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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2:31:05
임신 테스트기를 사온 후에 온연은 즉시 검사를 했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결과가 나왔다. 두 줄이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어 특별히 임신 테스트기를 한 개 더 샀고 내일 아침에 다시 측정해보면 아침이라 비교적 정확할 것이라고 여겼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정말로 임신이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시간을 자세히 계산해보니 3개월쯤 된 것 같다...... 그녀도 그제서야 자신이 목 가네를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깨달았다......모든게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몽롱했다.

 결과가 나온 뒤 진몽요는 온연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이었어? 당연히 목청침 애지?"

온연은 잠시 침묵한 뒤 입을 뗐다

"그날 나랑 심개는 거의 기절 상태여서, 아무 일도 없었을거야. 그럼 아이는 목정침의 아이겠지. 하지만 그는 믿어줄까? 첫째아이 조차도 믿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더더욱 믿지 않겠지. 나는 그가 차가운 눈빛과 말투로 나에게 누구의 애냐고 물을 때 정말 견딜 수가 없어, 그의 의심을 참을 수가 없다고, 알아? 그리고 나 또한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아, 몽요야, 나한테 생각이 있어. 나 아이를 낳아서 직접 키우고 싶어. 열심히 일해서 돈 번 다음에, 교외에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하거나, 정 안되면 목정침의 블랙카드를 쓰던지…."

진몽요는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제도에서 애 하나 키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지 알아? 임신할 때는 아이도 뱃속에 있으니 괜찮고, 출근이랑 일 다 할 수 있다고 쳐. 그런데 매일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견딜 수 있을까? 아이가 태어나고 출산휴가도 끝나면 또 어떻게 할 껀데 ? 애를 봐줄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로 데려갈 수도 없고, 또 회사에 다니지 않으면 수입도 없는데 어떤 상황일지 생각해 봤어?"

 온연은 말했다.

"그땐 임립네 회사를 그만둬야지. 집에서 아르바이트 좀 하면 되고, 그림 그리거나, 디자인 원고 팔거나 하면 어떻게든 수입이 있어. 애가 좀 크면 모유를 먹이고 분유 값을 절약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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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1장

    온연은 주위 남편과 함께 온 산모들을 보며 약간 외로움을 느꼈다. 마침내 그녀의 차례가 다가오고 진몽요는 그녀가 피검사, 초음파 검사들을 할 때 같이 있어주었다. 의사는 결과를 보더니 말했다. “12주 되셨네요, 아이는 건강합니다. 이번이 첫번째 검사이신가요?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와서 검사 받으세요.”  병원에서 나오자 시간은 이미 오후 2시가 넘었다. 둘은 병원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진몽요는배가 고팠는지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웠다. “검사도 쉽지 않네, 한번 올려면 하루를 다 빼야되고, 대학 병원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 개인병원으로 갈까? 이러다 매번 고생하겠어.”  온연은 배를 만져보았고, 이미 약간 나온 상태여서 아기의 형태가 느껴졌다. 그녀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래, 다음에는 개인병원으로 가자, 내가 아는 곳이 있어.” 라고 말했다.  집에 돌아온 진몽요는 문을 열자 화들짝 놀랐다 “너 임신하고 나서 계속 탕위엔이랑 같은 방썼는데 뭐라도 감염된 거 아니겠지?”  온연은 이미 생각해봤다는 듯이 “너무 놀라지마, 우선 탕위엔한테 병이 없을지도 모르고, 항상 변도 너가 치워서 난 손도 안댔는데 감염 안되지 않았을까?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곳에 잠깐 맡겨둘까?”  진몽요는 방을 둘러보더니 고양이집을 베란다로 옮겼다. “내가 사람 구해서 베란다를 막아 놓을게, 그럼 평소에 엄마가 거실에서 에어컨 켜놓으니까 탕위엔도 덥진 않을꺼야. 앞으로 탕위엔이랑 접촉 자제하고, 손도 잘 씻어. 위생이 아기한테도 중요하니까.”  그녀가 이렇게까지 조심하는 모습을 보고 온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너는 어떻게 애 아빠보다 더 걱정을 하니?” 말이 끝난 후 그녀의 웃음은 굳어버렸다.  그들의 소리를 듣고 강령이 안방에서 나오며 “애? 무슨 애?”  진몽요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 연이 임신했어요, 12주래, 탕위엔은 베란다에 둘 테니 미워하지 마세요!”  강령은 벙찐 얼굴로 “진짜야? 애는 목청침꺼야? 어.. 그래그래, 탕위엔은 아무데나 두고 키워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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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2장

