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연은 바로 거절하지는 못하고 말했다.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셔야 할 거 같아요.” 방에 온 그녀는 한숨 돌리며 “몽요야, 너네 엄마가 내가 내는 생활비랑 세금 다 본인한테 달라고 하시더라, 네가 주는 용돈이 적다고.” 진몽요는 눈이 돌아가선”그냥 무시해, 나 적게 주는 편 아니야. 맨날 다 탈탈 털어주는데 어쩌라는 거야? 맞다, 너 씻을 때 폰 문자 온 거 같던데 확인해봐.” 온연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핸드폰을 열어보니, 유 씨 아주머니의 문자였다. ‘연아, 너 가고 나서 도련님이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 왔는데, 너 정말 다시 안 오게? 서로 화나면 화난 거지 왜 집까지 나갔어? 이혼한 것도 아니고.” 그녀는 한참 고민한 뒤 답장했다.“아주머니, 저와 그이 사이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집에 있으땐 안 오고, 없을 때만 온다는 건 제가 보기 싫어서에요. 저 몽요네 집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탕위엔도 잘 있고요. 시간 내서 아주머니랑 아저씨 보러 갈게요.” 문자 발송 후 그녀는 침대에 앉아서 멍을 때렸다. 그녀와 목청침은 별거 상태를 묵인하는 거 같았다. 부부라는 이름 하에 각자 생활하며 서로를 간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더 좋았다, 신경 쓸 일이 하나 줄었으니. 이 도시의 여름은 봄비가 끝난 뒤 천천히 다가온다, 점점 변해가는 온도에 사람들은 두꺼운옷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났다. 진몽요와 강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다. 그건 전기세 때문이었는데, 여름이라 강령은 밖에나가 마장 하기가 싫어 매일 집에서 폰 하고, 티비 보고, 배달 시키고.. 당연히 24시간 에어컨까지 틀어놓은 덕에 엄청나게 오른 전기세 때문에 진몽요는 하루하루 굶을 수 밖에 없었다. 주말의 여유가 찾아오고, 온연은 진몽요와 원피스를 사려고 나갈 채비를 했다. 그녀가 빨래 할 시간니 많이 없어 원피스가 빨기에도 편하고 입기에도 시원해서 좋을 것 같았다. 문 앞을 나서려는데, 티비를 보던 강령이 물었다. “너네 어디 가? 밖이 이렇게
백화점에 도착하고 온연은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일반적인 브랜드에서 비싸지 않은 물건들을 구매했다. 하지만 강령은 큰 브랜드만 노리면서 진몽요가 피팅 히러 간 사이에 온연을 불렀다. “연아, 저기 저 옷 너무 예쁘지 않니? 나 옷 안 산지 너무 오래됐는데, 딸은 사주지도 않고, 여태 키워 놨더니 옷 한 벌 안 사주네.” 온연은 눈 딱 감은 채 물었다. “그럼… 제가 사드릴까요? 근데 저 이제 목 가네 떠나서 혼자 먹고살아야 돼서 돈 많이 없어요. 딱 한 벌만이에요.” 강령은 얼른 대답했다. “좋아 좋아, 딱 한 벌만 살게, 역시 연이 네가 낫다!” 가격표를 본 온연은 식은땀을 닦았다. 그녀가 오늘 준비한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무릎까지 오는 천이 가벼워 보이는 치마가 어떻게 3만 위안이나 하는 거지? 그녀도 이렇게 비싼 옷은 없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진몽요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엄마라면 다시 재기하기 힘들 것이다. 그녀는 체면이 있어 차마 돈이 없다는 말은 못 하고, 판매원은 이미 옷을 포장했다. 순간 그녀가 가방 속에 있던 블랙카드를 발견했다. 목청침의 카드였다. 아직 돌려주지 못했는데, 정지됐을 지는 모른다. “고객님, 이쪽에서 계산해드릴게요.” 판매원이 예의 바르게 다가와 말했다. 온연은 블랙카드를 꺼내어 “이걸로 한번 해보세요.” 카드를 받은 판매원은 눈을 반짝였다. 이런 카드는 억만장자가 아닌 이상 가질 수 없는 카드였기에 바로 더 친절하게 응대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카드를 긁은 후 온연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집을 떠났는데, 목청침은 카드를 잊은건가?카드가 긁히는 걸 보니 그는 정지시키지 않았다. 그래도 출금 문자를 받으면 정지시키겠지? 그녀가 카드를 가방 속으로 넣자 강령이 부러운 듯 말했다. “네가 목 가네를 떠났는데 아직 이혼 안 한 거니? 이 카드만 있어도 돈 걱정 없이 사고 싶은 거 사면서 살 수 있겠다.” 온연은 강령한테 더 뜯길까 봐 다급히 말했다. “이 카드 목청침한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안 들어 갈래요. 만나면 어색해서요. 저 대신 전해주세요, 먼저 들어갈게요.” 아주머니는 그녀는 얼른 붙잡았다. “이렇게 더운데 어디서 뭐하고 다녀? 얼굴이 벌게진 게, 딱봐도 탄 거 같고만. 