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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장

목정침은 입꼬리에 비꼬는 듯한 웃음이 걸렸다. "허… 친구? 친구끼리는 아무렇지 않게 잠도 자나 보지?"

그녀의 호흡이 순간 멈춰버렸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 어쨌든 과거잖아요. 이렇게 물고 늘어질 필요 없잖아요. 나도 당신이 강연연이랑 뒹구는 것도 신경 안 쓰잖아요."

그가 냉소를 뿜어냈다. "허허… 내가 걔랑 잤는지 안 잤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너랑 심개 일은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 내가 진짜로 물고 늘어졌다면 넌 걔 만나지도 못했어. 그러니까 네가 병원 갈 기회도 생긴 거야, 알아? 게다가 내가 누구랑 같이 있든 신경 안 쓴다며? "

신경을 안 쓴다고?

온연은 그의 말속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보았다. 자신이 신경을 쓰는지 안 쓰는지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다. 호텔에서 그와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녀는 왜 도망을 쳤을까? 마음이 텅 비어 버린 것 같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도대체 신경을 쓰는 걸가까 안 쓰는 걸까?

사랑하지 않는 건 맞지만 배신은 배신이다. 어느 누가 이런 짓을 참을 수 있을까? 그도. 그녀도.

"그때는 오해였어요. 믿든 말든 알아서 하세요." 그녀의 말투에는 힘이 없었다. 자신의 순결을 분명히 그에게 줬는데, 그는 그걸 정말 모르는걸가? 그가 만났던 여자가 강연연만은 아니겠지?

"그래! 오해! 심개의 침대에 누운 여자 너 아니었나? 너 다음날에 걔 옷 입고 집으로 왔잖아?! 이게 어떻게 오해야?! 설마 나한테 옷만 벗고 침대에서 아무 짓도 안 했다고 하지는 않겠지?!" 그는 고함을 지르며 옆에 있던 테이블을 걷어찼다. 테이블 위에 있던 다구와 책이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온연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그녀의 몸이 조금 경직되었고 입술을 조금 움직였으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막아버렸다. 그때 진짜 심개와 단지 옷 벗고 침대에 누워 잠만 잤다고 그녀가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우스운 소리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자 그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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