    강령은 당연히 알겠다고 했다. 심지어 온연에게 엄마처럼 임신주기에 주의 해야할 점이나, 뭘 먹어야 하는지 등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주었다. 진몽요에 말에 따르면 강령은 그냥 애만 낳아봤을 뿐이지 나머지는 다 가정부나 영양사가 챙겨줘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했다.  둘째날 아침, 진몽요는 온연을 굶기고 있기 싫어 혼자 전병을 사러 나갔다. 그녀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줄 앞쪽에 향해 있었다. 오늘은 전지가 오지 않은 걸 보니 전병이 질린 거 같은데 다시 안오겠지?  순간 자신이 그를 떠올리자 다시 정신을 차리려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 남자는 그리워 할 가치도 없다.  그녀가 전병을 사고, 온연도 마침 가방을 매고 나왔다. 그녀는 따뜻한 전병을 내밀며 “내가 재료 좀 추가해달라고 했어, 먹어봐.”  온연은 조금 미안했다. “지금 남자앤지 여자앤지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그런거지? 지금은 딱히입맛에 변화가 없어. 많이 먹지도 않아서 입덧도 안해. 이상하다. 저번에 임신했을때는 입덧이 엄청 심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네.”  진몽요는 농담을 던지며 “옛말로 자식은 은혜를 갚으러 온거이거나 복수를 하러온거다 라는 말이 있잖아. 저번에는 복수하러 온 아기였을거야, 봐봐, 이번에는 아기가 말도 잘 듣고 괴롭히지도 않잖아. 몸상태도 좋고 밥도 잘 먹고 임신 안한 거 처럼 얼마나 좋아.”  회사에 도착한 후, 온연이 자리에 앉자 임립이 다가왔다. “요즘 직원들이 다 야근을 해서 그런지 살도 빠지고 다크서클도 생겼는데, 연이씨는 갈수록 피부가 좋아지고 광이 나네요? 저는 정침이랑 그러고 나서 좀 속상하실 줄 알았는데, 반대네요. 여자들은 다 그런가봐요?”  온연은 그의 말에 대꾸하기 귀찮았다. “저더러 어쩌라고요? 그냥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 하세요. 꼭 제가 야근 안하는 것처럼 말하시니.”  임립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사실만 말했을 뿐 이에요. 왜 그렇게만 들어요? 여튼 진짜 시킬 부탁할 일 있어서 온거에요. 자 봐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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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3장

    진몽요는 한가한 동안 핸드폰에 임신 관련 어플을 다운 받고 온연의 자료를 입력했다. 주의해야 할 것, 먹어도 되는 것 안되는 것 등 다 기록해두었다. 마침 집중해 있을때, 매력적인 큰 손이 다가와 책상을 두들겼다. “업무시간에 왜 농땡이 피워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경소경을 한번 쳐다보고선 다시 핸드폰을 봤다. “저 지금 할 일 없는데요.시키실 일 있으세요? 말씀하세요, 듣고 있어요.”  경소경은 그녀가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슬쩍 보았다. 그런데 그녀가 임신 관련 어플을 보는 걸 알고 그는 벙쪘다. “누가 임신했어요?”  진몽요는 깜짝 놀라서 “저.. 제가 임신했어요. 아니 사장님은 할 일 없으세요?” 그녀는 온연이라는 걸 말하면 경소경이 목정침에게 말할 것을 알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본인이라고 말해버렸다.  경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속상한 표정을 지었다. 진몽요는 당황해서 “왜요?회사에서는 임신하면 안되나요? 지우러 갈까요….?”  “왜 그래요? 애를 지우고 싶으면 지우는거에요? 남자친구도 없는 사람이 임신은 어떻게 한 거에요? 짝짓기 친구에요?” 경소경은 순간적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진몽요는 당연히 이런 말을 듣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제가 임신했다는데 기분이 안 좋으신걸 보니, 원하시는 대로 애 지우러 가면 되겠네요, 일에 방해도 안되게 말이에요! 남자친구 없으면 임신 못하는 건가요? 남자친구가 없다고 X생활이 없는 게 아니에요!”   경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향했다. 진몽요는 도대체 이 자식이 뭔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녀가 임신했다고 해서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왜 그런 표정을 지은걸까?  점심시간이 되자, 그녀는 습관적으로 구내식당으로 가다가 경소경에게 잡혔다. “가요, 백수완가서 밥 먹어요.”  그녀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왔다 갔다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점심부터 뭐 먹으려고요? 아니면 이따 퇴근하고 연이도 부를까요?”  경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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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4장