도련님은 안 만나도 되지만, 나까지 안 만나려는 건 아니지? 가자, 들어 와, 내 방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좀 쐬고 그래. 더위 먹으면 큰일 나!” 온연은 잠시 망설이더니, 아주머니와 도우미 방으로 향했다. 지금은 다들 바빠서 방에 아무도없었다. 비록 도우미 방엔 4분정도 사시는데, 방이 꽉 차 없는 게 없었다. 게다가 엄청 넓어서 개인 화장실과 주방도 있었다. 아주머니가 얼른 내려와서 카드를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내 말이 맞지? 도련님 그렇게 치사한 사람 아니라니깐. 필요 없다고 너 주래, 급할 때 쓰라고.” 온연은 매우 놀라서 “진짜요? 다른 말은 없었어요?”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별말 없었어. 그냥 너가 돌아왔는지 묻길래 카드 돌려주러 왔다고 했더니 급할 때 쓰라는 말 말고는 별말 안 했어.” 온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카드를 다시 받았다. 지금 그녀는 혼자 밖에 살고 있어 돈이 필요할 때가 분명 있을 거 같아 카드를 갖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알겠어요,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딱 급할 때만 쓰겠다고. 저 먼저 가볼게요, 아주머니랑 아저씨 두 분 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유 씨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더 이상 집에 오라고 말하지 않았다. 진몽요의 집으로 돌아와 온연이 문을 열자 강령이 앞을 막고선 “너 카드 진짜 돌려줬니? 바보야, 안 쓰는 것 단 쓰는 게 낫다니깐. 너 매달 그 조금 벌어서 어디 좋은 옷 사겠니.” 그녀는 속으로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돌려줬어요, 누구한테 빚지기 싫어서요. 저 좀 피곤해서 낮잠 좀 잘게요.” 강령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 시간에 무슨 낮잠이야? 밥도 안 먹고 안 배고프니? 밥이라도먹고
온연은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몽요야, 네 뜻은 알겠어. 그렇지만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혼자 살기 싫어 서잖아.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매달 월급 받으면, 내가 쓸 돈만 남기고 나머진 다 너 줄게. 먹는거 나 기타 생활비를 다 너한테 넘기면 너네 엄마가 나한테 물어봐도 소용없잖아.” 그녀에 말을 듣고 진몽요는 할 수 없이 승낙했다. “그래야겠다. 걱정하지 마, 너 평소에 집에서 밥도 안 먹고 주말만 먹으니까 생활비는 안 줘도 돼, 세금 빼고 나머지는 내가 저축해둘게, 엄마한테 돈 있어도 들키지만 마.” 온연이 겨우 눕자 진몽요는 소리를 지르며 “연아 이것 봐! 어떻게 우리가 같이 전병 사는사진이 찍힌거지? 그리고 나랑 집에 가는 모습까지 찍혀서 네가 목청침이랑 이혼하고 집 나와서 친구랑 같이 산다고 기사 났어! 이게 도대체 뭐야? 이런 양심 없는 매체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왜 이혼했다고 자기들끼리 떠드는 건데?” 온연은 듣고 머리가 띵 해졌다. “또 뭐래?” 진몽요의 표정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리고… 이혼한 이유가 분명 네가 목청침한테 바람피운 걸 시인해서 그런 거라고, 그래서 소리 소문 없이 이혼한 거라고, 또 네가 목 가네에 은혜는 갚지 못할망정 이런 식으로 뒤통수쳤으니 쫓겨나는 게 맞다고.” 사실 온연은 듣고 속상했다. 그 어떤 누가 여론의 욕과 비판을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기사가 뜬 시간을 보니 이미 1주일이 지났고, 게다가 엄청난 이슈였다. 그렇다면 목청침은 분명 못 본 척한 것 일 테고, 누가 그녀를 욕해도 그는 이제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 “알겠어, 상관없어, 자기들끼리 떠들라지.” 그녀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고, 쓸 시간도 없었다. 그녀의 안 좋은 표정을 본 진몽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옷장에서 온연이 못 입는다던 옷을 꺼내며 “연아, 네가 준 옷 나한테 딱이다. 네가 나보다 날씬한데 왜 못 입는다고 한 거야?” 온연은 건성으로 말했다. “
