셨네요, 아이는 건강합니다. 이번이 첫번째 검사이신가요?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와서 검사 받으세요.” 병원에서 나오자 시간은 이미 오후 2시가 넘었다. 둘은 병원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진몽요는배가 고팠는지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웠다. “검사도 쉽지 않네, 한번 올려면 하루를 다 빼야되고, 대학 병원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개인병원으로 갈까? 이러다 매번 고생하겠어.” 온연은 배를 만져보았고, 이미 약간 나온 상태여서 아기의 형태가 느껴졌다. 그녀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래, 다음에는 개인병원으로 가자, 내가 아는 곳이 있어.” 라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진몽요는 문을 열자 화들짝 놀랐다 “너 임신하고 나서 계속 탕위엔이랑 같은 방썼는데 뭐라도 감염된 거 아니겠지?” 온연은 이미 생각해봤다는 듯이 “너무 놀라지마, 우선 탕위엔한테 병이 없을지도 모르고, 항상 변도 너가 치워서 난 손도 안댔는데 감염 안되지 않았을까?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곳에 잠깐 맡겨둘까?” 진몽요는 방을 둘러보더니 고양이집을 베란다로 옮겼다. “내가 사람 구해서 베란다를 막아 놓을게, 그럼 평소에 엄마가 거실에서 에어컨 켜놓으니까 탕위엔도 덥진 않을꺼야. 앞으로 탕위엔이랑 접촉 자제하고, 손도 잘 씻어. 위생이 아기한테도 중요하니까.” 그녀가 이렇게까지 조심하는 모습을 보고 온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너는 어떻게 애 아빠보다 더 걱정을 하니?” 말이 끝난 후 그녀의 웃음은 굳어버렸다. 그들의 소리를 듣고 강령이 안방에서 나오며 “애? 무슨 애?” 진몽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 연이 임신했어요, 12주래, 탕위엔은 베란다에 둘 테니 미워하지 마세요!” 강령은 벙찐 얼굴로 “진짜야? 애는 목청침꺼야? 어.. 그래그래, 탕위엔은 아무데나 두고 키워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