    그녀의 심장은 빨리 뛰기 시작했다. 평소에 주변에 남자도 없고, 상사와 친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녀를 챙겨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경소경이 이 말을 진짜로 믿고 그녀를 책임지려 할려는건 상상도 못했다!"괜찮아요.. 저 신경 쓰지 마세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녀는 완곡히 거절했다,더 이상 말했다간 다 들킬지도 모른다.“낙태는 일찍 할수록 좋아요, 시간이 지체되면 본인한테 안 좋아요. 일단 이 얘기는 넘어가고, 앞으로 매 점심시간마다 회사로 점심 배달 해줄 테니까 구내식당에서 먹지 마요. 구내식당 밥이 괜찮긴 한데 임산부한테 영양가 있는 음식은 아닐 거에요. 오늘은 우선 백수완가서 한끼 먹죠.” 경소경은 그녀에게 무엇이든 해주려 했다. 그녀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하기 싫었지만, 이제와서 거짓말이라고 하면 그가 분명 진실을알아내려 할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공짜 호의를 받아야 했다. “그럼 신세 좀 질게요 사장님?” 경소경은 비록 그녀를 걱정했지만, 똥 씹은 표정을 한 채 그녀를 무시했다. 백수완식당에 도착하고, 경소경은 조용한 룸을 찾은 뒤 그녀를 두고 나갔다. 종업원도 오지 않고, 심심했던 진몽요는 핸드폰을 보며 그를 기다렸다.얼마 후, 갑자기 종업원이 요리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진몽요는 얼이 빠진 채 물었다.“이거 우리 테이블꺼 맞아요?” 종업원은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사장님이 지금 직접 요리 중이셔서 먼저 드시라고 말씀하셨어요.”사장이 직접 요리를 한다고?진몽요는 그제서야 경소경이 주방에 요리하러 갔다는 걸 알았다. 경소경이 양복 차림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뇌리에 스치며 그녀의 거짓말이 도가 지나쳤다는 걸 알았다. 그녀가 임신을 안 했더라면 그가 이렇게까지 안하지 않았을까?  그녀가 자신이 한 거짓말로 인해 입맛이 다 떨어져 있을 때 경소경이 마지막 요리를 직접 서빙했다. 그는 소매를 걷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 싱거운 음식 위주로 먹어요, 너무 자극적인 음식 말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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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5장