임신 테스트기를 사온 후에 온연은 즉시 검사를 했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결과가 나왔다. 두 줄이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어 특별히 임신 테스트기를 한 개 더 샀고 내일 아침에 다시 측정해보면 아침이라 비교적 정확할 것이라고 여겼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정말로 임신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시간을 자세히 계산해보니 3개월쯤 된 것 같다...... 그녀도 그제서야 자신이 목 가네를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깨달았다......모든게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몽롱했다. 결과가 나온 뒤 진몽요는 온연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이었어? 당연히 목청침 애지?"온연은 잠시 침묵한 뒤 입을 뗐다 "그날 나랑 심개는 거의 기절 상태여서, 아무 일도 없었을거야. 그럼 아이는 목정침의 아이겠지. 하지만 그는 믿어줄까? 첫째아이 조차도 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더더욱 믿지 않겠지. 나는 그가 차가운 눈빛과 말투로 나에게 누구의 애냐고 물을 때 정말 견딜 수가 없어, 그의 의심을 참을 수가 없다고, 알아? 그리고 나 또한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아, 몽요야, 나한테 생각이 있어. 나 아이를 낳아서 직접 키우고 싶어. 열심히 일해서 돈 번 다음에, 교외에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거나, 정 안되면 목정침의 블랙카드를 쓰던지…."진몽요는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제도에서 애 하나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지 알아? 임신할 때는 아이도 뱃속에 있으니 괜찮고, 출근이랑 일 다 할 수 있다고 쳐. 그런데 매일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견딜 수 있을까? 아이가 태어나고 출산휴가도 끝나면 또 어떻게 할 껀데 ? 애를 봐줄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로 데려갈 수도 없고, 또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수입도 없는데 어떤 상황일지 생각해 봤어?" 온연은 말했다."그땐 임립네 회사를 그만둬야지. 집에서 아르바이트 좀 하면 되고, 그림 그리거나, 디자인 원고 팔거나 하면 어떻게든 수입이 있어. 애가 좀 크면 모유를 먹이고 분유 값을 절약하면 돼
온연은 주위 남편과 함께 온 산모들을 보며 약간 외로움을 느꼈다. 마침내 그녀의 차례가 다가오고 진몽요는 그녀가 피검사, 초음파 검사들을 할 때 같이 있어주었다. 의사는 결과를 보더니 말했다. “12주 되셨네요, 아이는 건강합니다. 이번이 첫번째 검사이신가요?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와서 검사 받으세요.” 병원에서 나오자 시간은 이미 오후 2시가 넘었다. 둘은 병원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진몽요는배가 고팠는지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웠다. “검사도 쉽지 않네, 한번 올려면 하루를 다 빼야되고, 대학 병원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개인병원으로 갈까? 이러다 매번 고생하겠어.” 온연은 배를 만져보았고, 이미 약간 나온 상태여서 아기의 형태가 느껴졌다. 그녀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래, 다음에는 개인병원으로 가자, 내가 아는 곳이 있어.” 라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진몽요는 문을 열자 화들짝 놀랐다 “너 임신하고 나서 계속 탕위엔이랑 같은 방썼는데 뭐라도 감염된 거 아니겠지?” 온연은 이미 생각해봤다는 듯이 “너무 놀라지마, 우선 탕위엔한테 병이 없을지도 모르고, 항상 변도 너가 치워서 난 손도 안댔는데 감염 안되지 않았을까?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곳에 잠깐 맡겨둘까?” 진몽요는 방을 둘러보더니 고양이집을 베란다로 옮겼다. “내가 사람 구해서 베란다를 막아 놓을게, 그럼 평소에 엄마가 거실에서 에어컨 켜놓으니까 탕위엔도 덥진 않을꺼야. 앞으로 탕위엔이랑 접촉 자제하고, 손도 잘 씻어. 위생이 아기한테도 중요하니까.” 그녀가 이렇게까지 조심하는 모습을 보고 온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너는 어떻게 애 아빠보다 더 걱정을 하니?” 말이 끝난 후 그녀의 웃음은 굳어버렸다. 그들의 소리를 듣고 강령이 안방에서 나오며 “애? 무슨 애?” 진몽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 연이 임신했어요, 12주래, 탕위엔은 베란다에 둘 테니 미워하지 마세요!” 강령은 벙찐 얼굴로 “진짜야? 애는 목청침꺼야? 어.. 그래그래, 탕위엔은 아무데나 두고 키워도 돼.”
강령은 당연히 알겠다고 했다. 심지어 온연에게 엄마처럼 임신주기에 주의 해야할 점이나, 뭘 먹어야 하는지 등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주었다. 진몽요에 말에 따르면 강령은 그냥 애만 낳아봤을 뿐이지 나머지는 다 가정부나 영양사가 챙겨줘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했다. 둘째날 아침, 진몽요는 온연을 굶기고 있기 싫어 혼자 전병을 사러 나갔다. 그녀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줄 앞쪽에 향해 있었다. 오늘은 전지가 오지 않은 걸 보니 전병이 질린 거 같은데 다시 안오겠지? 순간 자신이 그를 떠올리자 다시 정신을 차리려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 남자는 그리워 할 가치도 없다. 그녀가 전병을 사고, 온연도 마침 가방을 매고 나왔다. 그녀는 따뜻한 전병을 내밀며 “내가 재료 좀 추가해달라고 했어, 먹어봐.” 온연은 조금 미안했다. “지금 남자앤지 여자앤지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그런거지? 지금은 딱히입맛에 변화가 없어. 많이 먹지도 않아서 입덧도 안해. 이상하다. 저번에 임신했을때는 입덧이 엄청 심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네.” 진몽요는 농담을 던지며 “옛말로 자식은 은혜를 갚으러 온거이거나 복수를 하러온거다 라는 말이 있잖아. 저번에는 복수하러 온 아기였을거야, 봐봐, 이번에는 아기가 말도 잘 듣고 괴롭히지도 않잖아. 몸상태도 좋고 밥도 잘 먹고 임신 안한 거 처럼 얼마나 좋아.” 회사에 도착한 후, 온연이 자리에 앉자 임립이 다가왔다. “요즘 직원들이 다 야근을 해서 그런지 살도 빠지고 다크서클도 생겼는데, 연이씨는 갈수록 피부가 좋아지고 광이 나네요? 저는 정침이랑 그러고 나서 좀 속상하실 줄 알았는데, 반대네요. 여자들은 다 그런가봐요?” 온연은 그의 말에 대꾸하기 귀찮았다. “저더러 어쩌라고요? 그냥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 하세요. 꼭 제가 야근 안하는 것처럼 말하시니.” 임립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사실만 말했을 뿐 이에요. 왜 그렇게만 들어요? 여튼 진짜 시킬 부탁할 일 있어서 온거에요. 자 봐요, 지금
진몽요는 한가한 동안 핸드폰에 임신 관련 어플을 다운 받고 온연의 자료를 입력했다. 주의해야 할 것, 먹어도 되는 것 안되는 것 등 다 기록해두었다. 마침 집중해 있을때, 매력적인 큰 손이 다가와 책상을 두들겼다. “업무시간에 왜 농땡이 피워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경소경을 한번 쳐다보고선 다시 핸드폰을 봤다. “저 지금 할 일 없는데요.시키실 일 있으세요? 말씀하세요, 듣고 있어요.” 경소경은 그녀가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슬쩍 보았다. 그런데 그녀가 임신 관련 어플을 보는 걸 알고 그는 벙쪘다. “누가 임신했어요?” 진몽요는 깜짝 놀라서 “저.. 제가 임신했어요. 아니 사장님은 할 일 없으세요?” 그녀는 온연이라는 걸 말하면 경소경이 목정침에게 말할 것을 알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본인이라고 말해버렸다. 경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속상한 표정을 지었다. 진몽요는 당황해서 “왜요?회사에서는 임신하면 안되나요? 지우러 갈까요….?” “왜 그래요? 애를 지우고 싶으면 지우는거에요? 남자친구도 없는 사람이 임신은 어떻게 한 거에요? 짝짓기 친구에요?” 경소경은 순간적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진몽요는 당연히 이런 말을 듣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제가 임신했다는데 기분이 안 좋으신걸 보니, 원하시는 대로 애 지우러 가면 되겠네요, 일에 방해도 안되게 말이에요! 남자친구 없으면 임신 못하는 건가요? 남자친구가 없다고 X생활이 없는 게 아니에요!” 경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향했다. 진몽요는 도대체 이 자식이 뭔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녀가 임신했다고 해서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왜 그런 표정을 지은걸까? 점심시간이 되자, 그녀는 습관적으로 구내식당으로 가다가 경소경에게 잡혔다. “가요, 백수완가서 밥 먹어요.” 그녀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왔다 갔다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점심부터 뭐 먹으려고요? 아니면 이따 퇴근하고 연이도 부를까요?” 경소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