    오후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경소경은 그녀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저녁에 약속 있어서 신경 못 써줘요. 밥 잘 챙겨 먹어요.” 그녀는 그의 문자를 받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 자식은 왜 갑자기 잘해주는 거야? 아기를 자기 애처럼 생각하고. 그녀는 마음이 영 불편해 답장을 하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강령은 쇼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 "몽요야, 나 돈 떨어졌어, 내일 장 이모랑 마작하기로 했는데, 2천위안만 줘.”  "2천? 그냥 저를 파세요. 밥 먹기 싫어요? 에어컨 바람 쐬기 싫어요? 내기하면 무조건 지면서 자꾸 마작하려고 하세요. 진짜 못 말려.”  강령은 이내 어두워진 얼굴로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그렇게 할꺼면 연이가 임신한 거 목정침한테 다 말할 거야, 그럼 나한테 고마워서 돈이라도 주겠지. 네가 안 주면 내가 나가서 직접 '벌면’ 돼. 내가 백만위안에 도움되는 소식 하나 팔겠다고 하면 오케이 할걸?”  진몽요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방에서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러기만 해봐요! 엄마는 정말 돈이면 뭐든 하는 사람이네요! 사람이 넘으면 안 되는 선이 있어요. 잘 들어요, 만약에 진짜 그렇게 할거면 앞으로 모녀 관계 다 끊고,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면서 사세요! 아픈데도 없으시니 앞가림은 할 수 있겠네요. 법으로 해도 소용 없어요! 저한테 엄마 부양해야 할 의무도 없으니까요.”  강령의 태도는 더 완강했다. “아직 선 안 넘었어. 그렇지만 네가 돈 안주면 난 꼭 그렇게 할거야. 가난은 병이야,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난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으니, 네가 뭐라 해도 상관없어.”  진몽요는 이번에 돈을 주면 며칠 안가 또 강령이 같은 방식으로 돈을 요구할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월급쟁이일 뿐인데 엄마 때문에 불필요한 사치는 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강령이 돈을 주지 않으면 진짜로 목청침을 찾아갈 걸 알고 있었다.  “그만하세요. 딱 500위안이에요. 그래도 꼭 목정침한테 가서 얘기하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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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6장

    온연은 머리가 아파왔지만, 직접 음식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이틀 지난 음식들은 이미 많이 상해 있어 냄새가 고약했다. 임신중이라 냄새에 예민한 나머지 헛구역질을 참지 못했다. 강령은 그제서야 그녀의 임신 사실이 생각나 말했다. “아 참 너 임신한 거 내가 깜빡했다! 신경 쓰지 말고 놔둬, 내가 치울 게, 얼른 가서 씻으렴! 뭐 좀 먹을래? 배달시켜줄까?”  온연은 고개를 저었고, 숨을 참으며 애써 쓰레기를 치웠다. “이모, 몽요 일하는 거 힘들거에요. 이런 사소한 집안일은 직접 해주시면 좋겠어요, 주말에는 저희가 할게요.”  강령은 말로는 오케이 했지만, 시선은 티비를 향해 있었다.  온연은 더 이상 신경쓰고 싶지 않아 샤워실로 향했다. 일찍 퇴근하긴 했지만 너무 피곤했다.한숨 푹 자고 싶었는데 배는 고프고,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가 씻고 나오자, 강령은 그녀에게 과일을 내왔다. “뭐 좀 먹어야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몽요한테 해달라 하고. 궁금해서 그러는데, 진짜 애 낳을 때까지 목정침한테 얘기 안 할 생각이야 지금 말해도 낳지 말라고는 안 할 거 같은데. 목가네에서 애 키우면 사모님도 되고 굳이 힘들게 일 안 해도 되잖아.”  이 말을 들은 온연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내 작은 목소리로 “제가 불편하게 해드렸나요…?”  강령은 손사래를 치며 “아니야, 당연히 아니지. 네가 임산부라서 예전보다 소비가 더 커지니까, 매일 불편한 몸으로 고생하는 게 걱정되서 그러지. 먹어먹어, 과일이 아이 피부에 좋아.”  온연은 억지로 웃으며 과일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멍하니 진몽요가 누워있었고 온연은 그녀가 걱정되어 물었다. “몽요야, 오늘 왜 이렇게 다운되어 있어? 일이 잘 안 풀려?”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잘 풀려, 너무 잘 풀려서 오히려 불안해. 오늘 내가 사무실에서 할 일이 없길래 임산부 관련 어플을 다운 받아서 네 정보를 넣고 음식이나, 주의해야 할 점 같은 거 좀 알아보려 했거든. 근데 경소경한테 들켜버렸어. 누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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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7장

    개인취향? 온연은 살면서 한번도 이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못봐서 이해하지 못했다.  진몽요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너 아직 밥 안 먹었지? 뭐 먹고싶어? 냉장고에 뭐 있나볼게, 없으면 배달시켜 먹어야겠다.”  그녀는 냉장고를 한참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연아, 아무것도 없다, 내가 아침에 나가서 장 봐올 게, 저녁은 뭐 먹을래?”  온연은 배달음식은 위생적이지 않고, 식당의 평가가 좋지 않을 뿐더러 요리 과정을 볼 수가 없어, 외식이 좀 더 낫다고 생각했다. “우리 나가서 먹자, 금방 갔다오면 되니까.”  그들의 대화를 들은 강령이 제일 먼저 신이 났다. “좋아, 나가서 먹자, 집에 아무것도 없는데,가자!”  진몽요는 집에 남아있는 냄새를 킁킁거리며 “엄마, 아까 이미 뭐 먹지 않았어요? 더 먹을 수있겠어요?”  강령은 그녀를 째려보더니 “배달음식은 맛없어, 그냥 어쩔 수 없이 몇 입 먹은거야. 그러니 배고프지.”  진몽요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는 강령이 이렇게까지 이기적인 사람인지 몰랐다. 아빠가 살아 계실 때까지는 몰랐는데, 지금은 뼈저리게 느꼈다.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강령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녀의 밥까지 주문해준 적이 없었다. 그녀가 강령을 케어해주는 건 당연 해졌고, 강령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만 신경 썼다.  동네 근처에 중급 식당에 도착한 후, 강령은 온갖 싫은 티를 내며 휴지로 책상을 닦았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데도, 좋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뭐 파리 소굴도 아니고 위생이 왜 이래요?”  종업원은 당황한 눈치였다. 이 시간대에 손님이 적어 객관적으로 위생은 양호한 식당이었다.  진몽요는 웃으며 음식을 주문했고, 종업원이 자리를 뜨자 표정이 싹 굳었다. “엄마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일부러 트집 잡는거죠? 고급식당 가고싶어서 그러는 거 다 알아요. 제발 지갑 좀 들여다보세요, 능력 없으면 상상도 하지 마시라고요. 사사건건 저희 불편하게 하지마시고, 기분 나쁘면 집에 다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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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308장

    이 말은 조금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비록 모녀가 평소에도 자주 싸우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른 걸 온연은 눈치챘다. 훨씬 무겁고, 쌓인게 한번에 폭발한 느낌이었다.  진몽요는 최대한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제 월급이 12000위안인데 저는 2000위안 밖에 안 드리죠. 그거 말고도 월세가 6000이고, 나머지 4000으로 세금 내고 생활비로 써야해요. 그 2000원은 생활비랑 별개고요, 배달음식도 다 제가 돈 내고 마작 할 용돈까지 챙겨드리는데, 제가 어떻게 사는지 생각해 보셨어요?”  강령은 조금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온연은 그제서야 진몽요의 경제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모녀 둘이서 살기에 투룸이면 적당하겠지만 강령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최대한 큰 집을 구했고, 용돈까지 드리며 얼마 안되는 남은 돈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미 다 말한 거 진몽요는 참을 수 없었다. “엄마가 정말 생각 있는 분이셨다면, 저희 지금보다 작은집에 살면서월세도 줄일 수 있었고, 엄마가 돈 낭비만 덜 했어도 충분했을거에요. 엄마만 없었어도 저도 회사 숙소에서 살면서 저축도 할 수 있었을거에요. 엄마는 뒤치닥꺼리 하라고 딸 낳은 거예요? 엄마가 절 낳아줬다고 제가 이렇게 고생해야 하는 거예요? 엄마가 저를 낳아서 엄마 노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지만, 엄마 지금 겨우 40대인데 벌써부터 저 더러 책임지라구요?”   강령은 아무렇지 않았다. “너 이렇게 적은 월급으로 어떻게 살건데? 네가 능력이 없는 데 왜나를 탓해? 나는 한번도 일 해 본적 없고 사람들 한테 굽신 거리는 건 더 못해. 내가 일 안 하면 당연히 네가 날 책임져야지. 집 얘기는 꺼내지도 마, 이사 안가면 연이가 월세 보태겠다고 했으니 그럼 반은 절약한 거 아니야? 불쌍한 거처럼 말하지 마, 안 불쌍하고 싶으면 돈 벌어, 내가 돈 버는 건 불가능하니까.”  진몽요는 너무 화가나 울컥했다. “연이는 잠깐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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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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